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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물부족 시대의 키워드, 재이용·담수화·스마트워터
이름 관리자 waterindustry@hanmail.net 작성일 2017.07.09 조회수 1044
발주기관
연구 수행기관 LG 경제연구원 정윤지 선임연구원·문희성 책임연구원
연구 기간
파일첨부
연구 보고서

[연구보고서] 물부족 시대의 키워드, 재이용·담수화·스마트워터

LG 경제연구원 정윤지 선임연구원·문희성 책임연구원


“재이용·담수화·스마트워터 통한 물공급 확대 필요”

해수담수화 시설 초대형화 추세…규모의 경제 통한 에너지 절감 기대
소재부품 분야서 차별적 기술력·사업모델 개발해 경쟁우위 확보 필수

 

물부족 시대의 키워드, 재이용·담수화·스마트워터
LG경제연구원 산업연구부문 정윤지 선임연구원·문희성 책임연구원


1. 현실화되고 있는 물 수급 불균형

근래 한반도는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강수량이 평년의 56% 수준으로 지방마다 농업 및 생활용수 확보에 비상이다. 게다가 때 이른 더위로 농작물 및 가축 피해가 더 심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열린 스위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서는 ‘물부족(Water Scarcity)’을 향후 맞닥칠 글로벌 리스크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 근래 한반도는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강수량이 평년의 56% 수준으로 지방마다 농업 및 생활용수 확보에 비상이다. 게다가 때 이른 더위로 농작물 및 가축 피해가 더 심해지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인제군 소양강 상류 모습.


물부족은 이제 먼 미래가 아닌, 한 걸음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주요 원인들은 익히 회자되는 키워드인 인구 증가, 도시화, 산업화, 개인 식생활의 변화 등이다. 문제는 지구상에 물이 많지만 쓸 수 있는 물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게다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통제되지 못하는 가뭄과 홍수, 산업화로 인한 수질오염 등은 미래의 안정적인 물공급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결국 지역별 수급 불균형이 이슈가 되고 있다. 쓸 수 있는 물을 석유처럼 배로 실어 나를 수도 없기에 더 그렇다. ‘2009년 수자원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수요량 대비 부족량 비중이 인도 50%, 중국 25%, 남아공 17% 등 지역별 차이가 크다. 글로벌 전체로 봐도 2030년 물 수요량과 공급량 격차는 40%까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1] 참조).주1)

   
 

국제연합(UN)은 2025년까지 18억 명의 인구가 물이 부족한 국가나 지역에 거주할 것이며, 3분의 2가 물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주2) 물공급 부족으로 인한 인류의 스트레스는 연관이 없을 것 같은 국제적인 이슈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일례로 유럽에 들어오는 시리아 난민 문제로 한때 국제사회가 들썩였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시거(R. Seager) 교수팀이 2015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 사태의 근본 원인은 물부족이다.

시리아의 비옥했던 지역이 10년 이상 물이 부족해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자 농민들이 생존을 위해 시리아 내 도시로 몰렸다. 일자리 부족에 따른 사회 불안은 내전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난민 사태로 연결되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물부족 현상은 직·간접적으로 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은 단순하다. 물수요를 줄이거나 물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수요 절감을 위해 정부, 민간에서 각종 절약 캠페인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최소 수자원의 양 자체를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평소 쓰던 물의 양을 줄이기 힘든 비가역(非可逆)적 문제다. 사용량은 개인, 기업의 지불 의사결정에 따른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약에 한계가 있다. 결국 물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2. 물공급 늘리는 재이용(Reuse)과 담수화(Desalination)

공급을 늘리는 첫 번째 방법은 재이용(Reuse)이다. 사용했던 물을 다시 사용 가능한 수자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상하수가 아닌, 중수(中水)라는 카테고리가 생겼다. 가정이나 건물에서 사용한 물을 정수하여 재사용하는 물을 의미한다.

‘2017년 UN 수자원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폐수는 물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으로 꼽힌다. 폐수는 기존의 처리와 관리에서 재사용·재순환·자원회수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고 전한다. 가정, 공장 등에서 발생한 하·폐수뿐만 아니라 빗물도 농업용수, 산업용수, 조경용수 등으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그림 2] 참조).

