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물산업정보센터

[스마트 물순환 심포지엄] Ⅳ. 도시화와 물 순환 회복 방안 / 김영란 연구위원(서울시정개발연구원)

[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11년 7월호 특집 기사 / 원문은 파일첨부 참조]

한국물환경학회(회장 정동일)와 서울시는 단절된 물 순환을 회복하고 깨끗한 물 재생 및 재이용 기술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지난 5월 31일 ‘미래를 선도하는 서울의 스마트 물 순환’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서울, 도시화로 물 순환 왜곡 심각한 수준
하천 건천화로 수생태계·수질오염 악화…증발산량 감소로 열섬화
서울시, 물 순환 20년 전으로 회복이 목표…지속적인 노력 필요

▲ 김 영 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도시화로 인해 물 순환 급변

서울시는 도시화를 통해 세계적으로 살기 편한 도시로 발전했다. 그러나 물 순환 측면에서는 도시화 이전에 비해 이후에 큰 변화가 있었다. 도시의 물 순환이라고 하면 자연계 물 순환과 인공계 물 순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연계 물 순환은 빗물의 강하, 유출, 침투, 증발 등 일련의 자연적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인공계 물 순환은 사람이 물을 사용하고 사용된 물이 하수관거를 통해 물재생센터로 유입, 처리돼 하천에 방류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런 물 순환은 도시화를 통해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물 순환을 변화시키는 주요인자를 보면, 자연계 물 순환을 변화시키는 요인으로는 불투수율이 있다. 지표면의 침투면이 도시 개발에 의해 불투수면으로 변화, 불투수면이 증가하면서 자연계 물 순환에 영향을 끼쳤다. 반면에 인공계의 물 순환을 변화시키는 것은 인구 증가, 즉 인구 밀도이다.

서울시내 불투수율 80% 넘어

지난 1962년에 약 300만 명이었던 서울시의 인구는 2009년 약 1천46만 명으로 증가했다. 세대수는 핵가족화 되면서 50만 세대였던 가구수가 410만 세대로 약 5배 가량 증가했다. 인구 밀도는 지난 2009년 기준 1만7천300명/㎢을 보이고 있다.

불투수율은 지난 1962년에는 7.8%이었으나 도로, 대지 등에 불투수면이 증가하면서 2009년에는 47.7%의 불투수율을 보였다. 이 47.7%는 사실 다른 나라의 도시들에 비해 결코 높은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경우 외곽에 분포돼 있는 산림을 포함한 불투수율이 47.7%인 것이다. 서울 시내의 경우에는 80%가 넘는 불투수율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인구와 불투수율을 통해 도시화율을 계산해보면, 2009년 95.4%의 도시화율을 나타냈다.

▲ [그림 1] 서울시 인구밀도 변화

▲ [그림 2] 서울시 불투수율 변화

▲ [그림 3] 서울시 도시화율 변화

서울시 지하수 함량 67% 감소

이와 같은 도시화가 서울시의 자연계 물 순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살펴보면, 우선 불투수율이 증가하면서 증발산량이 1962년 42%에서 2002년 25%로 감소해 도시는 건조화되고 열 환경이 악화됐다.

또, 10%였던 표면 유출량이 48%로 증가하면서 침수피해가 발생했으며, 침투량은 23%에서 15%로 감소하면서 지하수 함량이 감소해 지하생태계가 악화됐다. 하천 유입량을 보면 23%에서 15%로 감소하면서 하천이 건천화되고 수생태계가 악화되고 수질오염도 심각해졌다.

이러한 변화들 중에서 시민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변화에는 증발량 감소, 지하수 함량 감소, 유출량 증가 등이 있다. 증발산량 감소는 열섬화, 건조화에 영향을 끼치는데, 이는 여름철에 큰 문제가 된다. 도시화로 풍수기, 즉 여름철에 증발량이 42% 감소해 대기 중의 수분이 줄어들어 더욱 심각한 열섬화 현상을 느끼게 된다.

