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11년 1월호 특집 기사]

 

 

환경부는 지난해 12월7일 ‘물 재이용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공청회’를 개최하고 물 재이용 기본계획 수립 방안에 대한 종합 토론을 통해 학계, 연구계, 산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재이용수는 지속 가능한 수자원인 만큼 수자원적 지위를 부여하고 사업 추진을 위한 당면 과제 해결과 정책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자들은 이날 발표된 ‘물 재이용 기본계획 수립 방안’에 대해 “2020년 연간 30억 톤의 물을 재이용 한다는 목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면서 “재이용수 인식 개선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공적인 물 재이용 사업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유기적으로 연계해 사업을 진행해야 하며 중앙정부는 재정적인 지원을, 지자체는 지역 여건을 고려한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내용을 소개한다.

 

■ 토론자 ■

·남궁은 수처리선진화사업단장(좌장)
·현길수 경북대 건축도시환경공학부 교수
·김영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홍태희 (주)동호 대표이사
·이정수 녹색미래 사무총장
·권기욱 서울특별시 물관리정책과장
·이경용 환경부 생활하수과장
                 

▲ 현 길 수 / 경북대 건축도시환경공학부 교수

■ 현길수 교수  오늘 발표된 물 재이용 기본계획 수립 방안과 관련 3가지 정도 보완해야 할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우선 물 재이용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기본은 하천과 하수도가 불가분의 관계인 것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추세를 보면 하천관리와 하수도 관리가 별개의 이원화 체제로 구성돼 있다. 그러다 보니 정부와 지자체가 수자원 부족이나 수질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해결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발표한 것처럼 각 지역의 물 부족은 여전하고 수질 오염도 진행중이다. 따라서 향후 하수도와 하천의 관리, 특히 지천의 관리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통합적 관리가 선행돼야 하고 그러한 동일선상에서 물 재이용 기본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두 번째는 폐자원 처리가 아닌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중수도 인프라의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가 중수도 이용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 나가 보면 중수도 시설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향후 수요처를 모색하고 재이용수에 대한 인식 개선을 통해 중수도 인프라 확대는 물론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하수도 요금 현실화 시급”
재이용수에 대한 인식 개선은 수요 확대는 물론 관련 사업 전반의 발전을 촉진하는 핵심사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하수도 개념으로 처리, 배출 등의 논리가 통용 됐다면 이제는 재이용을 위한 정화와 재순환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두 가지 문제를 현실적·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결국 하수도 요금의 현실화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하수도 요금은 상수도 요금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돼 있다.

그간 국내 하수도 요금은 「하수도법」에 따라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과 탁도(SS) 등 두 수질항목에 대한 처리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질소와 인을 제거하기 위한 막여과 시설 도입 등 최첨단 정수처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고도정수처리가 도입될 경우 BOD, SS 등 오염요소를 기준으로 비용을 산정한 것보다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하수도 요금의 현실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고 그러다 보니 하수도 관련 사업의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 물 재이용 촉진을 위한 논의도 결국 하수도 요금의 현실화가 바탕이 돼야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으리라 본다.

 

“재이용수 지속가능한 수자원”

▲ 김 영 란 /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김영란 연구위원  한국환경공단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방대한 자료를 잘 정리한 것 같다. 그 내용을 토대로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우리가 물을 재이용 한다고 할 때, 하수처리수, 중수, 폐수, 빗물 등의 4가지 요소가 기준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4가지 요소를 통틀어 우리는 이제까지 대체 수자원 또는 보조 수자원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물을 재이용 한다고 하면 대부분은 그 용도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고 소비자들도 수돗물 수준으로 사용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물 재이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이렇듯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물 재이용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제 재이용수를 대체 수자원, 보조 수자원의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부의 물 재이용 기본계획 수립 방안을 설명하는 오늘 발표 내용 중에서 지속 가능한 수자원이라고 언급된 만큼 이제는 대체·보조 수자원이 아닌 시기, 강우량, 수자원 지표수와 상관없이 우리가 항상 확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수자원이라는 위치를 확실하게 부여해야 한다. 

 

두 번째로 2020년까지 목표량을 연간 30억 톤으로 제시했으나, 이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양이다. 현재 재이용 수량이 4억6천만 톤인데 아무리 10년 동안 준비를 한다고 해도 과연 2020년 연간 30억 톤이라는 목표량을 지자체가 수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에 대한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다.

또, 실제로 현실 여건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수량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현재 하수처리수는 어느 정도 할당량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예측되지만 빗물과 중수도는 한계가 있다.

