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06년 4월호 특집 기사]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지하수를 개발·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수 십 년이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부가 조사하여 발표한 자료를 보면 1970년대 초반에는 25만 개소 내외였던 지하수이용시설이 198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늘어나 2004년 말 현재 123만4천 개소를 넘어섰다.

이는 연평균 수 만 공이상의 지하수이용시설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는 얘기며 2004년 한 해만도 2만5천354개소의 지하수개발·이용시설이 신규로 설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용량도 이미 36억 톤을 초과하여 우리나라 총 용수 이용량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통계로만 보아도 지하수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특히, 암반관정으로 불리어지는 대규모 시설은 대부분 농촌 주민들의 식·생활용수 공급을 위한 간이상수도시설이나 민방위 비상급수시설 또는 민간기업의 생산활동 지원에 목적을 두고 개발·이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하수의 사회적 내재가치는 가히 절대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제 지하수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크게 변화되어 있다. 실예로 1993년 제품경쟁력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주류회사가 ‘지하 150m의 천연암반수’라는 한 귀절의 광고문구와 함께 H맥주를 출시해 지금은 주류업계를 선도하는 대기업으로 발전한 것을 보면 지하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소비자들의 믿음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시점에서 여전히 무절제한 개발, 부실시공 그리고 실패공의 방치 등으로 파생된 지하수 오염문제가 큰 숙제로 남아있긴 하지만 지하수오염과 그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널리 확산되었고, 1993년 말 제정·공포되어 12년 간 수 차례의 개정을 거친 「지하수법」이 제도적으로 자리매김 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며, 높게 평가할만한 일이다.

그로 인해 조사 및 관측에서 관목 할 만한 사업이 추진되어 왔으며, 업계에서도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유지·관리 및 오염방지기술의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어 이미 세계적 수준을 넘어서고 있고, 이 같은 노력은 우리나라 지하수산업을 한층 발전시키는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성과는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에 있다고 본다. 물관리 일원화 문제로 부처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사실 지하수관련 업무를 어느 부처에 두느냐가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지하수의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에 달렸다. 어느 부처이건 국가 지하수의 효율적 개발과 이용, 보전과 관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정부차원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하게 된다면 국내 물산업에서 지하수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질 것이며, 우리나라 물산업의 선진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어느 부처에서 관리하건 지하수는 대체 수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세계 선진국의 물산업은 양보다는 질적인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지하수를 양적인 대체 수자원으로서가 아닌 질적인 측면에서의 대체 수자원으로 개발·이용하고 동시에 보전·관리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민간기업의 생산활동을 들여다보면 제조공정상 또는 제품특성상 반드시 지하수만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유명 식·음료 제조공장의 경우 전체의 80% 이상이 지하수를 이용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때문에 지하수는 산업자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생명자원으로서 더욱 소중히 다루어져야 할 것이며, 우리들의 후손에게 물려져야 할 소중한 자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