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업의 성장은 국내·외적으로 물관리 부문의 현안과제와 궤를 같이 하며, 현안문제는 미래에 닥친 문제를 포함해 물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동인(動因)이 된다. 이에 물산업 성장동인과 물관리 현안을 △부족해지는 수자원 △어려워지는 치수관리 △물관리 인프라 정비 및 수요증가 △기후변화에 기인한 물관리 정책 수요발생 △환경생태계 부양요소로서의 물 등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전 세계는 물부족이 점차 심화되는 추세이다. 물사용에 대한 취수량은 증가하는 반면 물의 양은 한정되어 있어 2030년경에는 전체 요구량 중 약 40% 정도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원인으로 가뭄·홍수 등 재해의 빈도는 잦아지고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보령댐의 저수량이 고갈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그동안 다목적·용수전용 댐 및 식수·농업용 저수지 등을 많이 구축한 결과 물공급에서 전반적으로 큰 문제를 겪지 않는 물공급 선진국가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수자원이 점차 부족해지고 대규모의 물재해가 자주 발생함에 주목해 물 인프라 정비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물인프라 노후도 증가…정비 시급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홍수재해의 취약성도 증가하고 있다. 도시화 이전에는 지면 대부분이 투수층으로 이뤄져 있어 침수위험이 낮았으나 도시화 이후로는 지면의 불투수층이 증가해 침수위험도 늘어났다. 또한 빗물 유출량은 증가하고 제어 침투량은 감소함에 따라 가용 수자원량이 감소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지역은 현재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어 물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상승해 열의 흡수가 증대되어 지구온난화가 나타남에 따라 △증발산량 증가 △기온 및 수온 상승 △해수의 열팽창 등 다양한 기후변화 현상이 일어났다. 그 결과 탁수가 발생해 수질이 악화되었고 하천 유출량의 감소로 인해 유출시기의  조기화 및 물수요 시기가 변화되었으며, 지하수의 염수화 및 하천 취수의 장애 현상도 발견되었다.

현재 국내 물관리 인프라는 구축된 지 50∼60년 이상 경과되어 △댐 노후화 △상하수도 인프라의 개·대체 수요 증가 등 인프라 정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실정이다. 물환경은 삶의 질과 직결됨을 인식하고 환경생태계의 부양요소로서 물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음을 주목해 물관리 인프라를 정비해야 한다.
 

물시장 선점 위한 국제협력활동 활발

전 세계적으로 물산업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글로벌 물관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기술 및 정책수요가 증가했으며, 물시장 선점을 위한 각종 국제협력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각 국가는 물산업 육성과 해외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월드뱅크(World Bank), 아시아개발은행(AD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등 공적 국제금융기관의 역할도 증대되었다. 국제금융기관들은 저개발 국가의 물문제를 해결하고자 상수도 및 하수처리장의 정비,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용해 물관리 인프라의 구축을 지원하는 등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물분야 선진국 주도의 물산업 진흥도 주목해야 한다. 물분야 선진국은 △싱가포르 국제물주간(Singapore inter-national Water Week) △스웨덴의 스톡홀름 세계물주간(Stockholm World Water Week) 등 국제행사를 통해 글로벌 물산업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물 관련 정보 수집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세계 물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약 5천631억 달러로 대부분 상하수도에 집중되어 있으며 연평균 4.3%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2018년의 시장 규모는 6천8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물시장 규모는 약 91억 달러로 세계 9위이다. 연간 3.07%씩 성장해 2018년에는 10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나, 상하수도에 사업이 편중되어 공공기관 위주로 물관리가 이뤄지므로 민간기업은 물산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장비 수출업체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약 80%가 중소기업인 반면 수출액은 29∼53%로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산업 선진국, 정부 주도 해외진출

물산업 선진국의 정책을 살펴보면 프랑스의 경우 IOW(International Office for Water)를 설립해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며 자국의 기술을 국제표준화했다. 일본은 ‘물 비즈니스 해외진출 연구회’를 통해 물산업 해외진출 방안을 발표했으며 해외 물 관련 기업의 인수와 M&A로 해외거점을 확보했다.

싱가포르는 대형 국책사업인 ‘NE-Water Project’ 등을 바탕으로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수자원공사(PUB)를 통해 물산업 육성사업을 수행하고 그랜드 물산업 허브 구축전략을 제시했다.

