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형변동으로 생겼다가 사라지는 자연현상 -

중국 광시장족(西族) 자치주 라이빈시(賓市) 신청현(城)의 한 마을에 8년 전 폭우로 생겨났던 큰 호수가 최근 갑자기 바닥까지 드러낼 정도로 물이 줄고 있어 시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라이빈시 신청현에서 50㎞ 떨어진 산촌마을인 수이이향(遂意) 장촌융툰(江村容屯)에 자리한 둔후(湖)는 8년 전 폭우 후 생겨난 호수로 수심이 20m에 이를 정도로 크고 깊었다.

광시에서는 갑자기 말라 없어지는 호수를 둔후라고 하는데 둔()은 장족어로 물에 잠긴 산이라는 뜻이다. 둔후가 생긴 자리는 원래 큰 산이 있던 자리로 지난 1999년 여름, 산이 물에 잠길 정도의 많은 폭우가 내리면서 자연적으로 호수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둔후가 큰 굉음을 내는가 하면 소용돌이가 일면서 하루에 2-3m씩 수위가 낮아지더니 현재는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빠른 속도로 물이 줄어들고 있다.

예상치 못한 이 같은 현상에 둔후를 중심으로 관광지 개발을 계획했던 현지 정부는 `안타깝지만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호수가 사라지는 것을 속수무책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갑작스레 호수가 사라지는 현상에 대해 현장조사를 했던 신청현 수리부 란간더(藍干) 국장은 `신청현은 돌이 많은 카스트지형으로 8년 전 둔후의 지하 하류 지층이 갑자기 붕괴돼 돌이 쌓이고 막혀 지하수가 용암동굴이나 돌 틈을 통해 지면 위로 올라와 호수를 형성한 것`이라면서 `호수가 사라지는 것 역시 지질이 변하면서 지면으로 올라왔던 물길로 다시 물이 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