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4일 환경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2010년 국정감사에서 이만의 환경부 장관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번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김성순)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이 핵심쟁점으로 부각됐다. 국감 첫날부터 이를 두고 여야 의원들간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졌다. 지난 10월4일 정부 과천종합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4대강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뚜렷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4대강 환경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고, 여당 의원들은 그간 제기된 비판에 반론을 제기하며 옹호하는 입장을 펼쳤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대규모 토목사업인 4대강 사업은 생태계를 죽이는 최대 생태계 교란사업으로 기후변화 대응시대에 예측 불가능한 환경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환경부가 나서서 4대강 사업으로 어떤 환경적인 재앙을 가져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환경부는 국토해양부의 하수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환경부를 비판했다.

같은 당 이찬열 의원은 국감장에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낙동강 10공구에서 보좌관이 직접 채취해온 검게 오염된 흙, 콘크리트, 아스콘, 건축폐기물 등을 보여주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환경영향평가를 무사히 통과하고 곧 생태공원으로 조성될 4대강 사업 예정지에서 대규모 폐기물이 발견됐다”며 “사실상 환경영향평가가 부실·졸속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역시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은 “4대강 사업의 사전환경성 검토보고서를 보면 4대강 마스터플랜이 나오기 전에 작성이 됐다며, 전 국토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인데 절차나 내용 검증 없이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 지난 10월4일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여야 간사들이 모여 의원들의 의사진행 순서를 논의하고 있다.

▲ 이만의 장관과 문정호 차관이 의원들에게 답변할 자료를 검토하고 있는 장면.

▲ 주 호 영 의원(한나라당)

반면, 여당 의원들은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사업의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사업의 전조라는 의혹에 대해 “4대강 사업을 운하로 조성하기 위해서는 컨테이너선이 다닐 수 있도록 준설작업을 해야 하고, 4대강을 연결해야 한다”며 “현재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16개 보 건설을 중단하고 운하로 개발하려면 약 90조 원의 예산이 추가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범관 의원은 “4대강 사업을 통해 홍수를 예방하고 수질을 개선을 위해서는 오염물질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며 “수질개선을 위해 지천을 정비하고 하수처리시설 보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이 범 관 의원(한나라당)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부정적인 의견들로 인해 국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홍보 수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같은 당 차명진 의원은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사업이라는 억측은 말도 안 된다”며 “야당 및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4대강 사업이 환경 대재앙을 불러온다면 나 또한 책임을 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범규 의원 역시 “4대강 사업이 대운하의 전주곡이라고 하는 일부 주장에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와 환경부는 이러한 오해를 풀기 위해 4대강 사업의 적절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 미 경 의원(민주당)

10월11일 부산지방노동청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는 4대강 사업 논란으로 공방이 더욱 치열해졌다.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대구지방환경청을 대상으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는 민주당 홍영표, 이찬열, 이미경 의원 등은 낙동강 유역에 불법 매립된 폐기물에 대한 전체조사가 끝날 때까지 4대강 사업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경 의원은 “낙동강의 모래톱 사진을 게시하고 4대강 사업으로 8대 주요 모래톱의 약 30%가 준설로 사라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 공사가 진행되는 낙동강 둔치에서 발견된 폐기물 불법매립 사실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날선 질책도 이어졌다.

 

홍영표 의원은 “지난 9월, 8∼10공구에서 불법폐기물이 발견된 데 이어 10월9일 낙동강 17공구 준설토 공사진입도로에 지점에서 1천 톤 이상의 폐기물이 불법 매립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17∼19공구까지 광범위하게 매립된

▲ 홍 영 표 의원(민주당)

