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2000년을 지나면서 정수의 주요 요점도 내분비계 교란물질, BTEX 등의 유화산물 등으로 이전됐다.

또 맛과 냄새물질의 제거도 고도정수의 목표가 됐다. 미생물의 제거는 이전의 대장균군의 제거로부터 바이러스, 지아디아, 크립토스포리디움 등의 염소내성 미생물들의 제거가 목표가 됐다.

고도정수시설의 설치는 1990년대와 같이 대규모로 진행되지는 않으나 서울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수도권의 정수장으로부터 고도정수시설을 도입하고자 하여 서울시는 영등포정수장에서 하루 25만 톤 규모로, 한국수자원공사는 성남정수장, 일산정수장을 중심으로 고도정수시설을 도입하고 있다. 서울시와 한국수자원공사의 규모로 추정하건데 약 400∼500만 톤/일 규모의 정수장이 추가로 고도정수시설을 도입할 것으로 예견된다.

▲ 1990년대의 고도정수시설은 주로 오존과 활성탄 공정의 조합이었다면 2000년대에는 분리막 공정이 새로이 도입되고 있다. 사진은 고도정수시설을 도입할 예정인 한국수자원공사 성남정수장 전경.

1990년대의 고도정수시설이 주로 오존과 활성탄 공정의 조합이었다면 밀레니엄을 맞아 분리막 공정이 새로이 도입되고 있다. 분리막 공정은 미량물질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기존의 응집, 침전, 여과 공정을 대신할 수 있으므로 공정과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새로운 정수기술이 시험되고 있는 단계이다.

 

일본은 1991년부터 분리막을 정수공정에 도입하기 위해 MAC21, e­Water Project로 3년씩 연이어 수행했으며, 이후에는 ACT21, e-Water Project로 3년씩 산·학·연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아울러 단계적으로 막 기술의 향상을 이룩하고 있으며 동시에 막 생산 기술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최근 연구동향은 일본 수도기술연구센터의 후지와라 이사장의 다음과 같은 설명에 잘 나타나 있다.

일본에서는 약 100년의 역사 속에서 전국적인 수도의 정비에 의해 보급률을 97%까지 향상시켰지만 시설이 건설되고 나서 연수가 많이 경과해 정수 시설은 노후화 되고 있어 시설개혁이나 개선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수시설의 상당수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에 건설된 것이 많아 이것들의 시설은 개혁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시설 개혁에 있어서는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는 기능을 가지도록 수도시설을 개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경우 2004년 4월부터 수질 기준 50항목이 확대된 새로운 수돗물 물질기준과 2000년 4월에 시행된 새로운 ‘수도 시설의 기술적 기준’(시설기준)이 시설의 개혁에 해당하는 중요한 배려 사항이다. 수돗물이 안전하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트리할로메탄(THM) 등 소독 부생성물의 선구 물질이나 농약 등에 의한 수도 원수의 오염 문제에 대해서의 대응책은 계속해서 중요 과제로 꼽힌다. 동시에 최근에는 크립토스포리디움(Cryptosporidium)에 의한 수돗물의 오염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 미래 물 생산의 큰 과제 중 하나가 미생물, 맛, 냄새 제거에 있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수원보호, 응집, 침전, 여과, 부상, 막여과, 흡착의 공정이 모두 연계돼야 한다.

한편, ‘맛있는 물’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생활수준이 고도화되면서 쾌적한 생활을 요구하는 상황이 일반화되고 맛있는 수돗물을 바라는 시민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적어도 이·취미(물이 수상하다, 이상한 맛이 난다)의 물은 절대로 환영받지 못한다. 이·취미 문제는 고도 정수처리의 도입에 의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아직 진행되고 있지 않은 곳도 있다.(후지와라, 2006)

 

2050년 인공지능 전공정 자동화

미국수도협회(AWWA)는 2050년도의 수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예측을 내놓았다. 첫째, 원수는 △물리·화학적 방법을 이용한 취수원에서의 오염물질 제거 △응집·침전을 통한 탁질 제거 △급속여과, 활성탄 등을 이용한 입자성 유기물 제거 △오존, 염소, UV 등을 이용한 소독 △BAC, 막여과, 이온교환 등을 이용한 미립자 제거 △수질안정화공정 추가 등의 6단계를 거치면서 정수될 것으로 예측했다.