이스라엘은 ‘NEWTech’ 등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해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자원공사(Mekorot) 중심의 클러스터 전략을 추진, 벤처 육성을 통한 첨단기술 시장을 창출해 해외진출을 지원한다.

물산업 선진국은 정부의 주도로 물산업 육성 및 정부 지원의 해외진출 등이 이뤄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물시장의 해외진출을 민간기업에 맡겨둘 뿐 정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구축을 계기로 선진국 모델로 진입하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물산업클러스터의 구축 △물산업 회비책 구성 △신시장 발굴·활성화 등을 토대로 첨단·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국내시장의 사업화 성공을 통한 해외 물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이에 국내 물 인프라의 첨단화 및 효율화가 요구되며 창조경제형 물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현재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국가의 물산업 허브(Hub)기능 및 해외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융합연구, 비즈니스, 워터캠퍼스 등의 진흥시설과 물기업 집적단지가 조성될 계획이다. 또한 R&D·실증·인증 및 검증·사업화·해외진출의 원스톱(One-stop)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물산업클러스터의 상용화 및 운영 실적을 확보함에 따라 해외진출 기반이 형성되고 물산업 기업·연구소·전문기관의 집적화와 집중 지원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전망이며 기업유치 인센티브 발굴 등 지원 시스템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캐나다·싱가포르·호주·일본·네덜란드·이스라엘·핀란드 등 8개 국가가 10개소의 물산업클러스터를 운영 중이며 그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 중 싱가포르는 ‘국제물주간’을 개최하고 네덜란드와 일본은 ‘세계물포럼’을 개최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4월 ‘제7차 세계물포럼’을 개최했으며, 개최 결과를 활용해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성장시키고 해외진출을 위한 기반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NWP, 수자원·하천 분야 세계1위

네덜란드는 라인강의 가장 하류에 위치해 오염된 물을 식수로 쓸 수밖에 없는 조건이므로 일찍이 해일 방지를 위한 방파제 등 수처리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거두었다. 한 예로 네덜란드는 1970년대에 라인강물 여과 시 사구에 큰 저수지를 구축해 물을 담은 후, 근처에 관정을 설치해 모래여과를 거친 물의 고도정수처리를 수행하는 등 선진적인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또한 네덜란드는 ‘제1차 세계물포럼’에 참석해 자국 물 관련 기관의 상호 간 이해와 협력이 미흡함을 인식했으며, ‘제2차 세계물포럼’ 유치를 계기로 1999년에 정부부처·공공기관·기업·연구소·NGO 등을 결집하는 ‘네덜란드워터파트너십(NWP)’을 설립해 물시장의 변화에 대응했다.

이처럼 네덜란드는 정부의 주도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펼치고 있다. 특히 NWP는 수자원·하천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보유했으며 △네덜란드 물분야 네트워크 구축 및 관리 △물 관련 국제행사 참여를 통한 물산업 마케팅 △타기관·국가와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 창출 △미래 물시장 변화에 대응한 참여방안 모색 등을 수행 중이다.

일본은 제3차 세계물포럼의 개최를 계기로 세계적 물관리 네트워크를 통한 자국의 선진 물관리 역량을 홍보했으며, 포럼에서 구축된 네트워크와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2004년 ‘일본워터파트너십(JWP)’을 설립했으나 네덜란드와 달리 해외진출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에 해외 물 인프라 PPP(민·관협력사업)협의회를 발족해 종합적 물산업 서비스 패키지의 수출 형태로 해외진출 방식을 전환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싱가포르 국제물주간(SIWW, Singapore International Water Week)’을 주기적으로 개최한다. 국제물주간은 물산업과 관련된 가장 큰 국제행사로 비즈니스 중심으로 진행되며, 자국의 물산업 육성과 물기술 발전을 위해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운영된다.

특히 참가자·참가기업·프로젝트 총액 등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물산업 진흥정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2008년에는 참가자가 8천500여 명이었으나 2014년에는 2만여 명으로 증가했고 재참가율은 98%에 이른다. ‘워터 엑스포(Water Expo)’의 참가기업도 2008년 382개 기업에서 2014년 801개 기업으로 크게 증가했다.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표된 프로젝트의 총액은 2008년 약 3천55억 원에서 2014년 약 12조 원으로 증가했다.

