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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리포트] 가뭄 현장을 가다
이름 관리자 waterindustry@hanmail.net 작성일 2015.07.08 조회수 1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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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리포트] 가뭄 현장을 가다

강화지역 극심한 가뭄…식수·농업용수 비상
소양강댐 수위 155m로 역대 최저치 육박
                                              (151.93m)

강화 고려저수지, 농어촌공사가 둑 높이기 공사로 물 빼내 가뭄피해 키워
마른장마로 가뭄 장기화 우려…땜질식 대책보다 항구적인 대책 마련 시급

 
 
1천500ha 규모에 330만㎥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에 있는 고려저수지(내가저수지)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채 잡초만 무성해 저수지 기능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다.
 

극심한 가뭄이 한반도 전역을 뒤덮고 있다. 특히, 장마철로 들어섰지만 인천 강화군과 강원도 남부지역 및 동해안, 경기북부 지방은 가뭄이 심화하고 있어 식수공급 및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6월 15일 오후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에 있는 고려저수지(내가저수지)를 찾았다. 1천500㏊ 규모에 330만㎥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이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낸 채 잡초만 무성해 저수지 기능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다.  

기자는 저수지가 접한 마을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 인척이 지금도 이 동네에 거주하고 있어 명절 때나 휴가철에 자주 찾는 곳으로, 이 저수지가 완공된 지 58년이 되었지만 이번처럼 저수지 전체가 바닥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21일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가뭄피해지역을 방문, 논에 물을 주고 있다[사진제공 = 청와대].
내가면 주민들 “이번 가뭄, 농어촌공사가 원인 제공자”
 
저수지 하류인 내가면 오상리·구하리 및 하점면 망월리 일대에 광활하게 펼쳐진 평야는 고려저수지 물을 이용하여 논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한국농어촌공사가 4대강 사업과 연계하여 2013년부터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저수지 물을 빼내 이곳 농민들은 지난해부터 농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논에 심은 모는 반쯤 뽑히거나 말라가고 있었고, 고추 등 밭작물도 매한가지로 하얗게 죽어가고 있었다.

내가면 고천리에 사는 토박이 농민 황인구씨(57)는 “농어촌공사가 댐 수위를 높이고 저수지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재작년부터 가득 차 있던 물을 양수기 등으로 빼냈고, 그 후 비가 제대로 오지 않아 작년부터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면서 “이번 물부족 사태는 농어촌공사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내가면 고천2리 고비마을 부근 저수지에서는 바닥 고르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 6월 20일 수도권지역에는 단비가 내렸지만 정작 가뭄이 극심한 강화도에는 거의 내리지 않았다. 기상청과 인천기상대에 따르면 6월 20일 인천지역 강수량은 중구 28.0㎜, 부평구 29.0㎜, 영종도 23.0㎜ 등으로 해갈에는 못미치지만 오랜만에 논과 밭작물을 촉촉히 적셔주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가장 가뭄이 극심한 지역인 강화도의 경우 북부지역인 교동면에만 37.5㎜의 비가 내렸을 뿐, 양도면 7.5㎜, 불은면 3.0㎜ 등 중남부 지역에는 대지를 적시기에도 모자랄 만큼만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강화 남부지역은 극심한 가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강화도 지역의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 몰리자 박근혜 대통령도 6월 21일 강화도를 찾아 가뭄 피해현황을 보고받고 가뭄 극복에 총력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장기적인 가뭄으로 고려저수지 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저수율이 낮아진 강화 고려저수지를 준설하는 모습.
경기지역 저수율 30%…급수차로 남한강 물 비상공급
경기 북부지역도 지난해 겨울부터 이어진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저수지 물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5월 말 기준 저수율은 파주시 28%, 양주시 30% 수준에 불과하다. 6월 중순을 기준으로 파주 등지에서는 모내기를 못하고 있으며, 수원·안산·화성·포천시에서는 모낸 논에 물마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천·양평·남양주·여주시 등 12개 시·군은 경기도에 급수를 요청한 상황으로, 경기도는 K-water의 도움을 받아 6월 18일부터 저수량이 적정한 수준인 강천보·여주보·이포보에 저장된 남한강 물을 급수차를 이용해 한강수계 주변의 일부 저수지 및 농경지에 비상공급하고 있다.

