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08년 4월호 특집 기사]

 

 

 

 

▲ 진대규 (춘천시 수도과 지하수담당)

지하수는 토지소유권의 범위로 인식돼 누구나 무제한으로 개발·이용이 가능했으나 1998년 1월 「지하수법」이 시행되고 1999년 3월과 2001년 1월 그리고 2005년 12월 등 수 차례 개정을 거쳐 현행제도로 관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그러나 지표수 위주의 수자원정책, 일반국민들의 지하수에 대한 인식부족, 관리체계 미흡으로 무분별하게 지하수가 개발·이용되고 방치공 및 오염원의 통제곤란 등 지하수관리상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공적자원인 지하수의 개발과 관리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기초자치단체장에 있는 법 현실에서 인력과 예산부족을 이유로 적절한 정책개발과 효율적이고 예방적인 지하수관리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관내 단위행정구역별로 오염물질과 오염 원인을 분석해 합리적인 수질보존대책의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수질환경 변화상태를 지속적으로 추적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실태분석 범위는 2007년 물 관련 검사기관에서 수질검사 실시한 659건의 수질검사 결과서를 토대로 구역별, 오염항목별로 조사했다.

 

 

이용 효율 낮은 물 부족 국가
춘천의 행정구역 면적은 1천116.35㎢로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형 지형으로 분지내부는 도시 형태로 외부는 농촌인 도·농 복합적 형태의 도시다. 전면적의 76％ 이상이 산악지대에 속하여 산수가 수려하고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강수량이 연간 1천266.8㎜에 이르고 다목적댐인 소양강댐을 비롯한 춘천댐, 의암댐의 총 저수량은 31억200만 톤이다. 공공기관에서 관리되는 저수지 29개소는 농사용 관계용수로 활용되고 소양강, 북한강등 직할하천에서 소하천에 이르는 총 연장은 737.76㎞에 달한다. 풍부한 호소수와 하천 표류수를 보유하고 있는 춘천시는 외견상 물의 도시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

강원 영서지역에 위치한 춘천은 교육과 문화, 행정의 중심도시로 25만6천455명의 인구에 9만4천957세대가 거주하는 중소도시이다. 전체면적 중 임야 76％, 경작지 9.8％, 하천 3.6％, 도로 1.5％, 대지 1.4％, 기타 8.2％ 지목별로 구분되고 인구의 8.2％인 2만822명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욕구에 의해 도시의 팽창과 농촌의 개발이 가속되고 있다. 따라서 인구가 연평균 0.52％ 점증하는 추세이며 수자원 환경도 비례하여 오염정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수자원의 원천인 강수량은 우리나라가 연 평균 1천283㎜로 세계평균 973㎜의 1.3배에 이르나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강수량은 연간 2천705㎥로 세계평균의 12.5％에 불과하며 UN에서 180개국을 대상으로 비교한 결과 146위의 물 부족 국가이며 수질은 8위에 해당한다. 그나마 강수량의 70％가 여름철에 집중돼 홍수와 가뭄이 빈번하고 물 이용 효율이 낮다.

 

 

생활용 지하수 이용률 상수도 5배

이용가능한 수자원을 빗물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증발산(蒸發散)으로 36％, 하천유출 52％, 지하에 함양되는 지하수는 12％에 불과하다. 지하수개발 가능량은 빗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보충되는 양으로 추정하나 대수층의 발달이 미약해 대규모 지하수 개발은 극히 제한적이다.

물은 호소수, 하천 표류수, 지하수를 수원으로 하여 음용수, 생활용수, 농·공업용수의 용도로 이용되며 상수도, 간이상수도, 지하수시설 등 물 공급방식에 따라 현행 법체계의 제 규정이 나뉘어 이용 관리된다.

춘천시 지하수개발·이용 상황을 전국 및 강원도 평균으로 비교분석한 결과 지하수개발 밀도와 이용량은 전국평균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수시설이 대부분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농촌지역에 분포하고 있고 상수도 이용률(보급률 93.4％, 급수인구 24만1천80명, LPCD 345L)과 비교해 생활용지하수 이용률은 LPCD 1천500L로 큰 차이를 나타낸다.

이러한 원인은 △사수(私水)로의 인식으로 무분별한 지하수이용 △시설용량을 이용량으로 산정하는 오류에서 기인하나 정확한 이용량 파악을 위해서 광범위한 실태조사가 요구된다.

지하수의 개발과 이용에 관해 「지하수법」에서 독립적 법 지위를 갖추고 있으나 법원천(法源泉)은 「헌법」 제120조 규정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지하수 이용시설은 허가함이 원칙이나 경미한 시설은 신고 예외를 「지하수법」에서 인정하고 있다.

