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구 사장  물산업은 Water Cycle에 수반하는 각종 수자원의 생산·공급·재생에 관련된 제조업·건설업·운영업 등의 산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엔지니어링·IT 분야 중 유역조사·설계·공정관리·Smart River·Smart Water Grid등의 일부도 포함한다.

세계 물산업 규모는 지난 2007년 3천620억 달러, 2010년 5천75억 달러였고, 오는 2025년에는 8천65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시아·중동·아프리카 시장 규모가 연 10%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중 중국이 물산업 주요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민영화로 인해 O&M 시장 기회가 확대되고, 멤브레인 시장과 담수화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 물 관련 기업들은 단순 건설기업이 아닌 제조·기술·운영사업 등 물 관련 특화된 전문 분야를 근간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중국과 같이 물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국가는 세계 수준의 물산업 경쟁력을 갖춘 자국 내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물산업 규모는 지난 2010년 약 12조3천억 원이며, 그 중 상수도 분야가 약 5조8천억 원, 하수도 분야가 약 4조 원 등 대부분(86%)이 상하수도 시장이다. 국내 상하수도 시장은 이제 건설시대에서 유지관리시대로 전환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시장의 개척이 필요한 시점이다.

▲ 선진 물 관련 기업들은 단순 건설기업이 아닌 제조·기술·운영사업 등 물 관련 특화된 전문 분야를 근간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베올리아 정수처리시스템.

생산원가를 밑도는 낮은 수도요금으로 인해 국내 수도사업은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이는 물산업 경쟁력 강화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세계적 기술과 경쟁력을 보유하여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 제조업이나 운영·관리를 포함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과 그에 따른 해외 수주는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 시공 분야의 인프라 구축율은 상수도가 93%, 하수도가 89% 수준으로 향후에는 노후시설의 개보수 공사 위주의 시장형성이 예상된다. 국내 운영관리 분야는 상수도 약 1조9천억 원, 하수도 약 9천억 원으로 향후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물산업 관련 정부 정책을 살펴보면, 오는 2020년까지 26조 원 규모의 산업으로 육성, 세계 100위권 안에 8개 이상의 전문 물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 토털솔루션 역량 확보를 통한 전문 물기업 육성, 먹는 샘물 및 물 재이용 등 연관 산업 육성, 해외 진출 활성화라는 세부 과제를 설정·실행해 세계적 수준의 물산업 강국을 구현하려 한다.

국내 물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는 물산업 전 분야의 고른 경쟁력 제고가 가능한 토대를 제공하고, 민간기업은 세계시장 경쟁력이 확보되는 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국내외 물산업 동향과 정부정책, 물기업 성장모델을 대구·경북지방의 특성에 맞춰, 물산업을 발전시킬 방안과 발전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대구·경북 지역은 수자원이 풍부하고 코오롱, 웅진, SK, LG등의 물 관련 기업이 소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물을 공급하고 있어 물 전문 대기업은 없는 실정이다. 지역의 물 수요량과 물 품질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아 지자체의 물산업 육성 의지가 강하다.

대구·경북 지역의 물산업 주요 정책으로는 경북 물산업 육성계획을 수립, 물산업을 확산시켜 물기업을 육성하려 하고 있다. 또 지역의 R&D자원 활용, 지하 용천수와 해양 심층수를 먹는 샘물로 개발해 물산업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15년에는 세계물포럼(WWF) 개최를 추진중이다. 그리고 상수도 통합을 통한 고품질의 수도서비스 제공을 위해 북부권역·동부권역 등은 한국수자원공사와 MOU를 체결했다. 낙동강을 연계한 수생태자원 관광자원화도 진행중이다.

대구 경북지역은 국가 물산업을 선도할 국내 최대 ‘에코 워터벨트’조성을 목표로 낙동강권역, 백두대간권역, 동해안권역을 중심으로 개별 특성에 맞는 물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낙동강권은 물산업 핵심부품 소재 기반 글로벌 10대 물기업 육성, 물 재이용 사업추진 및 중수도 인프라 조성, 첨단 물산업 융합특화단지조성, 물산업 지원센터 설립, 물순환 친환경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추진중이다.

