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환경산업체들은 이들 선진국의 첨단산업 기술수준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1992년 리우선언 이후 지속가능발전이 선·후진국을 불문하고 인류의 생존과 관련된 글로벌 화두로 등장한 이래 환경기술(ET)은 이른바 IT(정보통신), BT(생명기술) 및 NT(나노기술) 등과 함께 미래를 이끌어 갈 신기술의 하나로 주목받아 왔으며, 이러한 ET를 기반으로 한 환경산업은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간주되어 왔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환경산업체들은 이들 선진국의 첨단산업 기술수준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즉, 선진국들은 가전, 반도체, 자동차, 철강 및 석유화학 등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가격경쟁력상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 비해 열위에 있어 구조조정 및 성숙 이후의 후퇴 과정을 밟고 있는 반면 오히려 자국의 높은 과학기술 수준을 바탕으로 환경산업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독과점적 우위를 누리고 있다.

환경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국내 환경부문 수출액은 7조9천224억 원으로 2012년 대비 8.5% 증가했다. 환경산업 전체 수출액은 2012년 대비 17.1%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환경 부문 수출액은 전체의 5.8%에 불과하나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 부문 중에는 물관리 부문이 4조5천253억 원으로 전체의 57.1%를 차지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환경복원 및 복구 분야의 환경 부문 수출액은 2012년 대비 1만4천400% 증가해 대폭 성장했으나 수출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전체 수출액의 증감에는 미미한 영향을 미친다. 오염관리 관련 건설 분야에서는 환경 부문 수출액이 2012년 대비 28.9% 증가했다.

지역별 수출현황을 보면 국내 환경산업은 동남아·중동으로의 수출액이 2012년 대비 각각 57.2%, 40.1%씩 크게 증가했으나, 선진국 및 그 외 국가에서는 각각 50%, 16.7%씩 감소해 부진했다. 오세아니아로의 수출은 2012년 대비 1천200%로 크게 늘었으나 수출액 규모가 작아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사업체당 수출액은 49억 원으로 2012년에 비해 5.8% 감소했는데, 이는 사업체 수가 증가함에 따라 업체당 수출액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산업 부문 수출액이 20억 원 미만인 사업체는 전체의 20.4%로 총 수출액의 0.4%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수출액이 50억 원 이상인 사업체는 전체의 64.5%로 총 수출액의 98.5%를 차지해 심한 편차를 보였다. 50억 원 이상의 수출액을 올린 업체는 2012년 대비 11.9%p 증가해 수출 규모가 큰 업체의 비중 및 수출액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 국내 환경산업의 수출액은 2013년 기준으로 약 8조 원 정도로 총 수출액 대비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8월 17∼21일 중국 산동성의 대표적인 환경설비 제작 및 운영사인 Guohuan사의 사장 등 핵심관계자가 대우건설에서 개발한 DBF(Dual Bag Filter) 기술을 중국에 적용하기 위해 대우건설이 시공한 현장을 둘러보고 모습.

환경산업 부문에 있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두드러진 점은 무한개방과 경쟁을 유도하는 자유경제주의를 표방하는 한편, 환경산업만큼은 국가전략산업으로서 각종 지원책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경산업은 공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성상 정부의 규제로 시장수요가 창출되고, 정부의 지원으로 공급기반이 구축되는 산업이며 성쇠에 있어 정부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미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산업 관련 육성정책이 거의 전무한 반면, 환경산업에 대해서는 정보수집 단계부터 프로젝트화, 재원 확보, 수주 역량 강화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지원을 펼치는 등 특혜를 주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독일 등 여러 선진국은 자국의 우수 환경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대외원조(ODA)와 긴밀히 협조하는 등 단계별·분야별로 다양한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기업, 해외진출보다 내수지향적

