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수돗물 ‘아리수’는 정수장 6개소와 취수장 4개소를 통해 1천만 명이 넘는 시민들에게 보급률 100%, 유수율 95.1%의 안정적인 물을 하루 평균 317만㎥ 규모로 공급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는 2012년부터 수질검사항목을 기존 155개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수준인 163개 항목으로 늘렸으며, 올해까지 모든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구축하게 되면서 보다 질 좋고 안전한 물공급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서울시는 연간 7천억 원 이상의 예산을 소요해 고품질의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지만 정작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는 낮은 실정이다. ㈔시민환경연구소가 2014년 10월 국민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음용수 이용현황조사’ 결과 우리나라 전체 평균 약 22.2%만이 수돗물을 식수로 음용하며 서울시는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조사에 따르면 많은 국민들은 정수기 물이나 먹는샘물을 이용하며 특히 젊은 연령층이나 경제적 부유층이 먹는샘물의 이용 비율이 높다. 이는 편리성과 더불어 업체의 특성화된 해외 병입수 수입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고급화 전략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 ㈔시민환경연구소가 2014년 10월 전국민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음용수 이용현황조사’ 결과 우리나라 전체 평균 약 22.2%만이 수돗물을 식수로 음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수돗물 불신의 주요 원인으로 상수원 오염과 노후관망을 꼽았다. 사진은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오는 모습.

서울시는 2004년 2월부터 수돗물에 ‘아리수(Arisu)’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는 일정 부분 구축했으나 수돗물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로 연결되지는 못해 시민들은 여전히 수돗물에 불신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이 수돗물을 음용수로 사용하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는 △원수의 수질오염 우려 △수도관망 오염 문제 △수돗물의 맛·냄새 등이 지적된다. 원수 수질오염 및 수도관망 문제에 대한 우려는 연령이 높을수록 크게 나타나며 수돗물의 맛·냄새 등 기호와 건강에 대한 우려는 연령이 낮을수록 크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수돗물 불신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사회가 수돗물을 음용을 권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전파되는 회의장 등의 모습을 살펴보면 먹는샘물이 비치된 모습이 발견됨에 따라 시민들은 정치인 및 공무원, 기업인들 등 여론주도층(Opinion Leader)이 먹는샘물이나 정수기 물을 음용수로 이용한다는 인식을 받는다.

최근 아리수의 모습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회의실은 먹는샘물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오피니언 리더들이나 지도층, 공무원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미디어는 정수기 사용과 먹는샘물의 음용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TV에서는 다양한 먹는샘물과 정수기 광고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드라마에서도 정수기 물이나 먹는샘물을 음용하는 장면이 방송된다.

건강 관련 프로그램 또한 건강을 위해 시판되는 다양한 병입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음용을 권장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쳐 정수기가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게 되고, 고급 생수를 마시면 건강이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제공한다.

시민 관심 있어야 수돗물 계속 발전

수돗물 음수대의 인프라 또한 부족하다.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은 2012년 기준으로 전국 98.1%를 달성했으며, 서울시는 100%에 이르렀다. 이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수돗물을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수돗물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는 것에 비해 수돗물 음수대를 찾기 어려워 편리성을 뒷받침하기 부족한 실정이다. 시민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리수 음수대 설치가 확대되어야 하며 음수대의 설치가 어려운 지역 등은 이동식 음수대 설치를 고려해야 한다.

▲ 시민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리수 음수대 설치가 확대되어야 하며, 음수대의 설치가 어려운 지역 등은 이동식 음수대 설치를 고려해야 한다.

수돗물은 중요한 공공자산으로 시민의 세금으로 정수장 및 취수장이 설립되며 시민이 지불한 요금으로 공급·유통된다. 따라서 많은 예산이 투자되지만 시민들의 불신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상당한 사회적 낭비가 될 수 있다. 시민의 관심과 수돗물의 수질은 비례하며 시민의 관심이 바탕이 되어야 수돗물 또한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이에 수돗물의 가치는 시민들의 책임 있는 소비문화와 연계되어야 한다. 정수기는 전력 소모량이 선풍기의 약 5배에 이르며, 정수된 물 1병을 만들기 위해 약 3병 반에서 4병 반이 소비된다.

먹는샘물은 전 세계적으로 1분에 약 3천 개의 병이 버려지고 있어 플라스틱(PET)병 폐기물이 유발하는 문제 또한 심각하다. 이에 시민들의 의식 있는 수돗물 사용은 지하수와 전력 등 미래자원의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고 폐기물 발생을 감소시켜 환경을 보호한다.

