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절반을 넘어서』

트로이 베티스 / 이콘 / 320쪽 / 18,000원

2047년 미래의 지구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역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뉴스가 해마다 들려오고, 이대로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2050년 지구에는 거대한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국제기구 및 환경운동가들은 주장한다. ‘생태 우울’, ‘기후 우울’ 등의 신조어도 생겼다. 마치 종말이라는 예견된 미래를 기다리는 것처럼 무기력함이 현대인들을 지배한다. 과연 인간과 지구가 공존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지구의 절반을 넘어서』는 기후 위기에 맞설 색다른 관점을 선사한다. 바로 지구의 절반이 야생으로 돌아간 유토피아를 상상하는 것이다. 이는 통섭의 대가이자 세계적인 석학인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이 주장한 ‘지구절반(Half-Earth)’이론이다. 하지만 윌슨의 주장은 지구절반을 단순히 환경 문제로 접근했다는 한계를 보인다. 이에 저자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지구절반 사회주의(Half-Earth Socialism)’라는 가능 세계를 제시한다.

기후 위기에 대한 보편적 인식 수준은 높아졌지만, 우리가 이 현실에서 벗어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상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채식을 실천하고, 환경운동에 참여한다 한들 개인의 노력만으로 재난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기후학자들은 에너지 소비량을 2천W로, 지구 온난화를 1.5℃로 낮추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하지만 인간의 무한한 욕심을 담아내기에 지구는 유한하다.

이 책은 ‘지구절반 사회주의’라는 새롭게 정립한 개념을 이론과 실전에서 구체화하는, ‘과학적 유토피아’의 안내서를 제공한다.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정치·경제가 운영되고, 자연 생태계가 회복된 ‘지구절반 사회주의(Half-Earth Socialism)’가 실현된 미래 모습을 통해 새로운 가능 세계를 보여준다.

[『워터저널』 2023년 8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