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11년 7월호 특집 기사 / 원문은 파일첨부 참조]

 

 

 

‘스마트(SMART)’라는 개념에 대한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으며, 인류가 스마트해져야 하는 이유를 기원부터 따져보면‘FEW’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이 단어는 ‘많지 않다, 모자란다’의 뜻으로,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면, 인간 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FEW’ 즉, 음식(Food), 에너지(Energy), 물(Water)은 어느 시대이건 충분하지 않았고, 미래에는 모자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에서 단순히 물을 절약하는 것이 스마트한 사용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무조건 아끼는 것이 방법이 아니라 물 절약을 위한 사회적 생산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스마트한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워터지(Watergy)’라는 개념을 들 수 있다. ‘워터지(Watergy)’는 Water와 Energy가 결합된 것으로 물과 에너지를 함께 고려한 시설 구축이야말로 스마트한 사용이 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최근의 기후변화는 정상적인 물 순환 체계를 깨트렸을 뿐만 아니라, 지역적 계절적 불균형 현상은 물론, 수자원관리 측면에서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로는 지구온난화, 인구 증가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의학이 발전하고 삶의 질이 개선되면서 지난 2006년 기준 66억 명을 기록했던 전 세계 인구는 현재도 꾸준히 증가 추세이다.

 

이러한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해 ‘메가시티(Mega City)’라는 개념이 생겨났으며, 메가시티는 인구 500만∼1천만 명 이상의 도시를 말한다. 그 기원은 1950∼1960년대 강대국이었던 미국과 유럽의 몇몇 나라에서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생겨난 개념이다. 물론 당시의 메가시티는 채 10곳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메가시티의 개념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으며 서울도 메가시티로 분류할 수 있고 부산도 근접해가고 있다. 이처럼 급속한 도시화와 무리한 개발에 따라 물순환 체계가 깨지고 있으나, 용도에 따른 물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하수 발생량도 증가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물 관리에 대한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기본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먹고, 마시고, 처리하는 것이 물의 주된 사용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쾌적성, 그리고 재산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워터 프론트(water front)라는 개념과 워터 토털 솔루션(water total solution)이라는 개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확실한 수자원 확보가 메가시티 시대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되어 가고 있는 만큼 물 관리 측면에서의 스마트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 지금까지 수자원은 댐을 통해 수동형 또는 자연형으로 획득되어 왔으나 이제는 자립률 향상을 위해 멤브레인 등의 첨단 설비를 이용한 능동적 수자원 확보의 개념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교통, 통신, 전력, 물 등의 4대 인프라 중에서 통신과 교통 분야는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고 전력과 물의 경우 향후 많은 발전이 필요하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물보다는 전력 분야가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할 수 있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스마트 파워 그리드(Smart Power Grid)’라는 기획 사업을 통해 전력을 스마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 개발되고 있다.

 

물론, 수질 개선 및 에너지 최소화를 위한 워터지 개념이 ‘스마트 파워 그리드’에도 도입되고 있지만, 물 부족은 여전한데 어떻게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은 요원한 실정이다.

 

더욱이 인구 증가로 인한 물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때문에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을 기반으로 공정을 효율화한 스마트 물 관리가 이뤄져야 하며, 이 방법이야말로 현재 가장 적합한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즉, 기존에 갖추고 있는 시설들을 업그레이드하면서 효율적인 물 관리와 물 환경 개선을 도모해야 하고 ICT 기반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수량·수질 관련 비용 최적화, 에너지 소비 최소화 등의 접근이 필요하다.

 

▲ [그림 1] SMART 물관리

향후 스마트한 물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 분야로 ‘워터 시큐리티(water security)’, ‘워터 세이프티(water safety)’, ‘워터 솔루션(water solution)’등 3WS를 들 수 있다. 워터 시큐리티는 수자원 측면의 접근이며, 워터 세이프티는 수질, 그리고 워터 솔루션은 효율, 지능형 유지관리 부분이다.

 

도시간의 물 격차는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서울과 태백을 예로 들면 태백은 지난 2009년 무려 19일 동안 물 공급이 되지 않아 급수차가 물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가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워터 시큐리티란 바로 이와 같은 물 격차를 해소하고 수자원을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워터 시큐리티 측면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여러 가지지만, 그 중에서도 도시 수자원 확보를 위한 자립률 제고를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 서울의 자립률은 60% 정도이다. 이는 외부에서 끌어오는 수자원 양이 약 40%라는 것으로 도시별 자립률 분포를 보면, 100%에 근접한 곳도 있으나 30% 안팎인 곳도 있다. 평균적으로는 약 75%에 해당하는 높은 비율을 갖고 있으며, 35%에 그치는 물 격차 지역의 경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은 앞으로 스마트한 해결책을 찾아 개선해야 하며 이를 위한 방법으로 ‘저탄소 능동형 확보’를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수자원은 댐을 통해 수동형 또는 자연형으로 획득되어 왔으나 이제는 자립률 향상을 위해 멤브레인 등의 첨단 설비를 이용한 능동적 수자원 확보의 개념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워터 세이프티라는 부분은 수질 및 물 공급 안정성 측면을 말한다. 홍수 등의 재해가 발생하면 어떻게 컨트롤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서울시도 지난해 102년 만의 집중호우로 물 공급에 혼란이 발생했으나, 빠른 대처로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처럼 공급 시스템의 문제 해결 시간을 단축시켜야 하고 수질의 경우 모니터링과 측정 데이터의 신뢰성이 향상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재해 방지의 솔루션이 되는 것으로 문제 발생 빈도를 감소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국가적 재난에 대응한 안정적 비상 물 공급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선진국들은 전체 사용량의 1%에 해당하는 비상 용수 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

