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토퍼 최(Christopher Choi) 미국 위스콘신주립대학교 교수의 발표 모습. [사진제공 = K-water 홍보실 정일웅 사진담당]

각국의 수돗물 직접음용률을 살펴보면 캐나다는 47%, 일본은 52%, 미국은 56%로 미국이 OECD 국가 중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수돗물 품질은 미국의 수질기준을 충분히 충족하는 등 우수한 반면, 음용률은 5%에 불과해 낮은 실정이다.

수돗물은 흔히 생수와 비교되는데 생수가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다. 생수에도 수인성 병원균 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캘리포니아의 한 생수공급업체는 취수원에서의 대장균 오염을 원인으로 자사 브랜드 생수를 리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생수와 비교해 수돗물에 대한 홍보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대민사업을 통한 일반 국민들의 교육이 필요하다. 

교수 및 학생들은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물과 관련된 이슈들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으며, 미국 내 90여 개 이상의 대학 캠퍼스 내에서는 생수의 판매가 금지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은 수돗물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뉴욕, 음용수 선호조사…수돗물 1위

뉴욕시 시민들의 음용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수돗물이 45%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폴란드스프링(Poland Spring)의 생수 24%, 옥시젠워터(Oxygent Water)의 산소수 19%, 에비앙(Evian)의 생수 12%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폴란드스프링은 네슬레(Nestle) 자회사의 계열사가 제작하는 브랜드 생수이다.

이처럼 미국의 수돗물은 음용수로 선호도가 높은 편임에도 음용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하버드대학 학생부는 학생부 기금으로 생수 구매를 금지했으며, 코넬대학에서는 ‘다시 수돗물로 돌아가자’는 생수 반대 캠페인이 진행되기도 했다.

미니애폴리스(Minneapolis)에서는 지자체·주정부·연방정부·민간 분야 등이 협력해 수돗물에 대해 홍보했으며, 미국수도협회(AWWA, American Water Works Association)는 ‘세계 물맛 대회’ 등을 개최해 수돗물 맛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주정부·연방정부·민간 분야 등은 수돗물의 질이 생수의 질과 같거나 오히려 수돗물이 생수보다 낫다고 주장하며 수돗물 음용률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생수는 재난상황 등 비상 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수병 재활용률은 약 20%에 불과해 온실가스 및 지구온난화 문제에 영향을 끼치는 등 환경문제 및 생산비용 문제가 제기된다. 사진은 세계 각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생수제품.

수돗물, 수질유지·관리 용이 장점

수돗물은 값이 저렴하고 유지·관리가 용이하며, 거의 일정한 수준의 수질을 유지하는 등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수돗물은 실제로 온도가 차가우며 물맛이 좋아 음용하기에 좋다. 반면 정수기는 심미적인 만족감을 주고 온도를 차갑게 유지해 일부 사람들은 물맛이 더 좋다고 느끼나, 수돗물에 비해 값이 비싸며 잦은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생수는 재난상황 등 비상 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생수병 재활용률은 약 20%에 불과해 온실가스 및 지구온난화 문제에 영향을 끼치는 등 환경문제 및 생산비용 문제가 제기된다. 또한 미국에서 생수는 FDA와 같은 규제기관에 의해 반드시 규제되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됨에 따라 앞으로 생수에 대해 더 많은 규제가 적용되어야 한다.

한편, 국가별 수돗물 생산비용을 분석한 결과 음용이 가능한 깨끗한 수돗물을 만들기 위해서 미국은 1㎥당 1.3달러가 소요된다. 덴마크는 3.91달러로 가장 높았으며, 호주는 3.27달러, 독일은 2.91달러, 프랑스는 2.24달러, 일본은 1.48달러 등으로 조사되었다. 한국의 경우 0.58달러로 수돗물 생산비용이 낮은 편에 속한다.

연간 24만개 본관 파손…D급 판정

미국 또한 수돗물의 소독과 관련해 발암성 물질 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안전성 평가는 화학적·미생물학적 측면에서 정량적인 위해성이 평가되어야 한다. 수인성 세균, 미생물의 경우 감염 비율이 낮다고 생각되나 통계적으로 충분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은 활성탄 여과 및 역삼투압 여과를 거쳐 공급되고 있다.

역삼투압 여과의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고도정수처리를 할 수 있으나 여과조의 교체가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2년에 한 번씩 특정 기간에 여과조를 교체해야 하므로 저소득층의 경우 교체비용에 대한 부담감으로 지속적인 수질 유지가 어렵다. 때문에 유지·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의 상수도는 보편적으로 높은 수질을 유지하고 안전성을 갖추었으나, 상수도가 구축된 지 100년이 경과됨에 따라 인프라의 노후화 문제가 제기된다. 특히 매년 연간 24만개의 급수 본관이 파손되고 있으며, AWWA는 향후 수십년 간 모든 배수관로를 교체하는 데 1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토목학회(ASCE, American Society of Civil Engineers)는 수돗물의 안전성 검증에 대해 염소 투입조 및 상수도 배관 인프라의 노후화 등의 측면에서 ‘D급’으로 판정하는 등 물공급 기반시설에 대해 낮은 평가를 내렸다. 이에 고품질의 수돗물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송수관과 급수본관에 대한 교체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수인성 전염병 발생…40만명 감염

