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오염원은 오염물질 배출원 형태에 따라 점오염원(point-source pollution)과 비점오염원(non-point source 혹은 diffuse pollution)으로 구분한다. 비점오염원이라 함은 도시, 도로, 농지, 산지, 공사장, 대기 등 불특정 장소에서 불특정하게 수질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배출원이다. 

비점오염원은 점오염원의 상대적 개념으로, 포장 및 비포장 도로, 농지 등에 존재하는 오염물질이 강우시 유출수와 함께 유출되어 측정과 처리가 어렵다. 점오염원은 하수처리장의 확대 등 정부의 강력한 환경정책으로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비점오염원은 관리와 처리가 어려워 총 수질오염부하 중 비점오염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는 2020년도까지 비점오염원의 비중이 총오염부하의 약 72%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비점오염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량 증가로 더욱 더 증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리고 비점오염원은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보와 저수지의 수질관리와 쾌적한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그 관리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농업지역의 비점오염원은 농촌주택, 축사, 도로, 마당과 운동장, 배수로, 논, 밭, 과수원, 삼림 등 다양한 발생원에서 발생한다. 위의 여러 가지 비점오염원 발생원 중 밭은 강우량과 강우강도, 토성, 경사와 경사장, 재배작물, 경운 및 지표관리방법, 비료(퇴비, 액비 및 화학비료), 농약, 환경친화적인 최적관리방법의 도입여부, 농민의 환경보호 인식 등의 영향인자에 따라 비점오염부하의 발생량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관리하기 가장 어려운 오염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밭 비점오염원의 제어와 관리방법에 대하여 간단히 기술했다. 밭 비점오염원은 토지계 오염원의 일부이다. 우리나라의 수질오염부하 토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어느 오염원보다 높다([표 1] 참조). 2010년 산정된 오염원 그룹별 1일 비점오염물질 발생량은 토지계의 BOD 항목에서 약 710톤(63.5%), TP 항목에서 약 33.1톤(57.5%)으로서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하천 수질의 개선을 위해서는 토지계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물질을 저감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토지계 비점오염원 중 제어와 관리가 어려운 밭 비점오염원의 관리에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2. 밭 비점오염원의 관리전략 

밭 비점오염원의 관리는 영향인자가 많기 때문에 신뢰성 있는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관리정책을 개발하고, 농민을 설득하여, 농민들이 비점오염원을 저감시킬 수 있는 농업기술을 채택하게 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장기적인 밭 비점오염 저감 로드맵을 작성하고 이에 따라 연구자료 확보, 정책개발, 농민 홍보 및 참여 유도 등 연구지원과 정책이행이 체계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 

환경부의 제2차 비점오염원 관리 종합대책에서 밭 비점오염원의 제어와 관리에 관련된 항목은 흙탕물 저감사업, 비점오염저감시설 설치사업, 비점오염물질 발생·배출특성조사, 농경지 토양유실 및 토양양분 유출 비교연구, 고랭지 농업 및 경사지 밭의 비점오염 관리, 비점오염 저감시설 성능인증제, 비점오염 저감시설별 설계 및 운영기준, 효율 및 기술평가, 그리고 비점오염 저감시설의 설치 지원 사업 등 여러 가지 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은 사업을 효율적·경제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비점오염원의 생성, 운반 및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인자들을 실험처리하고 관행농법과 비교한 실측자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밭 비점오염원은 발생원 관리와 발생 후 관리로 구분할 수 있다. 발생원 관리는 밭 자체를 친환경적으로 관리하여 비점오염원의 발생과 운반이 최소화되도록 하여 밭에서 배출되는 오염원을 저감시키는 방법이다. 발생 후 관리는 발생원 관리를 잘 하여도 상당량의 비점오염물질이 배출될 수밖에 없으므로 밭에서 배출되는 비점오염원을 배수로, 침사지 등의 구조적 저감시설을 이용하여 관리하는 방법이다. 

