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인 환 단국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도시침수에 대비하는 하수도의 역할과 향후 개선 방향을 살펴보기 위해서 최근의 강우 상황과 우리나라 도시침수 피해의 특성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의 강우 상황을 보면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강우와 국지적 집중호우가 증가하고 도시화에 따른 첨두유출량이 늘어나고 있다. 또, 도시화로 불투수 면적이 증가해 하천범람이나 저지대 침수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26∼28일까지 서울의 강우량은 620㎜로 이는 지난 1970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이었으며 서울에서도 지역적으로 강우강도 편차가 컸다. 도봉구의 경우 총 강우량이 648㎜였으며 관악구는 493㎜였다. 1시간 최대 강우량은 도봉구가 72㎜, 관악구가 111㎜였으나 강북구의 경우 2.0㎜, 노원구는 3.5㎜에 그쳤다.

특히,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불투수 면적이 증가해 지하침투량이 감소하고 유출빈도, 기간, 첨두유출량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표의 자연저류 기능이 손실되고 유출수 흐름형태가 변화하거나 토사의 침식과 퇴적도 달라지게 됐다.

또한, 강우지속 시간에 따라 첨두유량은 지역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도시화정도 등 해당지역의 특성에 따라 하수도 설계목표, 강우지속 시간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도시침수, 내수침수가 73%
도시침수는 도시 지역에서 홍수에 의한 외수침수 또는 하수도와 그 밖의 배수시설이 우수를 배제할 수 없어 일어나는 내수침수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도시침수는 최근 기후변화, 도시화 등으로 피해 규모가 대형화되고 있으며 도시기반 시설의 피해는 도시기능 마비, 사회시스템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

도시침수 피해는 인명 및 재산피해 이외에 사회·경제·환경적으로 많은 직·간접적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따라서 광범위한 도시침수 피해에 대비해 도시 여건을 고려한 효율적인 대응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도시침수 피해의 특성을 보면 외수침수가 27%, 내수침수가 73%로 내수침수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내수침수의 주요 원인으로는 지형적인 저지대 문제가 22%, 배수능력 부족 14%, 하천수위 상승으로 인한 배수불량 14%, 하수역류 노면배수 13%, 하수관거 용량 부족 11% 등이다.

이러한 도시침수 피해액을 살펴보면 지난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호우와 태풍으로 연평균 87명의 사상자와 연평균 약 2조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수해 관련 피해액은 지난 2001년부터 급격히 증가해 지난 2006년 기준 10년 이동 평균 피해액이 1조9천846억 원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하수도시설 정비 강화해야
그렇다면 이제부터 도시침수를 대비하기 위한 하수도의 역할과 향후 사업추진 방향을 살펴보겠다. 과거의 우수관리는 방류구인 하천 인근 유수지에 하수관거와 펌프장을 설치했으며 지선 5년, 간선 10년 빈도의 강우확률년수를 채택했다.

더욱이 수질관리에 소극적이어서 분류식 하수관거의 경우 우수는 무처리 상태로 방류됐다. 따라서 앞으로는 우수와 오수의 배제 및 처리를 목표로 하수도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하수도시설이란 생활환경의 개선, 공중위생, 침수방지, 공공수역의 수질보전 및 건전한 물순환 등을 구축하기 위한 도시기반시설로서 관거, 맨홀, 우수토실, 토구, 물받이, 침투시설, 저류시설, 펌프장 등을 포함한 모든 시설을 말한다.

침수 원인에 따라서 외수침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천정비를 강화해야하고 내수침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수도시설 정비를 강화해야 한다. 목표설계량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저류시설과 침투시설의 적극적인 보급 및 활용이 필요하다. 이밖에 평상시 하수도시설 유지관리를 철저히 함은 물론, 설계빈도 이상의 강우가 발생했을 경우의 재난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하수도시설 설계강우량 강화
하수도시설은 우수배제에 있어 국지적 집중강우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하천의 경우 강우 지속시간은 1시간 이상이나, 하수관거의 경우 1시간 이내의 강우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올해 국지적 집중호우를 대비해 하수도시설기준의 설계목표강우량을 변경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선 하수관거의 경우 5년 이상, 간선은 10년 이상이었으나 확률년수가 10∼30년으로 변경됐다.

또, 빗물펌프장의 경우, 그간 일반적으로 20∼30년을 채용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확률년수 30∼50년을 원칙으로 지역의 특성 또는 방재상 필요성에 따라 이보다 크게 또는 작게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강화되는 하수도시설의 설계강우량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하수관거 통수능 개선, 저류시설 설치, 침투시설 설치 등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기존시설과 신설시설, 지역의 상황에 따라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우선 하수관거는 관경 확장, 관로 신설 등을 통해 통수능을 확대할 수 있다.

또, 저류시설을 설치해 첨두유량을 저류시설로 감당하게 하고 그 이하의 유량을 하수관거가 처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침투시설을 설치하면 빗물을 지하로 침투시켜 우수유출량을 줄일 수 있다.

