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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몰려온다 - 높아지는 해수면, 가라앉는 도시, 그리고 문명 세계의 대전환』

제프 구델 지음 / 북트리거 / 480쪽 / 21,000원

10여 년 동안 기후변화에 관한 글을 꾸준히 써온 저널리스트 제프 구델은 『물이 몰려온다』를 통해 해수면 상승이 막연한 얘기가 아니라 명백하고 시급한 현안임을 세계 각지 현장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핵심 사실인 해수면 상승의 실체를 다룬 물에 대한 결정판 보고서다. 저자는 매년 18미터씩 해안선이 잠식되고 있는 알래스카의 원주민 마을, 해수면 상승과 허리케인 ‘샌디’로 광범위한 지역이 초토화된 2012년 뉴욕, 해수 침투로 민물이 부족해 식수 및 토양 염류화 문제를 겪고 있는 마셜제도 등 물의 습격을 받고 있는 도시의 현실을 보여준다. 기후위기에 대한 과학의 경고는 엄중하지만 우리는 이야기만으로는 그 위기를 실감하기 힘들다. 특히 해수면 상승은 비교적 변화가 느려 그 실태를 단기간에 목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저자는 수년간의 취재를 바탕으로 수면 상승으로 고통 받고 있는 기후 취약국의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룬 가난한 저지대 국가의 비극적인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며 기후위기에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부유 산업국가에 긴급 행동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에너지 의존성은 줄어들 줄 모르고 극단적 열기와 지구온난화가 기후 위기의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오늘날, 그의 글은 전 세계적인 환경 재난을 저지하는 방법에 관해 아울러 우리가 행동하지 않을 경우 어떤 위험이 초래되는지에 관해 중요한 시각을 제공한다. 재난이 닥치기 전, 그 대응법에 관해 어렵고 값비싸고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는 법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곧바로 재난이라는 결과로 향할 것이다. 저자는 ‘우리의 정치적 시간은 지질학적 시간보다 뒤처지고 말았다’고 말하며 천천히 뜨거워지는 물 속에서 넋 놓고 있다가 죽게 된 개구리와 우리의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경고한다.

[『워터저널』 2022년 1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