폐기물은 국토해양부의 묵인 아래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자행된 불법이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찬열 의원은 한층 질책의 수위를 높였다. 이 의원은 “환경청의 미흡한 환경관리가 국토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며 “17공구 인근에는 부산시민들의 식수를 얻는 매리취수장이 있어 심각한 오염이 우려되므로 30㎝를 파서 확인하는 환경영향평가는 의미가 없고 5m 이상을 파내 낙동강 유역의 폐기물 오염 정도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의 파상 공세에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홍수 조절기능 강화와 맑은 물이 풍부하던 옛 낙동강의 모습을 찾기 위한 사업”이라며 과거 낙동강 퇴적토 발암물질 검출 관련 언론보도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정선 의원(한나라당)은 “낙동강은 1970년부터 2002년까지 33년 동안 심각할 정도의 가뭄이 8년, 홍수가 7년일 정도로 홍수관리가 전혀 안 되었던 강”이라며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차명진 의원은 “낙동강 유역의 4대강 사업에 대한 31건의 언론기사를 자체 분석한 결과 28건은 억측이었고 3건만 일부 사실로 나타났다”며 야당의 의혹 제기를 일축했다.

▲ 강 성 천 의원(한나라당)

한편, 강성천 의원(한나라당)은 10월11일 낙동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지난해 경남지역 47개 취수시설 가운데 19개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밝혔다.

창원시와 마산시의 6개 취수장은 모두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았으며 특히 통영시와 거창군 지역은 하수처리장이 없어 연간 1만 톤의 하수가 처리되지 않은 채 방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 의원은 “하수처리장이 확보되지 않은 지역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국감 마지막날인 10월2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4대강 사업의 적절성을 놓고 여야 의원들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야당 의원들과 국민들이 가장 반대하는 것은 대형 보 건설”이라며 “4대강 사업 과정에서 보 건설로 인해 습지 면적이 축소되는 등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속도를 내며 4대강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데 환경부도 동조하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4대강 사업은 해선 안 될 사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차 명 진 의원(한나라당)

같은 당 홍영표 의원도 “4대강 사업 공사 과정에서 특히 생태계 파괴에 대한 문제점이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지난 19일 4대강 공사 현장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단양쑥부쟁이 군락지가 훼손된 채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단양쑥부쟁이의 훼손은 4대강 사업의 실체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문제”라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4대강, 억측과 진실’이라는 자료를 작성, 공개했다. 차 의원은 올해 1월부터 지난 19일까지 제기된 의혹 116건 중 105건(90.5%)이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또 10건(8.6%)은 일부 사실로 확인됐지만,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은 “충북지역의 4대강 공사현장인 ‘한강 살리기’15공구에 반입된 석재에 석면이 함유됐다”는 내용 1건(0.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차 의원은 ‘4대강 사업으로 팔당 유기농단지 등에서의 채소재배 면적이 줄어, 가격이 폭등했다’는 지적에 대해 “여름철 반복된 폭염과 8월 하순부터 9월 상순까지 잦은 강우로 인해 산지 출하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차 의원은 “상추, 배추, 무의 주산지는 강원지역으로 4대강 사업지역과 무관하다”면서 “4대강 사업에 편입되는 경작지는 6천734ha로 전체의 농경지의 0.38%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주요 의혹에 대한 차 의원의 설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4대강 보상예산 과소책정 또는 과다보상 의혹에 대해서는 “토지보상비는 감정평가액 증가, 신규토지 매입수요 발생 등으로 마스터플랜보다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보상비는 총 사업비(15조 4천억 원) 범위 내에서 집행하고 있으며, 집행비율은 72%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정부가 4대강 예산 통과를 위해 전체 사업비를 낮춰 잡았다가 보상비 등이 급증하면서 낙찰차액 등을 예산 전용을 반복한다는 지적에는 “발주과정에서 발생한 낙찰차액은 「국가재정법」및 총 사업비 관리지침에 따라 적법하게 감액조치하고 있다”며 “사업비 증액이 불가피할 경우, 총 사업비 관리지침에 따라 예산당국과 협의해 총 사업비 변경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이용부담금도 4대강 사업에 전용됐다는 지적은 “기금을 통한 기초시설 설치 지원은 1999년, 2002년 「4대강 수계법」 제정 이후 지속적으로 시행해 온 사업”이라며 “총인(T-P) 처리시설 사업이 4대강 사업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수계기금 지원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 기금을 전용해서 특혜 지원을 하는 것처럼 표현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서울대 홍종호 교수의 ‘4대강 사업 경제적 타당성 없다’는 지적에는 “4대강 사업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행한 17개 사업은 경제성 분석결과, 경제성이 입증됐다”면서 “4대강 유역, 연 평균 4조원에 달하는 홍수피해와 복구비의 상당부분 절감이 가능한 4대강 사업의 경제성은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4대강이 대운하 사업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로가 자연하천의 형상으로 일정치 않음 △보의 높이는 5∼10m 내외 △갑문과 터미널이 없음 △수심이 구간별로 다름 △교량 교체가 없음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지 않음 등의 이유를 들어 반박했다.

