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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재] 2010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선진환경시설 시찰

③ 오키나와 상하수도 처리시설 견학기

[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11년 1월호 특집 기사]

오키나와 나하시 상수도 보급률 100%
유수율도 97%…전 수도시설 24시간 엄격 감시로 긴급 상황 시 신속 대응
‘토양정화법’ 적용 하수처리장, 미생물 증식 높아 질소·인 제거 효과 커
“일본 국민이 수돗물 그냥 마시듯 우리 시민들도 수돗물 신뢰해야”

‘2010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 및 선진환경시설 시찰’ 행사가 지난해 11월23일부터 26일까지 3박4일간 일본 나가사키(長崎), 후쿠오카(福岡), 오키나와(沖繩) 등지에서 열렸다.

일본 상하수도 시설 운영 및 선진 수처리 기법을 벤치마킹 통해 우리나라의 운영사례와 비교분석하고 개선안을 도출, 적용함으로써 상하수도 운영관리 업무의 선진화를 도모하기 위해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국 상하수도 공무원을 비롯해 학계·기업체 관계자 등 40명이 참석했다.

행사 첫째날인 11월23일에는 나가사키 일승관호텔에서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가 있었으며, 둘째날에는 후쿠오카시 상하수도 처리시설을 견학했다. 또 셋째날에는 오키나와 나하시(那覇市) 상하수도국 방문 및 소벤(楚邊)하수정화센터 등을 시찰했으며, 나하 퍼시픽호텔에서는 ‘2010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 및 선진환경시설 시찰’ 성과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본지는 이번 연수회에서 발표된 상하수도 처리기술 내용과 선진환경시설 견학기를 2010년 12월호부터 3회에 걸쳐 게재하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오키나와 상하수도 처리시설 견학기 및 나하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성과토론회 내용을 소개한다.


▲ 오키나와현 소재 정수장. 위에서부터 나고(名護)·구시(久志)·이시카와(石川)·니시하라(西原) 정수장. [사진제공 = 나하시 상하수도국]

‘2010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 및 선진환경시설 시찰’ 행사에 참가한 전국 상하수도 공무원을 비롯해 학계·기업체 관계자 등 40명은 셋째날(11월25일)에는 오키나와(沖繩) 나하시(那覇市) 상하수도국을 방문했다.

일본 최남단에 있는 오키나와현(沖繩縣)의 인구는 138만여 명으로, 현청(縣廳) 소재지는 나하시에 있다. 오카니와 본도에는 10개의 댐이 있는데, 그 중 7개는 일본정부가 관리하고 있으며, 1개는 오키나와현, 2개는 오키나와현 기업국이 관리하고 있다. 10개 댐의 용량은 약 9천45만㎥이다.

오키나와현 기업국은 나고(名護)·구시(久志)·자탄(北谷)·이시카와(石川)·니시하라(西原) 정수장 등 5개 정수장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국에서는 오키나와 본도 22개 시·읍·면과 이에손(伊江村)에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홍보센터 설치 시민들에게 수돗물 홍보 주력

특히 현청(縣廳)이 있는 나하시의 인구는 2010년 10월말 현재 31만8천127명으로 시민 전체에게 수돗물을 이 공급돼 100%의 상수도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유수율도 97%에 달하고 있다.


▲ 선진환경시설 시찰’ 참가자중 상수도 담당 관계자들이 나하시 상하수도국 청사에서 기념쵤영을 하고 있다.

나하시 상하수도국(국장 미야산도생리(宮里千里)·www.water.naha.okinawa.jp)은 시민들이 어느곳에서나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180여 명의 직원이 9개 과(課)에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나하시에는 댐이나 정수장이 없어, 오키나와현 기업국 소유의 자탄(北谷)정수장과 니시하라(西原)정수장에서 정화된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다. 자탄정수장에는 일반적인 정수 시설 외에 생물접촉 산화지, 오존 접촉지, 입상활성탄 흡착지를 추가한 고도정수처리를 도입하고 있다. 자탄정수장에서는 가데나(嘉手納)의 우물들로부터 지하수를 퍼 올려 정수처리하고 있으나, 지하수에는 칼슘 성분이 많아 경도 저감화 시설을 설치, 칼슘의 경도를 낮게 한 후 시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나하시에는 아카미네(赤嶺)·마아지(眞地)·도미시로(豊見城)·아라카와(新川)·아사토(安里)·도마리(泊)·가미시키나(上識名) 배수지 등 7개 배수지가 있고, 펌프장은 이시미네(石嶺)·도미시로(豊見城)·가키노하나(垣花) 등 3개의 펌프장이 있다.

