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호 수생태 복원 기술 개발
우리나라는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를 겪으면서 늘어난 용수 및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강과 계곡에 댐과 저수지를 축조했다. 이에 따라 자연환경이 필연적으로 파괴됐으며 어류 등 수중생물의 서식처와 산란처가 지속적으로 훼손돼 왔다.

한라건설㈜(대표이사 정무현·www.halla.co.kr)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변 및 수중생물의 서식, 산란을 위한 기술인 ‘다층형 부유습지를 이용한 댐·호의 수생태 복원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 기술은 지난 3월28일 환경부 환경신기술 인증(환경신기술 제358호)을 획득했다.

이로써 한라건설㈜는 지난 2010년 ‘식생방틀을 활용한 하안선형 유도와 하천 수생태 복원 기술(환경신기술 제325호)’로 생태하천 복원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환경신기술을 획득한 데 이어 하천은 물론 댐·호수·저수지 생태 복원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

 

▲ 댐 축조에 따른 호수의 환경 변화. 소양강댐 상류 하천 유입부의 수변나지(위)와 화천댐의 수변나지.

인공호수, 녹조·담수적조 발생
국내 댐·호수와 같이 수위 변동에 의해 수변이 발달하지 못한 수역에서는 수변의 식생이나 모래, 자갈 등에 산란하거나 은신하는 생물의 서식공간 훼손이 심각하다. 특히, 수위변동이 크게 나타나 수변이 나지화 되거나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수변을 인공화하는 경우, 단순화된 수변의 공간적 특성으로 인해 생물상뿐만 아니라 수질에도 악영향을 주게된다.

자연상태의 호수의 경우 강우, 일사량, 유속 등 다양한 요소가 상호작용하며 안정적인 상태를 이루지만, 인공화가 진행돼 이중의 몇몇 요소가 단절되거나 상호작용의 크기가 바뀌어 안정상태를 벗어나면 수질이 변하게 된다. 이러한 사례가 바로 녹조 또는 담수적조 현상이다.

한라건설㈜ 기술연구소는 이러한 제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 한가운데 부유습지를 설치해 생물 서식공간을 조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부유습지는 결국 댐·호가 갖는 자연적인 요소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자연적인 요소가 풍부해지면 상호작용을 통해 녹조나 담수적조와 같은 현상을 방지하거나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1차적으로는 생물의 서식, 산란 공간을 제공한다.

 

▲ [그림 1] 다양한 자연적 요소가 갖춰진 자연호수의 요소별 상호관계 모식도

▲ 소양강댐에 시험적용한 부유습지 모습.

경제성·현장적용성 뛰어나
이 기술은 육상부, 개방부, 사면부와 다단의 수중부를 복합적으로 구성해 수변 및 수중생물의 서식, 산란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철새, 수달을 포함한 수생생물의 산란장과 먹이원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기술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소양강댐, 군위댐, 대룡저수지 등 3곳에 시험적으로 기술을 적용한 결과, 육상부에서는 다양한 식생, 곤충 및 조류 등 생물다양성이 향상됐으며, 개방부는 부유습지 하부의 수중생태계 건강성 향상 및 생물 증식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면부는 생물의 이동 및 수서곤충과 치어 등에게 서식공간을 제공하며, 수중부에서는 수생동물의 산란 및 치어의 생존율이 증가했다. 이 기술은 또 육상부만 있는 기존의 수초재배섬에 비해 생물의 서식에 적합하며 현장적용성과 경제성이 뛰어나고 유지관리가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 [그림 2] 부유습지 기술 공정도

▲ [그림 3] 한라건설㈜이 개발한 부유습지의 모형도와 단면

 

개방부, 치어 은신처 제공
세부 시설별로 기능을 살펴보면 육상부는 2단의 산란장인 수중구조를 수면위로 부유·고정시키며 전체적으로 균형있게 부력을 받도록 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특히, 식재매트 상부에는 갈대와 같은 정수식물과 함께 수변에 많이 자라는 미나리와 침수식물을 심었다.

이처럼 다양한 수생식물의 식재를 통해 곤충을 비롯한 많은 생물이 살 수 있으며 수질정화 효과와 수중생물의 서식, 산란처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또한, 인조석이나 횃대를 설치해 수달이나 조류가 휴식과 먹이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개방부는 부유습지 공간의 일부분을 개방해 수중으로 빛이 비추도록 한 것이다. 지금까지 설치된 부도나 수초재배섬, 식생섬 등은 수표면을 식생대가 덮고 있어 부유체 아랫면은 햇볕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수중의 생물은 대부분 어두운 그늘에 깊이 들어가지 않으며 연중 이렇게 그늘이 형성되면 어류가 산란하기 위해 진입하는데 장애요소가 된다. 이러한 이유로 부유습지 공간의 일부분을 개방해 수중으로 빛이 비추도록 했으며 부착조류의 성장이 가능하도록 하고 1단, 2단 산란장과 연결시켰다.