또한, 헨리히프레이제 박사가 보 설치와 준설 방식 대신 자연스런 범람을 유도해 홍수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독일 및 유럽국가의 치수정책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자연스런 범람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하천주변 토지를 홍수터로 매입·관리해야 하나, 막대한 재원과 토지이용의 제한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4대강 사업에서도 일부지역은 강변저류지, 홍수조절지 건설을 통해 범람을 유도해 홍수 시 일부를 저류시켜 홍수피해를 저감시킬 계획”이라며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

 

한나라당 이범관 의원은 “상수원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강 본류는 물론 지천 정비가 필요하다”면서 “한강수계기금 운용이 우선 순위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년 동안 한강 수질개선을 위해 3조4천823억 원의 한강수계기금을 투입했다”며 “하지만 BOD는 1.3㎎/L로 변화가 없고, COD는 4.0㎎/L로 오히려 악화돼 예산낭비만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여주·양평·이천 등 3개 지자체의 최근 5년 동안 하수도 보급률이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양평군의 경우, 2004년 61.1%에서 2008년 64.5%로 3.4% 가량의 증가에 그치고 있다. 같은 시기 여주군은 11.4% 늘어난 52.3%, 이천시는 17.2% 증가한 67.3%에 그쳤다.

이 의원은 환경부가 물이용부담금을 재원으로 하는 한강수계기금을 투입해 수변구역 주변 사유지를 매수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환경부가 수변구역토지매수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가 2년 전에서야 우선 매수지역을 사들이는 기준을 만들었다”면서 “하지만 우선 매수지역의 매수토지 옆에 빌라가 신축되는 등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팔당상수원 보호를 위해 상류지역 수질개선은 물론 하수처리 시설 확충이 시급함에도 불구, 환경부가 이를 게을리 하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하수처리시설을 지으려는 땅도 매수하는 등 문제점이 나타남에 따라 앞으로 토지매수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져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강을 오염시키는 점오염원 관리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오염원을 사전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하는 수변구역 토지매수정책의 제도 도입 초기에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것 같은데,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 환경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 출석한 최양하 (주)한샘 대표이사, 유민근 SH공사 사장, 심명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 김창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왼쪽부터).

▲ 홍 희 덕 의원(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에 따르면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공단폐수 총인처리 증설 및 신규설치를 위한 예산은 해당 지자체의 신청 예산 중 81%를 반영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과 관련성이 적은 공단 폐수처리시설 설치 신규예산은 겨우 4%만 반영됐다.

홍 의원은 해당 지자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수질 및 수생태계보전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폐수처리장을 설치해야 공장 가동이 가능한데도 필요한 국고보조금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산업단지 및 농공단지 가동일을 늦출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었다. 통영, 양주, 파주, 아산, 대구, 보령(청소), 사천, 영양(고추), 영천(고경) 등 다수 지자체에서 가동일이 늦어지면서 입주취소 사태를 우려했다.