지난 1993년 밀워키(Milwaukee)시에서는 주민 150만 명 중 40만 명이 수돗물을 통해 크립토스포르디움(Cryptos-poridium)에 감염되어 100명이 사망한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수인성 전염병이 발생했다. 이에 밀워키시는 기반시설 및 처리시설의 개선과 모니터링 등에 417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인프라 개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밀워키시는 20년 동안 대중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했으며, 현재 오염물질검사 분야에서 미국 내 선두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애리조나(Arizona)주의 ‘Central Arizona Poject(CAP)’는 콜로라도강에서 투손(Tucson) 지역으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540㎞ 규모의 운하건설 사업이다. 이 사업은 1968년에 계획되어 1973년에 건설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 모든 공사가 완료되었다. 사업 이후 콜로라도강의 지하수 pH 농도에 변화가 나타났으며, 건강상 위해성은 없으나 주철관에 의해 착색된 물이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투손워터(Tucson Water)는 1990년대 중반에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 장기간에 걸친 지하수 함양계획을 도입했다.

투손워터는 EPA의 재정·기술 지원을 받아 전 도시에 걸친 22개 지점에 지능형 워터 센서를 설치하고 원격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했으며, 인터넷 및 책자를 활용해 실시간 수질 정보를 제공했다. 또한 시민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수질 분야 전문가를 고용하고 가구 방문, 옥내배관, 수질 보증 프로그램 등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25년 이상을 투자했다. 그 결과 투손워터는 적극적이고 투명한 공공기관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게 되었다.

▲ 애리조나주의 ‘Central Arizona Poject(CAP)’는 콜로라도강에서 투손 지역으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540㎞ 규모의 운하건설 사업으로 1968년에 계획되어 1973년에 건설을 시작했으며, 1993년에 모든 공사가 완료되었다.

수돗물 신뢰 회복, 장기간 노력 필요

미생물 오염으로 병원균이 번식해 수돗물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에 염소 투입의 최적장소를 선정해 수처리 시설로부터 염소투입 지점까지의 거리에 대해 조사했다.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들과 협업해 정수처리공정에서의 거리를 측정했으며, 실제 상수도 배수관로망은 매우 복잡하므로 최적화 기법을 활용해 시스템 단위를 줄이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

밀워키시와 투손의 사례는 기반시설에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등 대중의 신뢰회복을 위해 참을성 있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과정에서 관련 분야 종사자들은 높은 수준의 연구 활동을 수행했으며, 홍보 프로그램을 통해 신뢰감 높은 정보를 제공했다.

한편, 뉴욕시는 상수도가 구축된 지 100년이 경과된 대도시로 뉴욕 물터널(Water Tunnel)을 구축해 1호 터널은 1917년에, 2호 터널은 1936년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3호 터널은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며 뉴욕시 역사상 가장 큰 자본이 투입된 공사로 깊이 150m, 길이 97㎞, 총 공사비 6억 달러 규모이다.

1단계 공사는 1954년에 공사를 승인받아 1970년에 착공되었고 1993년에 완공되어 서비스가 시행되었다. 2단계는 2013년에 완공되어 서비스 중이며, 3단계는 2018년에 완공될 예정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고 4단계는 계획 중이다. 이 사업은 장기간의 합동 계획을 포함한 건설로 수십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되었으며, 미국 음용수 공급 인프라 수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구축을 목적으로 연방정부·EPA·물 관련 기관 등이 참여했다.

▲ 뉴욕 물터널(Water Tunnel)의 경우 1호 터널은 1917년에, 2호 터널은 1936년에 건설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3호 터널은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며, 뉴욕시 역사상 가장 큰 자본이 투입된 공사로 깊이 150m, 길이 97㎞, 총 공사비 6억 달러 규모이다.

▲ 뉴욕 물터널(Water Tunnel)은 장기간의 합동계획을 포함한 건설로 수십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되었고, 특히 공공성 확보 및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밀워키 사건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에서 6가크롬의 투입으로 물이 오염되는 등 미생물에 의한 수질오염문제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CDC(미국질병통제 예방센터)는 공중보건감시망을 구축해 상수도의 수인성 병원균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며, 샘플을 직접 취합해 원인을 분석하고 빅데이터를 구축해 질병의 발발에 대응한다.

FDA, EPA 등 주요기관은 서로 협업해 지속적으로 수돗물 관련 문제를 조사한다. 이처럼 미국은 지속적으로 수돗물 관련 이슈에 대해 기술자·화학자·미생물학자 등 전문가들이 각각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 경고·홍보·조치 등을 취하고 있어 대중들은 수돗물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수돗물 음용률의 촉진을 위해서는 공원·학교·공공건물 등에 식수대를 설치하고 규칙적으로 관리해 수돗물의 안전성을 확신시켜야 한다. 수돗물 자체의 문제 외에도 식수대의 유지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므로 정기적인 유지관리를 통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적절한 연구를 개발해야 하며, 각 분야에서 다양한 접근방식을 통해 수돗물의 우수성을 홍보해야 한다.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이에 최적화와 첨단모델을 위한 기법의 활용에 주목해 수도관망 시스템과 염소 투입 지점을 선정하고, 수질개선을 위한 최적의 플러싱 계획을 통해 즉각적인 플러싱(Flushing)을 실시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수돗물 음용률은 5%로 낮은 실정이나 앞으로 어떻게 발전될지는 예상할 수 없다. 한국의 수돗물 발전을 통해 음용률 또한 향상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