강원지역 가뭄도 심각…소양호 상류 바닥 드러내
 
        
           한국항공우주연구소 다목적 실용위성 2호가 2012년 4월 20일 촬영한 소양강댐(위)과 다목적 실용위성 3호가 지난
           6월 17일 촬영한 소양강댐(아래) 모습. 위 사진은 강물이 녹색으로 강줄기를 따라 풍부하게 차 있다. 그러나 6월
           17일 촬영한 사진에는 최근 서울·경기·강원 등 중부지역에 지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마른 강바닥을 드러낸 소양강의
            모습이 담겨 있다[사진제공 = 한국항공우주연구소].
 
           2015년 6월 18일 인제군 남면 38선휴게소 옥상에서 촬영한 소양호 상류 모습. 이곳이 상단 인공위성사진 아래쪽
          우측 부분이다.
 
 
강원지역의 가뭄도 심각한 상태다. 6월 18일 기자가 찾아간 인제군 남면 인근 소양호 상류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소양강댐 수위는 7월 3일 0시 기준으로 155.81m를 기록, 1978년 6월 24일 소양강댐 준공 이후 역대 최저치인 151.93m를 육박하고 있다.

강원도의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누적 강수량은 170여 밀리미터로, 예년 평균 강수량(340.7㎜)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1973년 기상관측 이래로 극심한 가뭄을 기록했던 2001년 154.8㎜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이다.

낮은 강수량으로 인해 강원도내 저수지 총 317개의 저수량은 5천348만5천㎥, 저수율은 42.8% 수준으로 평년(64.7%)보다 20%p 이상 못 미치며, 이는 전국 평균 저수율(52.3%)보다도 9.5% 가량 낮은 수치이다.

6월 중순 기준 강릉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52.6%(668만4천㎥)로 절반을 간신히 넘었으며, 강릉 경포저수지 33.3%(113만6천㎥), 양양 설악저수지 33.0%(143만8천㎥)로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영서지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원주 궁촌저수지와 홍천 대룡저수지는 각각 43.8%(115만9천㎥), 51.1%(115만9천㎥)의 저수율을 기록했다.
 
충주댐 저수율 23.1%…가뭄 지속시 용수 공급 제한
소양강댐과 연계 운영되는 충주댐 상황도 심각하다. 현재 저수율은 23.1%, 수위는 115.1m 안팎을 오르내린다. 5월 수위가 1985년 댐 완공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사상 최저수위인 112.3m(1994년 6월 29일)마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천유지용수 방출량 감축에 들어간 충주댐은 가뭄이 계속될 경우 단계별로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공급도 제한키로 했다.

경북지역의 올해 3월∼5월간 강수량은 평년대비 77%에 그쳤으며, 6월에도 가뭄을 해소할 만한 큰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피해를 입고 있다. 경북도가 자체조사한 ‘도내 가뭄피해상황’에 따르면 안동 207㏊, 영주 105㏊, 울진 85㏊, 봉화 80㏊, 예천 27㏊, 상주 38㏊, 의성 15㏊ 규모의 논밭이 가뭄으로 메말라 농작물 시들음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벼와 과수는 비교적 생육에 큰 지장이 없지만, 경사지 및 사질토양 일부 지역의 고추·담배 등 밭작물이 시들음 현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6월 중순까지는 봉화·울진 등 북부지역에 가뭄피해가 집중됐으나, 중순 이후 문경·영양·영덕 등 도내 전역으로 피해 확산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중순 기준 봉화·울진군의 18개 지역 7천230가구, 2만454명이 제한급수 대상이 됐으나 6월 말로 갈수록 그 수가 증가했다.
 
9개 시·군·구 89개 마을 6천891명 제한급수
농작물뿐 아니라 식수공급 피해도 갈수록 커가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6월 8일 기준으로 집계한 가뭄지역 급수현황에 따르면 강원과 경북, 경기, 인천 등의 도서·산간지역을 중심으로 9개 시·군·구 89개 마을, 3천706세대 주민 6천891명이 급수시간 단축 및 운반 급수 등 제한급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뭄으로 농작물도 잘 자라지 못해 출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배추와 무 등 주요 채소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6월 하순의 가락시장 배추의 평균 도매가격은 10㎏ 기준 8천여원으로 가뭄이 지속될 경우 1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지자체에서는 급수차를 동원하여 논과 밭에 물을
       주고 있다.