   
 

서울시는 도시 물순환 회복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빗물마을 3곳(제기동, 신월동, 시흥동)을 선정했다. 빗물마을은 빗물을 활용하고 땅속으로도 침투시켜 도시 홍수와 열섬효과를 예방하는 친환경 마을로, 서울시는 총 10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한편, 물재이용 시장은 2014년 12조 원(약 110억8천만 달러) 규모에서 2019년 30조 원(약 280억4천만 달러) 규모로 연간 19%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주3)

특히 농업용수는 전체 물 사용량의 70∼80%를 차지한다.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확보도 문제이지만 농사를 지을 물이 없다면 식량도 없다. 농지 인근에서는 에너지가 마이크로 그리드(Microgrid)화 되는 것처럼 물도 근거리에서 물을 공급받는(On-site Water Supply) 방식으로 바뀌면서 재이용 니즈(needs)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을 늘리는 두 번째 방법은 해수담수화이다. 바닷물을 먹는 물인 담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기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에서 개발되었다. 당시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절실한 필요성에 의해 나온 셈이다. 시장 조사기관인 글로벌 워터 인텔리전스(GWI)에 따르면 글로벌 해수담수화 시장 규모는 현재 14조 원 정도로 추정되며, 2020년 이후 20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가장 큰 동인은 담수 생산방식의 변화이다. 얼마 전까지는 발전소의 열을 활용해 물을 증발시켜서 얻는 증발식 담수시설이 대부분이었다. 2000년대 이후 신규 시설들은 역삼투압 멤브레인(분리막)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변화하고 있으며, 현재 90% 이상이 멤브레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멤브레인 방식의 담수처리는 기존 방식보다 효율적이고 품질 좋은 물생산이 가능해 주목받고 있다.

   
▲ 하·폐수를 정화하여 재이용하기 위해서는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처리 등 여러 단계의 수처리를 통한 높은 수준의 물 품질이 요구된다. 사진은 LG화학의 역삼투압(RO) 수처리 필터.

 

3. 재이용과 담수화 성장 견인하는 선도기업들의 혁신

재이용과 해수담수화에 대한 높은 성장성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과제는 기술 혁신을 통한 좋은 품질의 물 확보와 경제성 극대화이다. 우선 고품질의 물 확보를 위해서는 고성능 여과기술의 발전이 핵심이다. 화학·바이오·나노기술 등에 기반한 원소재기술, 막 코팅기술, 약제기술, 박테리아 제어 기술 등 다양한 요소 기술들의 혁신이 필요하다.

또한 경제성 극대화를 위해 수처리 시 에너지 절감 및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에너지 사업과 연계, 스마트 솔루션을 통한 효율화 등 타 산업·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한 혁신이 모색되고 있다. 크게 세 가지 방향의 기술 혁신이 최근 물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1) 화학·바이오 기술을 이용한 고성능·고효율 여과기술 혁신
하·폐수를 정화해서 흘려보내던 물을 재이용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수준의 물 품질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처리 등 여러 단계의 수처리가 필요했으며, 차지하는 공간이 넓어지고 비용도 점점 높아졌다. 대안 기술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이 중 하나로 ‘MBR(Membrane Bio-Reactor) 시스템’을 주목하고 있다([그림 3] 참조).

   
 

이는 멤브레인과 바이오기술을 이용해 처리 공정 단계를 압축하고, 처리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이용 사업이 농업용, 소방용 외에도 식음료용으로까지 확대되어 품질 확보가 요구되면서, MBR 시장의 잠재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도시의 확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기존 수처리 인프라의 용량 한계 이슈가 발생하면서 공간·비용 효율적인 MBR 등 신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수처리 분야의 선도기업 GE는 스페인의 한 폐수처리장에 자사의 ‘LEAPmbr 기술’을 적용하여 기존 처리장 부지 면적의 확장 없이 수처리 용량을 증가시키고 수질 개선까지 실현했다. 처리장에서 나온 물은 생산 공정상의 세정수나 농업용으로 재이용될 예정이다. 