환경부는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201년부터 폐수처리장의 총인(T-P) 방류 수질기준이 최고 20배 강화되기 때문에 기존 폐수처리시설에서 총인 처리 설치를 증설하거나, 신규 설치할 경우 지자체가 신청한 예산을 설계 용량에 맞추어 편성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홍 의원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총인 기준을 강화하는 이유에 대해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하면 흐르던 강물의 유속이 느려지고, 정체되면서 하천이 호소화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홍 의원은 “정부의 감세정책에 의해 재정 건전성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조건에서 4대강 사업은 재정 불균형을 양산하고 있다”면서 “4대강 사업에 환경기초시설 예산을 몰아주기 하면서 비4대강 공단 폐수처리시설 뿐만 아니라 환경개선과 관련된 시급한 환경예산, 복지예산이 모두 말라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이 찬 열 의원(민주당)

특히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청와대 정책기획관실의 ‘4대강 살리기 이슈 대응 문건’을 놓고 여야가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이찬열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 시작과 함께 해당 문서를 공개하며 “국감 기간에 청와대가 4대강 사업 대응 지침을 여당 의원에게 하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 문서는 청와대가 국회를 ‘거수기’나 ‘통법부’로 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여기에는 김두관 경남도지사 외에 다른 야당 지사, 군수들이 4대강 사업의 찬성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찬성 쪽으로 선회했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청와대가 근거도 없고 사실도 아닌 거짓말을 앞장서서 하고 있는 꼴”이라며 “이는 국정 농단으로 청와대는 이 문건을 누가, 왜 만들었는지 확실하게 밝히고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 민주당 이찬열 의원이 증거로 제시한 낙동강 10공구에서 보좌관이 직접 채취해온 검게 오염된 흙, 콘크리트, 아스콘, 건축폐기물 등을 가르키며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당 홍영표 의원도 “청와대 정책기획관실의 한 행정관이 이 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며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아침에 통화해보니, 자신의 공약과 입장은 바뀐 게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어 “청와대가 사실을 왜곡하는 자료를 국회에 돌리는 행위는 국정감사를 방해하는 행위로 밖에 규정할 수 없다”며 “국회가 청와대 나팔수냐”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은 “여당이기 때문에 청와대와 정부를 돕기도 하지만, 입법부로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도 같이 하고 있다”며 “청와대로부터 지침을 받았다는 것은 옳지 않은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청와대나 정부가 4대강 살리기의 목적이나 효과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는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은 홍보”라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의 공방으로 의사진행 발언 신청이 빗발치자, 민주당 소속 김성순 위원장은 “더 이상의 의사진행 발언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했고, 이어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하며 파행을 빚었다. 회의장을 뛰쳐나온 환노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등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의 4대강 문건 작성 등을 거듭 비판했다.

▲ 지난 10월17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열린 한국환경공단·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국립환경과학원·한국환경산업기술원·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 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기관장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 4대강 사업과 관련 환경부 국감에 증인으로 나온 심명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여당 측)과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야당 측)가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서로 다른 답변을 하고 있다.

10월19일 영산강유역환경청 회의실에서 열린 금강유역환경청을 비롯해 영산강유역환경청, 전주지방환경청에 대한 국감에서 홍희덕 의원(민주노동당)은 영산강 준설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의원은 “영산강 바닥 모래와 자갈은 깨끗한 자연유산”이라며 “수질개선과 영산강 3천 톤 준설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홍 의원에게 제출한 영산강 토양오염도 실시 내역에 따르면 영산강 하상 저질 104개 지점을 조사결과, 전 지점에서 토양오염 우려 기준치 이내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산강 토양오염도 조사는 4대강 영산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조사한 것으로 그 조사결과는 환경영향평가서에도 수록돼 있다.

▲ 이 정 선 의원(한나라당)

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하천 내 퇴적물에 대해 하천공사 표준시방서 오염퇴적물 준설기준과 비교해 본 결과, COD 기준 1천120∼7천547㎎/㎏으로 오염퇴적물 준설기준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산강 퇴적토의 유기물 분석결과를 미국의 지역환경보호청(EPA)의 유기물 오염판단지표 기준과도 비교했을 때‘비오염’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는 영산강 사업의 준설공사가 퇴적토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은 “영산강 수질 개선을 위해 10여 년 동안 연구결과를 축적해 온대로 하구 둑의 해수유통과 오염도가 심한 하구언 오니토를 준설하는 것이 영산강의 현실적인 수질개선 해법”이라며 “영산강 수질개선을 위한 궁극적인 해법은 농어촌의 하수도 보급률을 높이고 농촌 도랑과 소하천부터 수질과 수량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찬열 의원은 영산강환경청 관할 지하수의 수질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도 지하수 수질오염 조사 결과, 영산강유역환경청 관할지역 내의 지하수는 수질기준을 약 13.1% 초과함으로써 평균치인 10.5%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기준을 24.0% 초과한 한강에 이어 두 번째로 수질이 나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지하수의 수질이 나빠지면 하천의 수질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하수 수질 개선 대책이 환경부의 업무라는 이유로 아무런 대책도 세우고 있지 않은 것은 영산강유역환경청의 명백히 직무유기”라고 질책했다.

