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08년 5월호 특집 기사]

 

 

 

 

▲ 마티아 로마니 박사

 

 

기후변화문제 철저한 준비 필요

기후변화문제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준비를 해야 한다.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대응전략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국가가 치러야 할 부담은 크게 달라진다. 세계 각국이 매년 GDP의 1∼2%를 투자해야만 2050년까지 CO₂농도를 550ppm 수준으로 안정화시킬 수 있다.

만약 인류가 이를 방치할 경우 기후변화 대책 비용은 전 세계 GDP의 5∼20%에 이르러 1930년대 대공황에 맞먹는 경제적 파탄에 직면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가정이든 산업계든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전기요금 고지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표기하고 승용차 주 5일제를 실시하는 수준으로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힘들다.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영국의 경우, 탄소 집약적인 부문 123개 부문을 상대로 탄소 저감비용 증가율을 추정한 결과, 2% 이상 비용이 증가하는 부문은 19개로 나타났다. 그 중 6개 업종(석유 산업, 정유 산업, 발전 산업, 시멘트, 비료, 어업)은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머지 업종에서는 탄소 저감 비용 증가율이 2% 이하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기업들로는 셸, BP, 도요타, 혼다, GE 등이 있다. 이들은 탄소배출권을 팔거나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재정적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교토의정서에 서명하지 않는 미국에서도 주정부들이 자발적으로 감축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25개 주가 이미 탄소배출 의무감축을 하고 있고, 의무감축을 고려하고 있는 곳이 7개 주에 달하고 있다. 15개 주에서도 차량에 대해 탄소배출상한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1인당 탄소배출량이 38위이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50년까지 1999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해야 한다면, 한국은 현재 1인당 배출량의 80%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데다 국민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1.2톤에 이르는 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0%를 감축해야 한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보급을 늘리고 전기구동열차 등을 가동,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였다.

 

세계적으로 탄소 저감에 쓰이는 비용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 같은 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탄소 배출권을 팔거나 기술을 이전해 큰 재정적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 비용을 적절히 가격 매김에 따라서 불가피한 결과로 비교적 적은 수의 탄소 집약적인 산업들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역과 입지에 대하여 결정한 경험적 근거들을 보면 최악의 영향을 받는 부문의 단지 적은 수만 국제적으로 이동 가능한 플랜트와 공정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이런 제조사들이 경쟁에 개방돼 있는 범위에서 이는 주로 지역 무역 블록내의 국가들에서 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지역 수준에서의 활동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려준다. 수십 년 동안 생산하는 플랜트와 설비에 투자하는 장기 결정을 회사가 내릴 때 최종적으로 전 세계가 저감활동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면 클수록, 무역의 우회(Diversion)와 재배치는 덜 발생할 것이다.

 

비효율적 에너지 시스템 개혁효과

산업이 국제적으로 이동가능한 곳에서도, 환경 정책은 플랜트와 생산 입지 결정의 단지 하나의 결정사항일 뿐이다. 자본 스톡과 노동력의 질, 기술에 대한 접근, 인프라와 시장에의 근접성과 같은 기타 요인들이 대개 산업의 입지와 무역에 오염의 규제보다 더 중요한 결정사항이다.

저배출 지구 경제로의 전환은 광범위한 산업과 서비스에 걸쳐 많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저탄소 에너지 제품에 대한 시장은 2050년까지 연간 5천억 달러 이상이 될 것이다. 개별 기업과 국가들은 이러한 기회를 이용해야 한다.

금융 시장도 탄소 거래, 청정에너지에 대한 융자, 에너지 효율 제고, 보험을 포함한 광범위한 새로운 거래 및 금융 수단을 개발할 큰 기회를 맞고 있다. 기후변화정책은 기존의 비효율을 근절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수준에서는 기후 정책의 이행은 돈을 절약하는 기회에 주목하게 할 수 있다. 경제 전체 수준에서는 기후변화정책은 비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개혁하고 정부가 매년 약 2천500억 달러를 지출하는 왜곡된 에너지 보조금을 제거할 지렛대(Lever)가 될 수 있다.

▲ 한국은 현재 1인당 탄소배출량이 38위이지만 다른 국가에 비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50년까지 1999년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해야 한다면, 한국은 현재 1인당 배출량의 80%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은 또한 에너지 안보의 강화와 환경 보호를 포함한 다른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부대편익(Co-Benefits)은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할 때 경제의 총 비용을 상당히 저감할 수 있다. 기후변화 완화와 다른 목적간에 주의해서 다룰 필요가 있는 긴장 관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이 잘 설계된다면 부대편익이 갈등보다 훨씬 중요할 것이다. 전 세계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스턴 팀은 ‘글로벌 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2050년까지 탄소농도를 500ppm으로 안정시키고, 전체 온실가스를 50%, 개인당 탄소배출량을 현재 11.2톤에서 2톤으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탄소세 도입, CDM(청정개발체제) 개혁, 산림훼손 방지, 기술개발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인 시각에서 발 빠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스턴 보고서』, 환경세 도입 제안

700쪽에 달하는 기후변화의 경제학에 관한 『스턴 보고서』는 2006년 10월에 발표됐다. 이는 영국 정부 위촉으로 세계은행 부총재 출신인 영국 정부의 수석 경제학자 니콜러스 스턴 경이 주도해 작성됐으며,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논의됐다.

