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www.koreaexim.go.kr·은행장 이덕훈) 해외경제연구소는 『국내 물산업의 해외진출 전략 보고서』를 지난 2월16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물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5천560억 달러로 추정되며, 연평균 4.2% 성장해 오는 2018년에는 6천890억 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사업 중 하나다.

특히, 2013년 902억 달러였던 부품·소재시장 규모는 오는 2018년에는 1억252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상수처리 플랜트시장 규모도 2013년 236억 달러에서 2018년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지역이 90억3천만 달러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미주 79억3천만 달러, 유럽 60억 달러 순이다. 세계 하수처리 플랜트시장 규모는 2013년 320억 달러로, 아시아 121억 달러, 유럽 100억 달러, 미주 97억 달러 순으로 오는 2018년에는 406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이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본지는 국내 물산업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해를 얻어 『국내 물산업의 해외진출 전략 보고서』 내용을 4월호부터 게재하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⑧ 글로벌 물기업 동향 및 국내 물산업 해외진출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 글로벌 물기업 동향  연간 1천만 명 이상에게 물을 공급하는 전 세계 기업 수는 22개로 유럽 9개, 미국 1개, 브라질 9개, 필리핀 1개 등이 있다. 그 중 자국 내 공급비율이 100%인 기업의 수는 10개, 50% 미만인 기업은 6개로, 자국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수처리 양과 공급 인구수에서 프랑스 기반의 베올리아(Veolia)와 수에즈(Suez)가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을 기준으로 베올리아는 상수 및 하수를 포함해 연간 135억 7천500만㎥를 공급하고 있으며, 수에즈는 76억7천300만㎥를 공급하고 있다. 민영기업들에게 상수 공급 및 하수 처리를 포함한 전반적인 물 서비스를 제공받는 인구는 2012년 기준 9억6천800명이었다.이는전 세계적인 민영화 바람을 타고 꾸준히 증가해 2015년에는 11억9천700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16%가 민영기업을 통해 물을 공급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2025년에는 민영화 인구가 세계 인구의 21%에 해당하는 16억7천200만 명에 달할 전망으로, 세계 물산업의 민영화는 세계적인 추세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상수보다는 하수 분야에서, 선진국보다는 경제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는 개도국에서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물 시장은 민간기업에게 개방되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글로벌 물기업보다 자국의 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2000년 초반까지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물기업들이 민영화된 시장의 상당수를 차지했으나, 최근 들어 그 추세가 변하고 있다.

민영화된 국가는 기간산업인 물산업의 안정성 및 기업 육성의 차원에서 자국기업들에 더 많은 사업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상수 분야의 경우 선진기술과의 격차가 점차 줄고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올리아, 수에즈 등 주요 15개 기업은 민영화된 세계 물시장의 51%에 달하는 약 4억8천959명에게 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1년 베올리아, 수에즈를 포함한 상위 5대 기업의 물시장 점유율은 73%에 달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2012년에는 32.6%까지 하락했다. 점차 민영화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자국기업과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며, 정부와의 관계가 가장 큰 경쟁력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5년간 하수도 보급률 5% 증가

■ 국내 물산업 동향  우리나라 상수도 보급률은 98%, 하수 처리율은 91%로 아시아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특히, 면(面) 단위 지역 비중이 높은 전남, 강원 등을 제외하면 상수도 보급률은 97∼100% 수준으로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과 유사한 수준이다.

정부는 그동안 164개 지자체가 개별 운영해왔던 상수도 시설을 29개 광역권으로 통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총 3단계에 걸친 광역화 추진에 따라 상수도 시장은 민간기업의 참여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점차 변화할 전망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5년간 하수도 보급률은 약 5% 증가하여 2010년에는 약 90%에 도달했고, 하수처리장 수도 연평균 6.5%씩 증가하여 2010년에는 441개로 늘었다. 하수처리장 및 하수관거는 직영, 공사·공단 위탁, 민간업체 위탁 등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 직영 35%, 공사·공단 위탁 40%, 민간업체 위탁 25%로 구성된다.

지역별 하수도 보급률 고려 시 향후 재정이 영세한 소규모 지자체의 발주가 많을 것으로 보여 민자 참여가 수반되는 BTO(Build-Transfer-Operate) 형태의 발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BTO 시장 점유율은 태영 38%, 코오롱 30%, 금호 8%이며, 민간 계약시장 점유율은 금호 45%, 코오롱 25%, 태영 21%를 차지하고 있다.

