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성 한 K-water 수도관리처장

우리나라는 경제성장과 함께 수도사업도 성장해 선진국 수준의 물공급 인프라를 자랑한다.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은 95.8%에 달하며 AWWA(미국수도협회)의 5-star 인증, 세계 물맛 대회 Top 7위 선정 등 글로벌 수준의 정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수돗물 품질 개선을 위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돗물 직접 음용률은 5%대 수준으로 상당히 낮은 실정으로 정수기·먹는샘물 이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2조 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노후 수도관에 대한 불신 등 수돗물 공급과정 수질 저하 우려가 지목된다.

그동안 상수도는 공급자 위주의 시스템 형태를 보였으나 앞으로는 공급자에서 소비자 관점으로 운영관리 및 서비스 기준이 전환되어야 한다. 수량 중심에서 수질 및 건강 중심으로 물관리 패러다임의 변화도 필요하다.

단수 없는 물공급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안전한 물을 실현하기 위해 수질기준 및 검사 강화, 불순물 제거 설비 강화 등을 통해 물에서 몸에 해로운 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건강한 물의 실현을 위해서는 건강에 유익한 물공급 과정을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ICT를 접목해 수돗물 생산·공급 전 과정의 수량·수질 관리가 강화되어야 한다.

국내 상수도는 현재 상수원 수질의 여건 악화 및 시설 노후화로 인해 수돗물 공급 리스크가 증대하는 실정이다. 최근 조류 발생이 증가되면서 정수처리에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으나,  고도정수처리 도입은 전체 513개 중 30개로 6% 수준에 불과해 표준정수처리공정의 한계를 가져왔다. 1991년 낙동강 페놀사고, 2009년 1-4 다이옥산, 2012년 구미 불산 등 유해화학 물질로 인한 수질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했다.

시설물 노후화 문제도 심각하다. 누수로 인한 연간 손실액은 약 5천억 원으로 관로 및 수질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특·광역시를 제외한 국내 유수율은 6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노후 수도시설 개량을 위해 막대한 투자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관의 급속한 증가로 관로사고의 위험성 또한 증대되었다. 2015년 현재 20년 이상 경과한 관은 24.3%이며, 광역상수도의 경우 30년 이상 경과된 관은 7.4%로 연간 138㎞씩 증대됨에 따라 2030년에는 51%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단수사고는 매년 증가해 5년 간 25% 가량 상승되었다. 이 밖에 지반침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1년 5월에는 구미시에서 단수사고가 발생해 1∼5일간 51만 명이 급수 중단을 겪었으며, 올해 3월에는 삼성동 등 지하철공사 현장 및 하수관 누수 등으로 수도권에서 싱크홀이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노후관로 토사유출 및 공동발생 우려가 커졌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7월 LA 노후관 파열로 인해 78㎥가 누수되어 건물 6개, 차량 약 960대가 침수되고 1천500억 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국토교통부가 광역상수도 26개 시설, 58개 계통 사고시 피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광역상수도 사고가 발생하면 수도사고 건당 평균 약 112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K-water는 △스마트 물관리 △수도시설 안정화 △위기관리 시스템 등으로 발전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스마트 물관리는 안전한 물에서 스마트 물관리를 통한 건강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물관리 패러다임을 전환시켜 수돗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한다. 또한 노후관로 개량, 비상연계시설 구축, 단선관로 이중화 등을 통해 수도시설 안정화를 통한 물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며, 위기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사고예방 및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통해 기존 물관리 한계 극복을 통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주된 목표이다.

▲ 2015년 현재 20년 이상 경과한 관은 24.3%이며, 광역상수도의 경우 30년 이상 경과된 관은 7.4%로 연간 138㎞씩 증대됨에 따라 2030년에는 51%로 증가할 전망이다.

기존 물관리(Water Management)와 정보통신기술(Smart)을 결합한 것이 스마트 물관리(Smart Water Manage-ment, SWM)이며, 다양한 디바이스와 정보통신기술을 결합해 최첨단 솔루션을 통한 예측·관리 및 소비자 중심의 물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 물관리를 통한 스마트 디바이스(Smart Devices)는 △실시간 스마트 계측설비 △양방향 감시·제어 통신장치 △로봇기술 및 진단장비 등을 실현하며, 스마트 솔루션(Smart Solutions)은 △수처리 공정 감시제어 시스템 △관망운영관리 통합 시스템 △에너지·위기관리 시스템 등을 운영한다. 스마트 서비스(Smart Services)는 △빅데이터(Big Data) 제공 △쌍방향 데이터 공유 △소비자의 요구 반영 등이 포함된다.