우수유출저감시설로 침수방지
그러나 밀집된 시가지의 경우 계획한 단면으로 관거를 시공할 수 없거나 큰 관경으로 관거 연장을 길게 하는 것보다 상류에 유출저감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또, 방류지점의 하천하류 통수능에 제약이 있는 경우에도 필요에 따라서 우수유출저감시설을 도입해 우수배제를 계획할 필요가 있다.
우수유출저감시설에는 우수저류형과 우수침투형이 있으며 우수저류형은 우수유출총량은 변하지 않으나 유출량을 평균화시켜 첨두유출량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우수침투형은 우수를 지중에 침투시키므로 우수유출총량을 감소시킨다.

세부적으로 우수저류형 시설에는 유수지, 빗물통, 지하우수저류조, 생물학적 저류지 등이 있으며 유수지는 첨두유량 조절과 함께 수질관리도 가능한 다기능적인 유수지를 확충해야 한다. 빗물통과 지하우수저류조는 빗물을 저류해 우수를 재이용할 수 있으며 생물학적 저류지는 물리적인 여과와 흡착을 생물학적 처리와 결합한 시스템이다.

우수침투형 시설에는 침투지 및 침투조, 건식우물, 여과지대, 초목 완충지, 수평분산시설, 초지개수로 등이 있다. 침투지 및 침투조는 작은 도시 배수구역에 적합한 시설로 수질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건식우물은 흡착, 여과 등을 통한 수질관리 기능을 갖고 있으며 여과지대는 다른 우수관리 시설의 전처리로도 사용된다. 초목완충지는 넓은 지역으로 우수의 흐름을 분산시키며 퇴적형 오염물질 제거가 가능하다. 수평분산시설은 평시에 주차지역 등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초지개수로는 습식과 건식이 있고 유량과 수질관리가 가능하다. 

 

▲ 일반적인 오수관거의 여유율은 계획시간최대 오수량에 대해 소구경관거(200∼600㎜)는 약 100%, 중구경관거(700∼1천500㎜)는 약 50∼100%, 대구경관거(1천650∼3천㎜)는 약 25∼50% 정도의 여유율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우수관 여유율 확보 필요
또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우수관 설계의 여유율(안전율)을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시설기준에서는 지역의 실정에 따라 계획하수량에 여유율을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의 여유율은 설계 시 고려하지 못했던 항목에서의 손실수두 발생, 침전물 등을 고려한 안전율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시설기준에서는 오수관거의 여유율만을 제시하고 있어 우수관 설계의 경우에도 이런 여유율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수관의 여유율 확보를 위해 현재 오수관 여유율 산정 사례를 살펴보면, 하수도시설기준에는 계획하수량과 실제 발생량 간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각 지역의 실정에 따라 계획하수량에 여유율을 두는 것이 좋다고 언급돼 있다.

또, 간선관거 및 대구경 관거는 지선에서 하수의 유하시간 차이로 인한 여유율의 증가 등을 감안해 결정하도록 했다. 일반적인 여유율로서 오수관거의 경우 계획시간최대 오수량에 대해 소구경관거(200∼600㎜)는 약 100%, 중구경관거(700∼1천500㎜)는 약 50∼100%, 대구경관거(1천650∼3천㎜)는 약 25∼50% 정도의 여유율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 집중강우 등에 의한 자연 재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기적인 하수관거 퇴적물의 준설작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우수유출저감시설 등과 같은 발생원 관리를 통해 유출량을 최소화해야 한다.

 

도시별 침수대책 수립해야
특히, 모든 도시에서 강화된 하수도시설기준에 따라 목표 강우량을 적용한 하수도정비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하수도정비계획에서는 목표강우량에 대한 지역적 달성 즉, 침수대비율(또는 침수대책 정비율)을 산정 제시할 필요가 있으며 실질적 투자계획을 수립해 가능한 빠른 기간에 적정한 침수대비율을 확보해야 한다.
우선 도시 전체에 걸쳐 단기, 중기,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공지해야 하며 침수대책을 수립하는 경우, 중요지역 순서로 실현계획 및 공사를 시행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도시침수가 발생했을 경우, 침수원인 분석 및 대책 수립은 기본적인 사항이라 할 수 있다. 내수침수의 경우, 하수도시설 설계, 유지관리 부서의 주도하에 침수 원인분석이 이뤄져야 하고 어떤 도시에 침수가 발생했을 경우 이 사례가 다른 도시에서도 반복 재현되지 않도록, 그 원인과 대책을 상세히 수록한 보고서가 반드시 발간돼야 한다.


하수도시설 유지관리 강화해야
끝으로 하수도시설 유지관리 강화를 위해 집중강우시 유지관리 현황 및 문제점을 분석해 대응 가능한 유지관리 방안을 수립하고, 유지관리 업무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하수관거 시설물의 점검, 조사, 청소, 운영관리 등의 결과를 정확히 기록, 분석해 시설물의 보수, 개조 등의 조기 대응을 도모하고, 이를 적절하게 활용해 계획적이고 효율적인 유지관리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집중강우 등에 의한 자연 재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기적인 하수관거 퇴적물의 준설작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우수유출저감시설 등과 같은 발생원 관리를 통해 유출량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역사이펀, 우수토실 및 관거와 개거 접합점에 있는 스크린 등의 청소, 빗물받이나 관거 등의 기능을 확보하기 위한 청소, 기타 관의 파손, 함몰 등 관거 기능에 관한 정기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