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혁 수 KOICA 기후변화대응실 연구관

‘극심한 물 부족’ 인구 증가 추세
물산업은 지난 2010년 기준 4천830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한국 기업이 물산업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물산업 전체 시장의 80%는 Top 10에 속하는 글로벌 물 전문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물산업의 성장 이면에는 극심한 물 부족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UN 및 OECD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에는 세계인구 64억 명 중 8% 정도가 극심한 물 부족 인구로 분류됐으나 오는 2050년이면 세계인구 94억 명 중, 42%나 되는 인원이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현재 물 부족 인구는 선진국보다 대응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개발도상국가나 최빈국에 더 많이 분포하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이러한 국가들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현재 물 부족 인구는 선진국보다 대응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개발도상국가나 최빈국에 더 많이 분포하고 있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이러한 국가들에게 물 부족 해결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0년 UN은 기아 퇴치, 보건·교육개선, 환경보호 등의 8가지 ‘새천년개발목표(MDGs, Millennium Development Goals)’를 채택했다. 이 중 물 분야는 7번째 주요 목표인 ‘환경의 지속가능성 보장’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UN은 오는 2015년까지 안전한 식수 및 기초적인 위생환경에 대해 접근성이 낮은 인구의 비율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세부 목표를 수립했다. 물론 물 분야는 환경 분야의 목표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주요 목표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UN에서 발표한 연관성을 살펴보면 기아퇴치 30%, 초등교육 30%, 임산부 건강관리 45% 수준이다. 이는 물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경우 아이와 여성이 물을 확보하는 노동을 대부분 전담하고 있으며, 보건 위생 분야에서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2002년에는 38억 달러에 그쳤던 물 분야 지원 규모가 2009년에는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2009년 기준 수혜국별 지원금액을 보면, 인도에 8억 달러 이상이 지원돼 가장 많았다. 인도 다음으로 베트남, 이라크, 아제르바이잔 같은 국가에서도 물 분야 지원이 이뤄졌다.

2009년 기준 물 분야 국제지원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대규모 관망 및 위생시설 분야의 지원이 40% 이상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기본적인 식수공급과 위생시설, 농업용수, 수자원 정책 및 행정관리 분야 등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다. 물 분야 사업의 경우 인프라 구축 위주의 대규모 시설 투자에 많은 지원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ODA, 개도국 경제·사회 발전기여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공여국 정부가 수원국 정부에게 직접적으로 혹은 대행기관을 통해 재원을 이전하는 것을 의미하며 민간부문에 의한 또는 민간부문을 대상으로 한 지원은 포함하지 않는다.

국제사회에서 ODA로 집계되기 위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음과 같은 ODA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중앙 및 지방정부, 그 집행기관 등의 공적기관에 의해 제공되어야 하며, 둘째, 주요 목적이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과 복지증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셋째, 양허적 성격으로 10%의 할인율을 적용하여 증여율(grant element)이 25% 이상이어야 한다. 증여율은 양허성 수준을 나타내어 원조자금의 정의 및 원조조건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KOICA, 무상원조 사업 수행
우리나라의 ODA 규모는 지난 2000년 2억1천만 달러에서 2009년 8억1천600만 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으며, 2010년 순지출 규모는 10억 달러를 상회하는 11억7천400만 달러였다. 지역별로 보면 70%에 가까운 비율이 아시아에 집중 투자된 것을 알 수 있으며, 유형별로는 프로젝트 41.6%, 기술협력 38.5%, 인도적 지원 6.4%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ODA 수행체계는 크게 양자간 원조와 다자간 원조로 나뉜다. 양자간 원조는 다시 무상원조와 유상원조로 나뉘며 무상원조는 외교통상부 산하의 KOICA가 사업을 수행하고 있고, 유상원조는 기획재정부 산하의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KOICA는 7부 27팀 체제로 본부가 운영되며 해외에서는 44개 국가에 28개 사무소, 2개 분사무소, 16개 주재원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해외사무소는 우리나라 ODA 대상국의 지역별 분포와 비슷하게 개소되어 있고, 아시아 지역의 해외사무소가 전체의 과반수를 차지한다.