한편, 스마트워터시티(Smart Water City)는 취수원에서 수도꼭지에 이르기까지 공급의 전 과정에 ICT를 접목해 수량·수질의 과학적 관리로 소비자가 믿고 마실 수 있도록 스마트 물관리 체계가 구현된 물의 도시이다. 스마트워터시티는 △안전한 취수원 관리 △인체에 건강한 수돗물 생산 △철저한 수돗물 공급과정 관리 △소비자 중심 서비스 제공 등의 측면에서 운영된다.

운영 시 생물감시장치, 조류예측 등을 적용시켜 취수원의 수질 모니터링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취수원 다변화 등 안전성을 강화시키고자 했다. 또한 원수 수질 변동과 연계한 지능형 정수처리, 수요예측 기반 생산량 최적화 및 수질 안전성 강화로 인체에 건강한 수돗물 생산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파주, 음용률·서비스 만족도 증가

스마트워터시티 시범사업은 경기도 파주시와 경상남도 고령군에 시행되었다. 파주시 건강한 물공급 시범사업은 수질개선을 위한 서비스 중심으로 진행되어 △실시간 통합 수질 관리시스템 구축 △전광판, 어플리케이션 등 실시간 수질정보 제공 △주요수질 6개 항목을 포함한 수도꼭지 수질검사 △옥내배관 내시경 조사 및 관세척 지원 △MGO 등 소비자 참여형 수돗물 홍보 △음수대 설치 등을 이용한 음용문화 확산 등의 방법으로 전개되었다.

파주시 교하·적성지역은 급수인구가 약 3만7천 명으로 급수보급률은 95.2%, 하루평균 공급량은 1만4천㎥인 곳이다. 시범사업을 진행한 결과 수돗물 직접 음용률이 1.0%에서 19.3%로 획기적으로 향상되어 조리 시에도 수돗물을 사용하지 않는 불신층이 23.3%에서 11.3%로 12.0%p 감소되었다. 수질 및 서비스 만족도는 55.0%에서 92.3%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공급과정 잔류 염소 균등화 및 수질민원 또한 월 4.5건에서 1.3건으로 감소되었다.

음용률 향상 영향도는 수질정보의 제공과 방문수질검사 및 안심보험, 정수장 개선, 공급과정 관리, 옥내설비 개선 등을 중심으로 추진됨에 따라 소비자 중심의 스마트 물관리 실현을 위한 수도서비스 지향점을 도출했다. 시민들은 건강한 물공급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시 수돗물 음용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 K-water가 파주시에 추진 중인 건강한 물공급 시범사업은 수질개선을 위한 서비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최계운 K-water 사장이 지난해 11월 11일 파주 두일초등학교를 찾아가 어린들과 수돗물 시음행사를 하는 모습.

고령군의 SWM(스마트 물관리) 시범사업의 경우 유수율 개선을 위한 디바이스(Device) 중심으로 △누수감지, 초소형 멀티센서 등 지능형 센서 활용 △기간통신망을 활용한 스마트 미터링 △실시간 누수 감시·분석체계 구축 △무단수 관로진단시스템(WAPIS) 구축 △실시간 물사용량 및 요금 조회 △공급과정 수질 정보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제공 등으로 진행되었다.

고령군은 주거지역과 산업단지의 특성을 비교·검토할 수 있는 지역으로 급수인구는 3만1천 명이다. 급수보급률은 83%이며, 하루 평균 1만3천㎥를 공급해 유수율은 약 78%이다. 고령군에 적용된 시범사업은 스마트 물관리 기술을 적용한 관망운영으로 수량·수질의 최적 관리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수압·수질 민원이 감소되었으며 누수의 저감으로 운영관리비용이 절감되었다. 또한 스마트미터링(Smart Metering)을 통한 오측 계량기 적기 조치 및 불감수량 저감 효과도 가져왔다. 원격검침 기능을 넘어 경제성·적용성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스마트 물관리 모델을 제시한 결과 고령군의 유수율은 3개월만에 3% 향상되었으며, 유수율의 향상으로 연간 운영관리비용이 2억 원 이상 절감되는 효과를 보였다.