산업연구원(KIET)에서 환경부의 글로벌화 지원, 기술개발, 개발기술의 사업화 지원에 신청한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화, 기술개발, 개발기술의 사업화 등에 대한 활용실태를 조사·분석한 결과 국내 환경기업들은 해외진출보다 국내 사업에 주력하는 등 내수(內需)지향적인 사업구조의 특징을 보였다. 주요 거래처로는 국내 공공기관에 대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조사대상 기업 중에는 해외매출이 아예 없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해외매출이 있더라도 대부분 전체 매출의 20%에 못 미치는 비중이어서 해외지향성이 높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들 환경기업은 최근 3년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요 전략으로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를 43%로 가장 많이 꼽았으며, ‘영업이익률 제고’(29.3%), ‘해외시장 진출’(10.1%)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해외기업과 협력을 선호하는 기업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환경산업의 내수시장이 크지 않은 실정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내수지향적 경영은 국내 중소기업 간의 과당경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한편, 국내기업의 기술적 우위는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최초 독자개발’(43.0%), ‘세계 최초 독자개발’(8.7%) 등 핵심 보유기술은 일정 수준 확보하고 있으나, 환경기업의 기술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환경기업의 경쟁력 수준을 조사한 결과 경쟁기업 대비 경쟁력 수준이 100 이상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42.6%에 해당되어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비교적 낮은 경쟁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개발 추진 과정에서 글로벌 사업화를 가장 중시한다는 응답은 10.3%에 그쳐 해외진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환경부 지원효과 2.25점…중간 이하

환경기업들은 환경부 지원사업에서 특히 기술개발 부문(36.8%)의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뒤를 이어 ‘이미  개발된 기술의 내수사업화’, ‘현지 환경사업 수주·참여 지원’이 희망 수요로 꼽혔다.

정부 지원사업을 신청할 때는 ‘타 부·청 지원사업에 대한 신청 접근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다른 부서 및 청보다 환경부의 지원사업을 우선 희망하는 기업이 많았다. 전체의 43.9%에 해당하는 많은 기업들은 환경부 지원사업이 환경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해 ‘기여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4.1%보다 월등히 많았다. 33.6%의 기업은 환경부 지원사업에 대해 만족했으며,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 되는 49.5%가 ‘보통’이라고 평가했다.

‘다소 불만족 한다’는 응답도 13.6%로 적지 않았으나 대체로 환경부 지원사업 만족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산업부, 중기청 등 타 부·청 대비 만족도는 동등하거나 약간 미흡한 정도였다.

지원 분야별 정책 선호도와 정책 공급 간 미스매치(Mismatch)는 전반적으로 5점 만점 중 0.7점 이하에 그쳤다. 그러나 기업 지원효과는 13개의 세부지원 분야별로 점수 분포가 2점대에 머무르며 합계 평균이 2.25점에 그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중소기업 고려정책 아쉬움…개선 필요

환경기업들은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 고려 미흡’(30.8%)을 환경산업 관련 정책의 주요 문제점으로 가장 많이 꼽았다. 뒤를 이어 ‘글로벌 성장 잠재력과 같은 질적 역량보다 매출액 등 외형적 규모 중시’, ‘기술개발부터 수출에 이르는 전 주기적 종합지원 부족’이 문제라는 응답이 각각 17.3%, 14.2%로 많아 중소기업들이 환경부의 지원정책에 다소 아쉬움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기업들은 대개 ‘복합·연계지원 등 패키지 지원의 미흡’(15.1%)을 주된 불만족 이유로 꼽았고, ‘기업의 지원 희망사항과 괴리된 지원’(14.7%), ‘지원 규모 등 지원조건 미흡’(14.%) 등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환경기업들은 대체로 현행 정부 지원정책에 만족하고 있으나, 환경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 국내 환경기업들이 해외진출 시 단기간에 성공하기 어려우므로 중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강화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은 금호건설이 캄보디아에 진출하여 크랑폰리댐 건설을 하고 있는 모습.