지하수시설은 매년 평균 2.8%씩 증가하며 지하수 수량 관리를 위해 △개별이용을 억제하고 지구단위로 개발 △상수도 공급확대 △방치공의 관리와 지하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개인토지에 부속한 소유물에서 물 부족에 대비한 후세를 위한 귀중한 자원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지하수의 수질보전과 관련한 제반 규정은 「지하수법」과 「지하수의 수질보전 등에 관한 규칙」에서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지하수의 수질기준 및 오염방지 등의 일반적 지하수 수질 부문은 「지하수법」에서, 먹는 샘물의 관리는 「먹는물관리법」, 상수원용 지하수관리는 「수도법」에서 각각 규정한다.

「지하수법」에서 규정한 수질관리 사항은 제6조(지하수관리 계획 수립), 제9조(준공신고), 제16조(지하수 오염 유발시설의 오염방지 등), 제18조(수질오염의 측정), 제20조(수질검사 등)에서 시설물의 설치나 수질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지하수법 시행령」 제31조(수질검사의 항목)에서 음용수는 「먹는물관리법」 제5조 규정을, 기타용수에는 「수질환경보전법」 제7조의 규정에 의한 수질오염공정 시험방법에 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국내 지하수 잠재오염원 6군 35종

지하수는 수일에서 수 백만년 지하로 축적되는 동안 주변 토양이나 암석과 반응하는 시간이 길어 지역의 지질 상태에 따라 물의 성분이 달라진다. 자연 상태에서도 수은, 비소, 불소 등의 유독성 물질을 흡착해 오염되지만 외부 오염물질이 지하수계에 유입되면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정화처리가 어렵다.

즉, 1g의 제초제가 유입되면 1만㎥의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어 오염원의 관리와 방지대책이 요구된다. 지하수 오염원은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으로 구분할 수 있고 국내의 지하수 잠재오염원은 6군 35종으로 분류된다.

오염물질이 지하수와 접촉해 이류(advection)하거나 지체(retardation)하여 이동하는데 용해도가 큰 물질인 염소 등은 이류하고 용해도가 낮은 물질은 지체된다. 지체를 일으키는 요소에는 △흡착(토양이나 암석에 오염물질이 붙어버리는 현상) △분산(오염체가 지하수 흐름에 수직으로 퍼져나가는 현상) △생분해(시간이 지나면서 오염체가 화학적, 생물학적으로 분해) 되는 현상이 있다.

이와 같이 오염원이 이동 및 확산되지 않으면 해결하기 쉬우나 지하수는 지질학적 특성, 지하수의 유동, 오염원의 종류와 농도, 오염물질 유입 빈도에 따라 복잡하게 움직이므로 오염된 대수층내의 지하수를 음용수 수준으로 정화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 지하수정화의 노력이 오염체의 확산방지와 대수층의 부분적 정화만을 실시하고 있고 이러한 정화활동으로는 △1차 오염원의 제거 △지하수의 오염물질과 정도를 수리지질학적으로 조사 △지하수의 이동과 확산억제, 감시조치 등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지하수 정화기술 부족이라기보다 환경정화에 나타나는 꼬리효과(tailing effect)로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하수는 오염 후 정화하기보다 오염되기 전에 보호하는 것이 좋다.

 

 

수질측정망 등 지하수오염 방지

일반적으로 지하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 기술들이 적용된다. 첫째, 수질측정망 구축이다. 지하수의 유동과 오염현상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관측정을 설치한다. 하지만 관측정을 설치하기 전에 오염 지역의 지층구조, 지하수의 유동방향, 지하수를 사용하는 대수층의 위치, 오염물질의 물리·화학적 특성 등에 대한 정확한 조사 자료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예산을 들여 설치한 관측정도 쓸모가 없을 수도 있다. 이러한 관측정을 지역적으로 적절한 위치에 설치해 일련의 네트워크를 설정하였을 때 수질측정망이라 한다.

둘째, 보전구역 설정이다. 지하수의 유동경로에서 △중요한 대수층에 지하수가 축적되는 지역이나 △인근 취수정에 인접한 지역을 설정해 지하수오염을 유발할 수 있는 산업 활동과 개발을 규제하는 것이다.

셋째, 오염 취약지구 조사 및 관리이다. 지하수 환경에서 오염물질의 이동은 매질(媒質)의 공극(空隙)과 투수성(透水性), 지하수면의 깊이, 지형조건, 오염물질의 유입방법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요인들을 지질정보를 이용하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 일정한 지역에 대해 지하수오염의 취약성을 예측 평가할 수 있다.

지하수를 음용수로 이용하는 경우 「먹는물관리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한 먹는물 수질기준을 적용한다. 지하수를 음용수로 이용하는 경우 외에 생활용수, 농·어업용수, 공업용수로 이용하는 경우 「수질환경보전법」 제7조 규정에 의한 용도별 수질기준을 적용한다.

