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원인 포화·침투초과로 구분…강우 덜한 유출 포화가 대부분
토양수분 및 층 깊이 주목…토양수분 높으면 수분 흡수능력 감소

도시에서 홍수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으로 녹색지붕(Green Roofs)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홍수예측 및 수치 시뮬레이션 연구는 녹색지붕의 빗물 흡수 효과 능력에 대해 논의하며, 녹색지붕을 통해 홍수를 효과적으로 경감하는 방법을 제시해 그린인프라스트럭처 관련 연구 및 정책에 기여하고 있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녹지는 빠르게 감소되고 있으며, 녹지의 감소로 식생은 파괴되어 빗물이 토양으로 흡수되지 못하고 지면에 흘러 홍수의 위험이 커지는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이에 도시 지역에서 홍수의 위험을 저감시키기 위해 몇 가지 전략이 제안되었다. 녹색지붕은 그 일환으로 지붕에 식물을 심어 빗물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녹색지붕은 현존하는 공간을 사용하고 상대적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 전역에 걸쳐 널리 이용되고 있다.

▲ 도시에서 홍수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으로 녹색지붕(Green Roofs)이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녹색지붕은 몇 겹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초목층(vegetation layer), 중간층, 필터·배수층 및 평지붕층 등이 있다. 녹색지붕의 물을 흡수하는 능력은 지역의 기후와 초목의 종류, 레이어층 및 지붕의 구조·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선행 연구에서 강우량과 유출량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발견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경우에 따라 달라 간단히 관계를 기술하기 어려웠다.

본 연구의 목적은 토양수분데이터를 활용해 녹색지붕에서 강우량과 유출량의 관계를 일반적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녹색지붕에 들어가는 물의 양과 나오는 물의 양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강우 초기 토양수분이 높으면 녹색지붕이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두꺼운 층이 있으면 유출량이 적어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때문에 이전의 토양수분 및 녹색지붕을 이루는 층의 깊이는 녹색지붕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해당 실험의 실증을 위해 연구진은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120㎡의 녹색지붕에서 동아시아지역의 세덤(Sedum) 중 하나인 은하수 세덤(Sedum lineare)을 사용해 실증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지난 2012년 4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수행되었으며 실험기간 동안 총 15번의 강우가 관측되었다. 강우 시마다 강우량 및 물의 유출량을 측정했으며, 가장 심했던 강우는 7월 21일에 발생한 강우로 79명이 사망하고 약 116억4천만 위안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

또한 연구진은 모델을 적용하기 위한 수치분석을 수행해 유출이 일어나는 두 가지 다른 메커니즘을 밝혔다. 하나는 흙이 물 속에 포화된 포화초과이고 다른 하나는 비의 강도가 흙에 들어갈 수 있는 용량을 넘은 침투초과이다. 강우의 강도가 덜한 경우 생기는 유출은 대부분 포화에서 기인한다. 침투초과로 인해 발생한 유출은 단기간에 일어나는 경향이 있고 포화초과는 보다 장기간에 걸쳐 일어난다. 침투초과로 인해 발생한 유출량을 측정한 결과 이는 전체 중 매우 일부분만 차지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베이징에서 60년 만에 관측된 심한 강우 시에도 침투초과는 6%만을 차지했다. 지붕의 경사를 추가해 침투초과를 늘릴 수도 있으나 미미한 양이다. 침투 초과의 향후 개선을 위해 평평하고 경사진 녹색 지붕은 모두 유출의 주요 원인이 되므로 이를 고려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강우량이나 초기 토양수분량을 통해 유출을 계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의 연구성과와는 달리 문헌 연구와 다른 필드테스트를 통해 강우량이 다르거나 식목의 종류가 다른 경우에도 일괄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성과는 향후 녹색지붕의 설계 시 중간층을 두껍게 하고 토양 수분을 낮게 하여 녹색지붕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