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섭 환경관리공단 관거사업본부장

우리나라는 1998년부터 맑은 물 공급 종합대책 등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물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추진해왔다. 1998년 수돗물 중금속 오염, 1991년 페놀사고, 1994년 수돗물 악취사고 등 그간 사회적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하수처리장 건설에 대폭 투자가 진행됐다.

그러나 침입수와 유입수 등의 하수관거 유입으로 국정감사 시 하수관거 정비의 필요성이 여러 번 제기되고 있다. 1999년 150개 하수처리장 중 유입수질이 설계수질보다 50% 이하로 나타난 곳이 전체 중 70%를 차지했고, 8.6m당 1개소 불량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국내 전반에 걸친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하수관거 정비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한 하수관거의 합리적 유지관리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2002년 ‘하수관거 정비 원년’ 선포

우리나라의 하수도 보급률은 1992년 38.8% 수준에서 2005년 83.7%로 총 44.7% 증가했으며, 하수관거 보급률은 1992년 62.6%에서 2005년 68.2%로 5.6% 증가했다. 하수관거 정비 투자비용은 하수처리장 투자비용의 56.7%에 불과한 셈이다.

정부는 2002년을 ‘하수관거 정비 원년’으로 선포, 하수도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하수관거 정비를 꼽았다. 이를 위해 한강수계 하수관거 정비사업, 댐 상류 하수도시설 확충사업, BTL 하수관거 정비사업, 하수관거 재정사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한강수계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수도권 상수지역 9개 시·군에 걸쳐 사업 1단계에 874km에 6천120억 원을 투입했으며, 2단계에는 5천280억 원을 들여 총 714km에 걸쳐 사업을 실시했다.

댐 상류 하수도시설 확충사업에는 사업비 1조3천125억 원을 들여 하수처리장 532개소, 하수관거 398km에 사업을 진행했으며 BTL 하수관거 정비사업에는 77개 시·군에 걸쳐 사업비 5조6천140억 원이 투입됐다.

▲ 하수관거는 유지관리가 중요하지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수명 단축 및 잦은 교체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하수관거 정비사업에는 매년 자치단체의 신청을 받아 제정이 지원, 연간 5천억 원 규모의 지원이 이뤄져왔다. 1992년부터 예산을 지원 받아 2007년까지 총 3조5천억 원의 국고지원을 받아 왔다. 향후 2020년까지 4만9천km 정비에 30조 원 이상의 비용이 사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하수관거는 유지관리가 중요하다. 막대한 예산이 투자된 하수관거에 연 1∼2회 청소 및 준설만 실시하는 자산관리로는 내구 연한이 감소돼 관거 자산 가치가 저하된다. 또 언론, 국회, 시민단체에서 하수관거 정비사업 효과의 의문점 및 비전 없는 사업 추진이라는 지적으로 우려를 보이고 있으나 수계의 기능 유지와 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하수관거 유지관리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하수관거 정비의 경우 유역이 넓게 분산돼 있는 한강수계 지역 등은 하수관거와 하수처리장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유역 하수도 종합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아울러 하수관거 투자에 대한 성과 증대와 체계적·과학적 기준에 의한 유지관리 및 추진이 가능하도록 하수관거 유지관리 업무 정착이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

하수관거 설치사업은 수질 개선에 많은 효과를 안겨 준다. 그 동안 점진적인 사업 진행 결과, 점입수와 유입수의 차단량은 팔당수계 기준(BOD: mg/L) 2004년 91.9mg/L에서 2007년 140.2mg/L로 조사됐으며, 유입/설계 부문도 2004년 62.8%에서 2007년 99.3%로 증가했다.

구리시 왕숙천의 경우 BOD 검출량은 2004년 12.1mg/L에서 2006년 9.6mg/L로 감소했으며 남양주시 묵현천의 경우도 2004년 4.5mg/L에서 2006년 1.8mg/L로 크게 감소해 관거 정비사업 추진으로 인한 팔당수계 각 지천의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됐음이 확인됐다.