『스턴 보고서』는 유사한 주제를 다룬 보고서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인용되는 보고서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기후변화를 경제적으로 해석한 가장 포괄적인 보고서로서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상에서 단골로 인용되고 있으며, 여러 선진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정책을 도입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고서의 주요 결론은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매년 GDP의 1%를 투자해야하고 만약 이것이 실패할 경우 20%에 달하는 GDP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스턴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크고 광범위한 시장의 실패를 볼 수 있고, 경제·사회적인 붕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환경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다가오는 몇 십 년 동안에 우리가 하는 행동이 20세기초에 있었던 세계전쟁이나 경제공항과 비슷한 규모의 경제적 위기를 이번 세기말에 오도록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학계의 합리적 효과 옹호 높아

일부 경제학자들은 스턴이 2200년 이후의 비용을 고려하지 않았고, 부정확한 할인율을 적용했으며, 기후변화를 멈추거나 유의미하게 늦추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에서 엄청난 감축이 있어야 할 것을 지적하며 이 보고서를 비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보고서가 방법상으로 약간의 문제가 있으나 결론은 대체로 합리적이라며 이를 옹호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예상되는 부정적 영향을 저감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실현 가능성이 있다. 강력한 활동의 필요성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의 개별 추정액과 특정 완화 전략의 비용을 비교 △기후 시스템과 세계 경제의 상호작용을 일부 고려하는 모델을 이용 △한계저감비용과 탄소의 사회적 비용을 비교 △기후변화 정책의 바람직한 목표에 대해 세계가 함께 이해하는 것이 활동의 귀중한 토대가 될 것임을 과학과 경제학은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목적들 중에서, 대기 중 온실가스의 최종 농도의 특정 목표 범위를 지향하는 것은 정책 결정자들에게 이해할 수 있고 유용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가능한 빨리 내려야 할 첫 번째 중요 결정은 강력한 행동이 정말로 필요하고 긴박하다는 것이다. 이는 정확한 안정화 목표에 대한 당장의 합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함께 이해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조치를 시작하는 중요성에 대한 합의를 필요로 한다.

▲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미국 앨 고어(Al gore, 전 부통령)이 지구온난화가 불러온 심각한 환경위기를 전 인류에게 알리기 위해 출연한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 포스터(2006년 상영).

다른 잠재적인 정책 목표의 시간에 따른 예상 비용과 편익을 측정하고 비교하는 것은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빨리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도와줄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의 불확실성의 속성과 윤리적 쟁점을 고려하면, 분석으로 단지 활동의 범위를 제안할 수 있다.

현재의 증거들은 450∼550ppm 이산화탄소 환산량(CO₂Equivalent) 범위 내 어딘가를 안정화 목표로 할 것을 시사한다. 이 범위보다 높으면 매우 해로운 영향의 위험이 상당히 증가하나 저감 예상 비용은 별로 줄지 않을 것이다.

이 범위보다 낮으면 특히 강력한 활동을 과거에 지연시킨 이유로 이득은 매우 적으면서 단기적으로 매우 큰 적응(Adjustment) 비용을 부과하고 심지어 실현 가능성이 없을 수도 있다.

 

비슷한 이유로, 향후 20∼30년 동안(이 때가 되면 온실가스 농도는 이미 약 500ppm CO₂e가 되어 있을 것임) 미약한 활동은 550ppm CO₂e에서 안정화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해 행동을 취하는 것을 연기하면 더 큰 기후변화와 최종적으로 더 많은 저감 비용을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불확실성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부정적인 기후변화 영향의 규모로 인하여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목표의 근거가 된다. 사회가 위험의 수용을 꺼릴수록,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크게 작용하는 기후변화영향에 대하여 더 많이 걱정할수록, 기술의 기회에 대하여 더 낙관적일수록, 미래 세대가 나중에 살아간다고 그들의 복지를 할인하는 것을 적게 할수록, 정책은 보다 야심적이어야 한다.

목표의 선택은 또한 정책적 실현가능성에 대한 판단에 달려 있다. 이러한 것들은 국가 또는 국제 수준에서 광범위한 대중의 논쟁 주제가 될 수 있는 지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결정들이다. 온실가스의 최종 농도는 탄소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궤적에 묶여있다. 기후변화에 기인하는 피해 비용의 증가가 예상되면서, 탄소의 사회적 비용은 시간에 따라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기후변화 비용감소 수단 마련돼야

따라서 정책은 한계 수익 지점에 있는 저감노력들이 시간에 따라 증대하도록 보증해야 한다. 그러나 정책결정자들은 또한 평균 저감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탄소의 사회적 비용은 현명한 기후변화 정책과 효율적인 저탄소 기술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더 낮아질 것이다.

비록 모든 배출량이 내일 중단되어도, 기후변화의 배후에 있는 축적된 모멘텀(Momentum) 으로 인해 지구평균온도는 향후 30∼50년 동안 계속 오를 것이다. 따라서 적응 대책은 향후 10∼20년 동안 피할 수 있는 기후변화 비용을 줄이는 수단으로 마련돼야 한다.

그러나 적응 대책도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의 모든 영향을 없앨 수는 없다. 적응은 완화와 함께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후변화의 속도와 규모가 적응의 효과성에 극복할 수 없는 장애 요인으로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