나하시는 수도시설 전체를 상하수도국 중앙제어실에서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중앙제어실과 각 배수지, 펌프장간에는 전용 회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각 배수지의 수량이나 펌프장의 운전상황 등을 상황실에서 컴퓨터로 집중 감시함으로써 긴급 상황 시에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 나하시 상하수도국 청사 지하에는 상하수도 홍보센터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수돗물 생산과정 등을 쉽게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상하수도국 청사 2층에는 수질시험실이 있어 매일 나하시내의 여러 곳으로부터 수돗물을 채취해 검사하고 있다. 또 청사 지하에는 상하수도 홍보센터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수돗물 생산과정 등을 쉽게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일본 상수도 결산방식 우리나라와 비슷

참고로 이번 연수회에 동행했던 김길복 한국수도경영연구소장이 분석한 나하시의 2008년 상수도사업 결산내역을 살펴본 결과, 일본의 상수도 결산방식이 현재 우리나라 지방상수도 공기업 결산방식과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하시의 2008년 결산서를 보면 상수도 사업 예·결산(수익적 수입·지출)에서는 흑자가 발생하지만 자본예산(자본적 수입·지출)에서는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 금액은 대부분 일반회계(국비·도비 및 지자체 일반회계 지원금)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투자비 부족분은 보조금 형태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키나와현은 최근 인구증가, 경제발전, 관광객 증가에 따른 물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1972년 20만㎥/일이였던 것이 1999년에는 42만㎥/일이 되어 약 2배가 증가했다. 이같은 물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오키나와현은 증가하는 물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댐 개발과 하천 취수량을 늘리는 등 수원 확보에 노력했지만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물 부족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1980년부터 2008년까지 제한급수가 있었던 해는 무려 절반(14년)에 달했다.

특히 1981∼1982년의 갈수기에는 326일간 제한급수가 내려졌고, 1999년에는 장마철에도 비가 내리지 않는 등 장기 가뭄으로 6∼9월에 24시간 단수를 포함한 제한급수가 64일간 계속되기도 했다.

해수담수화시설로 하루 4만㎥ 수돗물 생산

이와 같은 물 수요의 심각한 현실에서 육상의 수자원개발만으로는 수요의 균형 유지가 곤란하다고 판단, 나하시 자탄(北谷)에 해수담수화시설을 1997년에 건설했다. 바닷물을 취수하여 역삼투(RO) 방식으로 하루 4만㎥의 생활용수를 생산할 수 있는 오키나와 해수담수화시설은 1만2천㎡(약 4만 평) 부지에 설치되었으며, 총 사업비는 347억 엔(약 5천6억 원)이 투입됐다.


▲ 하루 10만㎥의 바닷물을 취수하여 4만㎥의 생활용수를 생산하고 있는 오키나와 해수담수화시설. 해수담수화 처리수는 pH·경도가 낮기 때문에 인접되어 있는 자탄정수장(윗사진 오른편)에서 생산된 처리수를 섞어 나하시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사진제공 = 나하시 상하수도국]

일반적으로 해수담수화시설에서 생산된 물은 pH(수소이온농도)가 낮기 때문에 가성 소다를 주입, pH를 조정하고 있다. 경도도 낮기 때문에 칼슘 등 경도성분을 첨가하는 후처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해수담수화시설의 경우, 인접되어 있는 자탄(北谷)정수장의 처리수가 경수이기 때문에 이 정수장 처리수와 혼합하여 적절한 경도 및 알칼리도를 가진 맛있는 물이 되므로, 특별한 후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

토양정화법, 악취·접촉제 막힘 문제 해결

시찰단 일행은 11월25일 오후에는 오키나와현 요미탄촌(讀谷村)에 위치한 쇼벤(楚邊) 하수정화센터를 방문했다. 이 하수처리장은 요미탄촌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토양정화법’을 이용해서 하루 1천700㎥를 처리하고 있다.


▲ 요미탄촌(讀谷村)에 있는 쇼벤(楚邊) 하수정화센터. 이 하수처리장은 ‘토양정화법’을 이용하여 하수를 처리, 악취가 전혀 발생하지 않아 주택가에 위치해 있지만 민원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아래 사진은 ‘선진환경시설 시찰’ 참가자들이 ‘토양정화법’을 이용한 하수를 처리 과정을 둘러보고 있다.

일반적인 하수처리 공법인 ‘접촉산화처리법’의 공정은 전처리(1차 처리) 시설인 침사조, 침전분리조 또는 유량조정조와, 본 처리시설인 접촉산화조, 침전조 등 2차 시설, 질소(N)·인(P) 등의 처리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특수처리시설, 소독조 등 화학처리시설인 3차 처리시설, 그리고 악취제거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토양정화법’에서는 질소·인 처리를 위한 별도의 처리시설 및 3차 처리시설과 악취제거시설이 불필요하며, 상부에 콘크리트 슬라브 대신 양질의 토양으로 피복(被覆) 시공한 후 잔디를 심어 완전한 녹지공간을 만들어 처리하는 공법이다.