하수처리 시장은 실적(Track record)에서 경쟁 우위에 있는 선두 업체들에 유리해 신규 진입이 어려운 시장이며, 향후에도 선두업체들의 독점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현재 국내 하수시장에 다국적 물기업들이 참여·진출하고 있으며,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산업용 하수처리 시장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 기준 국내 물시장 규모는 91억 달러이며, 2018년 106억 달러 시장을 형성하여 연평균 3%씩 성장할 전망이다. 2013년 기준 상수시장 규모는 18억 달러로 2018년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하수시장의 경우 2013년 30억 달러 시장에서 2018년 38억 달러 규모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수시장은 하수 처리율을 높이기 위해 하수처리 시설과 관망정비 부분에 연 5% 이상 투자를 늘려 물시장 중 가장 산업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시장은 2013년 42억 달러에서 2018년 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산업용 폐수시장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산업용 운영시장은 2013년 5억 달러 규모였으나. 2018년 7억4천만 달러 규모로 연 5%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업용 폐수는 오염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전문적인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로, 산업용 수처리 시장은 막분리 기술에 따라 역삼투 막분리 RO 기술이 필요한 용수·폐수 처리산업과 단수 폐수처리 중심 산업으로 구분된다.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용수·폐수 수처리 비용은 일반 폐수 대비 약 2∼3배의 비용이 소요된다. 일반 폐수 산업의 ㎥당 평균 수처리 비용이 600원이라면 용수·폐수 산업은 1천600원∼2천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해외 수주액 건설·해수담수화 편중

2011년 기준 국내 기업들의 해외 물산업 수주실적은 13억 달러였으며,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누적 수주액은 126억 달러를 기록했다. 2001∼2011년까지 해수담수화 누적 수주액은 76억6천 달러이며, 물산업 누적 수주액의 6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하수도 수주액도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건설과 해수담수화 분야에 편중되어 있다.

수주 지역별로 보면 중동지역이 전체 수주량의 86.2%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가강세로 인한 중동국가들의 인프라 투자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현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걸프만 지역 국가들은 2015년까지 약 150억 달러 규모의 하·폐수 처리시설 건설을 계획 중에 있어, 향후에도 관련 프로젝트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야별로는 해수담수화 시설 부문이 지난 10년간 수주 실적의 60%인 76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플랜트사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물산업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은 더딘 편이나, 담수화 플랜트 부문은 국내 물산업 중 해외진출이 가장 활발한 분야이다.

현재 해수담수화 분야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역삼투압 신공정 개발 등의 기술개발 및 플랜트 운영능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수처리 플랜트 사업에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은 계열사를 통해 소재개발·공급·시공·운영을수직계열화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GS건설은 정유, 가스 등 그동안 강세를 보여온 분야를 넘어 향후 핵심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물산업을 선정하고 하·폐수처리 시설, 해수담수화(RO), 물 재이용, 수처리 운영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편성했다. 또한, 역삼투압방식(RO) 담수플랜트 세계 10위권의 업체로 담수시설뿐 아니라 슬러지 건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스페인의 이니마(Inima OHL)를 인수하여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오롱의 경우 코오롱FM(소재 분야), 코오롱생명과학(수처리제 사업), 코오롱 환경서비스, 코오롱인더스트리(멤브레인 사업), 코오롱건설(수처리 설비 건설) 등 자회사를 통해 물산업 관련 소재·시공·운영 등 수처리 통합 솔루션을 구축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하·폐수, 정수 처리사업에서 초순수, 해수담수화까지 사업을 확대했고, 계열사인 제일모직은 올해 초 의왕 연구개발(R&D)센터에 분리막 파일럿 생산설비를 구축함으로써 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LG전자는 LG 하우시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등 LG 각 계열사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관련 사업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 내로 한데 모아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2020년까지 글로벌 수처리 시장에서 7조 원의 매출을 올려 ‘글로벌 톱 10’ 종합수처리 전문기업을 목표로 향후 10년간 5천억 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고부가가치의 수처리 소재 사업에는 제일모직, 도레이첨단소재, SK케미칼 등 소재·화학 전문기업이 새로 뛰어들거나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2010년 3월 분리막을 활용한 친환경 수처리 사업 진출을 공표하고, 경기도 의왕 연구개발(R&D)에 멤브레인 관련 설비를 구축했다.

또한, SK케미칼은 수처리제 생산 경험을 살려 2010년 하·폐수처리장 위탁 운영 업체인 엔텍의 지분 25%를 취득하며 물산업에 진출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일본 도레이의 분리막 기술을 도입해 필터류 생산과 해수담수화 등 수처리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국내외 기업과의 컴소시엄 및 M&A를 통해 시장 진출 경제력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 말 분리막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AES사의 수처리 부문을 60억 원에 인수해 두산하이드로테크놀러지를 설립,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이후 2008년 미국 최대 수처리 엔지니어링 업체인 카를로(Carollo)와 기술 협약을 체결하여 수처리 사업 진출 기반을 구축했다.