스마트워터시티 시범사업은 수도운영에 ICT를 접목해 물사용 최적화 및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실시간 수량·수질관리를 통한 체계적 물관리 구현 △건강한 물공급으로 수도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요구사항 충족 △소비자가 원하는 물정보 공개로 수돗물 신뢰 개선 등을 시사하며, 미래 물관리의 해답으로 스마트 물관리의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향후 △스마트워터시티 표준모델 정립 △스마트워터시티의 전국적 확대 △스마트워터시티의 패러다임 확산 등을 통해 국민이 행복한 물서비스 실현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스마트워터시티 표준모델을 정립해 수돗물 공급 전 과정의 디바이스·솔루션·서비스에 대한 표준모델을 제시하게 되면 스마트 물관리 기술개발 및 물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그린시티나 부산에코델타시티 등 새롭게 건설되는 K-water 주요 사업지에 미래 신도시형 스마트워터시티 표준모델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스마트워터시티의 패러다임 확산을 위해서는 국가수도정책 반영 및 브랜드화, 스마트 인프라 구축·운영에 대한 제도화, 정부·NGO·학계·물산업체 등 국가적 차원의 공감대 형성의 노력이 필요하다.

수도시설 안정화는 관로 복선화를 도입해 단수에 따른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사고를 예방해 국민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현재의 수도시설은 매설된 지 장기간이 지나 노후화된 실정으로 수도시설 안정화를 위한 시설물 교체의 적기를 고려해야 한다. 구조적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적기 관로를 갱생하는 것은 신관부설대비 약 30% 저렴한 비용으로 관로수명을 연장하는 동시에 신규 관로부설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낸다.

이에 수도시설 안정화의 추진으로 △안전사고 예방 및 2차 피해 방지 △도로 비굴착으로 각종 오염 저감 △주요 단선구간 복선화를 통한 단수 제로(0)화 실현 △단수로 인한 불편 해소 △단수복구 등 각종 부대비용 절감 △신규 교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동일 효과 창출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K-water는 수도사고 예방 및 안정적 용수공급을 위해 2030년까지 3조9천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며, 안정화 사업의 적기 시행을 위해 국고출자비율을 30%에서 100%로 상향 추진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약 4조 원의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나, 신규 국고반영은 연간 1건이므로 사업지연이 예상된다. 또한 수도시설은 비수익사업으로 자체 재원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수도요금 현실화 문제가 제기된다.

▲ 수도시설 안정화는 관로 복선화를 도입해 단수에 따른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사고를 예방해 국민안전을 보장하는 것으로, 현재의 수도시설은 매설된 지 장기간이 지나 노후화된 실정으로 수도시설 안정화를 위한 시설물 교체의 적기를 고려해야 한다.

K-water 리스크 관리(KRM, K-water Risk Management)는 경영상 잠재위험을 전사적 관점에서 예측하고 효율적으로 위험·위기관리를 통해 경영목표 달성 및 기업가치를 증대시키는 활동이다. 리스크는 위험과 위기가 결합한 개념으로 위기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다.

위험은 예방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하며 현실적 손실이 발생하기 전 단계로 잠재적 손실 가능성을 내포한다. 손해·손실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사전예방, 위험발생 예방이 관리의 목적이며, 상시 모니터링 및 위험지표관리를 이용해 식별·평가·대응한다.

위기는 대응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으며 위험이 현실화되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 상황이다. 기존에 수립되었던 매뉴얼을 통해 대응하며 위기가 포착되면 수준을 파악한 후 대응하고 사후관리에 돌입한다. 

2010년 KRM 체계의 도입 이후 수도사고 발생은 2010년 104건에서 2014년 45건으로 감소되었다. 또한 지자체 단수발생 건수 및 단수시간도 지속적으로 감소되어 2010년에는 44건으로 209시간이었으나, 2014년에는 19건으로 8시간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K-water는 △실시간 감시를 통한 위험 징후 포착 및 조치 △시설물 진단체계 구축 △수도사고 예방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한 효율적인 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수도시설 안정화 필요성에 대한 이해 및 공감대 형성 △물값 현실화 또는 국고반영 확대 등을 통한 사업 적기 추진 등 수도시설 안정화를 추진한다.

또한 △소비자 중심의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 정착을 위한 관심과 협조 △스마트 물관리 실행력 확보를 위한 정책 및 제도 마련 △스마트워터시티의 확산 △디바이스, 솔루션 등 정보통신과 물관리 융합기술의 연구 및 개발 등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상수도의 신뢰도를 향상시키고 미래 물관리의 방향을 설정하는 등 상수도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 올해 3월에는 삼성동 등 지하철공사 현장 및 하수관 누수 등으로 수도권에서 싱크홀이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노후관로 토사유출 및 공동발생 우려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