빗물, 중수도 시설은 대도시에서 주로 가동되고 있으며 이미 설치가 필요한 부분은 대부분 완료된 상태이다. 또 신규 건물에 대해서만 향후 추가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추가 시설 확충량이 목표량을 달성하기에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수요 자체가 적은 산간이나 농촌 지역에 별도의 시설을 도입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오늘 발표에 따르면 30억 톤의 50% 이상을 빗물과 중수도로 감당해야 하는데 이러한 실정을 고려해서 목표량을 현실적으로 재조정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본계획이 수립되면 각 지자체가 관리계획을 세워야 하고 지자체의 계획 달성여부에 따라 평가가 도입될 수 도 있는 만큼 이 부분은 현실성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번째로 설정된 목표량에 따라 지역별 재이용수량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돼야 한다. 수자원 장기종합계획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이미 우리나라의 물 부족 지역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따라서 이를 고려해 현실적인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도시의 경우 하수처리수, 빗물, 중수도 등 여러 분야에서 재이용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각각이 개별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진다. 앞으로는 재이용 사업의 연계를 통해 상호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도시가 아닌 농촌, 산간 지역도 기후·지리적 여건에 따라 재이용을 통해 공급할 수 있는 수량이 다른 만큼 물 수급 분석을 통해 이러한 차이를 고려한 수량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물 재이용의 중요한 역할은 기후변화와 이상가뭄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수자원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기후변화와 이상가뭄 대비 측면에서 물 재이용을 통한 수자원 확보 방향도 제시됐으면 한다. 빗물의 경우 우리가 가장 필요한 갈수기에는 강우가 발생하지 않아 재이용수로 사용할 수 없는데 그 때 중수나 하수재처리수로 대체 공급할 수 있다.

끝으로 물 재이용 활성화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우선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 신규 공업단지나, 도시, 농경단지 등의 의무기준을 강화할 수 있다. 오늘 발표에서도 활성화 방안이 많이 언급됐다.

무엇보다 물 재이용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각 지자체의 목표량 달성을 위한 관리 계획수립 여부가 성공의 관건인 만큼 계획수립, 시행과 정착에 있어 지자체의 의견 수렴과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지원 방안을 제시해 줬으면 한다.  

 

“중앙-지방 연계한 계획 운영 필요”

▲ 홍 태 희 / 주식회사 동호 대표이사

■ 홍태희 사장   오늘 공청회 내용이 물 재이용 기본계획의 골자가 되고 기본 계획 수립 후 물 재이용 관련법이 시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가 하수도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도 이런 계획을 거쳐 사업이 추진됐다.

1970년대 후반에도 하수도 기본 계획을 세우고 하수처리장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그 때 당시에 하수도사업이 잘 정착될 수 있었던 것은 각 시·군에서 세운 계획을 토대로 환경부와 건설부가 치밀한 검토와 실사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후에 하수관거사업을 시작하면서 하수도사업도 단 기간 내에 촉박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

물 재이용 사업도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 각 시·군에서는 관리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전국적인, 중앙정부 차원의 계획과 지자체의 관리계획이 잘 연계돼서 진행 될 수 있어야 하는데 실현성과 가능성 때문에 염려가 된다. 

과거 하수도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해 추진했다. 그런데 오늘 발표에서 목표치를 봤을 때 실현성이 희박하다는 생각이 든다. 향후 관리계획을 세울 때는 지식적, 기술적인 부분도 그렇고 투자분야 등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수도법」이나 물 관리 종합계획 등 여러 가지 법규에 의해 물 재이용 사업이 개별적으로 진행된 만큼 이번에 법이 제정되고 사업이 통합되면 이 분야의 투자가 증대되고 발전할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런데 기본계획의 근간이 되는 오늘 시안을 보면 몇 가지만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이 시안의 연구·기획자가 수자원 분야의 전문가인 것 같다. 시안의 단위가 상하수도 관련 개념이 아니고 수자원 분야에서 사용되는 단위이다 보니 사업을 추진하는 데 논란의 여지가 있고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목표량에 있어 빗물하고 중수도는 과거 5년 내지 10년 정도의 기초사업 현황에 근거해서 2020년도 목표량을 산출한 것으로 보인다. 하수도의 경우 사용 목적별로 농업용수, 공업용수를 개별적으로 산출해 비교적 자세히 추정된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추정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수요처 조사가 수반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전반적으로 이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사업자 입장에서는 물 재이용 관련 정책이 잘 정착돼서 많은 기회가 제공되길 바란다. 

 

“수요자 교육·홍보 방안 포함돼야”

▲ 이 정 수 / 녹색미래 사무총장

■ 이정수 사무총장  지속가능한 수자원이라는 관점에서 물 재이용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다. 우선 첫 째로 기본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재이용수의 수자원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과 같은, 개념의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영란 연구위원께서 언급한 것처럼 재이용수는 보조적인 수자원이 아니라 향후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비해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이라 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는 주로 재이용수에 대해 이용자 측면에서만 접근했는데 환경적인 관점에서 확대해 볼 필요도 있다. 기후변화와 이상가뭄에 대비한 것이 이런 차원의 접근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총 목표량에 대해 지적해주셨는데 2020년 연간 30억 톤에 대해 수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의문이 드는 만큼 확보와 이용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기본계획이 수립되면 지자체도 관리계획을 수립하게 되는데, 지자체가 수립한 계획과 정부가 수립한 계획 그리고 여타 다른 수자원 관리 계획과 연동해서 효율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 외에도 기본계획 속에 재이용수의 사용을 확대할 수 있는 시민들의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과 홍보 방침도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휴시설 원인별 지원책 마련”

▲ 권 기 욱 / 서울시 물관리정책과장

■ 권기욱 과장  오늘 기본계획 중 빗물 이용 시설에 대해 발표가 됐는데 적절한 연구였다고 생각한다. 현재 서울시의 경우 민간에서 설치한 소규모 시설을 제외하고 280개 빗물 이용 시설이 있다. 조사를 해보니 75%가 가동 중이고 25%는 가동이 안 되고 있었다.