특히 이 의원은 “강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하수의 수질을 개선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단순한 토목공사에 불과한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실제로 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사업에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신 영 수 의원(한나라당)

10월7일 충북 진천군 국가기상위성센터에서 열린 기상청 국정감사에서는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9월21일 수도권 일대에 쏟아진 물 폭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기상 오보’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상청 국정감사를 시작하며 김성순 환경노동위원장이 “광화문 일대가 잠기고 2명이 숨지고 1만4천여 가구 침수된 일이 있었는데 기상청이 기후변화 예측에 필요한 예보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하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을 정도다.

차명진 의원(한나라당)은 국감에서 예보관들의 실력 부족을 기상오보의 원인으로 꼽은 뒤 “예보관들이 좋은 장비만 찾을 게 아니라 그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예보 내공을 쌓는 게 더 시급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차 의원은 “집중호우가 쏟아지기 하루 전인 지난 9월20일 오후 5시 기상청은 이튿날 예보를 했는데, 당시 슈퍼컴퓨터는 6㎜의 비를, 예보관들은 1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으나 실제로 슈퍼컴의 43배, 예보관 예측의 26배만큼 퍼부었다”고 꼬집었다.

슈퍼컴퓨터가 폭설이나 폭우 예측에 약점을 보이는 만큼 결국 예보는 예보관들의 예측능력에 달렸는데, 우리나라 예보관들의 수준이 기상이변의 변화무쌍함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같은 당 주호영 의원은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 10분 뒤의 강수량이 150.5㎜를 기록했다”면서 “기상청은 호우에 대비할 시간을 불과 5∼10분만 준 셈으로 그 결과 서울의 8천여 가구를 비롯해 전국 1만4천여 가구가 침수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 조 해 진 의원(한나라당)

이에 대해 전병성 기상청장은 “예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해 죄송하다”며 “이번 사례를 큰 교훈으로 삼아 한국형 수치모델 개발을 통해 초단기 예보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후변화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주당 이찬열 의원은 기상청 국감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기상청이 4대강사업추진본부에 예산을 요청한 과제 중 상세 수문 기상 모니터링, 극한기후 위험도 평가 기술 등 홍수방지책과 관련이 있는 3개 과제가 탈락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상세 수문기상 모니터링 기술은 상류 지역의 기상 악화가 하류 수문에 미칠 영향을 예측할 수 있어, 홍수 등의 피해에 대비하기 위한 핵심기술로 파악된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이들 과제는 시급성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기상청에서 자체적으로 기획재정부에 예산을 요청한 상태”라며 “4대강 사업이 홍수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이라면 홍수 등 기후변화 대비책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홍영표 의원(민주당)은 기상 분야와 관련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홍 의원은 “기상청이 낙동강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한 결과, 환경과 조건이 다름에도 한강 주변의 안개일수 변화 경향을 평가에 반영하는 왜곡이 나타난 점이 지적됐다”며 “보현댐 건설사업 『환경성검토서』에서도 안개 발생일수를 고의로 축소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환경영향성 평가의 허점을 지적했다.

또 홍 의원은 국토해양부가 4대강 유역에 강우레이더를 설치하기로 한 것은 기상청의 고유 업무 영역을 침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상청은 레이더 한 대 설치를 위한 예산도 확보하기 어려운데 국토부가 30억 원 이상의 레이더를 설치하기로 한 것은 4대강 사업이라는 명목 아래 받은 특혜”라고 비난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