지하수 함량을 보면 1962년에 비해 67%나 감소했다. 이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지하수는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주요 수자원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급격한 감소는 서울시 자체적으로 가질 수 있는 수자원량, 지하수량이 이처럼 감소했다는 것이다. 또한 총 유출량은 홍수피해를 입을 수 있는 풍수기에 28% 증가하면서 서울시는 매년 집중호우에 침수피해를 입는 취약한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 [그림 4] 도시화에 따른 자연순환계 변화

침수 피해·갈수기 물 부족 심화

인공계 물 순환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인구 증가에 의해 변화하면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물 사용량의 증가를 들 수 있다. 1960년대까지는 서울시 자체의 공급만으로도 약 78%의 물공급이 가능했으나 점차적인 인구 증가에 따라 현재는 22%만을 내부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은 광역상수에 의존하는 구조로 변화했다.

또, 인구 밀도가 증가함에 따라 용수 이용량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배출 부하량과 배출 오염물질의 평균농도도 증가하고 있다. 배출 오염물질의 평균농도를 살펴보면, BOD를 기준으로 1960년대에는 5.8㎎/L였던 농도가 2000년대에는 27.9㎎/L로 5배 이상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도시화가 물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요약해보면, 홍수 측면에서는 불투수면의 증가로 유출 총량이 증가,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갈수기에는 투수면의 감소로 침투되는 물의 양이 감소해 하천으로 유출되는 유출량이 줄어듦에 따라 갈수기의 물 부족이 더욱 심화되는 것이다.

또, 생태적 측면에서는 동식물 서식지의 감소로 생태계가 악화됐고, 기온 측면에서도 도시의 건조화로 여름철에 심한 열섬화 현상을 느끼게 됐으며, 하천 수질은 점점 오염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서울시는 하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질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그림 5] 서울시 연도별 물사용량 변화

▲ [그림 6] 서울시 연도별 홍수피해액

하천 수질·수생태계 평가등급 ‘하’

변화된 물 순환으로 인해 서울시에도 여러 피해가 나타났다. 우선, 서울시의 수자원은 총 용수 이용량의 약 55%에 그쳐 자체적인 물 순환 기능과 물 수요 공급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또, 서울시의 하천이 건천화되고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갈수기에는 과거 1960년대에 비해 하천으로 유출되는 유량의 51%가 감소했다.

수변의 접근성의 측면에서는, 시민들의 친수공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5개 자치구 중 10개의 자치구는 하천의 접근성이나 친수공간 등이 상당히 떨어지고 있어 접근성 및 친수공간의 확보가 필요하다. 홍수 발생에도 변화가 있었다. 과거 25년간 서울시는 다섯 번에 걸쳐 큰 침수피해를 입었다. 침수 피해에 따른 피해액도 수백억 원으로 급증했다.

하천의 수질에 대해서는 하천의 수질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사실 그렇지 않다. 홍제천의 경우 물을 끌어다 사용하기 때문에 BOD기준 3.3㎎/L에 그치고 있으나, 탄천의 경우에는 23㎎/L로 수질이 가장 낮은 D등급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우천 시에는 오염물질이 그대로 유입되면서 서울시 하천의 수질과 수생태계 평가 등급은 ‘하’등급이다.

하수관거정비·빗물저류시설 설치

그러나 서울시도 이러한 물 순환 왜곡과 그에 따라 나타나는 물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에서 서술한 것처럼 도시화에 의해 자연계 물 순환 측면에서는 홍수 발생, 하천 유량 감소, 지하수 감소, 증발량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인공계 물 순환의 측면에서는 물 수요 증가, 오염물질 배출 증가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서울시는 자연계 물 순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년을 홍수기, 갈수기·평수기로 나눠 대책을 수립했다. 우선 갈수기와 평수기의 문제 중 도시화로 인해 47.7%까지 증가한 표면 유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물을 땅으로 침투시키거나 모아서 사용하는 등의 대책이 있을 수 있다. 일년에 관리가 필요한 빗물의 양은 회당 395만㎥이다.