이유는 사용 불편, 과다한 유지·관리비, 수요처 부재 등이었다. 특히, 지하수가 나올 경우 ‘지하수의 수질이 처리과정을 거친 재생수보다 더 좋은데 지하수를 사용하지 왜 재이용수를 쓰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향후 시설 기준으로 사업을 진행할 때 이런 부분이 고려돼서 지원책 등이 현실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수질 문제의 경우 현재 수질기준이 청소용, 유지관리용, 화장실 용 등 목적별로 구분돼 있다. 그런데 사실 재이용수의 경우 사람들이 막연하게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공학적으로는 충분히 이용가능한 물이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불안감이 있다고 하면 사업 도입 초기에는 강화된 수질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오늘 발표 내용에서도 지적됐듯이 의무대상 기준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지금 현재 의무대상 기준이 6만㎡ 이상의 건축물로 돼 있는데 실제로 6만㎡ 이상의 건축물이라 하면 굉장히 큰 규모이다. 서울시 전체 건물이 156만 개정도 되는데 이 중 6만㎡ 이상의 건축물은 40∼50여 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물 사용량에 비례해 의무대상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용도별로 호텔, 병원, 백화점 같은 경우 일반 관공서나 회사 등의 의무시설과 비교했을 때 물 사용량이 같은 연면적에도 3배 정도 차이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의무시설 규정이 6만㎡ 이상이라면 호텔, 병원, 백화점 등의 경우 이 기준을 강화해 3만㎡나 2만㎡ 이상으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 일본은 면적뿐만 아니라 하루 사용량에 따라 의무 대상을 정하는 기준도 있는 만큼 우리도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그 다음에 신축건물 뿐만 아니라 리모델링의 경우, 배관 등을 교체하는 리모델링을 많이 하는데 이 경우에도 재이용 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규정이 필요하다. 현재 택지개발사업은 의무화 대상에 포함돼 있지만, 사업분야가 공공기관이나 공공시설에 한정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토도 이뤄져야 한다.

 

현재 서울시는 처리시설에 대해 지원을 전혀 못 받고 있다. 그러나 하수처리시설이나 관거는 도시를 유지하는 가장 근본적인 인프라이고 광역적인 의미를 갖는 시설인 만큼 철도나 지하철과 같이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서울시는 재이용수 사업 여건이 좋은 편이다. 택지개발도 많으며 계속적으로 도시 재생 사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요처가 창출되고 있고 도로 청소나 건천의 유지용수 등 재이용수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좋은 편이다.

때문에 향후 물산업을 육성하는 측면에서 재이용수 산업에 민간 참여가 가능하려면 초기 투자자금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사실 정부 지원이나 하수도 요금 현실화 두 가지 방안이 있는데 하수도 요금을 현실화하는 것은 더 많은 검토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중앙 정부에서 지원을 해 준다면 기업들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고 서울시와 같이 수요처가 많은 지자체의 경우 여러 가지 기술 개발은 물론 다양한 사업적 성과도 낼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물 재이용 사업 비전 제시”

▲ 이 경 용 / 환경부 생활하수과장

■ 이경용 과장  물 재이용 기본계획은 10년 단위로 2020년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 물 재이용 사업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 목표는 도전적이어야 한다고 방향을 잡았다. 목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물론 계획이 실현 가능 하다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 실현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러한 우려가 현재 기술 수준을 토대로 생긴 것이기 때문에 미래 기술 수준을 감안해야 할 것이고 계획 자체가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오늘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목표치에 대한 부분은 더 검토해 볼 수 있다.

이 외에 언급된 내용 중에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재이용수 사업의 분야별 연계 필요성에 공감한다. 지금 현재 물 재이용 사업은 개별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수처리수를 공업용수로 재이용할 경우 공업용수 용도만으로 쓰이고 빗물과 중수도도 한 가지 용도만을 염두에 두고 사업이 진행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개별적인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지자체의 관리계획 수립과 관련 물 사용량과 수질, 시설 등 전반적인 사항을 모두 고려해 지역의 특성에 따라 재이용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지역별로 빗물, 중수도 등 분야에 따라 어느 정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지 검토가 필요하다.

어떤 지역의 경우 중수도 시설은 갖춰져 있으나 사용할 수요처가 없다보니 가동이 안 되고 있다. 재이용수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사용량과 수요처 등을 조사하고 전반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해야 하는데 그동안 이런 준비가 미진했다. 오늘 발표된 물 재이용 기본계획은 좀 더 보완돼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재이용 사업 분야의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개념이 포함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 재이용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수질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지금 있는 수질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관련 연구를 통해 검토 해 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리고 재이용수 사업의 경우 다른 하수처리 사업과 달리 민간 쪽에서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하다. 만약 민간 쪽에서 사업에 참여하려면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와 관련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