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08년 6월호 / 데스크칼럼]

 

지난달 4일 최대 시속 24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초대형 사이클론 ‘나르기스’가 미얀마를 강타해 10만여 명이 사망·실종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브라질도 최근 심각한 사이클론 피해를 입었다. 시속 100㎞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사이클론이 남부 리오 그란데 강가의 도술주를 강타한 데 이어 인접한 산타 카타리나 주로 이동해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상재해의 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을 보면 지구 온난화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라 상승한 기온이 태풍·사이클론·허리케인 등 열대성 저기압의 강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상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여름 문턱인 6월로 들어섰지만 쾌청한 하늘을 보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다. 잠잠한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는가 싶으면 어김없이 비를 퍼붓는다. 때아닌 우박이 떨어지기도 하고, 한 밤 중에 천둥과 번개가 요동을 칠 때도 있다.

 

이런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패턴이 6월 들어 일주일째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상청에는 “장마가 벌써 시작되었느냐?”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기상청이나 기상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대기 중 수증기량이 많아지면서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형(型)으로 변해 여름 내내 비가 내리는 우기(雨期)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상청이 올해부터 장마 종료 시점을 예보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상청은 지난해까지 6월 하순경에 장마 예보를 내놓으면서 장마 종료 시점을 추정 발표했었다.

 

종전의 여름철 날씨는 장마전선이 한반도 허리를 오르락내리락하는 6월 하순부터 한 달여 전국적으로 비를 뿌리다가 8월에 접어들면 땡볕 더위가 푹푹 찌면서 간간이 비를 뿌리는 패턴을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장마가 걷힌 8월에 집중호우가 내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8월 비’는 좁은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내리는 바람에 큰 피해를 내는 경우가 많다.

 

2006년 7월 12∼15일에 400여mm의 장대비가 쏟아져 많은 피해를 입었던 강원도 인제·양양의 경우 지난해 8월 9∼10일 이틀간 무려 350mm의 국지성 폭우가 쏟아져 복구된 도로, 다리, 가옥 등이 또다시 유실되는 큰 피해가 있었다.

 

최근 몇 년간 8월에 내린 비의 통계를 보면 2004년 317.0mm, 2005년 250.3mm, 2007년 213.9mm 등으로 장마기간에 버금가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1970년을 기준으로 이전 30년과 이후 30년을 비교해 보아도 8월 평균 강수량은 220mm에서 307mm로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한반도에서도 우기의 경계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지구상에서는 폭염, 폭우, 홍수, 태풍, 수온상승 등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파괴력 또한 종전보다 강력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특히 태풍전문가들은 한반도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인근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초토화시킨 하리케인 ‘카트리나’와 맞먹는 ‘슈퍼태풍’이 가까운 미래(20∼30년 내)에 우리나라를 강타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제 기상이변이 남의 일만이 아니며,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온실가스의 방출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배철민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