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07년 5월호 / 데스크칼럼]

 

유엔 산하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최근 인류가 기후변화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8년 정도 남았다고 강조했다. 즉 2015년까지 기온상승을 섭씨 2∼2.4℃로 묶지 않으면, 지구 평균기온이 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대에는 말라리아 등 열대성 전염병이 전세계적으로 만연하고, 최대 17억 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2080년대에는 3℃ 이상 올라가 생물종의 30% 정도가 멸종하고, 해수면도 약 24cm 상승하여 해안가의 30% 이상이 유실, 전 세계 인구의 20% 이상이 홍수로 위협받을 수 있으며, 특히 아시아의 중국, 베트남 등은 물에 잠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적 재앙을 막기 위해선 2015년을 정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여 2050년까지 2000년 수준의 50∼85%로 떨어뜨려야만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제 온실가스 배출을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은 2015년이 되는 셈이다.

 

온실가스의 주범은 역시 이산화탄소다. 1970년 이후 지금까지 이산화탄소는 80%가, 1990년에 비해서는 28%가 각각 증가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에너지 생산과 운송 분야지만 이는 산업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결국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산업발전을 더욱 확대해 나가는 묘수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에 우리도 예외일 수는 없다. 현재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10위(2004년 기준)인데다 배출량 증가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온실가스 감축 압력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1990∼2004년)이 82.4%로 중국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고, 국가 단위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도 104.3%로 일본(20%), 미국(19.8%) 등을 크게 앞서고 있다.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내뿜는다면 2030년까지 에너지 부문의 배출량이 무려 80.1%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2015년에 온실가스를 전년보다 20%(기온 2℃ 상승을 위한 최소치) 줄이기 위해서는 최대 국내총생산(GDP)의 0.62%인 5조3천억 원이 들어간다는 데 있다. 특히 2030년까지 전체 감축량의 40.4%를 맡게 되는 산업 부문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발전(29.9%), 수송(20.7%) 부문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구온난화 방지와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노력은 있었지만 성과는 별로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는 순수한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을 2011년까지 5%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2007년 현재 1% 정도라는 점을 볼 때 ‘공약(空約)’ 수준이다. 수송용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연료의 보급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정체 상태다.

 

지구온난화 예방을 위한 대국민 인식 홍보도 시급하다. 최근 환경부가 전국의 13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국민의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97%가 기후변화에 대해 알고 있었고, 92.6%는 기후변화 정도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또 기후변화의 주요 영향으로 ‘해수면 상승(92.6%)’, ‘태풍·집중호우(94.6%)’, ‘봄꽃 개화시기 변화(90.7%)’ 등을 들었지만,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에 대해서는 ‘화석연료 사용(85.7%)’, ‘산림황폐화(90.6%)’ 등을 꼽아 낮은 인지도를 보였다.

 

특히 온실가스 최다배출원으로 조사대상의 58.6%가 수송부문을, 30.0%가 산업부문을, 7.6%가 발전부문을 지적, 발전(34.0%), 산업(31.4%), 수송(21.0%), 가정(9.8%) 순인 실제 온실가스 배출 비중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대해 인식하는 국민은 많지만 인식의 깊이가 낮으며, 특히 향후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경험하게 될 10∼20대 학생의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교육 프로그램 마련하는 등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온실가스 문제의 심각성을 깨우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자칫 낭패를 보기 십상인 만큼 정부와 기업은 로드맵 추진 등 기후변화 대책마련에 온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배철민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