환경부의 환경산업 정책에서는 ‘기 개발기술의 글로벌 사업화’(31.2%) 및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기술개발 강화’(20.4%)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많았다. 이는 기술개발과 더불어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정책 수요가 매우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환경산업 기술형 기업 육성’(30.3%), ‘환경산업 글로벌 기업 육성’(23.6%) 기능이 환경산업 발전을 위해 강화돼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환경산업 내수시장을 보호해야 한다는 응답도 15.7%로 적지 않았다.
환경부가 지원사업의 절차 측면에서 기업 활용 확산을 위한 조치로 개선할 점을 묻는 질문에 ‘신속지원’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26.7%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도 ‘지원조건 개선’, ‘지원사업 홍보’, ‘지원절차 간소화’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한편, 환경 지원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지원대상이 갖춰야 할 필요요건을 묻는 질문에는 ‘기술개발’(35.6%), ‘제품화 능력’(31.8%), ‘내수확보’(11.2%) 등의 순으로 답했다.

기업이 제품화, 매출확대 등의 경영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 후에도 다른 적절한 지원이 후속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기술개발 지원 이후 연계지원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 묻는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글로벌 전략적 제휴’, ‘수출시장 다변화’ 등 해외시장 심화진출과 관련해 글로벌화 지원을 가장 필요하다고 꼽았다.

▲ 국내 환경기업들은 환경부 지원사업에서 기술개발 부문의 지원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미 개발된 기술의 내수사업화’, ‘현지 환경사업 수주·참여 지원’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환경산업 관련 지원기관에 대해서는 ‘기술개발’과 ‘글로벌 고객 발굴 및 알선’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31%, 25.9%로 높게 나타났으며, ‘밀착 컨설팅’(14.2%), ‘정보’(11.5%) 등과 관련한 지원을 확대할 것을 희망하는 기업도 많았다.

글로벌 고객 및 시장 발굴에 대한 지원은 지원기관의 강화뿐만 아니라 정책 이후의 후속 연계지원과 관련해서도 높은 응답을 보였다. 따라서 관련 지원기관은 이러한 기능을 중점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해외진출은 단기간에 성공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중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강화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용 기술 및 제품개발에 관련된 지원 강화’를 희망하는 기업은 38.2%로 가장 많았고, ‘현재와 같은 지원체제를 유지하되 질적 서비스 향상 도모’를 희망하는 기업도 23%로 많았다. 수출 지원정책과 관련해서는 ‘중소·중견기업의 글로벌 전략 수립 및 실행을 위한 밀착 컨설팅’(33.1%), ‘글로벌 R&D를 위한 맞춤형 고급 분석정보 제공’(23%), ‘중소·중견기업의 글로벌 기술협력 활성화를 위한 해외 현지 지원기능 개편’(20.4%) 순으로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개발 지원 부문에서는 34.2%에 해당하는 많은 기업이 글로벌 매출 창출이 가능한 과제를 엄선해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고, ‘기술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밀착 컨설팅으로 사업화 촉진’이 24.8%, ‘해외마케팅 등과의 연계지원 강화로 지원효과 제고’가 23.8%로 뒤를 이었다.

종합적으로 국내 환경기업들은 해외 수출보다는 내수시장에 주력하는 경향을 보여 글로벌 지향성이 낮은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내수지향성이 높은 까닭에 글로벌화 전략의 추진 실태도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규모는 제한적이며 협소하기 때문에 내수시장 점유에 치중하는 경영전략은 국내기업 간 과당경쟁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국내 환경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국내 환경기업들은 전반적으로 환경정책에 대해 보통 이하로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환경산업을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 기술개발 외에도 수출지원과 관련된 정책을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통해 정부는 환경기업의 의견을 반영해 지원체계를 개선하고 환경산업의 발전 토대를 제공해야 한다.

환경기업들은 단순한 기술개발 이상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개발기술을 사업화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련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환경기술개발 정책은 진출할 시장에 대한 사전적인 고려가 선행되어야 하며, 세계시장 진출과 연계된 지원체계가 갖춰질 때 지속적인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 본 원고는 산업연구원(KIET)에서 발간한 ‘국내 환경산업의 수출 현황과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 연구보고서 내용을 요약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