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아마존의 목소리』

아이우통 크레나키 지음 / 오월의봄 / 770쪽 / 15,500원

1980년대부터 원주민운동에 뛰어들어 브라질 현대사에 중요한 족적을 남긴 원주민 리더 아이우통 크레나키는 2019년 자신의 강연문 세 편을 모아 『세계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아마존의 목소리』를 출간했다. 

크레나키는 자본주의 문명의 식민화와 지배, 생태 파괴로 원주민 세계는 이미 오래전 종말을 맞이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세계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아마존의 목소리』를 비롯한 일련의 강연을 통해 종말을 겪은 원주민의 입장에서 문명인에게 말을 건다. 

이러한 맥락에서 크레나키가 제안하는 ‘이미 시작된 종말을 늦추기 위한 방법들’은 지금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세계(문명)를 벗어나 ‘다른 세계(원주민의 세계)’가 되어 인간이 직면한 생태학적 위기를 바라보도록 하는 급진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이 책의 핵심을 이루는 역-인류학적 관점으로, 원주민이 그들 고유의 방식으로 구축해온 서구인에 대한 인류학을 제시한다.

한편, 지난 1월 17일 출간된 한국어판은 원서 『세계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아마존의 목소리』를 충실히 완역하면서도, 크레나키의 강연과 텍스트에 대한 여러 학자의 응답을 담아냄으로써 원서의 의미를 한층 더 확장하고 심화했다. 또한 크레나키의 활동은 물론 지금 세계가 직면한 각종 생태학적 위기 및 위기 담론의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내는 여러 글을 엮었다. 

[『워터저널』 2024년 2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