 역삼투압 멤브레인을 넘어서는 차세대 멤브레인도 등장하고 있다. 영국 모던 워터(Modern Water) 등의 ‘정삼투(Forward Osmosis) 기술’이 대표적이다([그림 4] 참조). 현재의 역삼투압은 바닷물의 염분차로 높아진 쪽에 압력을 가해 염분은 멤브레인을 통과하지 못하고 결국 걸러져서 담수를 얻게 되는 원리이다. 삼투압 이상의 압력을 가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정삼투압 기술은 이 비용을 제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멤브레인을 사이에 두고 바닷물이 있는 반대쪽에 삼투압을 높이는 화학약품을 넣는다. 삼투압을 높여 물을 유도하기 때문에 유도(Drawing) 용액이라 불리는 화학약품은 삼투작용 후 회수하여 재활용할 수 있다. 정삼투는 유도 용액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염분이 걸러지는 원리이다. 아직 멤브레인의 한계와 유도 용액 재활용률 등 난관이 있어 단기적으로는 역삼투 방식과 정삼투 방식이 혼합된 형태로 개발 중이다.

 

2) 에너지 절감 및 수익성 확보를 위한 기술 혁신
아직까지 재이용과 담수화에는 대규모의 에너지가 사용되고 있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발전소와의 연계를 통해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시도들이 있다. 먼저, 하·폐수 재이용에서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고민되고 있다. 기존에도 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 자립화가 요구되어 왔다. 방류를 위한 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 바이오가스 등을 이용해 직접 에너지 생산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한 폐수에 남아있는 열을 히트펌프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로 전환하기도 하면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왔다. 그런데 재이용을 위한 공정이 추가되면 에너지 사용량이 더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추가적인 에너지 절감 기술 솔루션들이 모색되고 있다. ‘미생물 연료전지(Microbial Fuel Cell)’ 기반 에너지 자립형 수처리 시스템을 예로 들 수 있다. 미생물 연료전지는 폐수 중 유기물질을 미생물이 분해하면서 전기가 발생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에 멤브레인을 활용한 수처리 기술, 공업용수로 재이용하기 위한 공정 등을 추가하면 기존 공정 대비 에너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담수화 또한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저에너지 고효율 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의 증발법은 에너지 사용량이 높아 역삼투압 방식의 적용이 확대되어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멤브레인 소재의 개발, 신재생에너지와의 결합 등 새로운 해수담수화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멤브레인 방식의 담수화는 이제 초대형화 플랜트로 건설되고 있으며 규모의 경제로 생산비용이 더 저렴해지고 있다.

2015년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서는 10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초대형 담수화(Megascale Desalination)’를 꼽았다. 이스라엘 텔 아비브(Tel Aviv) 남쪽의 소렉(Sorek) 담수화시설은 2016년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이스라엘 물공급의 40%를 담당한다. 운영상 에너지 효율 개선 노력과 함께 주목할 것은 기존 직경보다 두 배 큰 16인치 직경의 역삼투압 멤브레인 필터를 적용해 초대형화한 것이다.

이로 인해 물 생산비용이 1㎥ 당 58센트(cent)로 기존 담수화시설 비용보다 저렴해졌다. 또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의 연계를 통해 독립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 주변에 공급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두바이 수전력청(DEWA, Dubai Electricity and Water Authority)이 주도한 두바이 인근의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로 생산된 에너지를 활용한다. 이 플랜트는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물을 하루에 50㎥(5만L) 생산해 주변 지역으로 공급하고 있다.

3) 관리 효율성 극대화 위한 ICT 기반 스마트 워터 기술 혁신
공급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을 적재적소로 공급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해수담수화와 하·폐수 재이용 등의 시스템이 구축되고, 여기에서 생산한 물이 도시에 공급되면서 기존의 물관리 시스템과 통합 가능한 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수요에 맞는 공급을 위해 양방향으로 수자원을 관리하는 ‘스마트 워터 그리드(Smart Water Grid)’ 시스템이 떠오르고 있다. 이 시스템은 수자원의 생산부터 수송, 관리, 사용 후 발생한 하·폐수의 처리, 재이용 등 전(全) 과정의 지능화와 정보화를 통해 효율적인 물관리를 목표로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빅데이터(Big Data) 등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센서 기술의 발달로 ICT 등 타 분야 기업에서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 기술의 적용이 확대되면 수자원 공급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히타치(Hitachi)는 원수 공급부터 해수담수화, 하·폐수 처리 및 재이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지능형 물관리 시스템(Intelligent Water System)’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림 5] 참조). 도시나 지역에 안전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최첨단의 스마트 센서, 빅데이터 등의 ICT 기술을 활용한다.

