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하수도협회는 지난 3월 18~21일 일산 KNTEX 제2전시관에서 '2014 Water Korea국제물산업박람회)' 를 개최했다. 특히, 3월 20일에는 부대행사로 '상하수도 업무개선 사례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된 우수사례 중 지난호에서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저주소(물탱크) 철거 및 위생관리 강화 사례' 와 서울시 상수도연구원의 '하수 인 화수 장치 개발 및 현장 적용성 평가 사례' 를 게재한데 이어, 이번호에서는 '기업경쟁력 강화 ·창조경제 활성화 위한 대구시 산업폐수 재이용 성공 사례' 와 '울진군 소규모 수도시설 DB및 모바일 시스템 구축사례'를 싣는다.

▲ 최정한 대구광역시 물관리 과장

최근 전 세계 각처에서 물 부족으로 인한 인류의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8년 7월, 유엔은 세계 물 부족 인구가 현재 7억 명에서 2025년에는 3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지난해 7월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 미래회의’에서는 앞으로 10년 안에 물에 의한 세계 3차 대전도 경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국민의 물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왔다. 지난 40여년 간의 물 이용량을 보면 1965년 51억㎥에서 2003년 337억㎥으로 약 6배 이상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새롭게 개발할 수 있는 수자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물재이용 외에는 최선의 대안을 생각하기 힘들다. 우선 규제 대상 미만인 집이나 사무실 등에서 사용한 물을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중수도 시설의 설치가 미흡하고, 강우 시 집수하여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빗물도 하수도를 통해 하천으로 버려지고 있어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 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하수처리장이나 폐수처리장에서 나온 처리수를 하천이나 바다로 흘려보낼 것이 아니라, 물 수요 관리 측면에서 재이용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으나 시민의식은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상수·하수에 이어 중수도와 하·폐수 처리수의 재이용 등 물을 재이용하는 사업을 ‘제3의 물산업’이라 부르며 새로운 산업으로 급속히 육성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4대강 중 낙동강은 강우량이 적고 갈수기에는 하천유지수 부족으로 수질관리는 물론 수돗물 생산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리권 및 수자원 확보 관련 분쟁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위천 국가공단 조성문제로 야기된 물 문제 해결을 위해 2002년 1월14일 「낙동강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 즉, 낙동강 특별법을 제정하고 우리나라 최초로 수질오염 총량관리제를 대구광역시 필두로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하게 됐다.

이 제도는 부산·경남 지역의 맑은 물 공급을 위해 ‘선 삭감, 후 개발 원칙’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2003년에 하수발생량 대비 130% 처리능력과 고도처리시설까지 완비한 대구광역시는 국가 과학산업단지, 첨단의료 복합단지 개발사업 등의 추진을 위해서 하·폐수는 물론 빗물까지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재이용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수질오염물질 삭감이 어렵고 이대로는 개발사업에 대한 총량할당은 더욱 난감한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대구광역시는 2007년부터 수질개선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최초로 ‘달성산업단지 폐수 종말처리장 고도처리수 재이용 민간투자사업(BTO)’을 중앙정부에 제안하고 국가정책에 반영하여 총사업비 105억7천800만 원(국비 67억5천만 원, 민자 38억2천800만 원)의 ‘DAEGU NEW WATER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성공했다.

2008년 12월 환경부 민간투자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이 사업은 환경부에서 진행하다가 2010년 9월 대구광역시 주관으로 이관되어, 2011년 1월 대구광역시는 한국환경공단과 민간투자사업 업무대행 협약을 체결했다.

2012년 6월 코오롱워터앤에너지㈜와 화성산업㈜에서 공사를 착공하고 시험가동을 거쳐 2013년 9월15일부터 안정적으로 공업용수를 공급함으로써 물 재이용 시대의 첫 걸음을 시작했고 오염총량관리제의 근간인 ‘선 삭감, 후 개발’ 원칙을 준수했다.

이번 사례로 대구광역시 물 관리 정책이 중앙정부는 물론 파주시 등 전국 자치단체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대구시는 본격적으로 4대강 살리기, 녹색성장과 국가성장 동력산업 17개 분야 200개 과제인 폐수 재이용 시대를 열어나갈 계획이다.

■ 사업대상 현황·추진 경과  달성산업단지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논공읍에 소재하고 있으며 1979년 3월 지정 승인하고 1980년 5월부터 1983년 12월까지 단지를 조성했다. 공단면적은 410만5천㎡이며 314개 업체의 종업원 수는 1만4천36명으로 하루 2만3천㎥의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오·폐수 발생량은 총 2만1천046㎥/일, 이 중 오수는 9천261㎥/일, 산업 폐수는 1만1천785㎥/일이다. 하루 2만1천16㎥을 처리하는 달성산단 폐수처리장의 부지는 4만4천663㎡이고 용량은 하루 2만8천㎥ 수준이다. 

