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11년 10월호 특집 기사 / 원문은 파일첨부 참조]

 

 

 

▲ 데이비드 가먼(David Garman) 세계물협회(IWA) 전임 회장, 위스콘신 밀워키 대학교 교수

WSP에 HACCP 적용 방법 검토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물협회(IWA)에 의해 채택된 물 안전계획(WSP, Water Safety Plans)을 소개하기에 앞서 스웨덴 스톡홀름(Stockholm)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톡홀름은 이미 100여 년 전에 중앙 급수 시스템이 갖춰진 도시로, 당시 이를 통해 16∼18%에 달했던 5세 미만의 영아 사망률이 현격하게 감소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약 130년 전에 중앙 급수 시스템을 도입한 서울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중앙 급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부터 WSP라는 물 안전 계획이 도출됐다고 할 수 있으며, IWA는 지난 10∼15년 동안 지구촌 여러 지역에 WSP가 구축되도록 노력해 왔다.

물론 모든 국가들이 물 안전 계획을 채택하길 바라는 것이 성급한 시도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지금도 모든 국가, 그리고 모든 지역과 도시에서 WSP 안정화가 필요하다.

WSP는 단순한 수질감시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는 어떤 계획이나 프로세스라기보다 그 이상의 것으로 급수시스템에 대한 문화의 변화를 포함하는 안전계획이라 할 수 있다.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사회적·환경적 변화로 인해 지난 100∼150년간 계속되어 온 전통적인 수질관리 접근법은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며, 수질관리도 안전성이라는 원칙에 있어서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호주 시드니(Sydney)는 몇 년 전에 이미 전통적인 급수 시스템이 파열돼 3일 동안 단수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등장했고, 현대적인 방법을 동원해 개선을 시도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규제 당국은 아직까지 이러한 사례를 안정·표준화 단계로 진입해야하는 계기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보다 리스크 분석적인 방법이 필요하며 이러한 대안으로 WSP에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적용하는 방법이 검토되기도 했다.    즉, HACCP의 원칙에 입각해 수질관리 시스템을 병행하는 것이다. HACCP은 식품, 화학업계 등 관련 산업계에서 오랫동안 준수되어온 규칙으로 이는 수질관련 시스템에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다.

우선 취수·정수 단계에서부터 소비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리스크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수자원 관련 기업은 HACCP 등이 적용된 WSP를 이행함으로써 서비스와 수질을 개선하고 보다 안정된 급수를 할 수 있다.

WHO, WSP 단계별 지침서 제공
안전한 음용수 체계를 살펴보면 우선, 공중보건에 기반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목표치가 WSP에 반영되며, WSP는 시스템 평가, 모니터링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관리의 3가지 요소로 이를 구체화한다. 이러한 전체적인 관리·감독 시스템을 통해서 수립된 목표가 공공안전에 부합한지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이 이뤄지게 된다.

각 국가와 도시 등이 WSP를 수립·이행하는 데 있어 주저하는 원인을 조사·분석한 결과, 대다수가 물 안전 계획의 역량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WSP를 도입하지 않은 경우, 리스크 관리가 복잡했으며 자본, 자산, 투자 등에 있어 전방위적인 문제에 시달렸다. 이 밖에 관련된 상위 계획이 없다보니 제도적 지원도 미흡하고 조직 구조적인 측면에서 지식의 접근성도 미약했다.

▲ WHO 웹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WSP 매뉴얼.

물 안전계획은 이러한 수자원 관리 전반의 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단계별로 WSP를 이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침서이다. 이러한 이유로 WSP 매뉴얼이 만들어졌으며 이 지침서는 WHO 웹사이트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다. 이 매뉴얼을 보면 많은 정보들이 포함돼 있어, 관련 시설을 운영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더욱이 IWA는 지침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스페인어, 중국어, 아랍어, 프랑스어 등으로 번역해 제공하고 있다.

WS포털, WSP 연구사례 게재
WSP 적용을 위한 또 다른 요구로는 관련 사례 연구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WHO와 IWA는 ‘Water Safety Portal(www.wsportal.org)’에 웹기반의 툴박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요자들은 이 웹사이트를 방문해 유용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Water Safety 포털의 메인 페이지에서는 최근에 업데이트 된 연구와 관련 보고서를 열람할 수 있다. 이는 관계자들에게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WSP의 필요성을 설득시키기 위함이며 궁극적으로 WSP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WSP를 수립하도록 지원하는 것과 더불어 WSP의 이행 수준을 평가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그래서 관련 평가 툴을 마련해 평가활동 상황과 정도를 정책입안자나 기업 관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서비스 전반이 어떻게 향상되고 있는 지 알려주고 있다.

▲ IWA가 운영하는 Water Safety 포털

 

EU 음용수 지침 리스크 관리 포함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 지역별 사례를 살펴보면, 먼저 유럽의 WSP 현황을 보면 리스크 관리 요건을 유럽연합(EU)의‘음용수 관리에 관한 음용수지침(DWD, Drinking Water Directive)’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폭넓은 연구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실제로 1천900만 유로 규모의 ‘TECHNEAU’컨퍼런스가 개최되고 다양한 연구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연안 지역의 경우, 약 25개 국가 300여 개 이상의 멤버들이 ‘WSP 네트워크’를 구축해 WSP를 이행하는 데 함께 하고 있다.

남아메리카 페루의 경우 ‘리마(Lima) 선언’을 채택했다. 리마 선언은 WSP를 통해 보건기준 및 규제기준을 통합하고 WSP가 물 관리 시스템에 있어 효율적이고 유용한 도구임을 인식시키는 작용을 했다.