피복토양은 여러 가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데 조(槽) 내에서 발생된 악취를 흡착하여 분해 제거하며, 처리장의 온도를 적정 유지하도록 하는 보온기능을 갖는다. 또한 피복토양은 접촉재와 바로 접해 있어 토양 내의 지렁이와 미생물에 의해 접촉재 막힘증상이나 스컴(SCUM) 발생을 방지하며, 처리 시스템에 적응하여 피복토양 내의 토양미생물이 처리조 내에 지속적으로 자연 공급되고 있어 별도의 미생물 공급이 필요하지 않다. 상부에는 잔디를 식재함으로써 뿌리가 길게는 2m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일정 부분 질소·인 제거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토양정화법’은 기존의 하수처리공법과는 다른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각 처리조의 구조가 장수로형으로 ‘좁고, 길고, 얕게’라는 형태로 가능한 긴 직사각형으로 구성되어 있어 유입 오수가 이미 있던 오수를 앞으로 밀어 보내면서 접촉재와 충분히 접촉하면서 생물막 여과작용을 받아 흐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수정화센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하수처리시설 지하에 설치…처리수는 ‘완벽’

주택가에 위치한 쇼벤하수정화센터에서는 요미탄촌에 거주하는 2천 명의 생활오수를 하루 1천700㎥ 처리하고 있지만 악취가 나지 않았다. 이 하수처리장의 안내자를 따라 건물 지하로 들어서자 일반 하수처리장의 처리과정별 시스템이 지하에 설치되어 있었다.

또 옥외 잔디밭 곳곳에는 원형으로 움푹 파인 곳에 맨홀이 3m 간격을 두고 두 줄로 나란히 설치되어 있고, 그곳에는 나무나 꽃들이 심어져 있다. 여러 개의 맨홀을 일일이 열어보니 마을에서 유입된 하수를 단계별로 처리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원수 유입조를 제외한 산화접촉조, 침전접촉조, 방류조 등에서는 개구리 및 지렁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최종 방류수의 물을 떠서 검사해본 결과 한국의 하수처리장에서 고도처리 및 UV살균을 거친 하수처리수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정화센터 관계자는 “마을에서 유입된 원수는 BOD 210mg/L, SS 160mg/L인 고농도이지만 토양정화공법의 처리과정을 거치면서 농도가 떨어져 법적 방류수질기준(BOD 15mg/L, SS 30mg/L)보다 훨씬 낮은 4∼8mg/L 이내로 내보내고 있다”고 했다.

관계자는 또 “하수처리장에 토양정화법을 도입할 경우 소비자가 지불하는 하수도요금이 하수처리장 유지관리 위탁 운영비, 슬러지 처리비용, 수질 분석 비용, 전기요금 등 생산비용을 상회, 흑자운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2010년 11월25일 저녁에는 나하 퍼시픽호텔에서 류재근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의 사회로 ‘2010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 및 선진환경시설 시찰’ 성과 토론회를 가졌다.

‘선진환경시설 시찰’ 성과 토론회도 가져

이날 저녁에는 나하시 소재 퍼시픽호텔에서 ‘2010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 및 선진환경시설 시찰’ 성과 토론회를 가졌다.

류재근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홍수미 환경부 수도정책과 사무관 △정선용 전남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김길복 한국수도경영연구소장 △채지인 김포시 상하수도사업소 수도과장 △이병호 코오롱환경서비스(주) 부장 등 환경부, 학계, 연구계, 지자체, 기업체 관계자들이 이번 연수회 성과 토론 및 우리나라 상하수도 발전을 위한 의견을 제시했다.

▲ 류재근 회장

■ 류재근 회장 경험에 비춰볼 때 외국에 나와서 선진환경시설과 기술을 접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제가 국립환경과학원에 근무하던 지난 1991년 낙동강 페놀사건이 발생했고, 환경부에서는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자 방법을 강구했다.

그 때 부하직원 중 1명이 3년 전(1988년) 유럽 연수를 다녀 온 경험을 토대로 물벼룩으로 수질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라인강에 적용되고 있는 사례이니 우리 하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환경부에 이러한 제안을 했고, 물벼룩을 적용해 수질오염 사고에 대비코자 했다.

