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11년 10월호 특집 기사 / 원문은 파일첨부 참조]

 

 

 

▲ 브루노 구엔(Bruno Nguyen) 물 안보·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

물 공급 관심과 서비스 수준 반비례
서울이나 파리와 같은 대도시의 경우 물의 안전한 공급은 시민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이며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물 안전과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물 공급은 지리적인 상황이나 수자원 가용성, 물 수요 등 여러 변수에 따라 결함이 생기거나 전체 시스템이 변경될 수 있다. 실제로 파리(Paris)에서는 지난 10년간 물 소비가 감소추세에 있어 정수처리장 1곳이 폐쇄되기도 했다. 물 안보 및 안전과 관련된 정책 동향과 표준화, 신기술, 국제협력 사례 및 관리 동향을 를 소개하고자 한다.

물 안보 및 안전과 관련된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우리는 여러 가지 제반 여건을 고려해야한다. 현재 물 환경 측면에서 우리는 두 가지 역설적인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첫째는 ‘시민들의 물 공급에 대한 관심’과 ‘물 공급 서비스 수준’은 반비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서울이나 파리와 같은 대도시의 경우, 물 공급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그때서야 시민들은 물이 얼마나 소중하고 물 공급 체계가 중요한 지 깨닫게 된다. 즉, 물 공급 서비스 수준이 낮아 생활에서 불편을 겪는다면 물 공급에 대한 관심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공급자 비용·위험부담 책임 커
둘째는 물 공급 인프라 구축과 유지·관리에는 고비용이 소요되는 반면에 시민들은 저렴한 가격에 물이 공급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민들은 물이 자연적으로 공급되는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비용 측면을 많이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공급업체가 소비자에게 수돗물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반시설과 시설 운영에 필요한 상당한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다. 더욱이 운영자 입장에서 살펴보면 물 공급에 있어 비용뿐만 아니라 많은 위험부담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물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수압이 낮아 위생문제가 발생하거나 수질이 나빠지는 등 도시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부적절한 수질로 인해 물을 마시거나 접촉할 때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즉, 수압이 낮거나 수질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러한 문제를 예측하지 못했거나 대비가 부족해 불충분한 대처를 한 공급업체에게 책임이 돌아가게 된다.

물 공급 위협 요소 파악 시급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협하는 요소도 살펴야 한다. 수질오염이나 수도관 파열, 역류 등의 직접적인 리스크와 전력, 통신 등의 간접적인 리스크, 지난 3월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해일과 같은 환경적인 리스크와 테러 행위와 같은 인간 활동을 통해서 발생하는 인간 위해적 리스크 등이 있다.

자연재해와 같은 환경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경험이 축적돼 있다. 환경적 리스크의 경우 지역마다 위협정도가 다르고 재해에 따라 영향을 끼치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지진은 몇 분, 홍수는 며칠, 가뭄은 몇 주 동안 그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에 비해 인간이 만든 위협은 우리가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더욱이 인구 밀도가 높거나 경제적인 활동이 도시에 주로 집중돼 있기 때문에 도시에서의 리스크는 더욱 상승하고 있다.

자연재해나 테러 등 통제 밖의 상황이 발생하면 현실적으로 공급업체가 이러한 모든 것을 대비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그러한 한계를 예측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0.4%의 발생확률이라면 100년 즉 1세기에 한번 될까말까 하는 빈도다. 그래서 우리는 리스크를 관리할 때 발생기간 및 빈도와 예방대책, 관리 책임과 담당자 등을 고려하고 그에 따른 운영비용과 화학적인 요소 등을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물 공급 서비스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자원 확보, 최소한의 수질 유지, 수자원 관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 에너지·통신 기반 시설, 급수 네트워크 등 이런 모든 것이 제대로 준비돼야 한다.

