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균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기후변화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세계의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영향에 의한 피해 역시 점차 커져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제3차 종합대책(2005∼2007년), 국가 기후변화 적응 마스터플랜(2008년),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2010년),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2011∼2015년)을 수립했다.

후속 조치로 추진된 16개 광역자치단체의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모두 수립됨에 따라, 도출된 적응대책의 실질적 이행을 위해서는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적응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환경부에서는 기초자치단체 단위의 적응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해 2월, 기초자치단체 16곳을 시범지역으로 지정하고, 이들 기초자치단체 가 적응대책 세부시행 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직접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간접적 혹은 연쇄적인 영향으로 자연 및 인간계에 영향을 미치고, 다양한 변화요인과 상호작용들로 인해 이를 명확히 규정하고 규명하는데 한계가 따른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후변화의 영향을 정량·정성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지역별 취약성을 바탕으로 적응 대책을 세우는 일련의 과정들은 아직까지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에서 수행되고 있는 기후변화 영향, 취약성 평가 및 적응정책 수립의 과정은 △관련 자료 구축의 한계 △국가·광역 자치단체 단위 취약성 연구 결과와 적응정책의 연계성 부족 △기후자료 기반의 입력 변수의 한계 △적응 정책의 평가 방법론 부재 △해당 지자체의 기후변화 영향·취약성에 대한 관심 및 이해 부족 등이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학기반 정량적 영향·취약성 평가

이러한 한계점들을 고려한 향후 과제와 이를 위해 고려되어야 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 기관 및 지자체간 협조 하에 체계적인 자료구축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축적되어야 한다.

둘째, 기후변화가 각 부문에 미치는 복잡한 경로와 상호 작용을 밝히는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정량적인 영향·취약성 평가를 바탕으로 적응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셋째, 대상 지자체의 공간적 규모를 고려하여 영향·취약성 평가를 실시하고, 어느 지역에 어떠한 적응정책을 실시할 필요가 있는지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공간해상도와 예측정도의 향상을 통한 영향예측수법의 고도화 과정이 요구된다.

넷째, 미래 영향평가에서 인구·사회·경제·기술 등의 개발경로 변화를 고려한 비 기후적 시나리오의 개발 및 활용이 필요하다. 현재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이와 같은 연구들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통합되어 있지 않다.

각 시나리오 및 모형의 통합화가 필요하다. 다섯째, 적응정책의 효과적 이행과 지속적 개선을 위해서는 수립된 정책 및 계획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와 환류(feedback)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섯째, 기후변화 적응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인식하기 위한 범국민적 기후변화 관련 교육의 확대가 필요하다. 기후변화 관련 전문가, 특히 지역 수준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가의 수가 확대돼야 하며, 인적 자원의 개발과 함께 정보의 제공 및 교육·홍보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기술보급, 적응 매뉴얼 보급, 적절한 인센티브 프로그램 개발 등 더욱 적극적인 정책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지자체와 관련기관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기후변화 적응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인식하기 위한 교육의 확대가 필요하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이 고립된 정책이 아닌 다양한 정책들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다양한 분야와 함께 균형 있게 계획되고 이행되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의 원인은 전 지구적 차원이나 그 영향은 지역적으로 나타나는 이중성이 있다.

기후변화의 원인은 전 지구적 차원이지만, 그 영향은 지역적으로 나타나는 이중성이 있으며,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사진은 2011년 7월27일 우면산 일대에 내린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 인근 방배동 래미안 아파트를 덮쳐 많은 피해를 입은 현장 모습.

또한 그 영향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원인·영향에 대한 규모의 이중성, 기후 영향의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 규모 있는 자연과학적 연구가 필수적이며, 기존의 지속가능한 발전 패러다임과 연계된 계획 수립·이행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문 및 지역을 통합하고 정부와 민간 조직간의 연계성을 확보하는 한편, 인문·자연의 학문 분야가 연계한 소통의 노력이 요구된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상으로 그 심각성은 기후변화가 인류의 활동과 자연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과학적 분석 결과에 의해 설명된다.

따라서 적합한 적응정책의 수립을 통한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은 기후변화 대응정책 지원을 위한 영향·취약성 평가체계가 효율적으로 구축되고, 제시한 향후 과제들이 정부 및 지자체, 인문·자연의 학계, 이해당사자, 지역시민 간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조 관계 아래 수행될 때,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