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하천생태계 파괴 요인

■ 안병옥 사무총장 선진국의 물류정책은 도로에서 물류 부담을 줄여서 다른 운송

▲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수단으로 옮기는 데 있다. 철도나 연안운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운하의 수송분담률은 3%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경우가 유럽연합(EU)의 ‘마르코폴로 플랜’을 들 수 있다. ‘마르코폴로 플랜’은 1단계와 2단계로 나누어져 있는 데, 특히 2단계에서는 연안수송을 활동하기 위한 해상고속도로 프로그램과 똑같은 물류를 운반하면서도 교통량자체를 줄이는 친환경적 정책을 펴고 있다.

실제로 독일의 운하가 처해 있는 그런 입장과 우리나라의 운하는 대단히 다르다. 독일의 운하는 역사가 200∼300년이 될 뿐만 아니라 도로 대비 3.3% 길이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경부운하를 만든다 하더라도 우리나라도로 대비 0.5%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독일의 운하들은 많은 나라들을 관통해서 흐르고 있고 독일운하로 선박을 보내는 나라들이 20개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을 고려했을 때 독일의 운하 수송분담률 14%를 도로 대비 0.5%에 불과한 경부운하에 그대로 적용해 경부측 물동량의 14%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경부운하가 540km 길이인데 관문이 19개가 만든다고 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4시간에 주파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독일의 운하의 경우를 로테르담에서 프랑크프르트까지는 528km로 2개의 갑문을 지나는 데에 무려 58시간이 걸린다. 경부운하 구간에는 약 3km 간격으로 교각과 갑문 등 장애물이 존재하는 데 직선구간 운행 속도를 시간당 35km로 설정해 서울-부산을 24시간에 주파할 수 있다는 주장은 낮은 경제성을 의식한 허황된 주장에 불과하다. 서울-부산간 바지선 운행시간은 빨라야 60∼70시간이다.

경부운하 연평균 운항제한일수를 15일로 산정(홍수 3일, 갈수기 7일, 태풍 3일, 결빙 2일)하고 있는 데, 이것은 우리나라 기상조건 및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과소 평가하고 안개와 선박사고 처리 등에 의한 운항 제한일수를 미 포함 한 것이다.

독일의 다뉴브강 대기비용(standby cost)은 연중 105일을 제외하고는 가뭄과 저수위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독일 엘베강의 운항제한일수는 40∼60일인 점을 보면 경부운하 운항제한일수 15일은 근거 없는 숫자놀음이다.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상수원(호소)의 경우 수질개선의 목적으로 준설이 계획되기도 했으나 다음의 이유 때문에 실제로 실시된 사례는 없다. 준설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수질오염의 가능성과 유역 내 오염원 차단 없이 실시 실시되는 준설은 비효율성, 단기간 내 재퇴적에 의한 효율성 저하, 준설 퇴적물 처리의 어려움, 과도한 비용이 그 이유이다.

수량만 많으면 수질이 개선이 된다는 주장은 선동에 불과하다. 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화원나루(중류)가 구포(최하류) 보다 오염도가 높다. 수량보다 더 절대적인 요인은 오염원의 존재 여부,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양 그리고 물 흐름 속도(정체 여부)이다. 수질오염물질 배출량은 도로>운하>파이프라인>철도 순이지만 잔류량은 도로와 운하 사이에 차이가 없다. 1998년 선박사고에 의한 수질오염물질 잔류량은 200㎥였다.

라인강에서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발암가능물질로 규정한 MTBE(가솔린 첨가제)의 농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다수의 측정지점에서 허용권고치인 3㎍/L를 훨씬 초과하는 MTBT 농도가 검출되었는데, 이는 라인강에서 유류를 수송하는 선박사고에 의한 유출 때문이었다.

2001년 11월21일 독일 라인강(크레펠트-웨딩엔 바이엘 하역장)에서는 네덜란드 국적의 탱커선 쉬톨트 로테르담(Stolt Rotterdam)에서 화재와 탱크 균열로 약 800톤의 농축 질산이 유출되었다. 지난 3월25일 독일 라인강(쾰른 부근)에서 독일 국적 컨테이너선 엑셀시어(Excelsior)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수로 이탈로 전복되었다.