지역특성 따른 물 공급 정책 펴야
우리가 물 안보 및 물 안전 측면에서 위기를 관리한다는 것은 최종 사용자들에게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정책을 시행할 때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지역 특성을 규명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정상적인 물 공급이란 소비자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지역마다 그 기준이 다르다. 어떤 지역에서는 수량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으며, 어떤 곳은 수질이 중요할 수 있다. 때문에 물 공급 서비스 대상인 최종 소비자가 어떻게 물을 사용하는지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행정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가정의 소비자들은 수량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양이 공급되길 바라지만 만약 수질이 떨어질 경우, 물을 끓여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공업·산업 분야 소비자의 경우 수질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 2010년 세계지도를 보면 거주자 1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483개에 달했다.

도시화·집중화로 물관리 어려워
물 환경 위기에 따른 경감완화 조치는 지역적·정치적인 환경이나 미디어의 압력, 그리고 어떤 수단을 사용할 지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최근에는 도시화·집중화 현상이 물 환경 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50년에는 100만 명 이상의 거주자가 있는 도시가 20개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483개에 달했다.


특히, 개발도상국가의 도시화는 더욱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과 달리 개도국은 인구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물 환경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이처럼 지역별, 국가별, 도시별로 물 환경에 대한 조치는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물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시가 아니라 시골지역에 주로 거주하고 있다. 또, 물 환경에 대한 조치를 고려함에 있어 경제적인 그리고 지배구조상의 양상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밖에 물 손실이 없도록 최적화 된 방식으로 인프라를 관리해야 하며, 효율적 유지보수와 자산 관리 프로그래밍을 통해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도시 시스템 수요 증가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오늘날 물 안보와 안전은 중요한 결정사항이며 일반적으로 리스크를 분석할 때, 정책적인 측면과 시스템 그리고 환경적 상황을 고려하게 된다. 정책적인 측면에는 공공교육, 규제, 지속가능한 개발, 환경적인 리스크 추정 등이 포함된다.

시스템적인 측면은 운영이나 위기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며 끝으로 리스크 관리에 있어 기후변화와 공공의 관심도, 세계화 등의 환경적인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현재 여러 도시가 물 안보와 관련된 도전에 직면해 있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물과 관련해서 우려되는 현안 문제가 속속 나타나고 있으며 국제기구와 정부 등은 도시가 당면한 도전의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또한, 상황이 이렇다보니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 시스템에 대한 공공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물 안보와 안전을 위한 정책은 이러한 제반 여건과 공공의 요구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 마련돼야 한다.  


물 안전 위한 표준화 작업 추진
다음으로 물 안보와 안전을 위한 표준화 과정을 살펴보겠다. 여기서 표준화 작업이란 지속적인 개선과정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유럽연합과 프랑스 그리고 국제적인 차원의 법규와 표준화, 권고사항 등을 보면 법규는 입법조치 된 사항으로 표준화와 권고사항 보다는 강제적인 규제라 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규제기관이 있으며, 표준화에 있어서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사회안전표준화(ISO/TC233)와 상하수도서비스표준화(ISO/TC224)를 들 수 있다. 권고사항으로는 IWA의 세계물포럼(World Water Forum)이 있다.  

유럽의 경우 입법조치로는 EU집행위원회(EU Commission)의 핵심기간인프라보호(Critical Infrastructure Protection)가 있으며 유럽표준화위원회(CEN)는 금속재료시험표준화(TC164)를 진행하고 있다.

또, 유럽 상하수도협회(EUREAU)는 안보관련 대책위(Taskforce on Security) 활동을 권고하고 있다. 프랑스는 내무부, 환경부, 보건부 등 중앙정부에서 관련 법규를 제정하고 있으며 프랑스표준협회(AFNOR) 등이 활동하고 있다.

▲ 2005년 8월 29일 불어닥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 중남부 루이지애나의 뉴올리언즈 시내가 물에 잠긴 모습.