   
 

먼저 물수요를 예측하고 공급량을 조정해 최적화된 급수 계획을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표수를 정수하고 해수를 담수화 시킨다. 정제된 물을 가정용·상업용 건물, 공장 등에 공급하면서 전체적인 수량과 수질을 스마트 미터를 통해 모니터링 한다.

하·폐수는 처리시설을 거쳐 일부는 방류되고 대부분은 다시 재이용 시설에서 한 번의 처리과정을 거쳐 상업·공업용수 등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일련의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최적화된 관리 솔루션을 목표로 개발 및 적용이 진행되고 있다.

지멘스(Siemens)는 ‘수처리 시설 자동화 시스템’ 사업을 통해 물 생산비용과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고 있다. 호주의 퍼스(Perth), 스페인의 발데렌티스코(Valdelentisco), 바레인의 알히드(Al Hidd) 지역의 해수담수화 플랜트에는 지멘스의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호주 퍼스의 역삼투압 해수담수화 플랜트의 경우, 이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실제 수요에 맞는 양을 보내기 때문에 에너지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개선했다.

 

4.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국내기업에 주는 시사점

1) 각국 정부들의 지원 정책 강화
물은 전력, 가스, 석유 등과 같이 국가 안보 차원의 자원이기에 각국의 수자원 정책이 중요한 요소다. 담수화는 재이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익숙하다. 중동 국가들은 풍부한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해수담수화 시설을 건설해 물부족 문제를 해결해 왔다. 이제는 북아프리카, 미국 서부, 호주, 중국, 한국 등 지역적 물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는 국가에서도 담수시설 적용에 관심이 높다.

담수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소한 재이용 정책 현황을 살펴보면, 각국 정부는 정책적 지원 및 규제를 통해 자국의 재이용률을 높이려 하고 있다. 물부족 국가인 싱가포르의 ‘뉴워터(NEWater)’는 물재이용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1970년대 싱가포르 정부는 말레이시아로부터 원수 수입 외에 빗물 집수, 하수처리수 재이용, 해수담수화 등 ‘4가지의 수도꼭지(Four Taps)’라고 불리는 수자원 공급원을 정하고 재이용 정책을 추진해왔다.

   
▲ 물부족 국가인 싱가포르의 ‘뉴워터(NEWater)’는 물재이용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여기서 재이용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지하에 설치된 관을 통해 가정·상업시설의 하수와 공장·산업시설의 폐수를 하수처리장으로 한 데 모은다.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물은 뉴워터 공장으로 보내져 식수 등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처리된다. 처리된 물은 음용수 등의 생활용수, 초순수, 냉각수, 조경용수 등으로 활용된다.

미국도 일찍부터 재이용을 적극 지원해 왔다. 대표적 예로,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Orange County)의 ‘워터 팩토리 21(Water Factory 21)’ 시설이 있다. 이 시설은 1976년부터 운영되어온 하수 재이용 시설이다.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물을 재이용 처리시설로 보내면 마이크로급 멤브레인 여과, 역삼투압 여과, 고도산화 과정을 통해 음용수 수준까지 정화된다. 처리된 물의 일부는 강의 상류로 보내지고, 일부는 지하수를 보충한다. 이렇게 보충된 지하수가 오렌지카운티 각 지역에서 취수되어 사용되는 간접적인 형태의 재이용으로 볼 수 있다.

물이 부족한 중동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스라엘은 중장기 물관리 정책(2010∼2050년)에서 농업용수의 대부분을 재활용수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은 빗물을 재이용하는 개념을 도시에 적용하고 있다. 2013년부터 중국은 ‘스펀지 도시(Sponge city)’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

‘스펀지 도시’는 배수 체계와 저장 시스템 구축, 지형 설계를 통해 스펀지처럼 빗물을 흡수·방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물을 모을 수 있는 오목한 녹지를 조성하고, 물을 투과시킬 수 있는 도로 포장, 빗물 저장시설 등을 설치한다. 이를 통해 초과 강우의 70%까지 저장했다가 거리 청소, 화재 방지, 녹화 사업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폭우, 홍수 등의 재해까지 방지할 수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도시 면적의 80%를 스펀지 도시로 건설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재이용률이 높지 않았지만 2010년부터 「물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물재이용 시설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최근 정부의 ‘스마트 물산업 육성 전략’에 따르면 산업단지 지정 시 하수재이용 여부를 사전 협의해 물재이용을 촉진할 것임을 밝혔다. 현재는 일산 킨텍스와 인천국제공항 등에 사용한 물을 재이용하는 중수도 설비가 구축되어 있다.