이 사고로 31개의 컨테이너가 유실되어 인양 작업으로 라인강 5일간 선박운행이 차단되었고 피해액이 약 30억 원에 달했다. 미국 일리노이스주와 켄터키주 사이를 흐르는 오하이오강에서는 바지선이 갑문 외벽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약 8천 갤런의 기름이 유출되었다.

한국에서는 2007년 춘천호에서 바지선이 침몰하면서 50L의 폐유가 유출되었고, 청담대교 부근에서는 수상택시와 모터보트가 충돌하기도 했다. 지난 11월7일 한진해운 컨테이너선이 샌프란시스코 베이브리지 교각 밑 부분과 충돌하여 유출된 140갤런의 기름 제거에 한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가하는 물동량을 위해 도로 건설을 할 경우 엄청난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며, 운하건설이 도로건설에 비해 친환경적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는 데 누구도 고속도로를 건설하자는 주장을 한 바가 없다. 연안 해운과 철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알면서도 의도적인 왜곡이다. 경부운하는 8억3천만㎥의 골재를 확보하기 위해 낙동강과 남한강 전역을 5m 이상 파헤치는 사업으로서 고속도로 10∼20개 건설공사에 맞먹는 환경파괴를 가져온다.

한강과 낙동강이 연결되면 최악의 생물재앙이 올 것이다. 동진강 고유종인 참종개가 인공수로를 통해 침입한 섬진강과 낙동강 등 노령산맥 이남에만 사는 한반도 고유종 왕종개와 교배해 잡종을 형성하게 된다. 고유종의 잡종화는 수만 년 동안 지리적 격리로 이룩된 종 분화를 허물어뜨려 유전자원의 상실을 초래 할 것이다.

 

연 강수량의 2/3가 홍수기인 6∼9월의 장마와 태풍기에 집중하고 있어 갈수기인 11월∼다음해 4월(6개월)까지는 연강수량의 1/5에 불과하다. 하상계수(최대유량과 최소유량의 비)가 낙동강 375:1, 한강 393:1로 연중 하천 유량변동이 심해 운하로 활용되기에는 부적합한 수리환경이다.

독일의 경우 연중 강수량과 하천유량이 균등하여 하천수위 변동폭이 작아 주운 여건이 양호하다. 그러나 낙동강운하 운영은 연중 일정한 수위 유지를 위해 많은 갑문 및 댐의 역할이 절대 필요하므로 수질개선을 위한 갑문운영은 신경을 쓸 여력이 없어 수질악화 가속화 여건으로 작용한다.

운하 건설 후 일정한 수심을 5∼6m 이상으로 항상 유지하기 위해 하천유량은 증대시켜야 하나 최소 5∼10배나 긴 체류시간으로 가짐에 따라 수질이 악화되어 녹조현상이 가속화되고 자생적 유기물·BOD·COD 증가로 수질이 악화된다.

낙동강 용존산소((DO)는 평균 7∼9mg/L으로 산소부족으로 인한 수질악화현상은 일어난 적이 없다. 오히려 하류부는 녹조현상(하구언 때문)으로 광합성작용이 활발해 높은 용존산소(9∼13mg/L)가 존재한다. 오히려 배 스크류는 과포화되어 불안정 상태의 산소를 날려보내는 기능을 담당한다.

“낙동강오염이 문제되면 이 기회에 취수원을 강변여과수, 인공함양, 하상여과수 등으로 바꾸면 된다”는 오해가 있다. 유럽 토양과 달라 강변여과수를 대규모로 할 입지가 없다. 현재 강변여과수도 강변여과된 물보다 인근 지하수가 다량 포함된 물이다. 창원시는 하루 6만3천 톤, 함안군은 2만 톤/일 정도를 취수 중이다. 부산시로서는 평균취수량이 하루 114만 톤이 필요한 실정이다.

낙동강 강변여과수 14개 지구가 조사중인데 이룡·증산·하천·갈전지구에서는 총 하루 40만 톤의 개발가능량이 추정된다. 인공함양수 개발은 거족지구 1.9㎢에 총 100만 톤의 개발이 가능하나 사업비가 3천860억 원, 용수단가는 톤당 156원으로 경제성이 없다. 따라서 경남(97만7천80톤/일), 부산(111만4천21 톤/일) 지역의 공급량을 대체할 수 없으며 일정량의 대체 수자원으로서의 역할만 할 수 있다.

