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10년 10월호 특집 기사]

 

 지난 9월1∼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는 세계 물 전문가 30여명이 모여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따른 효과적인 수자원 관리와 상수도 정책방향, 정수처리 등 녹색기술 관련 연구개발 동향 등을 소개하고, 향후 기후변화 대응방향을 모색했다.

 

 

▲ 시몬 탈(Shimon Tal)/이스라엘물협회 회장

중동은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역의 천연 수자원만으로는 물에 대한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선 오늘날의 중동지역 즉, 이스라엘 주변 지역에서의 물 부족 현황을 발표하고 이스라엘이 어떻게 식수를 안전하게 확보하는지,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으며, 그 영향과 목표는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이스라엘의 절반은 사막 지역으로 이들 지역은 물이 아주 부족하다. 연 강우량이 100㎜ 이하인 곳도 많다. 때문에 이 곳에서 가뭄이라는 현상은 아주 일반적인 것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 지역에서의 물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통상적으로 말하는 ‘물관리’라는 것은 단순히 물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물관리를 위해서는 보다 복합적인 사고와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 물관리에 대해 논하기 전에 지금 현재 그 지역에 내재한 문제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또한 지역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일부로써 물을 관리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수자원 문제는 이스라엘이나, 중동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복잡한 제반 여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강우량의 변화는 물론 강우강도, 대수층, 해수층, 인구 상황과 물 수요 등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 지역의 인구는 매년 1.5∼2.8%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라면 물에 대한 수요도 상승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물 부족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천연 자원인 수자원은 계속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물부족 현상은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의 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외부 자원에 의존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수자원 중 40%는 외부 지역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요르단은 30%, 시리아는 60%의 정도의 수자원을 외부에서 공급받고 있다.

 

UN의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수자원이 부족한 지역의 1인당 연간 물공급량은 157㎥로 이는 물 부족 위험수준의 31%에 해당한다. 만약 이러한 공급량이 100㎥ 미만으로 내려가면 아주 심각한 물 부족 상태임을 뜻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2025년이 되면 가정용 또는 지자체에만 물을 공급할 수 있고 그밖에 산업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수자원이 부족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스라엘의 절반은 사막 지역으로 이들 지역은 물이 아주 부족하다. 연 강우량이 100㎜ 이하인 곳도 많다. 때문에 가뭄이라는 현상은 아주 일반적인 것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 지역에서의 물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미 언급했듯이 이스라엘도 모든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가용수원이 충분하지 않다. 때문에 물관리의 필요성을 인지한 이스라엘 정부는 1959년 「The Water Law」를 제정했다. 물론, 물은 공공 소유이긴 하지만 정부가 수탁자의 입장에서 국가의 수자원을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은 「The Water Law」와 같은 이러한 법률을 통해 정부와 관련 기관이 물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현재 이스라엘에서는 이러한 법률적 근거 이외에 부족한 물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행정 분야, 물 당국, 물 관련기관 등이 협력하고 있다.

 

그리고 수자원과 관련된 정보를 꾸준히 측정해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들은 수량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수질적인 측면의 개선방안, 그리고 수자원의 효율적인 공급을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사실 하나는 중동지역 수자원의 90% 이상이 여러 지역에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중동지역 전체가 수자원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새로운 수자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 하며 대체 수원이나 신기술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인접 지역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물 관리에 나서고 있다. 건기나 우기나 상관없이 원활한 물 공급을 위해 이러한 네트워크의 정보를 이용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오는 2040년 중동지역에서 물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 잠재된 천연 수자원을 2배로 늘려야 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이므로 요르단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등 중동 지역의 나라들은 해수담수화와 하수 방류수의 사용에 주목하고 있다.

 

이제 물관리는 논쟁이나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대상이어야 하며 개별 국가뿐만 아니라 세계은행, 관련 기구 등의 협력도 필요할 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0년부터 지속가능한 물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2010년부터 물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루는 것을 물관리 목표로 삼았다. 세부적으로 2010년부터 모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물공급을 달성하자는 내용이다.

