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길이 110m, 총중량 10만톤의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가스처리설비 건조에 나선다. 수주금액이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은 1월 16일 일본계 호주 자원개발업체인 Inpex社와 CPF(Central Processing Facility) 계약자 선정 약정서(LOA, Letter Of Appointment)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CPF는 부유식 해양생산설비의 일종으로 유전에서 가스를 생산, 처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CPF 조감도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CPF는 가로·세로 110m 크기에 상·하부구조를 합한 총중량이 10만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크기이다. 앞으로 세계 최대 해양플랜트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예정이다.

　수주금액도 2조6000억원으로 같은 종류의 플랜트 가운데 역대 최고 금액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LOA상 계약금액에 계약서명시 확정될 추가장비까지 포함하면 총 수주 규모가 3조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3000만원짜리 중형승용차 10만대, 최신 스마트폰 300만대를 일시에 수출하는 규모다.

　삼성중공업은 특히 설계 및 구매, 생산, 운송 등을 일괄 수주하는 EPC방식으로 계약함으로써 해양설비공사 수행능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삼성중공업과 Inpex는 2월 중 계약서명식을 맺고, 2013년부터 건조에 착수해 2015년 4분기에 인도할 계획이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해 건조착수에 들어간 세계 최초 LNG-FPSO에 이어 세계 최대규모의 CPF건조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이 해양가스플랜트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라며 “최고의 기술력을 축적해 세계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25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세웠으며 이 중 70% 가량을 해양플랜트에서 달성할 계획을 세울 정도로 조선해양플랜트 전문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한편, Inpex는 프랑스 Total社와 합작회사(76%:24%)를 설립하고, 호주 북서부 200㎞ 해상 브라우즈(Browse) 광구 내 익시스(Ichthys) 가스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광구 개발에 투입할 예산은 약 340억달러로 알려졌다.

　이번에 광고개발을 위한 해상설비로 CPF와 부유식 원유저장 설비인 FPSO, 육상 LNG 플랜트가 한꺼번에 발주됐는데 이 가운데 CPF는 삼성중공업이 수주했다. FPSO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육상 LNG플랜트는 JKC JV(일본계 회사)가 담당한다.

　CPF에서 생산, 처리된 가스는 885㎞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호주 다윈시 소재 육상 LNG플랜트로 운송된다. Inpex는 하루 10만 배럴의 콘덴세이트(천연가스에서 추출한 특경질 원유)와 연간 천연가스 800만톤, LPG 160만톤을 생산해 일본과 대만에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는 지난해 일본 원전 사태가 LNG 수요를 촉발시켰고, 최근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 세계 각지의 가스전 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