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물산업은 크게 △물관리 일원화 난항 △내부성장 한계 봉착 △대외진출의 지지부진한 상황 등의 문제점이 있다. 한국의 물산업 규모는 2014년도 공공발주 기준으로 하수도, 상수도, 수자원, 물환경관리, 재이용 등 순으로 약 210억 달러이며, 한국 전체 GDP의 약 2%로 내수시장이 거의 포화된 상태이다. 반면, 해외시장은 2025년 기준 8천650억 달러로 성장이 예상되며, 내부시장이 포화됨에 따라 해외진출을 모색 중이다.

한국의 물산업은 주력 수출산업에 상응하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는 세계 물시장 점유율이 약 0.3%로 역동성이 저하돼 지지부진하다. 또한, 인천 환경실증화단지,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 등 물산업 클러스터 구축 부분에서도 시장 형성을 통한 국내외 산업적 수요 창출 없이는 육성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06년 환경부에서‘물산업 육성방안’을 수립한 후 10여 년이 경과한 지금, 물산업은 여전히 답보 상태임을 인식하고 반전을 위한 정부투자가 필요하다. 아울러, 수자원·상수도·하수도·폐수 등도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기술), 에너지 등과 융합하여 생수·정수·재생·회수 등으로 진화하고, 이해당사자 또한 새로운 형태로 융합·진화함에 따라 새로운 지원 플랫폼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물산업에 새로운 플랫폼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주목해 국내 물산업에도 KWP(Korea Water Partnership)를 통한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 등의 플랫폼을 도입·형성하고, 발전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물산업의 개념을 재정립한 결과, 한국 물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약 24조 원으로 하수 분야가 31.7%, 상수 분야가 27.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민간부문 16.6%, 수자원 13.7%, 수생태 및 비점오염관리 등 물환경관리 10.1% 순이다.

먹는샘물(생수) 및 가정용 정수기, 산업용수 등의 민간부문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부 공공부문에 해당하며, 약 83%의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162개의 지자체가 지출하는 비용은 47.5%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많은 부분에 민영화가 도입된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가 공공부문의 비용에 대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한편, 기자재, 엔지니어링, 건설 및 부가 서비스, 생수(먹는샘물) 및 정수기를 포함한 신수종 사업 등은 민간기업이 만들어 제공한다. 민간기업이 없으면 공공시장도 없으므로 공공시장을 논하기 앞서 민간시장의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 한국 물시장의 규모는 2014년 기준으로 약 24조 원으로 하수 분야가 31.7%, 상수 분야 27.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은 생명이다(Water is Life)’라는 명제는 △그 목숨 값은 얼마인가 △그 값은 누가 지불하는가 △물의 가치와 비용은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등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는 물산업에서 가치와 비용에 대한 물음을 시사한다.

한편, ‘물산업은 블루오션인가’에 대한 물음도 제기됐는데,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공동으로 집필한 ‘Blue Ocean Strategy’에 따르면 물산업은 레드오션(Red Orcean)에 속한다. 현재 물산업은 가치혁신 없이 관념적, 개념적 사실로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물산업을 정의할 때 각 이해당사자들은 시장의 포화 상태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분야의 관점에서만 물산업을 해석하려 한다는 문제점을 인식해야 하며, 전통적인 부분의 물시장에서 새로운 물산업으로 전환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수자원 및 상하수도 관리 등의 기존 영역에 △재생 및 재이용 △물환경 관리 △생수·정수·물 제품 등을 접목해 새로운 물산업 및 물시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킹과 플랫폼이 필요하다.

생수·정수·물 제품 등은 이미 거대한 산업으로 자리잡았으며, 재생 및 재이용 회수 등은 많은 국가가 새로운 자원의 형태로 주목하고 있다. 스톰워터(storm water), 침수방지, LID(저영향개발), 비점오염 등 물환경 관리 영역은 미국에서 새롭고 강력한 하나의 시장으로 대두되는 중이다.

국가별 규제 산업 주목…악순환 끊어야

환경과 관련된 많은 분야는 규제를 바탕으로 기술과 기업을 발전시켜 왔다. 기준이 강화되면 그에 맞춰 시설이 새롭게 정비되므로 규제가 강화될수록 새로운 형태의 기술이 발전했다. 물산업 역시 규제 산업으로, 물환경 규제는 기술과 기업을 발전시켜 왔다.

또한, 물산업은 모든 나라에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의 고유한 물환경 및 생활환경 등에 따라 국가별 규제로 진화해 왔다. 수출과 수입의 시장 구조를 이해하고 이득을 얻고자 한다면 해당 국가에 필요한 것을 반드시 파악해야 하며, 각 국가에 맞는 시스템이 존재함을 인식해야 한다.

한편, 국내 물산업을 심층적으로 면접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현재 악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기업 간 과다한 경쟁이 지속되면 저가 수주 형태로 이어져 제품의 품질이 저하되며, 관리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예산은 감소한다.

제품 및 기업의 불신 증가는 다시 기업 간 과다 경쟁을 반복하게 만들어 악순환이 지속된다. 현재 악순환 구조를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한 실정이며, 이는 물산업 전체의 존망 문제로 연결된다고 판단된다.

