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 협력 시 가스관 프로젝트 '실행력' 제고 필요

러시아는 유럽에 대한 에너지 수출 의존도 탈피와 아태지역의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증가에 대비하여 러시아의 에너지전략의 중심축을 ‘서’에서 ‘동’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아태지역과의 협력 확대 전략을 기본방향으로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4년 5월 중국 방문을 계기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중국과 30년간 연 380억㎥ 규모의 공급계약 체결되며 러시아의 아태지역 에너지시장 진출이 본격화됐다.

러시아는 세계 2위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우크라이나 가스공급 중단 및 유럽연합(EU) 수요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확고한 글로벌 리더의 위상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가스 산업은 러시아 에너지 전략의 핵심으로 국영기업 가즈프롬(Gazprom)이 국가의 전체가스 생산의 67%를 담당하고 있으며 앞으로 러시아 자국내 가스시장 경쟁구도 가시화가 예상된다.

과거 국영기업 중심의 가스생산이 최근 수년전부터 민간 기업에게 또한 가스생산이 허용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러시아 가스 생산량의 선두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스 가격자유화에 대한 목소리 또한 점차 커지면서 정부주도의 가스 산업이 점진적으로 자율경제 체제의 편입 가능성도 아직은 미비하지만 가능성이 제기되는 최근 시장분위기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바로 공략시장에 확실히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가스업계는 유럽의 수요 감소에 대응,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시장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시장 점유율이 과거 50%에서 30% 수준의 하향세가 계속 되고 있어 중국, 일본, 한국 등의 아시아 주요시장으로 더욱 공을 들이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아시아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확대 전략으로 생산시설 확충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EU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 저감정책 그리고 미국의 아시아시장으로 가스 수출확대 정책의 대응방편으로 러시아는 더 이상 아시아를 방치할 수 없다는 결론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러시아 정부는 2014년 1월 가스시장 점유율 확대 방안으로 장기간 Gazprom이 독점해 오던 가스 수출구도를 민간 석유기업인 노바텍(Novatek)과 석유기업 로스네프티(Rosneft) 등에게 가스 생산 및 수출을 허용했다. 최근 후발주자로 편입된 이들 기업은 자국내 LNG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하는 본격적인 계기가 됐다.

2012년 한국정부는 러시아 정부와 한반도 핵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남북러 3각협력의 가스관사업 추진을 합의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북한을 경유. 가스관을 건설해 한국으로 도입하는 것이 사업내용의 핵심이다. 러시아는 이 사업의 실현을 위해 북한과의 적극 대화를 리드하며 추진의지를 불태웠지만 결국 정치적 이유로 좌초되고 말았다.

앞으로 남북러 3각 가스관 사업은 양국 정부간의 대화에서 주요의제로써 또 한번 점화될 것으로 보이며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대적인 인프라 시스템이 필요한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현대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핵심은 양국이 천연가스전을 공동개발 해야 하며, 경제성은 물론 대의명분 측면에서도 서로 힙을 합해 가스전을 개발하고, 이를 한국으로 도입해야만 가스단가와 물량확보 측면에서도 한층 용이하기 때문이다.

가스업계의 시장 특성상 사전에 수요규모를 파악하고 생산에 들어가는 구조라서 미리 수요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러시아측에 단순 물량을 주문해서 수입하는 구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러시아 또한 천연가스를 어떻게 하면 좀 더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러시아를 둘러싼 주변 3개국은 상호보완적인 에너지 경제구조를 띠고 있다. 다시 말해 서로 협력하면 공동의 이익을 충분히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업들은 정부 간 협상테이블에서 선행과제들을 주도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민간차원에서의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다자간 협력 사업으로 추진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동북아 다자외교로써 국제기구 성격의 실행 기구를 창설, 공동 협력사업으로 추진하는 것도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안이 될 수 있으며 협력국과 리스크 분산으로 안정적인 추진기반을 만들고 동시에 동북아 단일경제권 시대를 더욱 앞당기는 파일럿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항상 정치적 이유 등으로 추진동력을 상실하며 프로젝트가 불발됐지만, 한국은 계속해서 러시아와 가스 공동개발 추진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의 도입을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계속될 것이다. 문제는 실현가능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출처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2017년 5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