페루는 리마 선언으로 운영업자들이 음용수를 안전하게 공급하고 관련 당국에 의해 올바른 감시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에는 리마에서 지역 구성원들간의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WSP 커리큘럼 통합작업이 진행됐다. 이에 따라 동남아 공학 교육개발 네트워크인 ‘AUNSEED Net’이 구축됐으며, 아시아 지역의 WSP 커리큘럼을 통합하는 장기적인 전략을 개발했다.

아프리카, CEO 대상 운영관리 교육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유엔 해비타트(UN HABITAT), 캡넷(CAP-NET), IWA 등 여러 기관들이 물 관리 역량 구축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 지역을 영어, 프랑스, 포르투갈 언어권별 3개 그룹으로 나눠 지역의 공익업체 CEO를 대상으로 WSP 관련 운영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지난 2009년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영어권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지난해 5월 모로코에서 프랑스어권 교육이, 지난해 6월 앙골라에서 포르투갈어권 교육이 실시됐다. 이밖에 각 기관과 공익업체를 연계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교육효과를 거두기 위해 트레이너를 양성하는 작업도 착수했다.

▲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모든 개최도시들이 2010년까지 WSP 계획을 이행하도록 축구와 연계시켜 음용수 안전성 확보를 홍보했다.

한편, 지난 2010년 월드컵을 개최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모든 개최도시들이 2010년까지 WSP 계획을 이행하도록 축구와 연계시켜서 음용수 안전성 확보를 홍보했으며, 이러한 활동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로써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세계적인 축제를 통해 보다 차별화된 홍보활동이 가능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은 음용수 수질 관리에 있어 아직까지 사후대응적이라는 점이 적합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기업과 규제 기구간 협력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오만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차원의 컨퍼런스가 개최된 바 있다.   

포르투갈, WSP로 인건비 절감
IWA는 WSP가 실제로 준수될 수 있도록 강제적인 구속력을 마련하고 있다. 사실 WSP의 진행상황을 측정하지 않으면 이러한 계획이 제대로 준수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합법적인 입법작용을 통해 준수사항을 규정하고, 이를 지키고 있는 지 측정하는 것이다.

포르투갈의 경우,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동안의 운영요건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WSP 시행 이전과 비교했을 때, 2007년에는 WSP 비준수 비율이 약 40% 가량 줄어들었으며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WSP를 이행할 경우 인건비도 감소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WSP가 시행된 2007년 인건비는 73.5유로(105달러)였으며 WSP를 계속 유지하는 것만으로 2009년에는 인건비가 43.5유로(62달러)까지 줄어들었다.

 [그림 3]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의 인건비를 WSP 시행 이전인 2006년과 비교한 그래프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2009년에는 2006년 대비 인건비를 마이너스 수준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

IWA는 WSP 이행에 있어, 수질운영 모니터링 계획을 함께 세우는 것은 물론 웹상에 이러한 수질관리 결과를 함께 공시함으로써 운영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알리고 있다.

호주, WHO 가이드라인과 유사
아이슬란드는 WSP로써 HACCP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수도인 레이캬비크(Reykjavik)의 경우, 지난 1997년 HACCP을 적용한 이후 물 안전 계획 준수 비율이 100% 가까이 상승했다. 아쿠레이리(Akureyri) 지역의 경우 HACCP이 적용된 1999년을 기준으로 그 이전과 이후 각각 85%였던 물 안전 계획 준수 비율이 100% 가까이 상승했다. 

다음 사례로 호주는 WHO의 음용수 가이드라인과 유사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호주 정부가 음용수 관리 이행 방침을 설정했고 이를 주 정부로 전달해 일정한 책임을 부여했다. 물론, 이러한 방침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영향을 주고받고 있으며 중앙 정부에서도 지역차원의 이행 작업을 공유하고 있다.

호주의 WSP 이행 과정은 공식적인 검토 모니터링 통해 일정한 평가를 거쳐 개선 사항이 도출되는 시스템이다. IWA 전문가들은 호주에서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WSP 이행 사항들을 집약시킬 수 있었고, 호주에서 100%의 준수비율 달성은 물론 전세계의 수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개도국·선진국 WSP 폭넓게 이행
발표를 정리하기에 앞서 국가 차원의 WSP 이행 사항들을 요약해 놓은 IWA 최근 발간 자료를 보면 각국의 물 안전계획은 WHO 가이드라인으로 통합되고 있는 추세다. 이 자료는 웹상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WSP 이행이 어떤 식으로 진행돼 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한 모니터링도 실시되고 있다. 또,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피드백도 제공된다. 피드백은 3일 간격이나 24시간 간격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게시되며 이러한 체계는 향후 WSP를 보다 더 안전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일단 WSP가 채택되면 수자원 공급 시스템이 강화되고 리스크를 절감시키는 것은 물론 질병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때문에 사하라 지역, 아프리카 지역,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도 WSP를 폭넓게 이행하고 있다.

WSP, 다양한 혜택 제공
WSP는 계획을 이행함에 있어 어떠한 실용적인 툴을 개발해야 하고 또 그에 따른 경제적·정책적·운영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체계가 아니다. IWA와 WHO의 전문가들은 일단 만들어지고 제시된 이 계획을 각 국가들이 이행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이렇게 준수된 WSP는 분명 다양한 측면에서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실제로 경제적·문화적 측면의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성과는 정책 입안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명백하게 제공되고 있다. 앞으로도 웹상을 통해 현실적인 실행 사례들이 공유되면서 전세계적으로 WSP가 이행되길 바란다.

지금까지 10∼15년 동안 추진되어 온 WSP 사례들을 소개했다. 끝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WSP가 없다면 채택하고, WSP를 가지고 있다면 검토를 통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