또한, 삼성엔지니어링은 2011년 2월 아부다비 투자공사(Invest AD), 영국 유나이티드 유틸리티스(United Utilities)와 공동으로 바레인 건설부(MoW, Ministry of Works)로부터 5억5천만 달러 규모의 하수처리 사업을 수주, 계약했다. 유나이티드 유틸리티스는 사업계획 및 금융설계를 담당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설계·조달·시공·시운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일괄 턴키방식으로 수행하는 방식으로, 오는 2014년 8월 완공 후 약 24년 간 사업 운영을 맡게 됐다. 해수담수화, 먹는 샘물 등은 2002년 50%대에서 2005년 70∼80% 수준으로, 2012년 80% 이상으로 선진국 대비 경쟁력이 상당히 높아졌다.

물 제조산업 분야는 지속적인 R&D 투자와 현재 진행 중인 도시 재생프로젝트, U-eco city 프로젝트, 분산공유형 수도 시스템 등 연구를 통해 선진국에 근접한 기술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신소재 막 등 물산업 원천기술 및 기자재와 지능형 운영·관리 기술 등에서는 경쟁력이 미흡한 수준이다.

또한, 국내 물산업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으나, 시공 부분 위주의 사업모델에 치중하여 원천기술, 기자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경쟁력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기존의 투과성능을 뛰어넘는 신개념의 막 개발과 막 오염(fouling)을 저감시켜 시스템 효율을 향상시키는 막 성능 개선 및 전처리 공정 개발이 시급하며, 소비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수처리 시스템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막 오염 저감 기술과 관련된 핵심 기술인 막의 표면 개질 및 코팅 기술, 막오염 센서 기술 등의 보유가 전무한 상태이므로 선진기업과의 경쟁력에서 약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웅진케미컬이 상업적인 폴리아미드(Polyamide)계 NF·RO막 개발에 성공하여 국가로서는 세계 세 번째로 NF·RO막 기술 보유국이 되었으며, MF·UF막은 코오롱, 한국분리막, 코레드에서 생산하고 있다.

단순 분리막 생산기술을 비교 했을 때 선진기술 대비 85%로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서의 인지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 분리막을 활용한 처리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 집적도가 매우 높은 모듈과 프레임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집적도가 높은 모듈은 결과적으로 가장 많은 소요에너지를 차지하는 막 면적당 폭기량을 줄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새로운 하수처리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고도산화공정(AOP, advanced oxidation process) 관련 국내 기술은 선진국의 연구를 추격하는 수준으로 선진국 대비 기술 격차가 있는 상황이다.

■ 물산업 해외진출 전략  2013년 세계 물시장 5천560억 달러 중 민간 물기업이 접근 가능한 시장 규모는 1천860억 달러로 전체 시장의 30%에 불과하다. 물산업은 기간사업인 관계로 정부 규제가 심한 산업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민영화가 확대되고 있으나 타 사업대비 민간기업들의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세계 물시장의 약 63%를 차지하는 상·하수 운영시장의 경우 민영화 비중이 12%로 전체 2천930억 달러 중 민간기업이 접근 가능한 시장 규모는 350억 달러에 불과하다. 접근도가 가장 높은 시장은 약 1천200억 달러의 상·하수 Capex시장으로 접근 가능한 시장의 64.5%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건설 분야가 1천14억 달러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설계·엔지니어링이 138억 달러이고 나머지는 인허가 분야로 구성된다. 세계 물시장의 큰 규모 및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시장 참여와 접근성은 제한적이며 진입이 어려운 산업으로 꼽힌다.


물산업의 성공적인 진입을 위해서는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진입 분야에 대한 전략적 연구가 필요하다. 물산업은 국가별 제도 및 규제, 다양한 사업 분야 및 구조, 기간산업으로써 정부와의 관계 등 타 산업 대비 복잡한 산업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특성과 함께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존재하고 위탁사업자의 빈번한 사업 철회 요구로 인해 물산업의 시장 실패율은 29%에 달해 여타 공인(utility)산업 대비 시장 실패율이 높다. 세계 물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기술적 전문성이 중요하며, 전략적 사업 분야 선정 및 그에 대한 집중이 필요하다.

