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05년 1월호 / 데스크칼럼]

 

1906년 8월 1일 영국인 회사인 ‘KOREA WATERWORKS COMPANY’가 서울의 뚝섬에 정수장 건설을 착수, 2년 뒤인 1908년에 완공함으로써 현대적 시설의 수돗물이 처음으로 서울 시민들에게 공급되었다.

 

이것이 우리나라 수도의 출발점이다. 1960년대 들어 수도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사람들의 생활이 훨씬 편리해진 것은 물론 건강도 좋아져서 평균 수명도 크게 연장되었다.

 

특히 1984년 부산에서 처음 현대식 수돗물 공급이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의 상수도는 시설 확충이나 보급률 증대 등 여러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루었다. 상수도 시설이 대부분의 중소 규모 도시까지 확충됐고, 1960년대 초반 17%에 불과하던 보급률도 2003년 말 현재 89.4%로 높아졌고, 시(市) 이상 도시의 경우는 97%를 넘고 있다.

 

그러나 수도사업자가 행정구역별로 167개의 지자체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의 수평적 구조로 분할돼 있고, 공급 또는 처리 단계별로도 광역상수도―지방상수도―하수도의 수직적 구조로 분절돼 있어, 지역에 따른 수돗물 공급 서비스의 불균형이 매우 심각하다.

 

특히 환경부가 한국환경정책평가원, 한국수자원공사, 환경관리공단 등에게 용역을 의뢰한 ‘전국 수도종합계획 수립 연구(안)’에 따르면 지방상수도의 경우 생산성 향상, 전문화 등 새로운 차원의 경영합리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문제점을 살펴보면, 첫째, 책임경영체제 미흡이다. 지방자치단체 직영의 형태로 운영되는 상수도 사업장의 경우 지자체의 장(시장·군수)이 인사, 예산 등의 모든 권한을 보유, 상수도 사업관리자는 단순히 시설의 관리자에 불과하고, 순환보직에 따라 비전문가 임명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둘째, 전문인력 양성이 어렵다. 근무자의 잦은 인사 이동과 직원의 근무기피로 업무의 효율성, 전문성, 연속성의 유지가 어렵고, 구조적으로 우수 전문인력 확보가 곤란하다.

 

셋째, 경영수지 악화이다. 2003년 말 현재 전국평균 수돗물 생산원가는 톤당 596.3원으로 수도 요금 532.9원에 못미쳐 톤당 63.4원을 손해보고 있다. 요금 또한 과천시는 톤당 278.6원인 반면, 강원도 정선군은 1천031.4원으로 3.7배나 차이가 난다. 시골 사람이 더 비싼 물을 마시고 있는 셈이다.

 

아직은 영세한 지방재정과 89.3%에 불과한 수도 요금 현실화율 등으로 적자가 계속 쌓여 상수도 총 부채액은 2조7천57억원에 달해 뒤떨어진 정수 시설이나 노후화된 급수·배수 시설을 개량하거나 현대화하기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

 

넷째, 투자의 비효율성이다. 대부분의 지자제(시·군)가 지방상수도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간, 또는 지방상수도 상호간 중복 투자로 인한 예산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자체간 상수도 사업의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 공동이용 등 상호협력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수돗물과 관련한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선진 외국의 경우에는 이러한 수도산업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경영 합리화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해 민간 기업이나 공기업에 의한 전문경영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도산업 구조를 지닌 일본은 2002년 수도법을 개정하여 전문기업에 의한 수도사업 위탁관리와 소규모 시설의 통·폐합을 통한 광역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지방상수도 경영합리화’를 정부 혁신과제로 선정, 올해부터 수도산업 구조개편을 통한 지방상수도 경영합리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이 열악한 지방상수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과 정수처리 기술 및 재정적인 능력을 갖춘 공기업에 의한 전문경영체제 도입은 물론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의 연계·통합이 필요하다.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수질의 안전성을 확보하며, 원가를 낮춤으로써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배철민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