‘21세기형 네트워킹 플랫폼’ 구축 시급

물산업을 △수자원·상수·하수·재이용·물환경 등 5대 기술(시장) 생태계 △학·연·산·관·민 등 5대 이해당사자 △설계·조달·시공·운영·재무 등 5대 업역(業域) 등으로 구분하면 이해당사자의 능력 및 소속의 범위 등에 따라 무한대의 조합이 형성되는데, 저마다 관점이 달라 21세기형 네트워킹 플랫폼(networking platform)의 구축이 시급하다.

이에 대규모 물산업 클러스터 등에 주목하는 추세이다.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의 경우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K-water 등의 기관과 대구시, 민간 사업자들이 함께 협력해 새로운 융합 시스템을 형성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인천 환경산업실증화단지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후진국·저개발국가에 대한 한국의 KOICA, 수출입은행 EDCF(대외협력기금) 등의 물분야 ODA(공적원조)는 수행기관의 전문성 부족과 후발 국가로서 네트워크 부족 등으로 타 선진국에 비해 시장육성 및 물산업 파급 효과가 미미한 실정으로 물산업 클러스터 및 실증화단지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극소수 대기업을 제외하면 민간기업의 해외진출 노력 역시, 해외진출에 필수적인 인적네트워크 형성에서 전문화된 공공적 지원이 제한돼 노력대비 실효성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따라서 물산업은 후진국 원조시설, EDCF 및 ODA 중심 사업, 벤처 육성, 개발도상국 시장진출 등의 측면에서 벗어나 △수출 지원시설 △기술의 최우선 △OECD급 선진시장 △UN 조달시장의 형태 등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 과정에서 전문화된 공공지원의 네트워킹 플랫폼 형성이 필요하다.

▲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왼쪽)와 인천 환경산업실증화단지(오른쪽)는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등의 기관과 대구시, 민간 사업자들이 함께 협력해 새로운 융합 시스템을 형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최근 전 세계는 국가가 지원하는 워터 파트너십 형태의 국제적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추세이다.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스웨덴, 스위스, 일본 등은 물론 동남아 싱가포르까지 국제적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해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대외원조 효율성 상승 △인적네트워크를 통한 국격 향상 △물산업 측면의 자국 세계시장 점유율 상승 등을 수행하고 있다.

독일 GWP(Germany Water Part-nership)의 경우, 5개 정부 부서의 지원하에 300여 개 기업이 네트워킹 플랫폼 형태를 구축, 지역별로 기업 진출을 지원해 글로벌 브랜드화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정부기관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내부 네트워킹을 구축한 후 외부 네트워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도 네트워킹을 확장·증가하는 단계이다. 이를 참조해 KWP(Korea Water Partnership)에 적용해야 한다.

KWP의 필요성은 선진형 지원조직, 물산업 발전, 통합적 인적네트워킹 등의 방향에서 살펴볼 수 있다. 선진형 지원조직은 초청 및 연수 등을 통한 전문가 네트워킹의 형성으로 지속가능하고 조직적인 아웃풋(output)이 마련됨에 따라 네트워킹의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5대 기술 생태계 및 5대 이해당사자, 5대 업역이 통합되면 인적네트워킹 분야에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산업 동력화는 정부의 방향성 성립에 따라 달라지며, 대외 플랫폼 설정 시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설정할 능력이 충분하므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주목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고객 지향의 인적네트워킹 형성과 대외협력 보완 및 역할 차별화를 통한 사각지대를 보완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국내 물산업의 위치를 확보해 한국의 브랜드화를 추구, 브랜드 확장을 통한 기업의 해외진출 범위를 넓혀야 한다. 맞춤형 정보 및 접근 기능을 제공해 진입장벽을 해소한 시장접근 교두보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KWP는 새로운 형태의 동기를 유발해 발전시킬 수 있는 네트워킹을 접목하고, 창조 및 혁신을 통한 파트너십을 더해 고객을 위한 조직을 지향코자 한다.

KWP의 대외 글로벌 플랫폼은 △PPP 개념의 시장주도형 지원기관 △인력과 기술의 대내외 창구 △물산업 중소기업, 제조업에 절실한 인적네트워킹 제공 △단순 초청교류가 아닌 발전을 위한 동기유발형 국제 인력 교류 프로그램 △대구 물산업 클러스터를 위한 지원사업 등의 방향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PPP 개념의 네트워킹은 기본적으로 Pride, Public, Partnership을 지칭하는 것은 물론 생산적 기업(Productive company), 공공적 임무(Public institution), 사람(People)의 의미도 담고 있다. 따라서 KWP는 기업뿐만 아니라 KWP와 관련된 모든 기관 및 조직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보완·호혜적 동반자의 형태를 추구하는 동시에 창의적인 동반자 및 생산적인 동반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한편, KWP는 지난 4월 14일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에서 미국 밀워키시(EPA 물산업 클러스터 도시)·미국물위원회·대구시 물산업 클러스터 등과 4자 협력 협정서 조인식을 가진 바 있다. 이는 이미 하나의 파트너십이 시작된 것으로 비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