세계은행 자료를 보면, 토양유실의 경우 발생원 관리가 발생 후 구조적 저감시설에 의한 관리보다 매우 경제적임을 알 수 있다[그림 1]. 총질소의 경우도 토양유실과 매우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그림 1]에서 Conservation tillage(보전경운), Cropland protection(농지보호), Strip-cropping(대상재배), 그리고 Vegetative cover(피복작물재배) 등은 조방농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발생원 관리방법이다. 

반면, Terrace(계단식 농법), diversion(우회수로), water way(배수로), sediment and water control(침사지), stream protection(하천제방보호)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대표적인 발생 후 관리방법이다. 조방농업에 적합한 최적관리방법을 우리나라의 집약농업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이를 응용한 관리방법을 적용하여 토양유실과 비점오염원을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발생원 관리는 농지를 대상으로 최적관리방법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부보다는 농림식품부에서 농지관리차원으로 관리 할 필요가 있다. 농지, 즉 토양에 존재하는 잠재오염원은 농지에 있을 때는 작물에 섭취되는 유용한 영양분이지만 강우유출수와 함께 하천수역으로 배출되는 수질오염을 야기하는 오염원이기도 하다.

농지의 잠재오염원은 강우유출수와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농지의 수문순환에 정통하고 유출수 관리가 가능한 농림식품부의 농업수문전문가가 담당해야 효과적일 수 있다. 반면에 발생 후 관리는 환경부와 농림식품부 등이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밭 비점오염원을 포함하는 모든 농업비점오염원은 기본적으로 농림식품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관리해야 효과적인 수밖에 없는 오염원이다. 따라서 밭 비점오염원의 관리를 위해서는 [그림 2]와 같은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림 2]의 기초실험단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집약농업에 적용할 수 있는 다수의 최적관리방법을 선정한다. 그리고 선정된 최적관리방법을 관행농법과 비교하여 비점오염원 저감효과를 측정하는 과정이다. 최적관리방법을 처리구로 하고 관행농법을 대조구로 하여 장기간의 비교실험을 통하여 신뢰할 수 있는 비점오염원 저감효과를 취득해야 한다.

 

유역모델링 단계는 기초실험에서 수집한 시험포 혹은 필지단위의 농경지에서 취득한 비점오염원 저감효과를 유역단위로 확대하여 적용하였을 때, 유역단위에서 최적관리방법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 예측하는 단계이다. 유역모델링 단계에서는 여러 종류의 최적관리방법을 모의하고 해당유역에 가장 적합할 수 있는 최적관리방법들을 선정한다. 

정책수립단계에서는 환경부와 농림식품부가 별도의 지침서나 규제안을 만든다. 농림식품부에서는 농민의 입장에서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비점오염원의 배출이 최소가 될 수 있는 최적영농방법을 개발하고 농민에게 보급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최적관리방법을 채택하는 농민에게는 최적관리방법이 기여할 수 있는 환경개선비용에 합당한 영농 혹은 환경개선 보조금을 지불할 수 있는 제도를 개발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제도는 환경부와 연합하여 개발할 수도 있다. 그리고 환경부에서는 비점오염원을 제도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규제책을 개발하고 홍보하며 시행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환경부와 농림식품부 모두 정책수립단계에서 개발된 정책과 기술을 농민에게 홍보하고 교육하며 이전할 수 있는 지속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시행단계에서는 위의 모든 단계에서 개발된 기술, 자료, 정책을 실제로 시행하며, 그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더 효율적인 비점오염원의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시행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전략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농림식품부와 환경부의 공동의 노력이 가장 중요할 수 있다. 

