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한나 환경부 생활하수과 서기관

환경부는 2012년1월17일 경기도 과천시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지역본부 대강당에서 ‘도시침수 예방을 위한 하수도정비 종합대책(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지자체 하수도 관련 담당 공무원, 학계, 관련업계 종사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도시침수 예방을 위한 하수도정비 종합대책(안)’은 지난해 12월9일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기후변화 대응 재난관리 종합대책’ 중 도시 빗물관리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후속 대책이다.

세부 내용으로 하수도 제도개선 분야로는 하수도 사업의 침수예방 목적 명문화,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지정제도 도입, 공공하수도의 유지관리 및 보호강화 방안이 있다.

 

환경부는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도시침수 예방을 위한 하수도정비 종합대책’을 이달 말까지 최종 확정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본지는 이날 공청회에서 발표된 ‘도시침수 예방을 위한 하수도정비 종합대책(안)’의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 환경부는‘도시침수 예방을 위한 하수도정비 종합대책(안)’을 마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1월17일 오후 과천시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지역본부 대강당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기후변화로 강우량 증가하고 있지만 하수도 인프라 부족해 침수 반복 하수도시설 계획빈도 초과하는 강우 증가…하수도 시스템 개선 시급 침수 예방 목적 명문화·중점관리지역 지정제도 등 종합대책에 포함

 

 

하수도 성능 강화 도시침수 예방
환경부는 이번 공청회를 통해 ‘도시침수 예방을 위한 하수도정비 종합대책(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 안을 수정·보완해서 최종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종합대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리는 물 안전하게 흐르는 물 깨끗하게’라는 슬로건도 만들었다.

이는 하수도가 침수예방 기능을 하면서 수질보전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앞으로 이 슬로건을 하수도의 기능을 홍보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그리고 종합대책의 프로젝트는 ‘SAFE 프로젝트’라고 명명했다.

‘SAFE 프로젝트’란 “하수도 성능을 강화하여(Sewer Performance Advancement), 기후변화에 적응하고(Acclimation to Climate Change), 도시침수를 예방하여(Fighting against Urban Flooding), 공공복지를 향상한다(Enhancement of Public Welfare)”는 의미를 담고 있다.

 

2100년 강우량 현재보다 22% 증가
최근 하수도를 둘러싼 여러 가지 환경이 변화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하수도정비 종합대책을 수립하게 됐다. 전체적으로 연평균 강우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우기 시의 강우량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향후 강우량 전망을 보더라도 오는 2100년의 강우량은 2010년에 비해 22%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우기 시의 강우량은 이 수치보다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존의 하수도 시설은 5∼10년 빈도의 강우에 대비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하수도 시설의 계획빈도를 초과하는 강우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의 강우 양상을 보면 30년 빈도를 초과거나 50년 빈도를 초과하는 횟수가 지난 1980년대에 비해서 5배 이상 증가했다. 즉 하수도 인프라는 부족한 데 비해 강우량은 상당히 증가했다.

침수피해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강우 하천이나 외수의 범람으로 인한 침수피해보다 인프라 부족에 따른 내수 침수에 의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하수관거 용량 부족 등에 의한 내수 침수피해가 73%에 달하고 있다.

또한, 침수피해 면적은 감소하고 있으나 피해액은 급증하고 있는 추세로, 이는 도시의 밀집 정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0년대 6천200억 원이었던 침수피해액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2조1천억 원으로 226%나 늘어났다.

비가 많이 내리는 것도 문제지만 홍수기의 지표 유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개발로 인해 불투수 면적이 증가하고 있고, 이렇게 불투수 면적이 증가하면서 강우 유출량 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의 경우 지난 1960년대 7.8%였던 불투수 면적 비율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47%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홍수기의 지표 유출량은 1960년대 50만2천㎥/일에서 2000년대 299만㎥/일로 약 500%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가 똑같이 내린다해도 불투수 면적의 증가로 인해서 강우 유출량 자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수관거 왜곡·노후화 등 심각
이처럼 강우량이 증가하고, 도시 개발로 불투수 면적이 늘어나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인프라인 우수(雨水)관거의 실태는 열악한 수준이다. 서울시 광화문 지역의 1940년대와 2010년도의 관거를 비교해보면, 지하철·지하도 등 도시기반 시설에 의해 하수관망이 왜곡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기존의 하천으로 유출되어 자연스럽게 흐르던 수로가 암거화되면서 하수관거가 내려오는 합류 지점의 경우, 관경이 넓어져야 됨에도 불구하고 넓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 도시기반 시설물에 자리를 양보하면서 C자형으로 관거가 왜곡되거나 물 흐름을 방해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노후화도 심각하다. 지난해 환경부에서 지자체별로 우수관거 연장을 조사한 결과 △30년 초과 7천242㎞ △20∼30년 이하 1만1천480㎞ △15∼20년 이하 7천241㎞ △15년 이하 1만7천400㎞였다.

 

전체적으로 20년 이상된 관거가 43%이며 30년 이상인 관거가 17%에 달했다. 특히, 우수관 내부 CCTV 조사 결과 연결관 돌출, 관 파손, 관 침하 등으로 인해 통수능력이 떨어진 불량 관거가 많았다. 실제로 전국 15개 조사 지역에서 평균 18m당 1개소에서 불량 관거가 발생했다.

 

오수관거 정비 위주의 하수도 정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관거에 대한 투자는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 1990년부터 하수처리시설에 투자가 시작됐으며 2002년부터 하수관거 정비에 집중 투자가 이뤄졌으나, 대부분 오수관거 정비사업에 투자됐다.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 하수관거 신설 현황을 보면, 오수관거가 1만3천823㎞로 67%를 차지했으며 합류식 관거 5천620㎞로 27%, 우수관거는 1천197㎞로 전체의 6% 정도에 불과했다. 합류식 하수관거까지 감안해도 전체적으로 33% 정도에 그쳐 우수관거의 신설이 굉장히 저조한 상태이다.

우수관거에 대한 투자비율도 오수관거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 5년 동안 하수관거에 대한 투자 중, 우수관거에 투자한 비용은 6.2∼9.7%에 그쳐 그간 오수관거 위주의 투자가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것처럼 집중 강우가 증가하고 강우 유출량이 늘어난 반면에 인프라는 부족한 상황에서 2011년과 2010년 수도권에 집중된 강우로 인해 국민들의 도시 침수에 대한 인식이나 안전에 대한 요구 수준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및 공공시설 보호를 위해 하수도 분야에서 우수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게 됐다. 연평균 1조 원 이상의 침수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장래 더 큰 피해가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도시침수 예방능력 제고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