 

이렇게 우리가 원하는 지속가능한 물공급을 위해서는 물수요와 천연자원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스라엘에서는 농업용수가 전체 물 소비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물수요가 국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이스라엘은 해수담수화 및 하수 방류수 재이용을 통해 농업용수를 확충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하수 방류수 4억㎥를 담수화 공정 거쳐 재사용했으며, 오는 2013년까지는 5억㎥를 재이용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사막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어 농업을 하기 위해 많은 물이 필요함에도 이를 충족시킬 천연 수자원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논에 물을 대지 못해 농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물론 농업은 경제적 또는 사업적으로 대단히 화제가 되는 이슈는 아니지만, 나라의 기간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농업용수의 확보는 국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국민이 농업을 포기할 경우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왜냐하면 농업을 포기한 농민은 경작지를 떠나게 되고 그럴 경우 국경방어와 식량 안보 등 국익에 큰 영향을 끼치는 2차, 3차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농업용수를 확보하는 것이 물관리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새로운 수원을 개발하고 이를 보충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담수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해수담수화나 하·폐수 재이용을 통해 물 부족을 극복해야 한다. 현재 이스라엘은 3개의 큰 담수화 공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지구와 요르단도 담수화 공정을 운영해 원활한 물공급을 추구하고 있다.

 

이처럼 중동지역에서 주목하고 있는 담수화 과정은 지속가능한 물관리 대책이라 할 수 있으며 이스라엘은 이러한 담수화 시스템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해수담수화를 통해 농업용수를 확보하는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13년까지 6억㎥/년 이상의 물을 제공하고자 하는데 이는 천연 수자원의 39%에 해당하는 양이다. 물론 수량뿐만 아니라 수질에 대한 목표도 갖고 있다.

 

염화물은 20㎎/L, TDS는 50㎎/L, Boron 0.4㎎/L로 순도가 높은 물을 공급하고자 한다.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농업용수의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계속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에서 담수화에 주력하는 이유는 물 부족이 재정적 궁핍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며 정부는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도록 높은 물 값을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도 도입했다.

▲ 이스라엘에서는 부족한 물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행정 분야, 물 당국, 물 관련기관 등이 협력하고 있다. 사진은 해수담수화를 이용한 먹는 물 급수관.

수자원 확보 계획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오는 2013년까지 5억㎥ 정도의 하수 방류수를 재이용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는 4억㎥의 하수 방류수를 담수화 공정을 거쳐 재사용했으며, 이는 전체 방류수 규모의 85%에 해당하는 양으로 특히 농업용수로 주로 사용됐다.

 

앞으로 이스라엘은 하수 방류수의 3차 처리를 통해 수질을 개선하고 식수용도 수준의 수질을 달성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농업 분야에서 물을 절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의 개발을 위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서양의 유역관리나 수자원을 관리하는 기관과 연계를 통해 하수 방류수 관리에 대한 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으며 농업용수의 확보와 효율적인 급수체계를 위해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장기적으로 홍보를 통해서 또는 물을 절약하는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는 것으로 물 절약 운동을 실천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일상생활에서 중수를 사용해 물을 재활용하거나 세차 후 물을 재사용하도록 권고하는 것 등이 이에 속한다.

 

이 외에도 각 가정에 물을 절약할 수 있는 기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산업 분야에서도 첨단 기술을 개발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 이스라엘에서 담수화에 주력하는 이유는 물 부족이 재정적 궁핍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며, 하수 방류수의 3차 처리를 통해 수질을 개선하고 식수용도 수준의 수질을 달성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해수담수화 시설.

정부는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상수도 문제를 교훈으로 물안보의 일환인 상수도 시스템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게 됐다. 그간 물안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으며 물 관련 시스템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에 빠르게 대응하는 예방절차를 구축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 2007년 물 위원회가 물 당국으로 변경됐다. 그 전에는 물 위원회 외에도 다수의 물관리 부서가 공존하다 보니 정치적인 압력에 의해 분쟁과 이견이 발생했다. 그러나 2007년 1월부로 물 당국이 출범함에 따라 하나의 규제 당국이 물관리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물 당국 체제하의 물관리는 정치적 논리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전문적·과학적 견해에 따른 정책수행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 정치적 논리가 아닌 국익적 관점에서 물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물 분야 보조금, 공공사업, 수도요금 등 모든 사안이 이에 속한다. 

 

끝으로 이스라엘에서는 현재 물 분야를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지난 2006년부터 기술 개발과 관련해 지원을 강화했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을 보면 △인적자원 강화 △R&D활동 확대 △혁신 독려 △국제적 협력 독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