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주변의 수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해 물과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는 ‘블루골드 러시(Blue Gold Rush)’가 치열하다. 고대부터 이용되어 오던 가장 원초적인 자원인 빗물은 최근 많은 연구를 통해 안정적인 수자원으로 탈바꿈했고, 쓰고 버린 물, 하수처리수는 부족한 수자원을 보충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  중의 하나로 폐기물을 재활용한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하천처리수는 몇 가지 조건만 충족된다면 하천으로부터 음용도 가능한 높은 수질의 물을 천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되었고, 천연 수자원이 부족한 일부  국가들이 이용하던 물 확보수단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수자원의 노다지로 탈바꿈한  해수담수화, 새로운 수자원 찾기보다 중요한 물 사용방식의 체계화를 통한 효율 높은 첨단 물관리 기술 등이 각광받고 있다.

 

빗물은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물의 자연순환에 의해 발생하는, 예로부터 하늘의 선물로 여겨온 귀중한 수자원이다. 다른 수원과는 달리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은 별도의 시설 등이 없이 공급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빗물을 저장하기 위한 별도의 시설은 필요하나 이후 유지·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거의 없다. 연간 약 1천276㎥의 강수량 중 545억㎥는 증발,  400억㎥는 자연방류되어 사용된다. 이용 가능한 양은 331억㎥ 수준으로, 빗물 재활용은 도시홍수와 환경오염을 막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빗물은 가장 손쉽게 얻을 수 있으며, 물의 자연순환에 의해 발생하는, 예로부터 하늘의 선물로 여겨온 귀중한 수자원이다. 사진은 서울대 기숙사에 설치된 빗물 재이용 시설(왼쪽)과 독일 시골집에 설치된 빗물 저수조.

 

 

선진국에서는 빗물 이용에 대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공공시설, 미개척지 등을 중심으로 활용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정화처리된 물을 분수, 시민공원  등에 쓰고 있으며, 호주는 주별로 편차는 있으나 빗물의 35∼80%를 농업에 재활용하고 있다.

 

또한, 하와이에서는 농업 등 음용수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빗물을 활용하며 텍사스 등 건조지역에서도 빗물 이용도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본에서도  빗물 재활용을 의무화하여 스미다시의 경우, 공공건물, 스모경기장, 소방용수,  공원 및 가정 화단관리용수로  재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재활용률은 선진국의 40%에 비해 낮은 26% 수준이나 공공시설, 대규모 주거단지 등을 중심으로 재활용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추세이다. 서울 광진구의  스타시티는 받은 빗물을 정원, 공동화장실 등에 사용하여 지자체는 처리비용 절감, 입주민은 공공요금 절감의 윈윈효과가 발생하고 있으며, 레인시티(Rain city)를 표방한  수원은 공설운동장, 학교, 도청의 공공용수에, 전주는 시민공원, 수영장, 옥상정원에, 고성 공룡엑스포는 농촌체험장과 분수에 사용 중이다.

 

하수처리수 재활용 통해 수자원 확보 

생활하수 등을 재처리하는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는 용도에  맞도록 재처리할 경우, 환경오염 감소와 수자원 재활용의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중 안정적인 수량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뭄대책으로 유용하며 하수 중에 포함된 비료성분(질소, 인)의 재활용도 가능하다.

 

또한, 환경파괴 우려가 있는 댐 건설 등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지하시설화·공원부지 제공으로 지역사회 기여도도 상승된다. 과거에는  냄새로 인한 혐오기피시설이었으나 최근 시설을 지하에 설치하고 상부를 공원 또는 체험학습장으로 제공해 지역민과의 윈윈에 성공하고 있다.