개방부는 육상부의 가운데 위치해 난에서 부화한 치어가 일정한 크기로 성장할 때까지 포식자를 피하며 은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특히, 사면부가 포함된 개방부는 보호종이나 경제성 어종의 증식을 위한 치어방류 시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 부유습지 시설 육상부의 인조석과 횃대.

▲ 군위댐에 설치된 시설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수달 촬영 모습.

사면부, 육상과 수중 연결
기존의 부도시설에서 육상부는 수중과 물리적으로 단절된 구조였으나 한라건설㈜의 부유습지 기술에서는 사면부를 조성해 육상과 수중을 연결했다. 특히, 개방부에는 작은 규모의 사면을 달아 수중의 잠자리 유충 등이 성충이 될 때 사면을 통해 육상으로 쉽게 이동하도록 했다.

 

이러한 시설을 통해 육상곤충의 이동과 수서곤충의 이동이 모두 원활하도록 구성됐다. 사면의 기울기와 깊이는 개방부에 설치한 사면부인지 또는 부유습지의 외부로 연결되는 사면부인지에 따라 달리 조성하고, 각각에는 침수식물과 부엽식물 등을 수심에 따라 식재해 수변과 수중 생물의 서식 및 산란·은신처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수중부는 1단과 2단의 서식, 산란장으로 이뤄져있다. 1단 식재산란장과 2단 자갈산란장은 서식 및 은신하는 수중생물과 부화하거나 방생하는 경우 유영 능력이 떨어지는 치어나 자어의 유실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라는 사면부.

▲ 1단 식재산란장 시설 도면과 설치 모습.

한라건설㈜의 부유식 서식, 산란장은 수중식물과 수생생물이 댐·호에서 성장하거나 개체수를 보호할 수 있도록 재배환경과 생활습성을 고려해 조성함으로써 설치현장의 생태계 구조와 기능을 향상시켰다.

동시에 수생생물의 생태공학적(Ecological engineering)인 접근을 통해 수면의 1단 식재산란장에 개방부를 두고, 2단 자갈산란장은 사면으로 연결시켰다. 이로써 어류뿐만 아니라 양서류 및 곤충 등 다양한 생물에게 산란과 서식처를 제공해 생물다양성에 기여했다.

특히, 자갈산란장 수초대는 방생 또는 산란 후 유영능력이 떨어지는 치어나 자어의 유실을 방지해 다양한 어종의 개체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상수원 생태계 보호를 위해 친환경적인 소재와 기술로 수질정화뿐만 아니라 수중생태계 기능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어, 현장 적용시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하천이나 정체되어 있는 댐이나 호소수 등의 현장 환경조건에 따라 지형과 면적 등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기술범용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블록형태의 산란, 서식장이기 때문에 다단구조에도 불구하고 설치가 용이하며 현장의 수심이나 기후변화에 맞도록 1단 식재산란장과 2단 자갈산란장을 설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빛 투과율을 조정할 수 있는 고정 장치인 로프(경사면)만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시설투자비·유지관리비 경제적
이번 기술은 댐·호 등에 설치해 수중의 물질 흡수 및 어란 부착을 위한 미생물 부착 메디아를 줄이고 정수식물, 부엽식물, 침수식물의 뿌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시설투자비 및 유지관리비를 대폭 절감했다. 또한, 다양한 어종의 개체수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산물의 생산성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기존 기술과 달리 수중으로 이어지는 다단 서식산란장의 복합 구조인 만큼 정체되어 있는 호소수에서 환경개선 및 수생태계 기능을 복원할 수 있는 기술로, 선진외국 기술 수입에 대한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댐에 어도가 조성되어도 수변과 사면에 서식지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물고기는 마치 사막과 같은 수 ㎞의 거리를 먹이도 없이 행군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며 “서식공간이 부족한 현재의 수변과 사면을 대체하는 부유습지의 조성으로 하천과 호수의 연결성을 증대시키고 호수의 생태건강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란건설㈜는 이번 환경신기술 인증을 통해 입찰시 가점 및 기술 우선 적용 등의 혜택을 받게 됨은 물론, 국내 하천 및 댐·호수·저수지의 생태복원 관련 사업에도 활발히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출처:『워터저널』 2012.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