구리시 인창천의 경우 수질개선으로 수변 공원이 조성됐다. 하수관거 정비 전 하천복개 민원이 빗발쳤었으나 정비 후 수변 공원 조성이 가능해졌다. 수질에 있어서도 정비 전 161ppm에서 정비 후 7.6ppm으로 크게 개선이 됐다.

광주시 무갑천의 경우도 2003년 5.1ppm에서 2005년 0.7ppm으로 5급수에서 1급수 판정을 받았으며, 하남시 신곡천의 경우 1급수에만 서식하는 다슬기와 버들치가 발견돼 화제가 됐다. 가평군 가평천의 경우 2003년 전체 수질의 62%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종천은 27%가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관리·대면지원에 문제

하수관거 시설물은 과거엔 빗물 배제가 목적인 단순 이송 기능 시설물로 활용됐으나 현재는 오염물질 수송, 침입수/유입수 모니터링 시스템 가동, 압송식·진공식 시스템 주요 시설들이 도입돼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시설물의 관리가 부실할 경우 수질오염 및 내구연한으로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초래하게 되는 것이 문제점이다.

▲ 하수관거 불량률 판단은 CCTV 조사에 의한 방법으로 진행돼 전지역 조사로 진행될 경우, 조사비용 및 조사기간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키 위해서는 침입수 및 유입수의 평가방법 도입과 허용을 문제 지역에서만 CCTV 등을 통해 정밀조사를 시행하도록 하는 체제적 전환이 시급하다.

하수관거는 현재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수명 단축 및 잦은 교체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현재 연 1∼2회 정도 청소 및 준설을 시행하는 것이 전부인 실정이다.

하수관거 자산관리 수준이 낮은 이유는 지 중에 매설돼 있는 탓에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인데 한정된 예산으로 유지관리 및 기능인력 확보도 어려워 신속한 자산관리 및 대면 지원에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하수관거의 자산관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운영 미흡에 있다. 종래의 단순 관리 방식으로는 주요 기능이 강화된 복잡한 하수관거 시설물을 과학적,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관리자산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하수관거 유지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미흡과 전문인 부족으로 침입수/유입수 차단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으며 주요 시설기능 활용도도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를 해결키 위해선 종래의 단순자산관리 개념에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자산관리 기법 도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다.

 

유역 개념의 유지관리 도입

환경부는 1998년에 팔당호 등에 대해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관리특별종합대책’을 수립 후 유역관리체제를 도입, 그 일환으로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강수계 등 유역면적이 넓은 지역에서는 과거처럼 단순한 유지관리 개념으로는 성공적인 유지관리가 불가능하다. 유역 개념에 따라 하수관거(이송)와 하수처리장(처리)의 통합연계 운영이 필요하다.

환경부는 지금까지 시설물이 손상된 후 이를 보수·보강하는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시행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하수관거의 기능 유지를 위해서는 계획적 자산관리가 필연적이며 하수관거의 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예방적 자산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예방적 자산관리는 시설물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어 생애주기비용을 감소시키므로 예산 절감에 큰 효과가 있다. 미국의 세크라멘토시 같은 경우가 그 예인데 자산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창출하는데 노력을 기해오고 있다.

 

정밀한 하수관거 조사 필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하구관거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침입수와 유입수의 평가방법을 활용한 하수관거 조사가 필요하다. 기존의 하수관거 불량률 판단은 CCTV 조사에 의한 방법으로 진행됐다. 전지역 조사로 진행될 경우, 조사비용 및 조사기간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문제가 발생돼 왔다.

신설 관거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CCTV 조사는 상태 양호한 관거까지 포함돼 진행되기 때문에 비경제적인 조사비용 편익 효과가 발생된다. 또 CCTV 조사를 건기(乾期)에 시행할 경우 우기(雨期) 시 지하수위 상승 등에 의한 침입수/유입수의 미조사가 문제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

이를 해결키 위해선 침입수 및 유입수의 평가방법 도입과 허용을 문제 지역에서만 CCTV 등을 통해 정밀조사를 시행하도록 하는 체제적 전환이 시급하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구역별 유지보수 우선 순위 결정을 위해 침입수와 유입수 평가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가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수관거의 유지관리를 합리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확한 상황파악이 중요하다. 현재 CCTV를 통한 시각적 조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돼 오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수관거의 결함 발견도 필요한 데 이를 위해서는 정량적 조사방법 연구 및 장비개발(IT칩, 조사장비) 등이 갖춰져야 한다. 일본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결함발견을 위해 탄성파 진단방법을 활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방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BTL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2005년부터 현재까지 77개의 시·군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성과평가를 보다 더 객관화해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키 위해 시행됐다. 이를 위해 성과평가 매뉴얼들이 개선됐다.