둘째,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한 자동화가 전 공정에서 시행돼 원수 수질에 따른 적정취수원 자동선택, 처리공정 최적화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정수장 근무자는 실제 정수장과 동일한 가상공간으로 출근해 정수장 운영현황 체크하고, 타 운영자와 회의를 진행하며, 축적된 운영관리 데이터를 활용해 적시에 유지보수를 수행하고, 분석 장치의 발달로 인한 오염물질의 실시간 감지 및 대상 오염물질 처리를 위한 처리공정을 최적화·자동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수처리 공정에서는 막여과가 주를 이룰 것이며 이는 향후 흡착, 소독 등 정수공정 전반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막여과의 성능 향상을 통해 소독에 의한 미생물 불활성화 역할은 점점 줄어들 것이며, 약품의 필요성 또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50년 내에 막 여과는 표준화된 제품으로 보급될 것이며, 새로운 수질항목의 추가 및 보다 엄격하고 광범위한 규제가 막여과 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 저온핵융합과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의 등장으로 저비용 해수담수화가 가능할 것이며, 인근 도시 물 공급이나 지하수 보충을 위한 관망이 설치될 것이다. 20세기의 관망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은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의 기대수준은 높아지고, 수도꼭지에서의 수질이 가장 중요하므로 새로운 관 재질, 감시제어시스템, 설계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누수, 부식, 수질, 수압, 유량 등을 체크, 데이터를 전송하는 ‘Smart Pipe System’이 개발·보급될 것으로 예상되며, 로봇을 이용한 관내 상태평가 및 갱생기술 개발될 것이다.

GAC와 막여과의 적용은 점차 더 증대되고, 성능은 지속적으로 향상될 전망이다. 입상여재의 사용 대신 저압력 막여과 공정이 많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나 필요에 따라 합성유기화학물이나 유기탄소제거를 위해 GAC 공정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많은 수의 기존 정수장은 막여과 공정의 부하감소를 위해 입상여과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물 생산의 큰 과제 중 하나가 미생물, 맛, 냄새 제거에 있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수원보호, 응집, 침전, 여과, 부상, 막여과, 흡착의 공정이 모두 연계돼야 한다. 염소, 이산화염소, 오존, UV 등으로 최종 소독 공정이 필요하나, 향후 새로운 물리·화학적 물질, 전자기장 또는 빛과 초음파 에너지를 이용한 미생물 제거공정의 개발이 예상된다.

한정된 수원에 비해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물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와 오염총량제(TMDLs, Total maximum daily loads)에 따른 하수의 처리 및 재이용의 필요성이 증대될 것이다. 증가하는 물 수요 문제 해결, TMDLs 규제 만족 및 환경용수 공급을 위해 물의 재이용은 향후 국가 차원의 정책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수도에 관한 최근 연구개발은 환경기술진흥원의 ‘차세대 핵심환경 기술개발사업(Eco­project)’과 수처리선진화사업단의 ‘Eco­Star project’에 의해 주로 수행되고 있다. Eco­Star사업단의 정수관련 연구는 중대형 막분리공정의 실용화, 저에너지 고효율 막분리공정의 실용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차세대 핵심 환경기술개발사업은 혼화, 응집, 여과, 소독에 관해 다양한 내용을 지원해 주고 있으며 주로 미량유기물질 제거를 위한 고도정수 기술과 소독기술이 지원되고 있다. 또 상수관망에 대한 연구가 1990년대보다는 다양하게 지원되고 있으며 관망의 연구 중에서 저수조와 옥내급수관의 개선에 관한 연구도 지원되고 있다.

