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률 환경부 녹색기술경제과장

R&D 투자는 기술개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며, 성장의 동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의 R&D 투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그 규모는 44조 원에 달하는 수준이며, GDP에서의 R&D 비중은 3.74%에 달한다. 이는 일본을 제외한 스웨덴, 핀란드 등 다른 국가들 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OECD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GDP에서의 R&D 비중은 4.4%로 늘어났다. 이것은 34개 OECD 회원국 중에서 이스라엘 다음이다. 핀란드가 3.8%로 뒤를 따르고 있다.

공공 R&D 역시 매년 10%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 무려 1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공공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불과하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 낮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가 R&D 투자가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환경부의 R&D 투자 역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 비중은 전체 공공 R&D 투자의 1.6% 수준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더 많은 환경기술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이 확보돼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2009년 국가 전략을 통해 LED, 하이브리드 자동차, 대체수자원, 연료연지 등 녹색기술을 선정하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R&D 투자에서 녹색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을 내년까지 20%로 늘리고자 힘쓰고 있다. 녹색 IT 인프라를 확충함으로써 국제적인 협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녹색경제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 녹색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환경기술평가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한국의 환경기술평가제도는 녹색기술이 실용화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환경기술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환경부는 2009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설립했다. 당시 2개의 조직을 통합, 환경기술을 개발하고, 환경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한국산업기술원에는 환경기술본부, 환경인증본부, 환경산업본부, 녹색생활본부 등 4개의 본부가 있다.

환경기술본부에서 개발된 환경기술은 실제로 환경산업에 적용된다. 이것은 환경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으며 결국 녹색생활을 권장하게 된다. 한국의 환경기술평가제도에는 신기술 인증이 있는데, 이러한 제도는 조정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환경기술평가제도는 환경기술의 개발뿐만 아니라 환경산업에서 실용화되는 데 있어서 가교 역할을 한다. 그것이 결국 환경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 한국 정부는 2009년 국가 전략을 통해 대체수자원, LED, 하이브리드 자동차, 연료연지 등 녹색기술을 선정하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창원시 강변여과수 시설.

한국의 환경기술평가제도에는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신기술 인증(NET, New Excellent Technology)이고, 두 번째가 환경기술검증(ETV)이다. 신기술 인증에 있어서 기술은 현장검증이 된다. 또한 전문가 위원회에서 문서로 검토를 한다.

하지만 ETV의 경우, 기술을 현장에서 검증하는데, 성능을 검증할 뿐만 아니라 신규성, 창조성, 우수성 등을 전문가 집단에서 평가한다. 이로 인해 기술검증 절차가 신기술 인증보다 더 오래 걸린다. 3개월에서 1년 반 정도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또한 ETV에 따르는 비용이 신기술 인증보다 더 비싸다.

ETV와 NET의 목표는 새로운 환경기술 개발, 그리고 환경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기술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줌으로써 환경기술을 마음껏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NET나 ETV는 기술개발자들이 자사의 기술을 시장에서 상용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인증·검증제를 통해서 좋은 질의 기술이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ETV가 신뢰성, 인정, 유연성, 경제성 등 4가지의 혜택을 가져온다는 피에르 앙리 IWG-ETV 위원장의 의견에 동의한다. 이러한 혜택은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신기술 인증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한국은 1997년 최초로 ETV를 도입됐다. 2003년부터는 정부가 중소기업에 검증비용 보조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2004년에는 신기술 인증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ETV 역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2006년에는 검증을 시행하는 기관이 환경관리공단에서 환경산업기술원으로 이전됐다.

인증된 환경기술에는 보너스 포인트와 비용 지원 등의 인센티브가 있다. 보너스 포인트의 경우, 입찰 사전심사 단계에서 제공된다. 특히, 공공 환경설비, 공공 구매서비스에서 보너스 포인트가 제공되고 중소기업의 경우 검증 또는 인증 비용의 70%에 달하는 비용이 보조금으로 제공된다.

올해 6월까지 400여 건의 인증·검증을 실시했다. 인증이나 검증된 기술의 대부분은 수처리, 폐기물 처리 등이다. 정부가 계속해서 예산의 상당 부분을 수처리, 폐기물 처리에 할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오염방지 기술 분야에도 예산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총 1만4천665개의 현장에서 인증을 하거나 검증한 기술들이 활용됐다. 이 기술들의 순매출은 31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의 ETV는 독특한 선정 방식으로 인해 다른 나라 ETV에 비해 장점과 어려움이 모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면이 있다. 우수 기술의 선발과 선발된 기술에 대하여 공공 부문 환경기초시설 공사에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활발한 기술개발 및 직접적인 시장 확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로 인증 기술의 현장 보급을 촉진하는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각기 기술개발의 배경과 용도가 상이한 기술들 간에 신규성 및 우수성의 합격 여부를 판정하기 때문에 절대적 기준의 객관성을 입증하기 곤란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국제적 수준의 평가방법과 품질관리 체제를 도입하여 보완할 필요가 있다.

▲ 한국은 지난해 IWG-ETV의 정회원국으로 가입했다. 2006년부터 IWG-ETV 회의의 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해 왔으며, 올해부터는 Advance ETV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 환경기술 시장은 FTA 체결로 이미 개방된 상태로 우리의 우수한 환경기술의 수출을 촉진하고 유럽 및 미국 등 선진기술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ETV 제도 도입 및 기반 구축이 매우 필요하다.

국제 ETV 상호인정은 유럽,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들이 참여하는 환경기술의 유일한 국제규격으로 앞으로 환경기술 수출시 필수적인 이행 요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환경기술과 관련한 국제 협력에 적극 힘쓰고 있다. 협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IWG-ETV의 정회원국으로 가입했다.

2006년부터 IWG-ETV 회의의 참관국 자격으로 참석해 왔으며, 올해부터는 Advance ETV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포럼이나 회의가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국제협력을 더 가속화할 수 있고 환경을 지켜나갈 수 있다.

아세안 국가들과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SIRIM(말레이시아 표준산업연구원)과 환경기술검증 분야의 MOU를 체결한 바 있다. 계속해서 훌륭한 환경기술이 말레이시아와 한국에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0년부터는 ETV 전문가 포럼을 시작해왔다. ETV 포럼을 통해 품질 관리, 품질 보증, 기술 프로토콜 등을 개발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방콕에서 열린 ISO/TC 207 총회에도 참석했다. ETV의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한 번의 검증으로 모든 곳에 통용될 수 있다’라는 슬로건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녹색성장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