정부부처 가뭄 해결에 총력…추경예산 12조원 책정
가뭄 피해가 커지면서 정부의 대응도 바빠졌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메르스’와 가뭄 극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해 총 12조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7월 3일 결정했다. 가뭄 대책으로는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수리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붕괴 가능성이 있는 노후 저수지와 급경사지 등을 보수하기로 했다.

정부부처의 대응도 바빠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가뭄대책 상황실을 가뭄·수급대책 상황실로 확대하고 상황실장도 국장에서 차관으로 격상했다. 또 가뭄 발생 지역에 하천 굴착, 들녘 작은샘 개발, 다단양수 등 비상급수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6월 11일부터 ‘비상 댐 연계운영’에 들어갔다. 한강수계의 발전댐들이 발전을 위해 내보내는 물을 하류 용수공급에 활용해 다목적댐의 용수공급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환경부도 지난해 11월부터 환경부 수도정책과를 중심으로 ‘가뭄 비상대책반’을 운영해 가뭄상황 및 식용수분야의 급수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신속한 비상급수지원, 절수운동의 홍보 전개 등 가뭄피해 최소화를 위해 여러 대책을 펼치고 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정연만 차관은 지난 3월부터 강원도 소양강댐, 인천 지역, 경기 북부 등 가뭄이 심한 지역을 여러 차례 방문하고 대책을 점검한 바 있으며, 가뭄 취약지역인 도서·산간지역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항구적인 가뭄 방지 대책도 마련중이다.

특히, 농어촌 등 급수취약지역의 지방상수도 보급률을 2013년 기준 67.6%에서 2017년까지 80%로 높이기로 했다. 또한, 도서지역 해수담수화 시설을 늘리기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보령시 외연도 등 2곳의 해수담수화 시설에 국고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전국 147곳의 소규모 수도시설 개발을 통해 지하수 수량을 늘릴 계획이다. 환경부는 특히, 국민들의 자발적인 물절약이 가뭄 극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물절약 실천 사항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환경부 수도정책과를 중심으로 ‘가뭄 비상대책반’을 운영해 가뭄상황 및 식용수분야의 급수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신속한 비상급수지원, 절수운동의 홍보 전개 등 가뭄피해 최소화를 위해 여러 대책을 펼치고 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6월 20일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는 속초시를 방문하여 가뭄실태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기후변화로 가뭄·폭우 등 자연재해 빈발
문제는 올해 가뭄이 언제 끝이 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장마철로 접어들었지만 비가 제대로 내리지 않아 올해 장마는 지난해처럼 마른장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기상청과 학계의 전망이다.

마른 장마 원인은 전세계에 걸쳐 가뭄, 폭우 등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수퍼 엘니뇨 현상으로 예측되며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올 여름 북반구에 엘니뇨가 지속할 확률은 90% 올해 내내 지속할 확률은 89%라고 예측하고 있다.

엘니뇨는 남아메리카 페루 연안에 해당되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균 0.5℃ 이상 올라간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이다.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며 지구 대기와 해류의 순환에 영향을 끼쳐 전 지구에 걸쳐 가뭄, 폭우, 태풍 등 기상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

기후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전국적인 가뭄 현상이 이상가뭄으로서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만성적인 자연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미래 엘니뇨 현상뿐 아니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이상기후에 대해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체수자원 개발 등 항구적인 가뭄 대책 필요
국지적으로는 거의 매년 발생하는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규 수자원 확보가 절실하다. 계절별·지역별로 편중된 우리나라 가용 수자원의 분포 특성상 가뭄시 물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에서 22조 원을 들여 4대강 사업을 하면서 16개 보를 건설할 때 명분은 “유량을 확보해 생태계를 복원하고 홍수나 가뭄에 대비하자”는 것이었으나, 보의 물이 가뭄지역까지 내려갈 수 있는 수로가 갖춰져 있지 않아 현재 확보한 11억7천㎥ 가량의 물을 가뭄지역에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가뭄지역에 급수차로 용수를 공급하고 생수(먹는샘물)를 보내는 땜 질식 대책으로는 매년 가뭄피해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4대강 등 기존 수자원의 활용성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지역 특성에 맞는 친환경적 소규모 댐 건설, 대체수자원 개발 등 항구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글·사진 = 배철민 편집국장]
 
[『워터저널』 2015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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