물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은 수평적 통합, 수직적 통합, 전문화 전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평적 통합 전략은 소규모 운영 단위로 인한 비효율을 해소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며, 수직적 통합은 상·하수도 통합과 같은 범위의 경제를 달성하여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수평적·수직적 전략을 통해 물 선도기업들은 세계 물시장에서 우월한 경쟁력을 확보하였으나, 시장 지배력이 과거에 비해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수평적·수직적 모델의 지배력이 줄어들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기간산업이라는 점과 각국의 자국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지원을 꼽을 수 있다. 물 선도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2000년 초반 70%에 달했으나 2009년 30%로 하락한 것이 그 예이다.

세계 물시장의 민영화가 확대되고 있지만 가장 큰 상·하수 운영시장에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국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주의 정책으로 인한 국영기업들의 성장은 선도 기업들의 시장지배력 약화의 주된 원인이다. 최근 10년 간 중국 물시장에 2조 원을 투자한 베올리아는 2006년 까지 양호한 경쟁력을 보였으나, 그 후 중국 국영업체의 성장으로 시장 위상이 약화됐다.

전문화는 가격보다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 분야에서 나타나는데 물산업에서는 부품·소재 분야에 전문 기술력으로 성과를 내는 기업들이 많다. 물산업 가치체인 별 핵심 성공요인들을 살펴보면, 부품·소재는 기술 및 고객 맞춤형 제작, 담수화는 엔지니어링 역량이 필요하고 상·하수 분야의 경우 운영 노하우, 네트워킹 및 자본 조달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며, 산업용 분야에서는 프로세스 노하우가 필요하다.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부품·소재 기업들은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운영 업체들은 큰 사업규모를 바탕으로 안정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부품·소재분야 선도업체들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높은 진입장벽을 쌓아 고수익을 창출하며 두 자리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신규 업체들은 낮은 기술력 및 신뢰성 부족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운영업체들은 대규모 매출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 내고 있다. 프랑스의 베올리아는 2012년 기준 400억 달러 매출로 물기업 중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4%로 다소 낮으나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운영 분야 선도기업들은 독점적인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한편, 담수 기업들의 실적은 보유한 기술력에 따라 양극화되어 있다. 담수 기업들의 매출액은 운영 기업대비 적은 편이나, 최근 담수화시장의 성장세로 성장률은 물산업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싱가폴의 Hyflux사는 2012년 전년 대비 4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분리막을 이용한 해수담수화 업체인 스페인의 Befesa사는 1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인 두산중공업의 증류방식(thermal) 해수담수화의 성장성 및 수익성은 저조한 상황이다.


지역별·분야별 전문화 전략이 최선

국내 물산업의 여건을 고려한 해외진출 전략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넘어 정교한 타깃을 통한 지역별·분야별 전문화 전략이 최선의 대안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수평적 통합(광역화)과 범위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수직적 통합(상·하수도 통합)은 국내 물산업의 현재 구조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상·하수의 경우 지자체별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체계로 소규모 영세성으로 인한 비효율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2007년 환경부는 물산업의 수평적 통합을 위한 단계적 계획을 발표했으며, 2012년 녹색성장위원장, 환경부, 국토해양부 ‘물산업 육성 전략’ 발표에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상·하수 투자 및 운영과 관련해 중앙정부, 지자체, 공기업, 민간기업 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수평적·수직적 통합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물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며, 최우선 1∼2개 분야를 선정하여 전략적 타깃 지역에 집중해야 한다. 이와 같이 분리막을 이용한 해수담수화 분야에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싱가포르 Hyflux의 성공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특히, 국내 물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집중 육성해야 할 분야는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부품·소재 및 해수담수화 분야이다. 물산업 중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상·하수 운영시장에 국내 기업들이 진입하는 것은 단기간 내에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사업 수주를 위한 해외 네트워크 및 협상력은 선도기업과 격차가 큰 상황이며, 민영화가 확대되고 있지만 자국기업 우대정책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수주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술력으로 진입 가능한 분야와 기반기술이 갖춰져 있는 부품·소재 및 해수담수화 분야가 가장 유망한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부품·소재시장은 물산업의 핵심 분야이며, 2013년 900억 달러에서 2018년 1천200억 달러로 가장 성장성이 높은 분야이다.

현재 부품·소재시장에서 국내 기업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기업에 열세인 상황이며, 기술력에서는 선도적인 외국 기업들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펌프, 분리막 등 물산업에서 핵심 장비로 사용되는 부품·소재 분야의 Test-bed 마련 및 기술 개발 지원 등을 통해 강소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하며, 기술 및 검증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한, 해수담수화 분야는 기존의 경험과 실적을 바탕으로 산업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국내 해수담수화 기업들의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해 역삼투압 방식의 해수담수화 기술력 강화 및 확보가 보다 필요하며, 금융지원 확대가 중요하다.