두 부서가 공동으로 비점오염 저감사업과 연구과제를 개발하고 추진하며 각 부서에 적합한 자료를 수집하고 정책을 개발하게 되면 두 부서의 의견이 자연적으로 일치하게 되고 또한 정책의 혼선이 없는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농민에게 더 큰 신뢰감을 줄 수 있어 사업의 성공요인이 많이 증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지역과 관련된 비점오염원 관련 연구는 주로 농업지역의 소하천을 모니터링하는 연구로 시작되었으며, 대부분의 연구에서 농경지의 비료사용에 따라 하류 하천에서 TN과 TP의 농도가 높아 수질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했다. 유역단위 모니터링은 밭과 논 지역에서 발생하는 유출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경지단위의 모니터링 연구가 진행되어 밭과 논 지역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의 유출특성을 규명하는 연구가 진행됐다. 

이후 유역 및 경지단위 연구를 바탕으로 밭과 논 지역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 물질을 저감하기 위한 평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나, 저감기법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연구는 아직도 매우 미흡하다. 특히 발생원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나 실증 실험자료가 많이 부족한 반면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2단계 비점오염원 종합관리대책에서는 발생원 관리자료를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로 하고 있어 정책의 합리적인 집행에 난항이 예고된다.

우리나라에서 적용되고 있는 농업지역 비점오염원 최적관리기술은 주로 배수로, 우회수로, 인공습지, 침사지와 같은 구조적인 비점오염 저감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발생원 관리가 아닌 발생 후 적용되는 관리기술을 중심으로 비점오염 저감 정책을 수립하고, 저감효과를 측정하고 있다. [그림 3]은 환경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발생 후 비점오염원 저감기술이다. 

이들 기술은 밭 비점오염원의 저감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술들이 발생원 관리기술과 조합하여 사용되면 더욱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원과 발생 후 비점오염원의 최적관리방법이 동시에 시행될 필요가 있다.  

[그림 4]는 우리나라의 밭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발생원 관리를 위한 최적관리방법의 예이다. 조방농업에서 적용하는 최적관리방법을 우리나라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이들의 원리를 응용할 수 있는 한국형 집약농업에 적합한 최적관리방법은 수없이 많이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다. 

[그림 4]에 나타나는 방법들을 바로 농지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들의 원리를 이용한 방법은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볏짚거적 대신 볏짚이나 기타 농업잔유물로 지표를 덮어주는 방법, 밭을 완전히 갈아엎지 않고 파종할 부분만 경운하는 방법, 고랑에 작은 두둑을 만들어 유출수의 유속을 줄이거나, 또는 밭 가장자리 유출부에 아주 작은 웅덩이만 파 놓아도 작은 비로 쓸려 내려가는 비점오염물질의 상당량을 포집하여 비점오염원을 저감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은 발생원관리방법이 발생 후 관리방법과 동시에 적용될 경우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4. 농업지역의 비점오염 저감을 위한 방향 

우리나라에서는 농업지역 비점오염원과 관련된 연구는 환경부에서 많이 주관하여 수행되고 있다. 이들의 연구는 주로 유역 및 토지이용 단위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 부하를 산정하여 오염총량제에서 사용 할 수 있는 비점원단위를 생산하거나, 이미 설치된 시설에 관한 비점오염 저감효과를 평가하는 사업에 국한되어 있다. 

이러한 연구는 농업지역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밭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원은 농림식품부와 환경부가 공조하여 공동으로 과제를 개발하고 각각의 기술지침서와 규제지침서를 개발하고 농민을 설득하고 최적관리방법을 채택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을 때 성공적으로 관리되고 또한 제어될 수 있다. 

환경부에는 비점오염원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 반면에 농림식품부에는 비점오염원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비점오염관리정책이나 기술을 개발하기 매우 어렵다. 농림식품부는 비점오염원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환경부의 비점오염담당부서와 긴밀한 공조정책을 통하여 합리적이고 경제적이며 또한 농민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밭 비점오염원의 관리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밭 비점오염원은 다른 어느 토지이용에서 발생하는 오염원보다 관리하기 어렵다. 따라서 밭 비점오염원을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다른 비점오염원의 관리는 부서간의 협력을 통하여 보다 용이한 방법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