환경을 보호하는 소비는 결국 개인에게도 이로운 행위임을 인식해 올바르고 지속가능한 물소비문화로 확산·연계되어야 한다. 따라서 수돗물을 마시면 나타나는 효과 등에 대해 사회적 책임, 자연에 대한 책임, 지구적으로 건강하게 이해하는 가치 등을 부여하고 이해하는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 수돗물을 마시면 나타나는 효과 등에 대해 사회적 책임, 자연에 대한 책임, 지구적으로 건강하게 이해하는 가치 등을 부여하고 이해하는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수돗물 이용문화 확산 정책지원 필요

「수도법」에 따르면 국가는 모든 국민이 질 좋은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이 있다. 해당 지자체는 관할 지역의 상수원의 관리, 수도시설의 관리 등에 노력하고 수도사업자는 수돗물을 안전하고 적정하게 공급해야 하며, 국민은 수돗물을 합리적으로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수도법」에 명시되어 있다.

국가와 수도사업자인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의무는 국민의 신뢰를 기본으로 하며, 국민의 신뢰는 국가나 수도사업자가 철저한 수질관리를 통해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노력에서 형성된다.

이에 수돗물 이용문화 확산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 그동안의 수돗물 정책은 공급 위주의 양적 확대와 수질 향상에 주력했다면, 고도정수처리의 도입 완료 시점을 계기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요구된다.

시민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는 원수관리부터 정수, 공급관로의 세세한 부분까지 정보를 제공하고 알리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또한 수돗물의 복잡한 시스템에 대해서도 시민들에게 쉽게 알리기 위해 고민하고,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정보 및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제시한다면 시민들은 점차 수돗물을 신뢰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을 통한 수돗물 관련 지식과 정확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다양한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이용한 네트워크 활성화 및 정보제공, 각 단위 오프라인 모임 지원, 교육 컨텐츠 및 실행력 확보 등의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 시민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는 원수관리부터 정수, 공급관로의 세세한 부분까지 정보를 제공하고 알리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사진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설치된 아리수 통합정보센터.

수돗물에 대한 정보와 이해는 인식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만, 시민들은 그동안 수돗물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정보를 제공받을 기회가 매우 부족했다. 수돗물 교육에 대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한 후 각 단위에서 단기, 중·장기에 따른 교육의 목표와 내용의 수립이 필요하다. 또한 수돗물 교육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확산되기 위해서는 분명한 실행단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관심은 일상생활에서 출발되어야 하며, 동 단위 주민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결합하여 주민 소모임을 지원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현명하게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알리고 정부의 일관성 있는 수도정책을 촉구하는 등 수돗물 시민네트워크가 해야 할 역할은 크다.

한편 수돗물 불신의 주요 원인으로 원수오염과 노후관망이 주로 언급된다. 오염된 원수는 수질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며 노후관망은 수돗물 음용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한다. 이에 서울시는 유역관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상수원을 보호해 최적의 관망관리에 대한 정보, 노후관 우려지역 및 안심지역 등에 대한 정보, 노후관 교체를 위한 계획 등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 수돗물에 대한 정보와 이해는 인식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만 시민들은 그동안 수돗물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정보를 제공받을 기회가 매우 부족했다.

수돗물은 사회 안전망으로 자본의 상징이며 도시가 발달하면서 인간의 수명 연장에 기여한 최대의 발명품이라고 일컫는다. 이처럼 수돗물은 신뢰·배려·참여·소통·혁명·나눔 등의 의미를 내포하며 총괄하는 매개체로 수돗물 음용에는 사회적 자본의 원리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저렴하고 안전한 양질의 수돗물 공급은 전 세계적으로 인권을 나타내는 핵심목표가 되기도 한다.

수돗물은 한정된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물로 마셔도 병에 걸리지 않는 깨끗한 물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정수기물이나 먹는샘물을 이용할 수 있으나, 올바르지 못한 정보나 무관심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면 바로잡아야 한다.

수돗물에 대한 신뢰는 1990년대 발생했던 빈번한 수질사고와 2000년대 공급 확대 위주의 시기를 거치면서 점차 잃게 되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 당사자간의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수돗물에 대한 연구는 분석·측정·계획·공급 등의 인프라 쪽에서 많은 발전을 보였으나, 이제는 음용 문화에 대해 관심을 돌리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정보 제공·소통 방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돗물과 관련된 사회적 자본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시민이 수돗물을 신뢰하고 마시는 것은 우리사회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동시에 튼튼한 사회적 자본을 지니고 있음을 나타낸다.

아울러 폭염 등의 기후변화에 대비한 물공급 등 서울시의 다양한 정책이 요구된다. △미디어의 전략적 홍보 △시민 네트워크 활성화 △수돗물 품질보고서 등 정보전달 매체의 강화 △소비자 교육 △일관된 정책 시행 △가정·학교에서의 교육 등이 종합적으로 연계될 때 수돗물과 관련된 사회적 자본의 확대가 실현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