생활용수 및 공업용수로서 1일 양수능력이 30톤 이상인 경우와 농·어업용수로서 1일 양수능력이 100톤 이상인 지하수 이용시설에 대해 수질검사를 실시한다. 수질검사 주기는 음용수는 준공신고 전, 그 후에는 2년에 1회(1일 양수능력 30톤 이하는 3년에 1회)실시하고 생활, 농업, 어업, 공업용수는 3년마다 검사를 받아야 한다.

수질검사는 지하수개발·이용자가 수질검사의뢰→담당공무원 입회하에 시료채취→수질검사 실시→수질검사 결과 통보→부적합일 경우 수질개선조치명령의 절차로 진행된다. 2007년 춘천에서 실시한 지하수 입회검사의 수질검사 결과서를 기초로 조사했는데 시기별로 1/4분기 92건, 2/4분기 152건, 3/4분기 87건, 4/4분기 102건 총 433건에 대하여 구역별, 오염항목별 부적합 건수를 조사한 결과 그 중 98건이 수질기준 부적합으로 나타났다.

 

 

▲ 항목별 오염실태

조사내용을 살펴보면 일반세균 등 미생물에 대한 수질오염이 24건, 지질환경 등에 의한 유해영향 무기물질에 대한 수질오염이 32건, 외부로부터 오염유발이 우려되는 유해영향 유기물질이 4건, 나머지 38건의 수질오염은 심미적 영향물질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초 수질검사에 대한 부적합 비율이 22%에 이르고 지하수 오염 상황이 일반세균과 질산성질소에 의한 오염이 수위를 차지하며 지하수관정의 청소와 소독 그리고 적절한 양수를 통해 대다수 수질은 회복됐다. 따라서 지하수 오염은 부적절한 관정관리와 토양오염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춘천시 관내에서 발생되는 지하수오염 원인을 분석하면 위생과 관정관리 소홀로 인한 인위적인 오염이 전체 오염원인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 무기비료 사용과 자연환경 등으로 토양오염에 의한 2차적 지하수오염이 발생하는 비율이 44%로 농촌지역에서 많이 나타났다. 그리고 지하수관정의 개발과정에서 유기용제 오염이 의심되는 사례가 4건 나타났다.
오염항목별로는 탁도 20건, 일반세균 17건, 질산성질소 15건 순으로 오염실태를 나타났고 지역적으로 도시근교 농촌지역인 동산면과 서면지역이 각각 16건으로 지하수 수질오염의 수위를 차지하고 이어서 동면지역이 13건으로 수질부적합 사례가 나타났다.

 

 

▲ 지역별 수질부적합 사례

오염방지 설비·위생관리 철저

지하수 수질 오염은 지하수 의존도가 농촌 지역이 도시 지역에 비해 높고 청정 이미지를 신뢰하는 정서가 존재하기 때문이지만 근본적으로 지하수이용시설의 오염방지시설 설치나 관정의 청소관리가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부적합한 지하수를 이용하기 위해 미생물에 의한 지하수오염은 위생관리와 염소소독만으로 처리가 가능하지만 자연환경과 무기물질에 의한 지하수 오염은 정수장치가 필요하다.

지하수 수질관리를 위해 장기적으로 △오염방지 설비와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의 관리를 강화하고 △지하수 수질오염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하수 수질측정망을 세밀히 운영하여 수질변화의 추이에 따른 대책이 따라야 한다.
지하수가 환경재해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지하수 고갈, 지반 침하, 수질오염을 들 수 있다. 지하수 최적 관리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료갱신이 필요한데 관정 위치의 정보를 GPS 좌표로 관리하고 수질상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또한 지하수의 오염원과 오염형태는 지표수와 유사하나 일단 오염물질이 지하수계에 유입되면 확인, 조절, 정화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지하수는 수량과 수질의 적절한 관리를 지하수보존구역지정 등의 행정규제가 아닌 △상수도보급 확대 △지하수의 공동이용활성화 △지하수의 보존교육과 홍보활동 강화로 지하수오염예방이 가능하다.

앞으로 지하수개발·이용 허가 시 해당지역의 예측 가능한 수질오염 상황을 적용해 지하수관정의 심도나 그라우팅 시공, 오염방지 시설의 제원 등을 반영하는 행정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지하수의 적절한 이용을 도모하고 지하수오염을 예방하며 공공의 복리증진과 지역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 효율적인 지하수 수량관리를 위해 개별 이용을 억제시키고, 방치공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 농촌지역에서의 지하수 수질오염이 심한 것은 지하수 이용시설의 오염방지시설 설치나 관정의 청소관리가 부적절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