재이용하여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최근 사례로는 파주시 하수재이용 사업을 들 수 있다. 파주시의 하수방류수를 파주시 산업단지의 입주 기업인 LG 디스플레이 등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디스플레이 제조를 위해 청정도가 높은 물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수처리 솔루션 기업인 LG 히타치워터솔루션이 2018년까지 하루 4만㎥ 규모의 처리시설을 건설 중이다.

   
▲ 파주시 하수재이용 사업은 파주시의 하수방류수를 파주시 산업단지의 입주 기업인 LG 디스플레이 등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디스플레이 제조를 위해 청정도가 높은 물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수처리 솔루션 기업인 LG 히타치워터솔루션이 2018년까지 하루 4만㎥ 규모의 처리시설을 건설 중이다. 사진은 LG 디스플레이 폐수처리장.

 

2) 후발 기업들은 산·관 협력 통한 진입 필요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 많은 국내 기업들이 신(新)사업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첨단’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신사업들이 검토되고, 성장기회 확보를 위해 많은 기업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는 의외로 가까운 데 있을 수 있다.

인류에게 필수적인 물, 식량, 에너지가 대표적이다. 생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문제 해결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숙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산업은 선도기업들의 축적된 경험이 곧 진입 장벽인 분야다. 물의 품질 변화는 사람에게 치명적이거나 생산 제품의 불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물산업에서 베올리아(Veolia), 수에즈(Suez) 등 기존 선도기업들은 소재, 부품부터 운영, 관리까지 역량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수의 기업들은 고객별·지역별로 세분화된 영역에서 전문성을 기반으로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의 위상은 담수화 분야의 소수를 제외하고는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재이용이나 담수화 분야의 지속적인 시장 성장은 진입 기회를 제공한다. 두 가지 방향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국내 기업들은 민·관 합작투자사업(PPP, Private-Public Partnership)을 적극 모색하는 것이다.

물산업은 특성상 정부의 정책과 규제, 지형의 특성 등으로 인해 국가별·지역별로 요구되는 사업 성격 및 내용이 상이하다. 물시장 규모가 830조 원으로 크다고 해도 기업이 모두 접근 가능한 시장을 의미하지는 않으므로 접근 가능한 시장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의 경우 상하수도 서비스 대부분이 K-water 등 공기업이기에 수십 년간의 경험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국내기업들로서는 한정된 국내시장에서 경험 축적과 함께 국가별·지역별 특성을 파악하여 정부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 초기에 필요하다. 정부 또한 축적된 경험을 글로벌로 활성화할 수 있도록 국내 기업들에 대한 보다 나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그림 6] 참조).

   
 

두 번째는 소재부품의 차별적 기술력과 사업모델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멤브레인은 재이용이나 담수화 등 물산업에서 앞으로도 핵심 소재부품이다. 멤브레인 분야의 선도기업들은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맞춘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각 지역별로 개발센터를 운영하고 고객과의 협업을 극대화하고 있다.

다우케미칼(Dow Chemical)은 담수화 사업의 확대를 위해 중국 내륙에 담수화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최근 신장 위구르(Xinjiang Uygur) 자치구에 현지 기업 신장 딜랜드(Xinjiang Deland)와 공동으로 담수화 프로세스·멤브레인 개발을 위한 이노베이션 센터를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도레이(Toray), 아사히 카세이(Asahi-Kasei) 등 일본 멤브레인 기업 또한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는 솔루션을 선(先)제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객의 사업 특성에 맞는 멤브레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맞춤형 사업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물과 관련된 산업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매력적일 것이다. 국내기업들은 방향이 맞다면 속도가 비록 느리더라도 기술과 사업모델에서 혁신적인 고객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 물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강자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1) 2030 Water Resources Group, ‘Charting Our Water Future’, 2009; G. Boccaletti, ‘Transforming water economies’, McKinsey, 2012에서 재인용
2) Water Scarcity factsheet, UN-water, 2013
3) Global Water Recycle and Reuse Market 2015∼2019, Technavio, 2015

[『워터저널』 2017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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