기술개발을 논의할 때면 대부분 엔지니어링, 과학적 기술 분야를 거명한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 분야에서 우수하고, 경제성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없으면 기술은 사장된다. 기술로 만들어 내는 제품의 시장이 제품생산을 위한 투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 기술은 사장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성 있는 상품기술이 아니라 특수한 분야의 한정된 기술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정부는 특정한 기술 부분의 연구만을 장려할 것이 아니라, 실제 연구·개발된 기술이 우수하고 경제성 있는 기술이라면 시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쪽에서는 예산을 들여 애써 연구하지만, 한쪽에서는 성공 판정을 받자마자 사장되는 악순환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기술개발의 바탕에는 정부가 기술개발의 내용과 방향을 면밀하게 바라보며 미리 시장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더불어 정부의 연구는 경제성·시장성이 담보되지 못하는 공공성 있는 내용의 조사 연구를 수행하여 후속 되는 실용성 연구의 받침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환경부에서는 ‘상수도 연구용역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배급수(관망) 및 유지관리 관련 연구 △시설기준상의 외국자료 인용 분야에 관한 연구 △정책수립과 관련된 연구 지속적 추진 △현장 실무자들을 위한 기준서 및 시방서 지속 제·개정 등 국내 기초연구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다만 정부의 연구가 시장과 산업의 육성을 위한 정책연구, 실용적 연구를 위한 공공적 기초조사 연구로 지원하되 정책의 시행결과를 검토하여 피드백(feedback) 될 수 있도록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는 항상 최첨단의 내용만을 연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에는 대규모 정수장이 있는가 하면 마을 상수도도 있다. 미량유기물질이 문제가 되는 정수장이 있는가 하면 단순히 정도가 문제가 되거나 방사성물질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모든 연구가 고도정수 연구가 된다면 국가로 보아서는 균형 있는 기술체계를 보유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연구는 현재의 국내외의 상황을 잘 평가해 다양한 환경에 잘 맞는 활용성 있고, 적용 가능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 세계적으로 수자원의 부족과 예상되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담수자원의 부족은 가까운 장래에 현실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세계의 다양한 환경을 가진 나라들이 경제개발을 위한 공업용수 개발이나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음용수 개발사업을 시행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준비도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성을 가진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모두 한 방향만을 바라보고 달리는 일은 현명하지 못하다. 분리막 연구가 있어야 하지만 망간 제거, 경도 제거, 방사성물질 제거를 소규모에서 경제적으로 할 수 있는 연구도 조화롭게 수행돼야 한다.

특히 세계적으로 수자원의 부족과 예상되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담수자원의 부족은 장래에 현실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세계의 다양한 환경을 가진 나라들이 경제개발을 위한 공업용수 개발이나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음용수 개발 사업을 시행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준비도 또한 수행돼야 할 것이다.

관망의 유지관리는 지금까지 수처리 기술보다 발전이 뒤쳐지는 분야다. 지금까지는 누수를 관리하는 비용이 정수를 추가생산 하는 비용보다 고가인 경우가 다수였으며, 증산이 손쉬운 관계로 누수제어 기술은 상대적으로 등한시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 의하면 가까운 장래에 수자원이 부족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절수 확대와 누수방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므로 추후에는 복잡하고, 눈에 보이지 않아 정확한 유지관리가 까다롭고 어려운 관망의 관리기술이 우수한 국가, 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그러므로 관망의 유지관리 기술, 특히 옥내급수관과 같이 작고 굴곡진 관의 보수 및 관리 기술은 매우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이다.

 

현재 고도정수시설의 주요 제거대상 물질은 내분비계 교란물질, 석유화합물, 제약잔류물 등 미량유기물질이다. 또한 지역에 따라서는 수원의 부영양화로 인한 맛과 냄새 유발물질이 주요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물질들은 극미량으로도 문제를 유발하므로 처리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적합한 기술로 처리돼야 한다.

그러나 실상 이러한 미량 유기물질들이 최근에 검출 기자재의 정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검출되고, 논의가 되고 있으나 기존의 활성탄, 오존공정이나 분리막 공정에 의해 상당 부분 제거가 되고 있다.

물론 현재의 연구가 전혀 과학적 근거와 합리적 추정 없이 수행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몰두하고 있는 활성탄, 오존, 광촉매, 분리막 등에만 연구력을 집중한다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없다. 그러므로 창조적·원천적·혁신적 아이디어에 근거한 멀리 보며 건너뛰는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IT, BT, NT 그리고 무엇이든 새로운, 지금까지 수도 분야에서 포용하지 못했던 분야를 연계해 간편하면서도 효과적이고 운전이 쉬우면서도 정확하고, 경제성이 높고도 실용성이 뛰어난 기술을 머릿속에 그려보도록 한다.

현재는 몽상적이라고 할 정도의 연구라도 시도해 봐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연구가 성공한다면 추후 정수기술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빛낼 수 있을 것이며 21세기에 석유시장을 능가할 물 시장에서 충분히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본 원고는 지난 3월 25일 국립환경과학원 주최로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먹는물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발전방향’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