물시장 규모, 시장 성장률, 민간에 대한 시장 개방도를 바탕으로 국가별 매력도 및 진입용이성을 분야별로 평가했을 때, 담수화시장은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중동 지역이 여전히 매력적인 지역이며, 이 외에 중국, 호주, 알제리를 포함한 북아프리카 지역이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수 운영시장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알제리가 유망하며, 부품·소재시장은 미국, 중국, 영국, 인도, 스페인, 멕시코가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산업의 수주 확대를 위해선 risk-taker로서 정책금융의 적극적인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 물산업의 해외 진출은 기존 플랜트 사업 대비 높은 실적과 기술적 측면에서 위험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수출지원 방식에 있어 차별화된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단계별로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저리 및 장기 지원하는 전통적인 여신지원뿐만 아니라 M&A 자금 지원 등 정책금융 지원 영역의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부품·소재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술자금과 시설자금 지원을 강화해야 하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확대를 위한 기업 인수 자금 및 해외 수주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의 정책금융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수출입은행의 GS건설 스페인 이니마사 인수 지원은 국내 물산업의 경쟁력 확대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산업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해 기존의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투자금융(Equity financing) 활성화를 통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산업 성장단계에 따른 금융지원 방식은 달라야 한다. 발전 초기 단계에 있는 물산업의 경우 기존 여신지원 이외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기존의 여신지원과 달리 지분투자는 담보를 요구하지 않고 특정한 지급조건이 없으므로 국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영할 수 있는 지원 수단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수처리 프로젝트는 대형화되는 추세이며, 사업 성공을 위해 금융조달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정책 금융 기관의 자본참여는 사업의 안정성 및 국내 기업들의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경제개발 모델과 결합한 ‘개도국 윈윈(win-win)형 물관리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공적원조자금(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전략적 활용이 필요하다. 현재 공적원조자금 지원은 개도국의 요청 시 수처리 시설 건설에 지원하는 것으로 제한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마을운동과 같은 개도국 경제개발 모델과 연계한 수자원 확보, 건설 및 운영에 이르는 통합형 물관리 프로젝트를 개발해야 한다.

단순 건설을 통한 공적원조자금 지원 모델은 국내 물산업 및 기업에 대한 경쟁력과 이미지 제고에 한계가 있다. 개발도상국 진출을 위한 국내 물기업의 소프트웨어적 업그레이드를 위해선 개도국이 가장 필요한 경제 성장 모델과 결합한 물관리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공적원조자금과 정책금융을 결합한 복합금융모델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적원조자금과 민간 및 정책 금융 기관의 프로젝트 파이낸스를 결합하여 사업 개발을 지원하고, 복합금융모델을 통해 프로젝트의 지원 규모를 확대하며, 성공 사례를 통해 개도국 대상 녹색플랜트 사업을 전체로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적원조자금의 전략적 활용을 위해 국내 기업들의 물사업에 대한 컨설팅 경쟁력도 확보·확대해야 한다. 개도국의 사업 개발 및 발굴을 위해 해당 국가를 적극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컨설팅 및 설계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컨설팅 역량 확보를 위해 해외 전문기관 인수 전략이 필요하다. 전문적이며 체계적인 컨설팅 역량을 확보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므로 기업 인수를 통한 시간 단축과 노하우 인수가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 최근 들어 국내 건설사들은 현지화 전략 및 글로벌 설계 역량 강화 측면에서 현진 엔지니어링 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물산업의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해 설립된 해외건설·플랜트 정책 금융 지원센터를 전략적으로 운영,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원센터는 국내 기업들 간의 치열한 수주 경쟁 및 중소기업들의 해외정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해외건설·플랜트 정책금융 지원센터는 국가차원의 홍보, 프로젝트 발주 및 국가별 지역 정보의 체계적인 수집체계 구축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단초 역할을 한다. 또한, 전문화된 금융자문 및 주선 등의 금융서비스를 통해 국내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금융역량을 제고시킬 수 있다.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사업타당성 분석, 파이낸싱, 이행보증 등 금융 관련 컨설팅을 지원해야 한다.

나아가, 금융 기능 역할 강화를 위해 민간 금융기관과 협업해야 하며, 해외 진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기업들과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금융기관들과 해외 프로젝트 공동금융 지원 강화를 위해 설립된 금융협력기관 협의회(분기 1회 개최)를 활용할 예정이며, 독자적으로 해외사업 추진이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해외 건설·플랜트 정책금융지원 세미나를 개최하고, 정보 전달이 쉽도록 홈페이지를 개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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