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하안 유도기술을 이용한 하안 생태복원 기술 / 한라건설(주) 기술연구소

하도(河道)를 획일화하고 인공화하는 하천의 개발은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서식지를 파괴하고 하천 생태계 내 생물종의 다양성 감소를 야기, 총체적으로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을 급격히 악화시켰다.
반면 자연친화적인 하천환경 관리·보전 및 쾌적한 생활환경 개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날로 증대되어, 치수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원래 자연하천의 모습을 보전 혹은 복원하는 개념의 생태하천복원사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한라건설(주)(대표이사 정무현·www.halla.co.kr)은 ‘식생 유도틀을 활용한 하안선형 유도와 하천 수생태복원 기술’의 적용사례를 통해 기술의 효과와 향후 도시하천 복원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기술은 한라건설에서 환경부의 ‘Eco-STAR Project 수생태복원사업’으로 수행한 연구과제의 결과물로 환경신기술 인증(제325호)을 받았다.

유도틀·저류조 설치지점 선정

기술 적용 대상지는 평창강 금당계곡이며, 태풍 ‘루사’에 의해 교량, 제방 및 도로의 유실이 있었고, 매미 및 에위니아에 의해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 손실된 교량을 철거하고, 진입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수변에 콘크리트 옹벽을 설치하고, 일부 구간은 복단면구조로 정비했다. 기술 적용 지역은 단조로운 정비하천의 수변 형태를 보이고 있다.

유도틀은 자연하안을 유도하고 습지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다. 즉, 유도틀이 설치된 지점으로 하천수가 소통하면서 자연적인 하안 선형을 유도하고 유도틀과 유도틀 사이에 습지를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조성된 습지를 유지하기 위해 상단에 지하 저류조를 별도로 설치해 유도틀에 지속적으로 물이 공급되게 하는 것이 기본 원리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도틀에 지속적으로 하천수가 흘러야 하며, 하안의 굴곡과 습지를 유도하고 조성·유지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유도틀 및 저류조가 침수되어야 하는지, 어느 정도의 유량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유황분석이 필요하다.

1989년부터 2008년까지 대상유역의 유출분석을 실시한 결과 유도틀이 설치된 지점에서 20년간의 유량에 대한 유황곡선은 [그림 3]과 같다. 유황곡선은 연평균으로 일정 유량에 일년 중 발생할 확률을 도시하는 것으로서 그림에서 y축은 유량을, x축은 해당 유량이 1년 중 몇 일 이상 발생하는지를 나타낸다.
유도틀이 설치된 지점에서 유량은 지난 20년간 자료를 분석했을 때 0.1㎥/s의 유량은 거의 일년 내내 발생하며, 10㎥/s의 유량은 1년 중 약 120일 정도 발생한 것을 나타낸다. 이를 토대로 유도틀 및 저류조의 설치위치를 [그림 4], [그림 5]와 같이 계획했다.

하천에 수리시설물을 시공하려면 수리모형실험을 통해 시설물의 설계 제원 및 안전도를 모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수리구조물 모두를 대상으로 수리모형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간편한 수치모형실험을 통해 수리시설물의 거동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따라서 대상지에 유도틀의 설치전과 후에 대한 하천의 흐름 현상을 2차원 수치모형인 RMA-2를 기반으로 한 SMS(Surface Water Modeling System)에 의해 수리특성을 분석하고, 유도틀의 안정성을 검토했다.
분석 대상지점에서 최대 유량 775.1㎥/s와 평수량 6.18㎥/s가 유하하는 조건을 적용했다. 2차원 수치모의 적용에 앞서 [그림 6]과 같이 대상지의 상·하류 구간에 대하여 지형자료를 구축했으며, 지형자료는 측량으로 얻어진 자료를 약 4.5m×3.5m의 등간격의 격자로 구성한 다음 Kriging 기법을 이용, 공간보간하여 구축했다.
또한 여러 조건을 반영하여 분석대상 구간을 13개의 단면으로 구분했으며, 구간 내의 유도틀 설치 예정 위치를 [그림 7]과 같이 나타내었다. 분석구간의 상·하류에서 유도틀 설치 전과 후를 대상으로 최대 유량 775.1㎥/s와 평수량 6.18㎥/s가 흐른다는 가정 하에 유도틀이 설치된 주변에 대한 수리 특성을 분석한 결과는 [표 1]과 같다.

