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샘물, 동일 수원지 제품이라도 브랜드별 가격 최대 230원 차이나
‘1개 수원지당 1개 브랜드’ 생산 정책 전환 필요”

표시함량 다르고 일반세균·유해물질 검출…관리 강화 시급
제조시설·공정 위생관리 미흡…HACCP 적용 의무화해야

 

▲ 이 혜 영 실장 (사)한국소비생활연구원

소득 증가, 환경오염, 웰빙 열풍, 건강은 물론 외모까지 챙기는 소비 계층 형성 및 소비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더 깨끗하고 맛있는 물에 대한 기대치가 상승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고자하는 욕구는 증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먹는 물 시장이 팽창하고 다양한 상품이 출현했으나 오히려 먹는 물에 대한 소비자의 혼란 및 불만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먹는 샘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안전 개념’에서 ‘안심 개념’으로 변화돼 왔다. 전자가 과학적 접근에 의한 것이라면 후자는 심리적인 내용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먹는 샘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및 요구가 더욱 강화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60년대∼1970년대는 돌, 곡물 껍질, 동물 분비물 등 천연 이물을 규제했던 기준이 1970년대∼1980년대는 식중독 미생물, 신규 미생물, 세균, 곰팡이 등 미생물 관련 규제로 강화됐다.

 

1980년대∼1990년대는 중금속, 농약, 첨가물, 천연독성물질 등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가 시작됐고 1990년대∼2000년대는 아민(Amines),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 다이옥신(Dioxin), 트랜스지방산(Trans fatty acid)등 반응물질을 규제했다. 2000년 이후 수질기준은 더욱 강화됐으며 이물질, 극미량 물질, 신종 미생물, 바이러스,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 감성, 신규물질에 대한 규제가 시작됐다.

▲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지난 2월 국내에서 유통되는 10개 제조사의 15개 먹는 샘물 제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형 마트 내 2L짜리 먹는 샘물의 경우 최고와 최저 가격이 각각 880원과 420원으로 460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특히, 동일 수원지의 물이라도 브랜드가 다를 경우, 최대 1.5배까지 가격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2009년에 조사한 ‘마시는 물에 대한 소비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평상시 마시는 물’로 ‘정수기물 > 끓인 수돗물 > 먹는 샘물 > 기타 > 수돗물’이라는 응답자가 많았으며, ‘먹는 샘물 > 정수기물 = 끓인 수돗물 > 수돗물 > 기타’라는 대답이 2위를 차지했다.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물’은 ‘끓인 수돗물 > 정수기물 > 먹는 샘물 > 수돗물 > 기타 > 병입수돗물’로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며 ‘정수기물 > 먹는 샘물 > 끓인 수돗물 > 수돗물 > 병입수돗물 > 기타’가 뒤를 이었다.

 

(사)한국소비생활연구원이 지난 2월 국내에서 유통되는 10개 제조사의 15개 먹는 샘물 제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형 마트 내 2L짜리 먹는 샘물의 경우 최고와 최저 가격이 각각 880원과 420원으로 460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0.5L의 경우 최고 판매가격 350원과 최저 판매가격 230원으로 가격차는 120원이었다.

 

특히, 동일 수원지의 물이라도 브랜드가 다를 경우, 최대 1.5배까지 가격차가 발생함을 확인했다. 실제로 홈플러스(월드컵점)에서 판매되는 롯데 아이시스 2L와 홈플러스 맑은 샘물 2L는 각각 700원과 470원으로 230원의 가격차가 발생했다.

 

이 두 상품의 수원지는 충북 청원군으로 동일했으며 제조원은 모두 창대통상이었다. 롯데마트(서울역점)도 수원지가 경기도 양주시로 동일하고, 제조원이 ㈜산정음료인 롯데 아이시스 2L와 와이즐렉 샘물 2L가 각각 700원과 470원에 판매되고 있다. 

▲ 먹는 샘물 가격 조사 결과(용량 2L)

한국환경수도연구원은 지난 1월3일부터 1월20일까지 전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먹는 샘물(1월1일∼1월2일 구입) 17개 제품을 대상으로‘먹는 샘물 수질 위생 안전성 테스트’를 실시했다.

 

조사는 크게 무기물질(미네랄) 함량 표시 일치여부와 유해화학물질 및 일반세균 테스트로 이뤄졌으며 항목별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무기물질 함량 표시의 경우 표시 불일치는 총 17개 제품 중 6개 제품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했으며, 이 중 3개 물질 이상 불일치한 제품도 3개 제품 18%나 됐다.

 

표시가 불일치한 무기물질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칼륨 표시 불일치 제품이 총 17개 제품 중 5개 제품으로 29%를 차지해 불일치 비중이 가장 컸으며, 칼슘 표시 불일치 제품은 4개 제품, 24%로 그 뒤를 이었다. 나트륨은 총 17개 제품 중 3개 제품(18%)이 불일치했으며, 마그네슘 2개 제품(12%), 불소는 1개 제품(6%)이 표시 내용과 성분이 달랐다. 

 

유해화학물질 및 일반세균 테스트에서는 총 17개 제품 중 6개 제품(35%)에서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으며 일반세균은 9개 제품(53%)에서 검출됐다. 3개 제품(18%)에서만 유해화학물질 및 일반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잠재적 발암가능물질인 브롬산염이 총 17개 제품 중 5개 제품(29%)에서 검출됐다. 브롬산염은 미생물 처리를 위한 오존처리의 부산물로, 이번 테스트에서 검출된 양이 WHO 권고기준인 0.01㎎/L 이하이기는 하지만 오존처리 이 외에 다른 처리방안을 모색해 보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총 17개 제품 중 4개 제품(24%)에서 검출됐으며 중온일반세균은 전체의 53%인 9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 무기물질(미네랄) 함량 표시 일치 여부

▲ 유해화학물질 및 일반세균 테스트 결과

이를 종합해보면 가격 조사 결과 동일한 수원지, 미네랄 함량, 용기, 구입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에 따라 1.5배의 가격차가 발생했다. 또, 수질 테스트 결과 제품의 35%가 라벨 표시 함량과 테스트 결과가 불일치했으며 제품의 29%에서 유해화학물질인 브롬산염이 검출 됐다. 아세트알데히드는 24%에서 발견됐으며, 중온일반세균은 전체의 53%에서 검출됐다.

 

동일 수원지와 제조원임에도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결론 지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나, 같은 제품을 더 비싸게 구매할 수도 있는 만큼 이는 1수원지 다브랜드 판매를 허용한 정책의 비합리성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소비자의 제품 위생 판단 지표인 일반세균은 물론 유해화학물질까지 검출되는 것도 단지 기준치 이내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대신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논의해 봐야 할 것이다.

▲ 먹는 샘물 브론산염 테스트 결과

▲ 먹는 샘물 중온일반세균 테스트 결과

우선 제조시설 및 공정의 위생관리가 미흡한 문제는 HACCP(식품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적용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으며 시중에 판매중인 일부 제품의 일반세균 과다 발생 문제는 발생 원인 규명 연구를 통한 관리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 노출 및 부산물에 따른 유해화학물질의 지속적인 발생도 원인규명 연구를 통한 관리대책은 물론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시급하다. 또한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과대 표시 및 광고를 금지하기 위해 우선 성분에 대한 부당 표시 금지 조항을 삽입하고 징벌 부과를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동일 라인에서 제조되는 제품의 가격차 문제는 1수원지 1브랜드 정책으로 전환해 해결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수질 검사의 주기 및 관리가 부족한 만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을 대상으로 수질 검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