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우 팀장  기후변화 적응이란 기후변화 악영향을 줄이고 기회를 극대화하는 행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현재 나타나고 있거나 미래에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기후변화의 파급효과와 영향에 대한 자연·인위적 시스템이 조절을 통해 피해를 완화시키거나, 더 나아가 유익한 기회로 촉진시키는 활동이다.

기후변화의 원인물질인 온실가스 배출이 현저히 줄어들더라도 향후 최소 수십년은 과거에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온난화는 지속되기 때문에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기후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과 취약성을 평가하여 적절한 대응 대책을 마련하는데 최소한 5∼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기후변화 적응은 시급하며, 기후변화로 인한 악영향이 나타나기 전에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적응 대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이제 기후변화 적응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수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1세기말이 되면 20세기말 대비 연평균 기온이 섭씨 4도 정도 오르고, 전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평균 섭씨 6.4도 상승할 전망이다. 강수량은 17% 증가할 것이며, 전 지구의 평균 강수량은 3% 증가, 동아시아의 경우 최대 6.2%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2100년도까지 우리나라 해수면은 평균 2.09㎝까지 상승하고 최대 10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이며 온도는 섭씨 2도 정도가 증가할 전망이다. 지구 온도가 섭씨 1도가 올라가면 1천800∼6천만 명의 인구가 기아의 위험에 처하게 되며, 섭씨 2도가 상승할 경우 2억 명의 인구가 기아에 허덕이게 될 것이다. 섭씨 3도가 상승하게 되면 해안습지대 30%가 침수되고 45억 인구 기아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최악의 기후재앙을 방지하기 위한 마지노선은 섭씨 2도라 할 수 있다. 즉, 지구인 모두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켜야 할 온도 상승은 섭씨 2도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변화는 우리나라 6대 도시 평균 지난 100년간 섭씨 1.7도가 상승, 세계 평균 섭씨 0.74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량 및 강우량도 큰 변화가 있었다. 1912년부터 2008년까지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9%가 증가했고 강우량도 70년대 대비 2배가 증가했다. 특히 지난 43년간 해수면은 약 8㎝(연평균 1.9㎜)상승으로 세계 평균과 유사하지만 표면수온은 최근 41년간 평균 섭씨 1.31도가 상승, 세계 평균 섭씨 0.5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경우 한반도 온난화의 증거로 한라산 구상나무숲이 쇠퇴하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용머리해안을 걸어다니기가 어렵게 됐다.

기후변화 현상으로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봄꽃 개화일이 6∼8일 빨라졌으며, 소나무림 고사율 증가 및 구상나무림 쇠퇴를 야기하는 한편, 극한 기상현상으로 산사태, 산불피해는 증가하고 있다. 또, 아열대성 어종이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으며 명태는 감소하고 있다.

산림 생태계는 서어나무, 분비나무(상록침엽수) 잠재 분포범위가 축소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사태 및 토사재해, 산불 대형화로 피해를 받고 있다. 해양 생태계는 수산자원 포획, 채취 등으로 이용기간이 단축되고 있고 신종 유입으로 수산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

정부는 기후변화 감시·예측 능력을 높여 기후변화 적응 기반을 구축하고 온난화에 따른 국민의 생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기 위한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 생태계 분야 기후변화 적응대책(안)은 △기후변화 취약 생태계 및 지표종 관리 △기후변화 생태계 영향 및 취약성 평가 △생물종·유전자원 다양성 보존 및 복원 △훼손지 복원을 통한 생태계 연계성 확보 △외래종 및 돌발생물 확산방지 △생태계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먼저 기후변화가 생태계 변화를 초래함에 따라 조사 및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생태계 관리대책 마련이 필요시 되는바, 이를 위해 기후변화 취약 생태계 및 지표종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라 한반도에서의 온도 상승 및 강수량 변화는 현재의 자연환경에 적응되어 있는 서식 생물 및 생태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후변화가 유발하는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평가, 적응 대책 수립·추진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기후변화 부분별(자연·산림·농업·해양) 생태계 영향 및 취약성 평가가 필요하다.

최근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기후변화로 생물종의 분포권 및 종 다양성 변화가 심각한 수준이고, 생물종의 멸종이 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바, 이에 대한 보전 및 관리도 요구된다. 또 미래 생물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기후변화 취약 생물종에 대한 유전적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 이에 기후변화 적응대책에는 기후변화 취약 생물종 복원 및 증식, 생물유전자원 현지 내·외 보전 등의 사업 내용을 담고 있다.
 
산림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 필요

정부는 훼손된 산림복원을 통한 산림생태계 연계성 확보에 대한 대책도 수립하고 있다. 국토 생태계의 핵심축이고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백두대간의 일정지역을 백두대간보호에 관한 법률제정, 백두대간보호를 위한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민통선 이북지역 산림훼손지를 생태적으로 복원하여 동서간의 산림생태계 연계성 확보를 통한 기후변화 적응 산림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에 따라 생태 영역 환경이 점차 남방계 생물종을 비롯한 외래종들의 국내 침투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특정 지역 및 도심에 일부 생물종들이 발생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조절 및 저감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왜래종과 돌발생물 번식·확산 방지를 위한 감시 및 모니터링과 관리제도 및 체계를 정비해 나가야 한다.

또한, 기후변화에 취약한 생태계는 지역별로 달라, 지역별 특성화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생태계 관리가 필요하며 지역 주민 주도의 지역생태계관리협의체 구성 및 운영을 통해 효율적 관리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지역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관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생태계 적응 가이드라인 제작 및 보급 등을 통해 홍보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