상류부터 0∼12번의 순으로 설치되어 있는 13개의 유도틀 중에서, 각 유도틀의 허용한계 유속이 4.0㎧인 것을 고려하면, 위의 표에서와 같이 1번 유도틀에서 최대 유속 3.65㎧가 발생했기 때문에 유도틀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유도틀 설치에 따른 주변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굴삭기 등의 건설기계의 동선을 최단으로 했고, 터파기 등의 작업물량을 적재적소의 원칙으로 효율적으로 줄였으며, 터파기시에 나온 잡석 등을 활용해 유도틀 설치에 따른 인위적인 간섭을 최소한으로 제한했다.

저류조 설치는 유도틀의 상부 위치에 하안을 따라 길게 터파기 한 후에 차수막을 설치해 누수방지를 하고 그 안에 차수막 보호를 위해 부직포를 감싼다. 그 안이 비어있는 저장조를 넣어 저류조를 완성시킨다. 저류조 내의 하천수 혹은 빗물이 유도틀 설치 지점에 공급될 수 있게 이송관도 같이 설치한다. 유도틀 및 저류조가 설치가 완료된 후의 전경은 사진과 같다.

유도틀의 설치목적은 침식, 퇴적 및 하천수 소통 등에 의하여 굴곡이 있는, 즉 획일화된 하안을 좀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수생태계 건강성 및 하안 복잡도의 상관관계에 대한 분석결과 하안복잡도가 증가함에 따라 수생태계 건강성이 양호할 확률이 높다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 굴곡의 복잡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지형변화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유도틀 설치지역의 인접 지역에는 [그림 10]와 같이 지형이 변화되었으며, 유도틀 후단에 굼치형 습지가 조성되었다. 유도틀 설치지역의 중단 부분에는 [그림 11]과 같이 지형이 변화되었으며, 유도틀과 유도틀 사이의 지형이 둠벙습지 유도용 원주목에 의하여 침식되어 움푹 파이면서 둠벙형 습지가 조성되었다.

유도틀 설치 중 탁수 발생으로 인해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위협이 가해질 것을 우려했으나, 조성 후 해당 종들이 채집되었고 일부 종은 개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도틀의 적용시 하천 수변(수충부)을 거의 훼손하지 않고 하안선을 따라 설치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유도틀 조성 전 조성위치에서는 치어의 개체수가 미미했으나 조성 후 굼치형 습지와 둠벙형 습지가 형성되었고, 굼치형 습지와 둠벙형 습지에서 빠른 유속을 기피하는 치어의 개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해당 기술의 적용시 어류의 서식처와 산란장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천생태계의 먹이사슬을 구성하는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의 많은 분류군 가운데 특히 수서곤충류는 하천생물 중에서 가장 다양하고 많은 개체수를 가지고 있는 개체군이며, 또한 수생태계 내에서 대부분 저차 단계의 소비자로서 하천 및 계류의 먹이 사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생물종수 및 생물량이 풍부할수록 수생태 건강성이 양호하다고 판단된다.

유도틀 설치 후에 3년간에 걸쳐 조사했으며, 유도틀 설치지역을 중심으로 유도틀 설치에 따른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의 종수 변화를 보면 2009년 대비 2010∼2011년 조사 시 약 1.5∼2배가 증가했다.

이는 강우 빈도 및 강우 강도 변화로 인한 자연적 증가일 수도 있겠지만, 유도틀 설치에 의한 유속변화로 인한 굴곡의 형성으로 다양한 미소 서식처가 늘어난 결과로도 판단할 수 있다.

유도틀 설치 대상구간에서 관찰된 식물은 총 8목 8과 10속 10종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결과는 [표 3]과 같으며, 출현한 종은 아래 사진과 같다. 관찰된 식물 중 개여뀌(Persicaria longiseta)는 마디풀과의 한 종으로 우리나라 각처의 들에 나는 1년초이며 수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종으로 조성지 일원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가장 컸다.