물벼룩을 이용한 수질모니터링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에 앞서 나도 라인강에 다녀 왔고, 실현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런데 막상 국내에 돌아와 사업을 진행하려고 하니 물벼룩으로 독성을 평가한다는 것에 의문을 갖고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환경과학원, 환경부, 지자체 공무원 등이 시찰을 다녀왔고, 점차 물벼룩 수질모니터링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기술개발을 통해 물벼룩을 이용한 수질모니터링 사업이 잘 정착되고 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제가 생각했던 것은 해외의 선진환경시설 연수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늘까지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셨는데 그 만큼 많은 것들을 배우고 깨달았으리라 생각한다. 3박4일 동안 접한 기술을 모든 분야에서 잘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홍수미 환경부 수도정책과 사무관

■ 홍수미 사무관 이번 상하수도 처리기술 연수회를 통해 본 후쿠오카 및 오키나와 수도국과 정수시설, ‘유온 감압식 하수슬러지 처리기술’, 그리고 ‘토양정화법’을 통한 하수처리 기술이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도 2012년부터는 하수슬러지 해양투기가 금지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대처 방법이 강구돼야 하는 시점에서 이런 시설들을 돌아볼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

그동안 하수처리시설이 주민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왔는데, 주민 친화공간으로 활용한 일본의 사례를 보고 감명을 받았다. 앞으로 하수정책을 맡게 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연수회에 참여한 상하수도업무담당 공무원과 기업체 관계자들에게는 업무 수행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정선용 전남대 교수

■ 정선용 교수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 지금까지 미생물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 연수회를 통해 확인했듯이 하수처리 등 미생물을 활용한 할 수 있는 분야가 상당히 많을 것 같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하수처리를 물리·화학적 처리에만 치중했는데, 앞으로는 물리·화학·생물학적 처리가 삼위일체가 된 하수처리공법만이 완벽한 수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

어제(11월24일) 시찰했던 후쿠오카시 미카사가와 하수정화센터의 ‘유온 감압식 하수슬러지 처리 기술’도 일본에서 20년 전에 개발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을 내려 실용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이산화탄소 저감문제가 부각되면서 이 기술을 재검토해 본 결과, 충분히 흑자로 돌릴 수 있다고 판단돼 2∼3년 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보면 학계가 갖고 있는 기술이 지금 당장은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산·학 협동이나 관과 협력해서 개발을 진행하면 몇 년 후에는 경제성이 있는 쪽으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 이번 연수회를 통해 학계와 산업계, 정부가 연계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김길복 한국수도경영연구소장

■ 김길복 소장 3박4일간의 연수회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개인적으로 정부와 지자체 물담당 공무원, 기업체 관계자들과 상하수도 요금문제 및 하수처리장 위탁과 관련된 토론을 많이 할 수 있어 뜻 깊었다. 한 가지 당부드릴 말씀은 환경부 정책이 우리나라 상하수도 발전을 위해 추진되는 것인 만큼 지자체 공무원들께서도 적극 협조하여 정책 수행에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

▲ 채지인 김포시 수도과장

■ 채지인 수도과장 이번 연수회를 통해 가장 보람된 것은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사실 직종이 기술 분야가 아닌 일반 행정 분야여서 상하수도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관계로 많은 전문가들을 만나고 싶었다. 관련 논문을 읽고 있는 과정에 연수회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번 연수가 큰 기회와 발전의 동기가 되었다.


▲ 이병호 코오롱환경서비스(주) 부장

■ 이병호 부장 3박4일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좋은 경험과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물산업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책과 안목을 갖고 정책이 진행돼야 하고 지자체에서는 예산을 세워 잘 집행해야 한다.

‘블루골드’라고 불리는 물산업은 ‘블랙골드’라고 하는 석유사업보다도 더 큰 시장으로, 특히 물산업 중에서도 상하수도 분야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큰 시장이다. 우리의 상하수도 기술이 고도화되어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고 더 나아가 세계로 알리는 데 있어 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에 코오롱뿐만 아니라 물 전문 기업이 선두로 나서야 한다.

상하수도시설, 환경친화적 계획·시공·운영 필수

이번 일본 상하수도 처리시설을 시찰 및 취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일본에서는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상수도 시설 및 수질관리를 엄격하게 있고, 시민들은 수돗물을 신뢰해 어느 곳을 가든 바로 마시고 있는 점이다.

물론 우리나라 정부 및 지자체에서도 맑은물을 공급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일본처럼 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지만 우리 시민들은 수돗물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런던협약에 따라 내년부터는 정수·하수슬러지, 가축분뇨, 음식물쓰레기류 폐수(음폐수)의 해양투기가 금지됨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대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대책은 매립이나 소각처리 방식 뿐이다. 일본 후쿠오카시 미카사가와 하수정화센터에서 적용하고 있는 ‘유온 감압식 하수슬러지 처리 기술’처럼 슬러지를 감량화하여 재이용하는 공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

또 농어촌의 소규모 하수처리시설은 농어촌이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적인 측면을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도록 환경친화적 계획 및 시공, 운영관리가 이루어져야 하고, 무엇보다 주민들에게 친근감을 주어야 한다.

중앙부처 및 지자체에서 각종 마을하수도 정비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환경친화적 기술·공법의 도입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