 

워터 솔루션이라는 부분이 바로 스마트 개념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항목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저에너지·고효율 지능형 유지관리부터 도시 수처리 시스템 운영비 절감, 예방적 자산관리, 수자원·수처리 시설의 유지비용 감소, ICT 기반 스마트 유지관리 전과정 시스템 도입 등이다. 이러한 세 분야의 고른 발전과 스마트한 운영이 현실화되면,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단절된 물 순환도 가까운 시일 내에 회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그림 2] 미래형 스마트 물 재생

이와 같은 물 순환 회복을 위해서는 공정 강화, 에너지 유용 자원 회수, 통합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공정 강화에 있어 현재의 공정을 바꾸는 것 자체는 자산 관리 차원에서 너무나 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공정을 강화하는 프로세스를 추가적, 또는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바꿔주고 거기에 모니터링, 자동화 시스템, 원격 제어 등에 해당하는 강화된 공정을 도입하는 방법이다.

 

에너지 유용 자원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것은 하수열, 슬러지 등이 있지만, 이 이외의 분야에도 연구나 관심이 많아지면 충분히 사업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통합 관리에 있어 현재 스마트 원격제어, 실시간 모니터 피드백 제어가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실패 사례가 많은 만큼 조금 더 체계적으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

 

세 가지 과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방법적인 면에서 공정 강화를 위해 분리막 생물반응(MBR, Membrane Bio Reactor)공정을 도입했으며, 이는 일반적인 생물반응조와 막 분리 공정을 결합시켜 제거 효율을 높인 것이다.

 

이 외에 시스템 자동화는 많이 도입됐으나 부분적·지엽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을 통합해 네트웍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 원격제어와 공정진단으로, 이는 21세기 신기술로 등장한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의 실현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너무나 많은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으나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인력은 부족하며, 전문 인력을 확보해 올바른 해석이 이뤄진다면 스마트한 물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 [그림 3] 공정강화를 통한 효율향상

에너지 이용자원 회수 부분에서 하수열은 직접적으로 열병합 발전소에서 지역난방이 이뤄지는 곳이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소화조 등의 장내 이용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슬러지 감량화 기술을 이용해서 다단생물 반응기, 초음파, 고농도 오존 용해장치, 마이크로 버블 등을 사용해 운영비를 감소시키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슬러지 재이용 기술 부분에서 전처리를 통해 실제로 퇴비를 얻어내는 방법도 있고, 탈황을 통한 열 공급 등도 있다. 또, 처리용 약품으로 사용되는 제2염화철(FeCl₂)을 회수하면 제3염화철(FeCl₃)이 되고, 이는 인(P) 제거 공정에서 응집제로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응집제의 80% 정도가 대체될 수 있는 스마트한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끝으로 스마트한 물 재생을 위한 세 번째 전략으로 통합 관리와 다중 수원을 고려해야 한다. 수원을 다변화하지 않으면 단일 수원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큰 재앙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해수담수화, 고도처리, 하수 재이용 등의 개념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또, 그간의 물 재생 설비가 마이크로스코픽(microscopic)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면 이제는 더 나아가 지역센터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시스템 도입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지역센터는 원격 제어에 의한 자동운전이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원격 감시 제어 데이터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통합센터에서 권역 단위의 운영 분석과 총괄이 가능한 시스템이 돼야 할 것이다.

 

▲ [그림 4] 하수열 재이용

싱가포르의 경우 NEWater 시스템을 통해 정말로 먹고살기 위한 스마트 물 재생의 개념이 자리잡았다. 물론 싱가포르도 처음에는 물 재이용에 있어 일정한 수질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스마트 관리가 화두가 되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주(Queensland)는 지난 2007년부터 ‘워터 그리드’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관망 200㎞를 설치하고 해수담수화, 물 재이용 등의 다중 수원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는 호주도 하드웨어를 구축한 만큼 이러한 시스템을 어떻게 스마트하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미래형 스마트 물 재생을 위해서는 공정 강화가 필요하고, 에너지 유용자원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통합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한 물을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끝으로 스마트 물 관리를 위한 단계적 전략을 제시하면, 어느 지역이건 1단계, 2단계, 3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1단계는 자산 관리 측면의 시설 관리로, 현재 시설 자산 관리가 지리정보 시스템(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이나 웹에서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자산 관리 부분은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는 스마트 스텝 중 하나이다.

 

이에 따라, 시설 관리 정보의 일원화가 필요하다. 실제로 광주광역시에서 하수 관망도를 구하고자 A 지자체와 B 지자체를 찾아가 보니 두 기관의 관망도가 서로 달랐다. 앞으로는 스마트한 접근을 위한 시설 관련 정보의 일원화, 운영 및 DB 구축, 위기 관리 대처 능력 향상을 위한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것이 스마트 물 관리의 첫 단계라 할 수 있다.

 

2단계는 시설운영 부분으로 공정 강화, 신 공정 도입, 다중 수원 확보, 관망 구축 등 스마트 센서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부분과, 효율 최적화를 위한 부분, 향상된 관리 모듈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은 물론 최종적으로 수요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구축돼야 한다.

 

3단계는 서비스적 측면에서 생산된 물을 직접 이용하는 일반 국민과의 교감이 필요하다. 우선 국민들과 물 관련 소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교육이 필요하고 스마트 프라이싱 시스템을 도입해 물 값 현실화를 위한 홍보와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