이 빗물을 서울시의 빗물관리 기본계획을 통해 2020년에는 174만㎥/회의 물을 처리할 예정이다. 물 순환에 있어 침투라는 요소는 필수적이므로 이중 약 72%를 침투시설을 이용해 처리하고 나머지를 빗물이용대책을 통해 처리하며, 이로써 현재 나타나는 하천유량감소, 증발량감소, 지하수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처리만으로는 건천화된 하천에 물이 흐를 수 없다. 때문에 서울시는 15개 하천에 대해 34만㎥의 물을 공급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런 하천 유량 공급계획에 따라 서울시의 건천화된 하천의 67%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수기에는 최근 하수관거의 배제한도를 초과하는 홍수로 인해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도시화로 인해 증가된 부분은 670만㎥/회에 달한다. 서울시는 침수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2020년까지 진행하고, 빗물펌프장의 재현기간을 30년으로 상향조정해 520만㎥/회에 해당하는 배제능을 확보했다.

또, 빗물 저류시설 16개소를 설치해 9만5천㎥의 빗물을 저류하도록 했다. 이와 같은 하수관거, 빗물 펌프장, 빗물 저류시설 등을 검토해본 결과 도시화로 인해 왜곡된 물 순환을 84.4%까지 회복할 수 있다.

미처리 하수 전량처리로 오염개선

인공계 물 순환의 문제로는 우선, 배출오염 부하량이 있다. 서울시의 경우 오는 2013년 4개의 물재생센터에 고도처리가 완공된다. 완공된 후에는 도시화에 의해 증가된 배출오염증가량을 12.7% 저감할 수 있다.

우천 시에는 오염물질이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하천에 배출된다. 이를 비점오염원, CSOs(합류식 하수도 월류수, Combined Sewer Overflows)라고 하는데, 이 CSOs를 저감하기 위해 관거 준설, 유수유출 저감, 도로 물 청소, 하수관거 정비 등을 하고, CSOs 처리시설을 설치할 경우 배출오염 부하량의 9.2%를 개선할 수 있다. 또, 초기 우수 처리의 경우 7.4%가 미처리 하수인데, 이를 2020년까지 물재생센터에서 전량 처리해 초기 우수에 의한 오염을 개선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다음으로 물 수요가 증가하는 부분이다. 서울시는 절수기기 보급과 수도요금 현실화를 통해 사용량을 절감할 예정이다. 또한 빗물 이용이나 중수도, 하수처리수 재이용을 통한 물 수요 관리량이 60만㎥에 이른다.

▲ [그림 7] 서울시 2013∼2020년 물 수요관리량

1962년 물 순환 84.4% 수준 회복 전망

서울시는 자연계 물 순환 부분에서 홍수 발생은 도시 우수처리 시설을 통해 1962년 물 순환의 84.4%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천 유량의 경우에는 100% 회복할 예정이며, 지하수 감소와 증발량 감소는 31.7%까지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2020년에는 불투수율이 48.39%에 이를 예정이지만, 개선 대책을 통해 24.4%까지 낮춘 도시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예정이다.

물 수요 증가는 물 수요 관리를 통해 해결하고 오염물질 배출 증가에 대해서는 하수 고도처리, 초기 우수, CSOs 처리 및 유역 관리를 통해 배출 부하량을 저감한다. 이와 같은 개선으로 2020년에는 인구 밀도가 약 1만6천348명/㎢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1만4천967명/㎢까지 회복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사업을 통해 2020년에 93.5%로 예상되는 도시화율을 69.7%, 즉 1981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 도시화율을 1960년대를 자연상태로 보고, 2000년대까지 약 40년 동안 진행돼온 도시화를 2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물 순환 회복의 목표를 1962년으로 잡았다. 불투수율 7.8%와 인구 300만 명/㎢ 수준이다.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남은 20년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물 순환 회복을 위한 사업과 노력이 필요하다.

▲ [그림 8] 자연계·인공계 물순환회복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