지난 2010년 기준 KOICA의 사업 유형별 현황을 살펴보면, 프로젝트 사업이 전체의 61%를 차지했으며 국내 초청연수 11%, 해외봉사단 파견 17%, 타당성 조사 사업 4%, 민관 협력 사업 2%, 국제기구 협력 4%, 전문가 파견 1% 수준이었다.

프로젝트 사업이 가장 많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러한 프로젝트 사업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 파트너 국가로부터 접수되는 사업요청서를 기본으로 사업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으며 이후, 사전타당성 조사, 사업 심사를 거쳐 확정이 결정된다.

 

사업이 확정된 뒤, 실시협의와 정부간 합의를 토대로 사업자 선정 등을 통해 사업이 수행되며, 최종적으로 사업 종료와 이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프로젝트 사업은 국별 전략 수립을 기반으로 해서 이뤄지는데, 이를 통해 우리나라 ODA 전략, ODA의 국제동향, 개도국의 개발수요, 우리의 개발경험 등을 고려하게 된다.

 

특히 국별 전략 수립 단계에 우리나라 ODA 효과성과 유무상 연계를 비롯한 효율성 제고를 위해 수립 중인 국별협력전략(Country Partnership Strategy, CPS)이 사용될 예정이다.

 

▲ KOICA는 몽골 울란바토르 야르막 지역 용수 공급 및 수자원 이용 효율화를 위한 ‘물랜드마크 사업’을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290억 원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어 이 지역의 생활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물 분야 366억원 지원
우리나라 환경 및 기후변화 관련 사업을 포괄하는 의미의 녹색 ODA는 지난 2006년 기준 630만 달러로 전체 ODA의 1.7%에 불과했다. 그러다 지난 2010년까지 1억2천700만 달러로 전체 양자 ODA 중 14.1%를 차지하여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KOICA의 녹색 ODA 추진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08년 녹색 ODA 확대를 위해 KOICA 내 기후변화대응 전담부서를 신설했으며, 지난 2009년에는 동아시아기후파트너십(EACP, East Asia Climate Partnership) 사업 수행을 시작했다.

이로써 지난 2010년 기준 KOICA의 녹색 ODA는 총 710억 원에 달했으며 이는 KOICA 총 협력사업비 5천247억 원의 13.5%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녹색 ODA 중, 물 분야 지원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2003년 6억 원이었던 지원액은 2010년 기준 366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KOICA 총 협력사업비의 7%에 해당하며 녹색 ODA 사업비의 51.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KOICA의 물 분야 주요사업으로는 상수도 공급 개발 및 시설개선, 소수력 발전, 관개시설 개선, 하수 및 수질오염 처리 등이 있으며 국가별로 지리적 특수성, 발전도, 지역별 물 문제에 따라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아시아 녹색성장 위해 EACP 구축
앞서 언급했듯이 KOICA는 지난 2009년부터 동아시아 지역의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성장 지원을 위한 우리나라 개발협력 프로그램인 EACP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에서 열린 G8 확대정상회의에서 EACP 구축을 제안했으며,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2억 달러(한화 약 2천억 원)의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EACP는 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아시아의 녹색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KOICA는 국가 및 지역의 환경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위해 EACP 전략을 수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형 원조를 통해 파트너국가에서 우선 순위로 요청한 사업에 대해 기술 지원, 정책컨설팅, 기자재 지원, 시설 건설 등을 ODA로 시행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EACP를 통해 UN을 포함한 다양한 국제기구와의 협력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기후변화와 관련 연례 포럼, 전시회, 연구개발 등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EACP 사업, 물랜드마크 구축이 핵심
이러한 EACP 사업의 5개 중점 분야로는 △물 관리 분야 △저탄소에너지 분야 △저탄소도시 분야 △산림 분야 △폐기물 분야가 설정되었다.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EACP 사업의 주요 추진사항으로 5개 중점 분야의 양자프로젝트형 사업은 10개 국가에서 20개 사업이 진행중이며 그 일환으로 몽골, 필리핀, 아제르바이잔 등 3개 국가에서‘물랜드마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기구 사업으로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국제연합환경계획 한국위원회(UNEP), 국제연합공업개발기구(UNIDO), 세계은행(World Bank), 세계보건기구(WHO), 국제해사기구(IMO) 등 7개 기구의 9개 사업을 수행중이다. 정책협의에도 기여해 동아시아기후 포럼을 통해 아시아의 녹색성장 로드맵을 마련했으며 연수초청 사업과 연구개발 사업 등도 추진했다.