한삼덩굴(Humulus japonicus)은 뽕나무과의 한 종으로 우리나라 각처의 들과 빈터에 나는 덩굴성 1년초이며, 흔히 볼 수 있는 종으로 조성지 일원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개여뀌 다음으로 컸다. 그 외 8종은 개체수와 차지하는 면적이 크지 않았으나, 2009년 식생유도틀 설치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식생이었다.

유도틀 조성 전 출현하지 않았던 식생들이 유도틀 조성 후에 출현한 것은 유도틀 내 사석이 형성하는 공간에 식물 종자가 강우 시에 유입되었고, 유도틀에 의해 형성된 굼치형·둠벙형 습지에서 충분한 수분과 토양의 영양분이 제공되어 식생의 활착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평창강 금당계곡에 유도틀을 설치한 후에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 결과 지형학적, 생물학적으로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먼저 단조로운 하안이 굴곡이 있는 복잡한 하안으로 변화했고, 그에 따라 식물상, 어류상,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상의 종 및 개체수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이는 유도틀 주변에서 다양한 형태의 침식·퇴적이 발생하면서 굼치형·둠벙형 습지가 조성되어 다양한 생물의 산란처 및 서식공간을 제공함에 따라 야기된 현상이라고 판단된다.

상기에 열거한 바와 같이 유도틀 설치에 따른 하안의 변화를 고찰했으며, 하안공간의 생태적, 사회적, 교육적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독립된 단위개체로 구성된 유도틀로 하천의 상류에서부터 하류까지 다양한 굴곡의 유도가 가능하며, 친환경적 재료로 구성된 시설로 선택적 침식 및 퇴적이 가능해 여울과 소가 형성되는 등 역동적인 하천조성이 가능하다.

특히, 둠벙 및 굼치와 같은 수변습지의 유지용수 공급시스템을 통해 독립된 수생태계 조성이 가능하며 하안의 횡적 연속성 및 공간적 연속성을 확보하고, 하천 스스로 하천공간 구조의 형성을 유도한다.
기술에 적용된 식생 유도틀은 제방개념의 기존 방틀과는 다르게 독립적 단위개체로 구성된 유도틀을 이용하여 침식 및 퇴적을 방지하거나 유도함으로써 하천의 하안에 크고 작은 굴곡의 수변형태를 조성할 수 있다.

하천에 불연속적으로 설치된 식생 유도틀은 하천의 흐름에 저항을 주어 유속이 빠른 부분과 느린 부분을 형성하게 되며, 느린 부분의 경우 유속에 저항이 적어 수서생물의 산란 및 휴식처가 될 수 있다. 또한 유속이 빠른 부분은 은어 등의 어류가 좋아하고 유도틀의 골격인 목재는 어류에게 좋은 서식처를 제공하게 된다.

식생 유도틀을 이용한 하안 선형유도 및 자연친화적인 하천복원 기술은 대상 하천의 특성을 고려해 유도틀을 설치함으로써 친환경적인 하천복원이 가능하다. 굼치 및 둠벙과 같은 수생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함으로써 생물종의 다양성 및 개체수를 풍부하게 함은 물론 굼치 및 둠벙에서 수생생물에 의한 정화효과와 더불어 식생 유도틀에 있는 식물과 기반토 및 석재를 통한 접촉산화에 의해 오염물질의 처리가 가능하다.
설치 초기부터 인위적인 식재가 없어도 식생의 유입이 나타나 미관상 자연스러우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적인 경관을 형성하는 것도 큰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설치 후 하천의 생물상 복원을 통해 생태공원 및 환경교육의 장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식생 유도틀은 독립적인 구성을 통해 개별 설치가 가능하며, 설치가 용이해 대부분의 하천복원에 적용성이 높고 기술의 범용성이 크다. 특히, 생태복원·수질정화·친수공원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적인 친환경 기술로 적은 비용으로 큰 생태복원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 유도틀의 목재 부분은 설치 후 미생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분해되어 추후 추가적인 보완이나 유지관리가 필요 없다.
수리·수문학적인 요소를 고려한 설치로 추가적인 동력 및 보수가 필요 없으며 자연적인 침식과 퇴적을 이용하기 때문에 하천복원비용의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