 

물부족이 심한 중동국가는 물론 이스라엘, 몰타, 미국, 호주에서는 하수처리수를 적극적으로 재활용한다. 물기근국가인 이집트, 이란, 요르단, 쿠웨이트, 모로코, 오만, 카타르,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등은 70% 이상을 재이용하고,  이스라엘, 몰타, 사이프러스(Cyprus)는 각각  83, 60, 100%의 높은 재이용률을 보이고 있으며, 70% 이상이  농업용수로 활용된다. 스페인, 이탈리아는 각각 수자원의 69%, 51%를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으며 재활용수도 76%, 58%를 농업에 이용하고 있다.

 

미국은 191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관개수 용도로 사용한 이래 재활용수 이용을 일반화했으며 지하수 오염방지에도 이용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농업용으로  46%, 관개용수로 21%를 사용하고 있으며 플로리다는 재활용수의 55%를  관개용수로 사용, 일본에서도 1979년부터 도시 내의 업무용 화장실 세척용수로 재활용하고 있다.

 

 

물 부족이 심한 중동 국가는 물론 이스라엘, 몰타, 미국, 호주에서는 하수처리수를 적극적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템파베이 하수처리장.

 

강변여과수는 강변에 강바닥보다 낮게 우물(지하 20∼40m)을  파서 강물이 토양에 한번 여과된 물을 얻는 방식으로 안정된 수질·수량 확보가 가능하다. 하천의 물이 하천 바닥  또는 강변의 토양 속으로 침투되는 과정 중 자정능력에 의해 여과된 물로 대표적인 보조 수자원이라 할 수 있다.

 

일시적인 가뭄에도 물을 얻을 수 있어 안정적인 물의 수급이 가능하며, 세균, 유해물질이 자연여과되어 깨끗한 것도 장점이다. 계절에 따른 수질 변화가 적어 정수처리·수질관리가 쉬운 반면 여과될 수 있는 토양퇴적층과 물이 고이는 불투수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프랑스 등  외국에서도 보조 수자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방식으로 음용수원으로 주로 이용된다. 프랑스 세느강변에 있는 크후와씨(Le Pecq-Croissy) 취수장이 가장 크며,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에서도 일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특히 독일 뒤셀도르프, 오스트리아 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김해시(18만㎥/일)와 창원시(6만㎥/일) 등 낙동강 수계가 조건에 가장 잘 맞으며 한강 중상류에서도 개발되고 있다. 한강과 낙동강 수계 등에서 34만9천500㎥/일을 취수해 사용된다.

 

 

강변여과수는 강변에 강바닥보다 낮게 우물(지하 20∼40m)을 파서 강물이 토양에 한번 여과된 물을 얻는 방식으로 안정된 수질·수량 확보가 가능하다. 사진은 창원시에 설치된 강변여과수 시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97%는 바닷물로 하천이나 호수 등이 없어 민물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바닷물을 담수화를 통해 사용한다. 자연계 내에서 바닷물이  물의 순환과정에 의해 담수로 바뀌나 인위적인 변환에는 막대한 비용, 특별한 기술과 시설이 필요하다.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방법은 크게 열증류, 막분리의 2가지  방법이 있으며 현재는 열증류법에서 막분리법으로 시장이 이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열증류는 해수를 가열하여 수증기를 모아 이용하는 방법이며 막분리법은 염을 투과시키지 않는 막을 이용해 민물만 모으는 방식이다.

 

열증류법은 시설 등 초기 비용이 저렴해 많이 이용했으나 대규모의 시설이 필요하고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단점이 있다. 막분리법은 효율은 좋지만 설비 비용·에너지 비용이 높은 단점이 있었으나 최근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열증류 시설을 대체하고 있다.

 

세계 120여 개 국가에서 바닷물을 담수화하기 위해 1만1천 개의 설비가 운영되고 있으며, 중동국가 위주에서 미국, 호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120여 개 국가에서 바닷물을 담수화하기 위해 1만1천 개의 설비가 운영되고 있으며, 중동국가 위주에서 미국, 호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이란 South Pars 해수담수화 시설.