성과평가지표 항목의 재분류 및 항목수가 100개 항목에서 23개로 축소 조절했으며 세부평가지표 중요도를 고려한 가중치를 설정하는 등 공정한 성과평가로 사업 안정성 확보 및 분쟁을 사전에 예방토록 하고 있다.

기존 성과 지표의 경우 정성적 평가에 따른 객관성이 결여돼 있었으며 평가 항목의 과다 및 중첩으로 평가의 일관성 유지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또 평가 항목별 중요도 및 중요성이 미비했으며 평가지표의 반복 평가에 따른 평가의 효율성이 저하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를 개선키 위해 성과평가의 매뉴얼은 성과평가지표 항목의 재분류 및 계층 분류체계도 작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세부 평가지표 중요도를 고려한 가중치를 설정하는 것도 가능해졌으며, 계량화할 수 있는 세부 평가지표 선정 및 정량적 평가 방안도 도입될 예정이다. 또 단계별 평가지표 항목을 선정해 세부 항목의 조정 방향을 제시토록 하게 된다.

 

지자체·대국민 홍보 강화를

▲ 하수관거 유지관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및 대국민 홍보가 강화되어야 한다. 그림은 환경관리공단에서 제작, 지자체 및 국민들에게 배포한 하수도 관련 홍보물.

하수관거 유지관리를 수행하기 위해선 우선 지자체 및 대국민 홍보가 강화되어야 한다. 미국의 오렌지카운티에서는 관거 막힘을 방지하기 위해 FOG 저감방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일본 오다이바에서는 오일볼이 문제가 돼 홈페이지, 전단지, 식용유병 등에 가정의 기름유출 방지 내용을 담은 문구를 오랜 기간 홍보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홍보 역할을 강화시켜야 한다. 아울러 하수관거 유지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하수관거 유지관리 매뉴얼의 기준을 설정해야 하며 하수관거 유지관리 전담조직도 구축돼야 할 것이다.

또 GIS와 연계한 유지관리 시스템을 연구해 국갇지자체 간 연계망 구축이 검토돼야 할 것이다. 현재 한강수계의 지자체별 하수도 시설에서 관거 유지관리는 관거 일부 준설, 맨홀 보수공사 등 단순관리로 처리장과 관거 유지관리비용을 8:2로 하여 관리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하수관거 정비가 안된 상태로 종합적 관리를 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일본의 동경은 합류식 지역이지만 GIS를 활용한 유지보수 및 수질·수량 등 종합적 관리 시행을 시행해오고 있다. 미국의 웨스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는 분류식 관거 지역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한 종합적 관리 시행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자체 재정자립도를 감안할 때 하수관거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등 과학적이고 선진화된 유지관리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체계적이고 비전 있는 하수관거 유지관리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기준에 의한 유지관리 시행으로 하수관거 투자에 대한 성과가 증대되어야 할 것이며, 하수관거 사업에 대한 효과와 결과를 국민에게 홍보해야 할 것이다.

또 침투시설, 저류시설, 정보통신망 활용을 통해 재해예방 및 도시 내의 네트워크 자원으로 하수관거 기능을 확대하고 단순 이송기능에서 탈피, 투자대비 기능역량 강화를 위한 선진국 수준의 유지 관리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과학적 운영기법에 의한 하수관거 유지관리를 선진화해야 한다. 예방적 유지관리로 관거시설의 수명 연장 및 경제적 효과를 증대시키고 ‘유역 하수도 종합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유역관리의 효율성을 증대시켜 GIS를 하수도에 접목시킨다면 선진국 수준의 하수도 시스템이 완성돼 정부의 수질 개선 및 하수관거 정비 정책 목적에 조기 달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