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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환경시장 개방압력, 대비 시급

[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06년 10월호 / 데스크칼럼]

21세기 들어 환경통상 부문의 협상의제는 WTO(세계무역기구) 다자간 협상은 물론 FTA(자유무역협정)에서도 중요한 필수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TO 제5차 각료회의 이후 지금까지 진행된 환경서비스 협상관련 논의에서 EU(유럽연합)를 중심으로 상수·음용수 공급 서비스 및 하수·오수·축산폐수처리, 토양오염복원 서비스 등 사회기반 설비를 통한 공공부문의 환경서비스 및 신규 환경서비스 시장 개방문제가 집중 조명되고 있다.

지금까지 EU·미국·일본 등 13개 환경선진국들은 음용수의 집수·정수·배수, 중수도, 폐수·폐기물처리, 토양오염 및 지하수 정화 복원서비스, 환경컨설팅 부문 등에 대한 추가시장 개방을 우리나라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개방의 범위를 민간부문 환경서비스 시장에 한정하여, UR(우루과이라운드) 환경서비스 양허 계획안에 기재된 시장개방 분야 가운데 산업폐기물 및 산업폐수 수집·운반·처리에 관한 잔여 제한사항을 삭제한 1차 양허제안서를 제출하였고, 공공부문 환경서비스 시장과 시장 미성숙 분야인 토양오염복원 관련 환경서비스 시장 등을 개방대상에서 제외한다는 협상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최근 발표한 ‘환경서비스 시장개방 협상 대응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토양오염복원, 생활하수·폐수 처리, 환경컨설팅 등 공공부문 환경서비스는 전문성을 가진 업체가 부족한 현실로, 외국업체에 개방될 경우 국내 시장이 외국에 조기 선점될 우려가 크며, 이 부문에 대한 환경선진국의 개방압력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물 산업의 세계적인 구조는 강력한 집중현상, 개별적 시장분할에서의 높은 성장률로 특징지을 수 있어 앞으로의 세계 물 시장 성장률은 전체 시장의 8%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음용수, 멤브레인 기술 등은 매년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베이올라, 온데오 등 세계적인 물 기업의 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다부문 공익기업(multi-utility 기업)을 추구하는 80여개의 기업이 전체 물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집중화 현상은 더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어 2015년에는 20개미만의 기업이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올라, 온데오 데그레몽 등 다국적 물 기업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진출, 지자체 상수도 서비스 및 하수·폐수처리 사업에 민자사업 형태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에 의한 국내시장 잠식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상수 및 음용수(먹는 물) 공급서비스, 하수·분뇨·축산폐수 처리 등은 중앙정부 및 지자체가 공급하는 서비스로 양허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지만, 최근에는 공사·공단·출자법인에 의한 위탁이나 대행 형태로 일부 민간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어 WTO나 FTA 협상시 이 부분에 대한 양허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부분의 관련 법령에 대한 검토 결과에 따르면, 비록 민간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공익을 우선하고, 수수료 계약 형태 유지 등 영리활동에 제약이 있는 등 완전한 민간서비스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음에 따라 우리나라는 개방을 유보한 부분으로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쟁점사항으로 대두될 수 있다.

공공 분야의 환경서비스뿐만 아니라 토양오염복원이나 환경컨설팅과 같은 환경서비스는 기존의 오염관리적 환경산업의 범주에서 연장되어 나온 신규 환경서비스 분야로 WTO 회원국 가운데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 회원을 상대로 시장개방 압력을 강화해 가고 있는 주요 환경시장 분야에 해당된다.

신규 환경서비스 시장의 특성은 일반적으로 선진국 내에서는 이미 충분한 관련 시장의 분화가 이루어져 민간기업의 활동이 가능한 상당한 시장규모가 형성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개도국에서는 아직 관련 시장형성의 출발점이 되는 근거 법령조차 마련되지 못한 생태에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이들 시장에 대한 입법 노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현재 관련 법령이 제정되어 있거나 입법안으로 예고된 상태에 있으며, 일부 환경업체들에 의해 관련 서비스가 공급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한 규모의 환경시장을 형성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항을 고려해 볼 때, 앞으로 WTO나 FTA 협상에서 선진국의 환경서비스 시장 개방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은 분명하다. 개방 불가나 부분 개방 입장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 험준한 개방 압력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배철민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