미국, GCWW로 물환경 감시
또 다른 표준화의 예로 ‘THE RISK MANAGEMENT LOOP’라는 위기관리 체계를 들 수 있다. 이 체계는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식을 표준화한 것이다. 우선 위기가 촉발되면 과거의 경험을 적용하고 위기관리 결과를 분석한다. 그리고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면 거기서 더 나아가 예방과 교육을 통해 미흡한 점은 보완하고 개선점을 반영해 보다 견고한 위기관리 체계를 수립한다. 미국에는 ‘GCWW’라는 감시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온라인 수질 모니터링, 보건위생조사, 표본분석 등을 통해 물 환경 위기를 감시한다. 즉, 지속적으로 수집된 정보를 분석해 물 환경 변화를 측정하고 변화에 따라 설정된 조치를 취하는 표준화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에는 ‘Barrier Effectiveness Rating’이라는 체계가 있다. 이는 환경적인 상황을 효과적으로 평가하는 지표이다. 프랑스는 이를 활용해 변화에 대한 신뢰성을 체크하고 지속가능성과 탄력성에 따른 대안을 도출한다. 

첨단기술 완벽 파악·적용해야
오늘날 우리는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수자원을 이용함에 있어 이를 확보하고 활용하는 최적화된 방법을 과거에 비해 손쉽게 찾게 됐기 때문이다.

▲ 다양한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빗물을 저장해 재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물 공급에 최첨단 기술을 접목하면 사고 발생 원인을 이해하거나 영향을 경감시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첨단 기술을 완벽하게 파악해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물 확보와 공급을 위한 신기술 동향을 살펴보면 우선 빗물저장과 우수 강화시스템을 들 수 있다. 오늘날 다양한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빗물을 저장해 재활용하는 방법이 쓰이고 있으며, 우수 강화 시스템이란 인위적인 환경조성을 통해 강우량을 늘리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이 시스템을 통해서 1년에서 6천만㎥의 수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 개선 전(왼쪽)·후의 파리 누수 감시 시스템. 지역을 세분화해 조사의 정확도를 높였다.

파리, AMR 도입해 위기 관리
프랑스 파리에서는 대상 지역을 세분화해 누수 감시 시스템의 정확도를 개선했다. 또한, 물안보 및 안전관리위원회는 파리에서 네트워크 무선 AMR(Automated Meter Reading)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수도미터기의 수치가 네트워크를 통해서 전송·관리되는 시스템으로 최고·최저 유입량은 물론 물의 사용량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원거리에서도 정확한 수치 파악이 가능하다. 현재 파리의 9만3천 개 빌딩에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이를 통해 정확하고 효율적인 위기관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 위기 발생시 맵핑화된 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됐다. [그림 1]은 파리의 파시(Passy)지구이다. 맵핑 시스템을 통해 병원, 학교, 주택, 공공시설 등이 나타난 지도에서 유입량과 시간 등 변수에 따라 위기단계가 상승·하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파리에서는 기술적인 것 이외에도 시민 모니터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네트워크를 구성해 수돗물의 수질과 맛 등을 평가하고 문제제기 및 분석을 통해 그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W-SMART 통해 경험 공유
끝으로 물 안보 안전에 관련된 국제협력이란 각 나라의 물 환경 경험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W-SMART이다. W-SMART는 물 안보 안전에 관련해서 테러행위, 자연재해 등 여러 분야와 연관돼 있다. IWA는 W-SMART를 통해 각 국의 물 안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W-SMART 워크숍이나 지진해일 워크숍 등이 그러한 예이다.

국제협력에 있어서 벤치마킹도 활발하다. 나라마다 물 환경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위기도 있기 때문에 선진사례를 벤치마킹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IWA는 물안보 전문가 컨퍼런스를 마련하고 있으며 오는 2012년 3월에 호주 시드니(Sydney)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서 호주의 경험뿐만 아니라 물 안보 관련 전문지식에 대해서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