유입수질 설계기준은 BOD 250㎎/L, COD 250㎎/L, SS 250㎎/L이고, BOD 12㎎/일, COD 28㎎/일, SS 27㎎/L이나 고도막분리시설 추가로 약 90%이상 처리 후 낙동강으로 방류하고 있다. 또한 수질오염사고 대비와 비가 내릴 때 비점오염물질을 차집하여 맑은 날 처리를 위한 완충저류조(시설용량 17천㎥)를 2007년에 완공하여 운영하고 있다.

달성산업단지 폐수 재이용사업은 고도처리시설 설치사업이 계획된 시점부터 준비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고도처리시설 설치사업은 낙동강 하류지역 수질개선과 수질오염총량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사업비 200억 원, 2만5천㎥/일 시설용량의 고도 막분리(KSMBR)시설을 2007년 6월부터 착수하여 2009년 12월에 준공했다. 

이 고도처리시설은 BOD는 3㎎/L이하, 총질소(T-N) 10㎎/L, 총인 1㎎/L 이하로 상시 일정한 수질로 유지할 수 있도록 수질을 보증함으로써 방류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나 도입 초기에는 하천으로 방류할 계획이었다. 대구광역시는 인근 제지업체에 공업용수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여 파일럿 테스트 검증을 거쳐 재이용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 오염물 삭감 편익  대구광역시는 낙동강수계 오염총량제 관리대상 지역으로 「낙동강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의 제9조제2항에 따라 목표수질을 달성·유지하기 위하여 오염총량관리 기본계획 및 오염총량관리 시행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오염총량관리제도는 관리하고자 하는 하천의 목표수질을 정하고, 목표수질을 달성·유지하기 위한 수질오염물질의 허용부하량(허용총량)을 산정하여, 해당 유역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부하량(배출총량)을 허용총량 이하로 규제 또는 관리하는 제도이다. 허용총량 안에는 개발계획에 대한 개발부하량이 존재하여 허용총량을 초과할 시, 개발계획이 유보 및 취소가 되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허용총량이 초과하지 않도록 지역의 삭감계획을 수립하여 오염총량 대상기간 동안 할당량을 만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달성산단 폐수종말처리장 방류수를 하루 1만1천500㎥ 재이용함으로써 하천에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영향을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표 3]과 같이 삭감부하량을 산정했다. 재이용수의 삭감량은 우선 재이용하지 않은 상태의 부하량과 재이용 후의 부하량을 비교하여 그 차이만큼을 삭감량으로 가정했다. 
달성산단 폐수처리장 재이용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2013년)의 법적 방류수수질을 이용하여 재이용 후 현풍하수처리장으로 연계처리하기에 법적방류농도 기준으로 삭감량을 산정했다.
 
생산원가, 연간 17억4천만원 절감

■ 온실가스 저감량 산정  기후변화로 인한 장래 수자원 부족현상이 예상됨에 따라, 처리 후 방류하던 하·폐수를 다양한 수요처에 재사용하는 도시 물 순환체계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고도 처리하여 수질이 양호한 하·폐처리수를 공업용수·농업용수·생활용수 등의 용도로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 도모 및 향후 물 부족에 대비할 수 있다. 

또한, 달성산단 폐수처리장의 방류수를 재이용함으로써 하천수질에 오염영향을 감소하고 공업용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요 에너지를 상쇄할 수 있어 CO2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달성산업단지폐수종말처리장 공업용수 재이용을 통하여 연간 온실가스 323(CO2)톤을 저감할 수 있는데, 이를 수목 탄소저장량과 비교하면 나무 한그루의 탄소저장량은 연간 0.0344(CO2)톤으로 연간 9천400그루의 수목을 식재하는 효과와 같다.

■ 생산원가 절감 편익  재이용수 수요처인 2개 업체는 현재 낙동강에서 용수를 취수하고 있으며 물이용부담금, 낙동강원수취수비용, 하수도 사용요금 등의 비용으로 ㈜세하 590.3원/㎥, 경산제지㈜ 630원/㎥을 부담하고 있으나, 향후 재이용수 사용을 통하여 187.52원/㎥의 비용만 지출하면 된다. 생산원가 절감 편익은 하루 414.8원/㎥, 연간 17억4천140만 원으로 산정됐다.

■ 취수시설 유지관리비 절감 편익  재이용수를 공급받게 되는 ㈜세하와 경산제지㈜는 현재 낙동강에서 공업용수를 취수받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4㎥×70mH(90Kw×2P)의 펌프 2대를 활용하여 1만1천500㎥/일의 공업용수를 취수하고 있다. 

현재 두 업체의 취수시설 유지관리비는 총 1억4천83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이용수 공급 후 취수 절감량은 보일러 급수 및 연수(軟水) 제조용 1천500㎥/일을 제외한 7천㎥/일 연간 1억2천210만 원의 편익이 발생한다. 재이용 공급 후 취수시설 유지관리비 절감비율은 82.35%에 달한다.

■ 공업용수 추가 공급 편익   ㈜세하와 경산제지㈜에서 실제 소비되는 재이용수는 공급가능량 1만5천㎥/일 중 1만1천500㎥/일로 나머지 3천500㎥/일의 잉여량이 발생한다. 대구시는 재이용수 공급 잉여량 3천500㎥/일을 인근 수요처(대구 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공공용수 포함)에 추가로 공급할 계획에 있어 공업용수 추가 공급 편익을 [표 6]과 같이 산정했다. 