 

 

물이 부족한 국가에서 시작된 관수단계 관리기술이 현재는 공급 단계까지 포괄한 종합적인 재활용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과거기술이 작물에 물을 주는 단계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지금은 물을 저장하는 단계에서 관수된 물을 재활용하는 단계까지 발전한 셈이다. 물의 반복 이용을 위하여 수위 조절형 수문을 설치해 담수량을 조절하고 필요시 펌프로 낮은 곳의 물을 끌어올려 사용하기도 한다.

 

첨단 전자제어 기술을 이용, 취수에서 공급까지의 과정을 자동화 또는 원격화 하는 정밀관개 기법으로 물을 절감할 수 있다. 수분센서와 자동물꼬 등의  장치는 물이 필요할 때 자동으로 물을 공급하고, 충분한 양이 공급되면 자동으로 급수를 제한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적정량의 농업용수만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물 관리에서 발생하는 방류수를  줄여 물을 절약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작물에 따라 농지에 공급하는 데 필요한 물의 양을 조절 가능해, 불필요한 공급수의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저수지, 양배수장, 수로 등에 원격측정 및 원격제어가 가능한 중앙감시제어식 물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첨단 전자제어 기술을 이용, 취수에서 공급까지의 과정을 자동화 또는 원격화하는 정밀관개 기법으로 물을 절감할 수 있다. 위쪽부터 스프링클러, 자동물꼬, 중앙제어식 물관리 시스템.

 

 

물은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한정된 자산이자 농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자원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자원 이용량 중 47%가 농업용수로 활용되고 있으나 농업용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

 

농업인들이 지금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해도 물을 확보할 수 없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하도록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2011년 이후 우리나라  농업용수는 매년 30억㎥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추후 물 확보에 소요될 비용과 환경 문제를 고려하여 물을 아끼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국민적 인식도 요구된다. 2012년 발표된 『OECD 환경전망 2050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물 스트레스 국가’이며 1인당 물 소비량이 세계  최상위권인 국가이다.

 

새로운 수자원의 확보에서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분석해 단계별로 필요한  원천기술의 개발이 시급하다. 빗물이나 쓰고 버린 물의 재활용, 바닷물 등 새로운 수자원의 다량  확보를 위한 기반기술 개발에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대체수자원 1% 확보 시 농업용 저수지 462개(평균 용량 규모) 축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림 1] 2025년 세계 물 부족 예상도

[표 1] 개인 물 사용량 국가별 분류(2000년)

 

 

양질의 수자원 확보 기술 이외에도 지속가능한 농업생산을 위한 전통지식의 발굴, 친환경농업 지원 기술들의 개발도 요구된다. 또한, 직접적인 수자원 관리·관개기술 이외에도 가뭄저항성 작물과 가축 개량, 물 절감형 재배 및 사양기술 연구에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새로운 대체 수자원 발굴로 세계 물  산업분야의 우위를 선점해 기술을 수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집중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농업분야는 생산성 향상·물 절감 기술, 이화학분야는 수자원 확보 원천기술 등 산학연 공동연구와 기업의  현장적용도 필요하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해수담수화 플랜트 공급업체는 우리나라의 두산 인프라코어이나 실제  핵심기술이나 부품은 외국기술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국내 상황에서는 환경보전, 수질오염 등의 이유로 양적 성장보다  이용 효율화와 대체 수자원의 발굴 등 질적 강화가 보다 중요하다. 선진국 대비  저렴한 상하수도 비용으로 인해 공공비용부담이 큰 분야이므로 수원확보에서 소비까지 아우르는 종합분석이 시급하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고 농촌진흥청이 현황분석과 기술 개발을 담당하며, 해당 공사에서 현장에 적용하는 종합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전국의 농업지역 중 물 부족지역을 등급화하고 우선적으로 체계화하는 운영의 묘도 요구된다.

 

논용수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시설물의  현대화와 정밀관개를 위한 첨단시설화를  우선등급 지역에 집중 투자하고, 댐, 저수지 등의  수원 위주로 관리하는 공급 위주의 체계인  현재의 수자원 운영을 소비자 중심의 관리체계로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