경부운하는 유럽하천환경과 달라 운하로서 하천기능을 갖기 어렵고, 최소 5.6배 이상의 긴 체류기간 증대로 부영양화(녹조)현상 가중, 선박사고 시 위험 등으로 취수원을 옮겨야 한다.따라서 한반도 운하계획은 우리나라 4대강은 사라지게 할 것이고 강 생태계는 파괴되어 혼탁한 호소생태계로 바뀌게 될 것이다.

또한 지하수, 강변여과수, 인공함양수가 현재의 대규모 취수원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게 큰 문제이다. 과거 수나라가 토목공사(운하건설)로 망했고, 일본이 1972년 ‘일본열도개조론’, 1987년 ‘다극분산형 국토개발’ 등 토건국가 지향의 경제체계 탓에 경기 악화, 장기적 경제침체 등을 유발하였음을 기억해야 한다. 잘못된 국책사업은 우리 경제도 망치고, 환경도 망치는 일이 될 것이며 국민 모두가 갚아야 할 빚이 될 것이다.

 

최근에 들어서 운하의 역할이 급격히 축소했다. 기존 운하망이 있는 국가는 산업구조가 운하에 적합하게 편성되어 국지적 운하를 건설했다. 마인-도나우(MD)운하는 171km로 무려 32년이나 소요되었는 데 이를 두고 독일 전 교통부장관인 하우프는 ‘바벨탑 이후 인류가 저지른 가장 무식한 사업’이라고 평했다.

운하 용수는 운하의 일부이다. 갈수기 때도 운하의 용수를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판단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10억 톤의 물을 확보 할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하천에 10억 톤의 물을 가두어 놓았기 때문에 홍수에 더 취약하다. 그래서 운하용수를 이용 가능한 수자원으로 인식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홍수의 용량이 더 필요하다면 댐을 더 크게 지어야 한다.

물을 확보하여 오염물질 농도를 희석시켜 수질개선을 하는 것은 하천공학의 기본을 무시하는 것이다. 하천수질을 개선하려면 하천에 들어오는 물의 오염물질을 절감해야 하고 운하용수는 환경용수 또는 하천유지 용수가 아니다.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해양수산부)을 항로 폭은 운항선박 길이의 50% 이상으로 하고 있다. 5천 톤급 선박은 높이가 최소 11m이기 때문에 11m에 미치지 못하는 다리는 모두 교체해야 한다. 지금까지 확인된 교량수는 총 34개이다. 그러나 보다 정밀한 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

5천 톤급 선박이 길이 134.2m, 폭 17m, 높이 3.4m라고 보면 순경간장이 67m 이상이 되어야한다. 서울구간 교량 25개중 14개를 교체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굴과 선박사고에 의한 교량붕괴 가능성을 간과 할 수 없다.

경부운하는 홍수의 위험을 키운다. 갑문 상·하류 수위차가 평균 12m인 데, 운하 수심을 9m로 가정하고 있다. 갑문 상류지역은 운하 건설 후 홍수위가 6m 상승하여 침수 위험에 노출 될 것이다.

경부운하는 그 실체가 없다. 운하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한강-낙동강 연결방안인 데, 아직도 터널로 할 것인지 스카이라인으로 할 것인지 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여론에 의해서 결정한다는 것은 무책임 한 일이다.

그리고 운하 수심도 6m와 9m를 두고 아직도 검토중이다. 이런 것도 되지 않았는데 지난 10년간 경부운하를 연구했다는 100명의 전문가는 무엇을 했나? 토목·환경·경제 분야에서 경부운하 관련 연구는 없었다고 본다.

강수량이나 홍수량, 지형을 봤을 때 우리나라는 독일과는 자연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운하 시스템이 필요하나 아직 아무 것도 검증된 것이 없다. 물류 수송에 미치는 운하의 역할은 극히 미미하고 전세계적으로 철도와 도로 건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독일에서조차 운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경부운하를 경부고속도로와 비교하면 공학적 혜안이 부족하고 청계천 복원사업과 비교하면 환경이란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하는 것이다. 한강, 낙동강 운하구간의 절반이 홍수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 검증되지 않은 물류 시스템을 국민의 세금으로 대형실험 수행하는 것은 위험하고 무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