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년 겨울 반복되는 수도계량기 동파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나섰다. 환경부와 행정안전부는 ‘동절기 수도계량기 동파 예방대책’을 마련해 소방방재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수도계량기 동파 최소화에 노력하기로 했다.

 

이는 올 겨울이 예년에 비해 한파가 더 잦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보온조치 등 한시적 대책보다는 동파방지용 계량기 보급 등을 통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겨울에는 전국에서 총 4만1천69건(전체 계량기 675만3천782개의 0.61%)의 수도계량기에서 동파가 발생했다. 예년의 9만3천여 건에 비해 규모는 줄었으나 동파시 단수, 교체비용 발생 등으로 주민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이 12월에는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고 오는 1월에는 추운 날이 많겠다고 예측함에 따라, 철저한 대비가 없는 경우 올 겨울에도 많은 동파사고가 예상되고 있다.

 

보온 미조치(57%), 급수관 심도부족(25%), 보호통 불량(7%) 등 사전예방노력, 자체점검 및 보호조치 미흡이 동파의 주원인이라 할 수 있다. 계량기 관리주체를 지자체 조례로 정하도록 되어 있어서 162개 지자체 중 82개소, 50.6%만 지자체가 직접관리하고 있는 점도 문제이다. 또한, 습식계량기가 주로 설치(전체의 80%)되어 있어 동파에 구조적으로 취약하고, 계량기 및 상수도시설 관련 기준이 동파예방에 미흡하다.

 

환경부와 행정안전부는 매년 겨울이면 반복되는 수도계량기 동파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동절기 수도계량기 동파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소방방재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수도계량기 동파 최소화에 노력하기로 했다.

 

행안부와 환경부는 이를 위해 각 지자체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정, 모자가정 등 취약계층에게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 수도계량기를 건식계량기, 동파방지기술 적용 계량기 등 동파에 강한 동파방지용으로 교체해 나간다.

 

이번에 교체되는 동파방지용 계량기는 총 24만여 개 규모로, 기초생활수급자·독거노인·소년소녀가정·모자가정과 같이 사전에 보온조치를 하거나 동파 발생 시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운 가정이 우선 대상자다.

 

아울러 12월 초까지 모든 수도계량기에 대해 동파방지팩, 보온덮개 등으로 보온조치를 완료하고 야간·휴일 동파에 취약한 영업용 건물에 대한 지자체별 대책팀 운영, 과거 동파피해가 많았던 지역에 대한 합동점검 등 다각적인 노력도 기울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습식계량기의 보온용품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절기에는 검침없이 평균사용량 기준으로 요금을 부과한 후 동절기가 끝난 뒤 실제 사용량을 확인해 요금을 조정하는 ‘동절기 인정 검침제도’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동파 취약지역은 중점 관리된다. 야간 및 휴일 동파에 취약한 영업용 건물 및 공가 등 장기 미사용 수용가를 대상으로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집중홍보기간을 설정, 요금고지서, 전광판, 반상회보, 재난경보방송(DMB) 등 다양한 매체 활용으로 동파예방요령 등 사전 홍보를 강화하고 한파주의보 발령 시 신속한 정보를 전달할 방침이다.

 

본격적인 한파 도래 이전 사전홍보를 적극 실시하되, 한파주의보 발령이 예상될 경우 TV자막, 인터넷, SNS 등을 통한 적기 홍보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행안부는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정, 모자가정 등 취약계층에게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 수도계량기를 건식계량기, 동파방지기술 적용 계량기 등 동파에 강한 동파방지용으로 교체키로 했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동파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제도개선과 올 겨울 동파 최소화 대책을 함께 추진키로 결정했다. 먼저 현재 지자체별로 다르게 규정된 수도계량기 관리자를 내년까지 「수도법 시행령」을 개정, 지자체로 일원화할 방침이다.

 

동파방지용 계량기를 단계적으로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취약지역, 사용연한 경과·동파 세대, 신축 건축물 등에 동파방지용 계량기를 설치토록 적극 권고하고, 취약·신규계량기 설치수요, 연차별 교체 가능량, 관련 예산 확보방안 등 지자체별 교체계획을 수립한다.

 

수도설비 동파방지 시공 및 옥내설치도 유도해 나간다. 계량기 및 상수도 설비 시공 관련 상수도시설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건물 신축 시 계량기 옥내설치 및 원격검침 시스템을 도입하고, 수도계량기 등 상수도 설비 시공 시 심도를 현행 0.6m보다 강화하는 한편, 심도 이하 매설 의무화, 부득이한 경우 보온재를 보강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동파 시 긴급복구 및 비상급수 대책으로 동파대책 종합상황관리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환경부·행안부·소방방재청·지자체 간 상시연락체계를 정비해 신속대응체계를 구축, 동파 우려 또는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하는 한편, 주·월간 동파 피해 및 조치 현황을 파악하고 즉시 보완대책을 추진한다. 일일 재난위기 상황보고에 포함해 상시 현황을 관리하게 된다.

 

지자체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동파대비 긴급복구를 비롯해 비상급수 장비를 구축한다. 계량기, 양수기, 수도설비 자재 등이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민간업체와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유지하고, 비상 급수 차량 및 병입수 사전 확보 등 다양한 급수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관계자는 “앞으로도 동파에 강한 계량기 보급 확대와 함께 제도개선을 추진해 매년 겨울 반복되는 수도계량기 동파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취약계층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 1] 습식계량기와 건식계량기(디지털계량기) 비교

 

수도계량기 동파예방 관련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일본의 경우 최근 수도계량기 동파 사례가 거의 없으며, 정책적으로 동파위험이 거의 없는 건식계량기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계량기 시공시 동결심도 이하 매설 또는 옥내설치토록 권고하고 있다.

 

수도 관련 법령상 계량기 관리 주체가 별도로 구분되어 있지 않아 관례상 대지경계선 기준으로 외부는 수도사업자, 내부는 수용가가 관리하나 계량기가 옥내 설치된 경우가 많다.

 

옥내 설치된 계량기는 외기에 노출되지 않아 동파에 안전하나, 검침 시마다 검침원의 가구 방문이 필요하므로 원격검침 등이 도입되고 있다.

 

독일은 동파 위험이 적은 건식계량기 보급률이 높고, 계량기가 옥내 설치된 경우가 많아 동파 사례가 거의 없다. 지역에 따라 다르나 통상 수도공급 시 계량과 검침을 담당하는 별도의 전문회사가 계량기 일반관리 및 교체 업무를 전담하며, 필요시 ‘miete(관리대금)’를 사용자로부터 받기도 한다.

 

미국 역시 동파 위험이 적은 건식계량기 보급률이 높으며, 건식의 일종으로 물 사용량 정보의 자동 송신이 가능한 스마트 수도미터(smart water meter) 보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수도, 전기, 가스계량기를 포함한 스마트미터 보급률은 2011년 기준으로 45% 수준이며, 2021년까지 80% 이상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수도협회(AWWA)에서 시공표준을 정해 수도계량기 동결심도 이하 매설을 의무화함으로써 계량기 동파 사고가 거의 없다.

 

[표 2] 계량기 관리주체를 수도사업자로 일원화 하는 「수도법 시행령」 개정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