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07년 3월호 / 데스크칼럼]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우라늄과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환경부는 지하수 등 먹는물의 자연방사성물질 함유실태를 조사해보니 우라늄은 1곳, 라돈은 24곳에서 미국의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장평1리 마을상수도의 경우 우라늄 농도가 1천640㎍/L으로 미국의 먹는물 기준치(30㎍/L)보다 무려 5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광판1리의 마을상수도는 라돈 농도가 미국 기준치(4천pCi/L)보다 8배나 높게 검출되었다.

 

지난해 말 환경부가 발표한 「2005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마을상수도 등 소규모 급수시설은 2만3천 개소로, 235만여 명이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이 중 74%가 취수원수로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어 우라늄·라돈 등 방사성물질 오염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

 

우라늄은 인체에 흡수돼 뼈와 신장에 주로 축적되며 주로 신장에 피해를 끼친다. 라돈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우라늄이 방사성 붕괴를 일으키면서 생기는 물질로, 인체에는 주로 공기를 통해 흡입돼 장기적으로 폐암을 일으킨다. 물 속의 라돈은 위암 등을 일으킬 수 있으나 공기 속 라돈에 비해 인체피해는 100분의 1 수준이다. 지하수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도 물에서 나온 라돈가스이다.

 

환경부는 우라늄이 기준치 이상 검출된 이천 대월면 장평1리의 마을상수도에 대해서는 음용수로 사용하는 것을 중지시키고 대체수원을 개발키로 했다. 아울러 먹는물 기준에 포함될 때까지 감시항목으로 설정해 관리하고, 먹는 샘물 등 대규모 지하수 이용시설에 대해서는 원수개발 단계에서부터 규제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라돈이 미국 기준을 초과한 24곳에 대해서는 폭기시설 설치나 음용 중단 등 함유량에 따른 대처요령을 제시하는 한편, 실내공기질·지하수·토양 등 모든 매체를 포괄하는 라돈종합관리대책을 수립해 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앞으로 10년간 매년 150곳 이상을 선정, 실태조사를 벌이는 한편 고함량 우려지역에 대해서는 음용지하수 개발지침도 제시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도 라돈에 대해서는 물을 떠서 놓아둘 경우나 끓이거나 폭기 등의 방법으로 함유량을 저감시킬 수 있다고 안심시키고 있다. 이 때문인지 미국은 라돈에 대해서는 제안치만 설정했고, 캐나다는 아예 관리대상에 라돈은 제외됐으며, 북유럽에서는 대체적으로 라돈에 대해서는 비교적 완화된 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들은 환경오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건강에 해롭다는 상품이나 그런 물질이 함유된 먹거리에 대한 기피현상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마당에 먹는 물에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겁을 주고, 라돈의 경우 “그렇게 심각하게 볼 필요가 없다”는 식의 자료를 배포했다. 음용하지 말라는 것인지, 마셔도 괜찮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지하수를 먹는물로 사용하는 농어촌지역의 주민들은 평균연령이 높아 외부 오염환경에 매우 취약한 계층이다.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주민들의 건강이 더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환경부는 이 지역에 거주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방사성물질 오염에 의한 인체피해 유무를 빠른시일 내에 정확히 조사하여 대책을 세워야 한다. 나아가 마을상수도의 74%가 지하수를 원수로 이용하고 있는 점을 상기하여 전국 조사와 철저한 수질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아직 국내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는 우라늄·라돈 등 방사성물질에 대한 기준을 제정, 하루속히 먹는물 수질기준에 포함시켜야 한다.  [배철민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