백두대간권역은 약수 등 지역명수와 식품·관광산업 등과 연계한 융합 물산업 추진, 빗물·중수도 활용 물자족 에코시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동해안권은 용천수 먹는 샘물 사업, 해양 심층수 개발사업, 해수 담수화 사업, 해수 중 유가자원 활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 경북 지역은 물산업 육성을 통해 앞으로 지역 내 수처리 관련 소재·설비·엔지니어링·운영기술을 확보하고, 대구 경북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물기업을 육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낙동강 권역에 수자원·하천 관리 등 물관리 기술력을 축적하고, 친수공간 개발·운영을 통한 관광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물산업 육성 및 광역화와 중수도 인프라를 투자해 경북도내 2조 원의 물산업 시장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구미 산업 단지의 물 재이용률을 확대해 2천억 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유발하고, 1천 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물산업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국내 대표적 통합 물 프로젝트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수행경험을 바탕으로 해당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발판을 삼을 수 있다. 특히, O&M 분야 민영화를 통해 물 전문 대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 민경진 K-water 경제연구소장  기존의 물산업은 상하수도 분야에 국한된다. 상하수도 서비스 및 이와 관련된 연관산업, 즉 제조, 건설, 엔지니어링을 포함하는 산업군을 물산업으로 정의 해왔다. 이는 전체 물관리 활동 중 수익-비용 구조가 명확하고 비교적 민간기업의 참여가 활발한 분야가 상하수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물산업을 협의로 정의하고 상하수도 분야에 정책적 초점을 맞출 경우 기후변화 등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시장기회를 상실 할 수 있다. 따라서, 물산업을 폭넓게 정의하고 새로운 시장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상하수도뿐만 아니라 수자원 개발·관리·친수(생태)공간 활용 등 물순환 전반을 포괄하여 건설·제조·엔지니어링·운영·관리를 포함하는 개념이 필요하다.

생태 및 수질 관리 등 하천의 생태환경 측면은 하천공간 활용의 전제 조건이므로 함께 아우를 수 있다. 수자원 개발·관리·생태환경 분야는 주로 정부재정이 투입되어 왔고 이미 상당한 규모이다. 친수공간 활용의 경우 점차 개발사례가 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등으로 이수·치수·생태환경 등 물관리 전반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전세계 물산업 시장은 음용수 및 하수 처리 중심의 상하수도 분야만으로는 당면한 문제의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른바 토털솔루션(Total Solution)이 요구되고 있으며, 물산업을 폭넓게 정의해야만 문제 해결에 필요한 경쟁력을 갖추고 새로운 시장기회도 창출할 수 있다.

이미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맥킨지 앤드 컴퍼니(McKinsey & Company)는 지난 2009년 물산업에 상하수도 이외의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 관점을 포함했다. 지난 2006년 OECD는 오는 2020년대 연평균 물관리 전반의 인프라 투자수요를 1조37억 달러로 추정했는데, 이는 전력 2천410억 달러, 통신 1천710억 달러를 능가하는 규모이다.

▲ 기후변화 등으로 이수·치수·생태환경 등 물관리 전반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전세계 물산업 시장은 음용수 및 하수처리 중심의 상하수도 분야만으로는 당면한 문제의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

다국적 컨설팅 전문회사인 부즈 앨런 해밀턴(Booz Allen Hamilton)도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물 인프라 투자수요를 8천700억 달러로 전망해 전력 인프라 투자수요 3천600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한편, 네덜란드는 국가 차원에서 상하수도를 넘어서 폭넓은 물산업에서 새로운 시장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포괄적 개념으로 한국 물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첫째로 물산업을 상하수도 중심의 협의의 물산업에서 수자원 개발·관리·상하수도·친수(생태)공간 활용 등 친수 물순환 전체를 포괄하는 물산업으로 재정의할 것을 제안한다.

둘째, 코리아 워터 파트너십(Korea Water Partnership)을 설립해 정부·기업·연구기관 등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강국 이미지 형성과 높은 수준의 국제적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실제, 네덜란드(1999년), 프랑스(2007년), 독일(2008년), 일본(2011년) 등 물강국의 경우 자국의 물 관련 분야를 결집하는 종합 네트워크로 ‘워터 파트너십(Water Partnership)’을 구축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과 세계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높여가고 있다.

셋째, 플래그십 프로젝트(Flagship Project) 전략을 통한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통합 물관리 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통합 물관리는 조사·설계, 건설·엔지니어링·운영·관리 등이 포함된 복합 프로젝트이다. 그리고 댐·수도·친수공간 조성·하천정비 등의 다양한 사업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대규모 자본투자가 필요하고 장기간에 걸쳐 시행되는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목표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4대강 살리기 사업, 해수담수화 등 조기에 경쟁 우위를 갖출 수 있는 사업과 기술을 국가 플래그십 프로젝트로 브랜드화해 우리나라를 물 강국으로 포지셔닝할 경우 세계 물시장 공략에 보다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