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말고 기후정의 - 기후 불평등에서 정의로운 전환으로』

박재용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32쪽 / 13,000원 

지금은 기후위기의 시대이자 기후 불평등의 시대다. 한국은 2019년 기준 하위 50%는 평균 7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상위 1%의 180톤에 비하면 약 26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우리를 더욱더 나누고 차별을 더 크게 한다.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과잉 배출은 우리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부자들의 호화로운 삶을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후의 과학이나 재생에너지 기술이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의 부정의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술에 대한 낙관주의를 비판하고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과 그 과정의 정의로움에 대해 서술한다.

이 책에는 친환경 마크가 붙어 있는 화장품이나 세제, 비누를 파는 기업, ‘ESG경영’을 내세우고 ‘탄소중립 석유’를 파는 기업, ‘녹색기업’으로 지정된 화력발전소, 공정무역·유기농·친환경 먹을거리나 입을거리 제품을 만들어내는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등장한다. 기업은 스스로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다. 정부 정책도 마찬가지다. 허울 좋은 ‘녹색성장’ 또는 지속가능성에 편승한 ‘그린워싱’과 구별되는, 제대로 된 노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정의로운 전환’이야말로 기후 불평등 시대에 가장 진지하게 모색할 주제임을 강조하는 이유다.  

저자는 소비를 줄여 생산을 줄이는, 더는 자본에 끌려가지 않는, 기후위기를 기후정의로 바꾸는 미래를 제안하며 말한다. ‘기후위기 때문에도, 기후위기가 아니라도’ 지속가능한 유일한 성장은 탈성장뿐이라고.

[『워터저널』 2023년 5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