국가물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물산업 발전방안은 △스마트워터그리드(Smart Water Grid) 구축에 따른 물산업 고도화 △국가물산업 허브 조성 △글로벌 물전문기업 육성 △물산업협의체(KWP)의 주도적 참여 △물산업 R&BD 및 마케팅 △대구·경북권 물산업 협력을 통한 물산업 핵심 지역으로의 발전 △물산업 발전 그랜드 네트워크 구축 등의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물공급 및 오·폐수 처리 등에 큰 문제를 겪지 않고 물을 비교적 풍족하게 사용하는 물관리 측면에서 모범이 되는 국가이다. 대구시의 경우 30여 년 전만 해도 금호강의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수치는 90∼100㎎/L로 오염도가 심각했으나, 현재는 2∼3㎎/L로 오염도가 크게 개선되는 등 많은 투자를 통해 수질을 개선했다. 대구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국적인 물관리는 높은 수준을 구축하고 있어 그랜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우리나라 물산업을 널리 알리는 데 활용이 가능하다.

물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물관리 기술과 ICT 기술을 접목한 물공급 및 운영 첨단화와 지능화가 가능하며, 기후변화에 따른 수자원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 저에너지·고효율 네트워크를 개발할 수 있다. 또한 물산업, 정보산업, 인프라 융·복합 기술의 집적은 물산업 고도화를 촉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30여 년 전만 해도 금호강의 BOD 수치는 90∼100㎎/L로 오염도가 심각했으나 현재는 2∼3㎎/L로 오염도가 크게 개선되는 등 많은 투자를 통해 수질이 개선됐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조성되면 물산업 인프라 기반을 마련해 물산업의 해외진출을 촉구하고 국가 물산업 허브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대구·경북을 국가 물산업 특구로 지정해 물산업 중심지역으로 육성해야 한다. 대구시는 ‘제7차 세계물포럼’의 개최지로 2012년부터 기업 박람회인 ‘대한민국 물산업전’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국가 물산업 중심지의 역할을 수행할 기반을 확보했다.

경북은 전국 최대 규모의 물산업 핵심소재 멤브레인 제조업체가 다수 입지해 있어 기계·금속 등 대구시의 기존 주력산업과 IT(정보기술)·ET(환경기술)·NT(나노기술) 등 국가산단 첨단산업을 융합해 △창조혁신의 기업간 시너지 효과 △체계적인 지원 정책 및 제도 마련 △물산업 시장 확대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대구·경북권 물산업 협력 활성화를 통해 대구·경북권 산업단지와 상호보완적 협업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편, 대한민국 물산업전은 현재 일반 국내기업 위주의 부스 전시라는 한계가 지적됨에 따라 국내·외 물전문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국가를 대표하는 물산업전으로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
 

총합적·융합적 참여로 시너지 극대화

현재 우리나라 물산업은 공공부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국제 경쟁력에 취약하고 글로벌 물기업이 부재하는 실정이다. 또한 프랑스, 싱가포르 등 글로벌 물기업을 배출한 선진국에 비해 사업 규모가 영세하다. 이에 물산업클러스터 내 R&DB(Research & Development Business) 기반을 토대로 전문 물기업의 육성이 요구된다.

글로벌 물전문기업의 육성 체계를 구축하게 되면 물산업 협력체 구성 및 물기업 인센티브의 지원이 가능해짐에 따라 △한국 기업의 대외 인지도 상승 △국내기업들의 동반성장 효과 △국내 산업 활성화 자극 등 산업 경쟁력 제고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물산업협의체(KWP)’를 활용한 물산업 발전방안도 주목해야 한다. KWP는 국가 물역량을 결집·지원해 국내 물기업의 해외진출 플랫폼의 역할을 하며, 국가 브랜드화 전략을 통해 국가 차원의 물강국 이미지를 형성하는 등 신뢰 확보가 가능하다. 또 워터파트너십의 체결 및 개발도상국에 대한 운영 등 물분야 국제협력 창구 역할을 한다.

이를 기반으로 지역 거점별로 특화된 물산업을 연계·육성할 수 있고 물산업 발전의 그랜드 네트워크의 구축이 가능하다. 따라서 KWP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전문기관·지원기관·물기업·관련 협회 등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이처럼 물산업클러스터는 중앙·지방정부, 공공·민간기관, 산업계, 학계, 연구계를 총망라하는 종합적·융합적 참여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며, 정부는 물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물산업클러스트에 인적·물적·재정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

▲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 4월에 ‘제7차 세계물포럼’을 개최하여 물산업 인프라 기반을 마련, 향후 국가 물산업 허브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대구·경북을 국가 물산업 특구로 지정해 물산업 중심지역으로 육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