우선 재이용수는 물이용부담금과 하수도요금이 면제되므로 낙동강에서 취수하는 공업용수보다 공급편익이 402.78원 저렴하며 이를 연간으로 계산했을 경우 5억1천460만 원의 경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질개선·수자원 이용가치 극대화

■ 오염물질 절감 편익  2단계 오염총량관리제 시행(2011∼2015년)에 따라 추가로 총량관리대상 오염물질로 지정된 T-P(총인) 제거를 위해 달성산업단지 폐수처리장의 고도처리 개선 공사 시 설치된 약품 응집 침전설비에 응집제(Alum)를 투입하여 T-P농도를 방류지점의 오염총량계획 낙본G 단위유역의 목표수질인 0.137㎎/L 이하로 제거하고 있다. 따라서 처리장에서 소요되는 응집제, 알칼리제, 슬러지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므로 [표 7]과 같이 편익을 산정했다.

■ 산업폐수 재이용 효과  먼저, 산업폐수 재이용의 경제적 효과는 △제지업체의 생산원가 절감 △취수시설 및 유지관리비 절감 △공업용수 추가 공급, 오염물질 저감 비용을 포함하여 연간 24억1천720만 원으로 산정됐다.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환경개선 효과를 산정한 결과, 별도 예산 지출 없이 BOD 기준 약 207.1㎏/일, 지구온난화 물질 323(CO2)톤/년을 삭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 부족사태에 대비한 안정적인 공업용수 확보와 낙동강 원수 미 취수로 갈수기 유지용수 증대, 낙동강 수질 개선에 기여하며 2013년 에너지 성과 분야 38위인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기술분야의 취약점인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발굴의 모델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다. 

또한, 대구시가 전국 최초로 폐수 재이용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함으로써 ‘2015년 세계 물포럼’ 개최도시로써의 위상을 제고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향후 물 재이용 우수사례로 기록되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사업 성공요인  대구시는 장래 계속적인 공업용수 가격상승을 예상했으며, 갈수기·홍수기에 안정적인 공업용수 취수가 곤란하기 때문에 생산품질 저하를 해결하는 제지업체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달성산단이 수자원공사의 광역상수도망 확충계획에 의해 공업용수를 공급함에 따라 재이용사업 중단 위기를 맞았으나, 시에서 인근 제지업체의 공업용수 사용량을 조사하고 고도처리수 모형실험, 수질검사를 다각적으로 검증하여 합의점을 찾아냈다. 

또한, △제지업체를 선정 △공급변경계획을 환경부에 제출 △수 차례의 간담회 △관계기관 방문, 건의 등 끊임없는 정보공유와 소통을 거쳐 각 부처의 이익에 충실한 재이용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수요업체의 초기투자액을 이용기간 사용량에 따라 대금 납부하는 민간투자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수요업체의 경제적인 부담을 해소하고자 했다.

■ 산업폐수 재이용수 공급확대 방안  산업폐수 재이용수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 첫째, 공공하수처리시설과 수요처간 공급 관로가 없고 막대한 건설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재이용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수자원공사, 상수도사업본부, 지역자치단체 등 소속 부처간 이해관계로 인해 재이용  사업 확대에 한계가 있다. 공급하는 당사자는 당장 재이용 사업이 활성화 될 경우 예산지원 등에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셋째, 수요처 확보 문제이다. 아무래도 폐수 재이용수이기에 수요처 입장에서는 수질 문제 때문에 사용을 기피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급관로의 국비 예산지원이 절실하다. 이번 사업의 경우, 사업비 106억 원은 업체의 초기투자액을 이용기간 사용량에 따라 대금을 납부하는 민간투자방식으로 추진하여 기업의 시설비 부담을 완화했다.

사업 초기 당사자간 이해관계 문제는 충분한 협의를 통하여 장래 환경·경제적 효과가 충분함을 공감하고 업무협조를 이루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를 위해 현재 제공하고 있는 제지공장을 포함하여 환경기초시설 방류수 수질이 공업용수 등으로 재이용 가능한 수요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참고문헌] 1. 최정한, 김동겸, 2009, 달성산단 폐수 재이용사업의 환경·경제적 편익분석, 대구광역시 2009 시정연찬 2. 김기호, 2011, 달성산업단지 산업폐수 재이용 사업 타당성 분석, 대구경북연구원 3. 코오롱워터앤에너지, 2012, 국내·외 물 재이용 현황 및 추진사례 4. 환경부, 2011, 물 재이용 기본계획(2011∼2020) 5. 김기호, 2011, 물 재이용 사업 활성화로 블루골드시대 대비하자!, 대경 CEO Briefing 318호, 대구경북연구원 6. 대구광역시, 2004, 대구광역시 수질오염총량관리 기본계획 7. 환경과학기술연구소, 2005, 하수재이용 기술 심포지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