EACP 5개 중점 분야 중 최우선 순위로 물관리 분야를 설정하고 그 일환으로 물랜드마크 사업을계획하고 수행 중이다. KOICA는 물랜드마크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안전한 식수를 공급해 수인성 질병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 등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KOICA는 지난 2009년 10월 대 개도국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5개 국가의 6개 후보사업을 선정했다. 이후, 2009년 12월 전문기관과 함께한 현지 실사를 거쳐 2010년 10월 몽골, 필리핀, 아제르바이잔 등 3개 국가 3개 사업을 최종 확정하고 사전 타당성 조사단 파견 및 사업 범위 확정, 정부간 합의를 이끌어 냈다.

몽골, 야르막 신도시 상수도 공급
선정된 사업은 △몽골 울란바토르 야르막(Yarmag) 지역 용수 공급 및 수자원 이용 효율화 사업 △필리핀 농업용수 확보 및 홍수피해 저감을 위한 소규모 저류시설 건설 사업 △아제르바이잔 압쉐론반도 재생수자원 개발 중심의 물 관련 복합사업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 설계·시공 용역업체 선정을 마치고 사업에 착수했다.

몽골 울란바타르 야르막 지역 용수공급 및 수자원이용 효율화사업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290억 원을 투입해 추진된다. 수자원 개발 마스터플랜을 선행하여 수립하고, 야르막 신도시(Yarmag Newtown)에 상수도를 공급할 계획이다. 세부 내용으로 강변여과 방식의 수자원 개발 및 취송수관로, 배수지, 가압펌프장 건설 등이 포함되며, 동파방지를 위해 배수지 heating system 개량도 추진한다.

 

▲ KOICA는 아제르바이잔 압쉐론 반도 재생수자원 개발 중심의 물 관련 복합사업에 800억 원을 투입해 2015년까지 상하수도 시설 및 대체 수자원 개발을 위한 하수재이용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사진은 아제르바이잔의 낡은 정수장 시설.

압쉐론 반도 물 관련 복합사업 추진
필리핀 농업용수 확보 및 홍수피해 저감을 위한 소규모 저류시설 건설사업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추진되며 총 사업비 248억 원이 투입된다. 사전조사가 이뤄진 필리핀 북부 Pasa, Tubungan, Calamagul, Villa Cay 및 남부 Managok, Paradise 등의 지역 중 파사 및 쿨라만의 저류시설, 수로 등에 대한 사업이 착수됐다. 또한 농업용수 관리 자동화시스템 기술을 이전해 과수원 및 농업용지에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아제르바이잔 압쉐론 반도 재생수자원 개발 중심의 물 관련 복합사업은 800억 원(유상 500억 원 포함)을 투입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상하수도 시설 및 대체 수자원 개발을 위한 하수재이용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사업 대상 지역은 압쉐론 반도 북부 8개 지역으로, 배수지 및 상하수도 관망 등이 설치되고 이송관로 및 물 저장탱크 등 하수처리수 재이용 시설이 건설된다. 이 외에도 생태하천과 인공연못 건설 및 수자원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KOICA 물 분야 사업, 국제사회 기여
EACP 물랜드마크 사업을 통해 몽골 지역은 수자원 이용 효율성이 증가해 생활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함으로써 야르막 신도시의 도로, 하수처리 등 인프라 구축 후속사업 참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제르바이잔 사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수자원 분쟁 우려 지역에 새로운 방식의 수자원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물산업에 대한 수원국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필리핀은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통해 기후변화에 적응함으로써 쌀 수확량 증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KOICA는 앞으로도 이러한 물 분야 사업을 통해 국제사회에 기여하고 녹색성장 비전을 공유함은 물론, 물산업 해외진출 확대에 기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